<와글와글NET세상> 장근석 100억 탈세 진실공방

실수일까? 미필적 고의일까?

[일요시사 경제1팀] 한종해 기자 = 한류스타인 배우 장근석이 탈세 논란에 휩싸였다. 100억원이 넘는 추징금을 납부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 이에 장근석은 당당하다. 소속사는 ‘회계상 오류’를 들먹이며 장근석의 잘못은 없다는 해명을 내놨다. 하지만 소속사가 장근석 1인회사라는 점에서 해명의 설득력은 떨어진다. 누리꾼들도 소속사의 해명을 믿지 않고 있다. 오히려 “있는 놈이 더하다”는 비난이 난무하고 있다.

배우 장근석이 100억원이 넘는 추징금을 국세청에 납부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순수 탈세액만 100억원에 육박해 소득신고 누락액은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4일 한 매체는 과세 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장근석과 함께 세무조사를 받은 한류 스타들의 중화권 활동을 중개하는 H사 장모 대표도 10억원 이상 추징금을 납부했다”며 “검찰은 장 대표가 2009년부터 한류스타들이 중국 등지에서 벌어들인 수익과 에이전트 수수료 등 300여억원을 환치기 수법으로 국내에 들여와 일부를 연예인들의 차명계좌에 몰래 입금해준 단서를 잡고 내사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소득신고 누락

국세청은 지난해 6월부터 장씨가 환치기 수법으로 해외 수익금에 대한 소득세를 탈루한 혐의를 포착해 조사를 벌여왔으며 장근석도 지난해 8월 초 중국 수익금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세무조사를 받았다.

이후 장근석은 가산세 등 수십억원을 납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장근석을 검찰에 고발하지는 않았다. 그가 받은 혐의가 조세범처벌법 위반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같은 날 장근석 소속사 트리제이컴퍼니는 “100억 추징금이라니 사실 무근”이라며 “과거에도 이미 이와 관련된 입장을 충분히 표명한 바 있다. 또다시 이렇게 불거지니 더이상 대응할 가치를 못 느낀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고 소속사는 이날 오후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당시 세무조사는 탈세로 인한 특별 세무조사가 아닌 정기적인 세무조사였다”며 “당사의 회계상 오류로 인해 일부 잘못된 부분이 있어 수정신고 후 납부를 완료한 상태”라고 해명했다. 또 “마치 장근석이 거액의 추징금을 내고 탈세한 것처럼 보도돼 배우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고 있다”며 “장근석의 잘못이 아닌 소속사의 회계상 오류로 인해 발생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소속사는 “당사에 소속되어 있는 장근석과 팬분들, 대중들에게도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표한다”며 “장근석의 이미지가 실추되는 일이 없도록 만반의 신경을 쓰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장근석 측은 지난해 탈세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때도 “전혀 관련 없는 일”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하지만 업계는 트리제이컴퍼니가 장근석이 설립한 1인 기획사라는 점에서 소속사의 해명이 설득력이 없다는 반응이다. 트리제이컴퍼니는 지난 2009년 6월 설립돼 오로지 장근석의 모든 국내외 활동을 전담하고 있다. 소속 연예인은 장근석이 유일하고 소속사 대표이사 역시 장근석의 모친이다.

누리꾼들은 “뻔뻔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이디 chlr****은 장근석 탈세 논란을 전하는 뉴스에 “오류라고 하기에는 좀 민망하지 않나. 역시 아시아프린스라서 탈세액도 클래스가 다르네. 그런데 작년 6월부터 조사해서 11월에 종결됐으면 속으로 ‘그까짓 탈세 따위 안 걸리면 그만이고, 걸리고 추징금 나오면 추징금 내면 그만’이라는 생각이었나? 마인드 역시 아시아프린스답게 아주 남다르네”라는 댓글을 달았다.

1인 소속사 “회계 오류” 이상한 해명
아시아프린스서 아시아악동으로 추락?

아이디 kjy1****도 같은 뉴스 댓글에 “한 마디로 개소리죠. 본인 돈 한두 푼도 아니고 100억이나 차익이 나는데 이걸 모른다고요? 지나가는 개가 웃습니다. 장근석 실드 쳐주려고 회사가 총대 맸군요”라고 적었다. 아이디 toma****도 “한자리대 억도 아니고 수십억에서 백억대가 오류.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수천억 수입 올리는 회사도 저런 실수 안 하는데…. 계획적인 탈세지”라며 아이디 kjy1****의 의견에 동조했다. 아이디 shas****는 “백억을 숫자로 써볼까? ‘10,000,000,000’ 회계상 주로 천원 단위를 쓰니까 ‘0’을 3개 떼어내도 ‘0’이 7개다. 도대체 어떤 멍청한 회계사가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저렇게 큰 실수를 하냐? 이건 마치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경기장에 스케이트 안 들고 온 수준”이라고 힐난했다.


소속사의 해명에 대한 비난도 잇달았다. 아이디 roma****은 “1인 기획사에서 수익원이 장근석 한 명인데 무슨 복잡한 시스템 상 오류가 있었기에 갑자기 100억씩이나 다시 냈을까. 만약 장근석 측 말이 맞다면 경비처리에 있어 개인사업자로 볼 것인지 법인으로 볼 것인지에 따라 추가 세금을 내고 평생 ‘탈세’ 딱지 붙인 송혜교는 억울해 잠도 못자겠네”라고 전했다.

아이디 rhfo****는 “1인 기획사에서 탈세를 기획사가 함. 그럼 누가 한 거임?”이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장근석을 옹호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아이디 rimi****은 “장근석 회사에서 입장 발표한 말이 맞네요? 일반적인 세무조사에서 누락된 부분을 낸 거 맞네요. 지금 기자님께서 하시고 싶은 말은 국세청이 세금탈세로 장근석을 조사한 게 아니라는 말이죠? 그 금액은 백억원대가 아니라고 입장 발표했고. 국세청에서도 탈세가 아니라서 검찰에 넘기지 않은 사안이고. 이걸 탈세로 몰아가 기사 내는 건 어느 나라 조사법인가요?”라고 말했다.

실수라고 하기엔…

아이디 tkmo****도 “뉴스 좀 보자. 국세청에서 추가 징수한 것만으로 탈세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왜 자꾸 탈세라는 거야? 개인사업자로 분류되는 연예인들의 경비 부분은 국세청과 시각 차이가 있어서 추가로 세금을 더 내는 것일 뿐이다. 송혜교도 강호동도 그랬을 뿐이다”고 전했다.

아이디 eunj****은 “소속사가 그랬다는데 왜 장근석을 욕해. 회사 전산 오류 착오였대잖아. 장근석하고는 별개다. 그만 좀 괴롭혀라. 나름대로 성실히 잘 살아가는 착한 연예인이다”고 토로했다.

 

<han10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탈세 연예인 해명 보니…

배우 장근석이 100억 탈세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탈세 연예인이 재조명되고 있다.

배우 송혜교는 지난 2012년 세무조사 과정에서 2009년부터 3년 동안 종합소득세 신고 시 여비 교통비 등 총 59억5300만원 중 54억9600만원을 아무런 지출 증명서류 없이 필요경비에 포함해 신고한 사실이 적발됐다. 송혜교는 “죄송하다. 이것만은 믿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힌 뒤 “고작 3년의 세금을 덜 내고자 할 이유가 정말 없었다”며 고의성이 없었음을 강조했다.

부동산 불법 취득으로 논란을 빋은 배우 한예슬도 고의성이 없었다는 사과문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 12일 한 매체는 “금융감독원이 외국환 거래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벌과 부호, 연예인 등 44명을 적발했다”며 그중 한예슬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한예슬 소속사 측은 공식 사과문을 통해 “명의 이전 신고가 지연돼 과태료를 부과 받은 것으로 불법 부동산 취득은 아니다”고 밝혔다. 또한 “해당 부동산 관련 규정을 제대로 알지 못해 발생한 일이나 결과적으로 관련 규정을 위반하게 된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죄송하다”며 “금감원에서 과태료와 관련한 통지가 오는 대로 충실히 과태료 납부를 이행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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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