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장남 숙청’ 배후 추적

아버지가? 동생이?…누가 작업했나

[일요시사 경제팀] 한종해 기자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남 동주와 차남 동빈. 둘 사이 기류가 심상치 않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최근 일본의 주요 계열사 임원직에서 해임됐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롯데 장악력은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왕자의 난’에서 승리하고 대권을 잡게 될, 더 진한 피를 물려받은 아들은 누구일까. 

<일본제빵신문> 1월호에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신춘 특별 인터뷰가 실렸다. 인터뷰는 “영업 내용을 검토해 경영의 전환기로 삼겠다”는 제목을 달고 있다. 그룹 신년 경영 계획을 밝힌 것이다. 인터뷰 내용 어디에서도 계열사에서 해임된 신 전 부회장의 모습을 확인할 수 없다. 그리고 지난해 12월26일 롯데홀딩스 이사회에 신 전 부회장 해임안이 올라왔다. 이날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그룹 주력 자회사인 롯데상사의 대표이사, 제과회사인 롯데의 이사, 아이스크림 회사인 롯데아이스의 이사에서 해임됐다. 신 전 부회장이 해임 사실을 이사회 직전까지 몰랐음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실적 좋았는데
기습 해임 왜?
 
지난 8일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주총에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됐다. 일본 롯데는 이 같은 사실을 보도자료를 통해 재계에 알리면서도 해임 배경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의 언급도 하지 않았다. “한국 롯데보다 일본 롯데의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재계 일각의 해석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지난해 일본 롯데가 한국 롯데보다 좋은 실적을 낸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러한 해석은 설득력이 떨어지게 됐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2013년 회계연도(3월 결산) 일본 롯데홀딩스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5조7572억엔으로 전년 보다 3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 롯데그룹 성장률은 11%였다. 
 

2012년 ‘0원’이던 일본 롯데홀딩스 매출액은 2013년 34억엔을 기록했다. 지주회사 주요수입원이 계열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인 것을 감안하면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전반적으로 좋은 실적을 냈다는 의미다.
때문에 롯데가의 ‘장남 숙청’을 둘러싼 갖가지 설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신 전 부회장이 지난 2013년 8월부터 1년간 롯데제과 지분매입에 나서면서 한국 롯데에 대한 장악력을 확장했고, 롯데알미늄 공시보고서에 4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그룹 회장’으로 등재되어 있는 등 아버지의 ‘역린’을 샀다는 주장부터, 롯데그룹 산하 3개의 복지재단을 이끌고 있는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뒤에서 모든 것을 조종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신 전 부회장은 지난 9일 급하게 한국을 찾았다. 부인 조은주씨와 함께 조모 제사 참석을 위해 귀국해 11일 오후 롯데호텔을 찾아 가족 모임을 가진 뒤 다음날 일본 도쿄로 돌아갔다. 신 전 부회장은 가족 모임에 앞서 신 총괄회장의 숙소이자 사무실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아버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방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재계는 가족 모임에서 이번 해임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 회장은 형의 일본 귀국에 하루 앞선 지난 10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그는 체류 중 신 전 회장의 후임으로 선정된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을 비롯해 일본 롯데 측 인사들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귀국 후 신 회장은 “형의 일(신 전 부회장 해임)은 아버님이 하신 일이라 잘 모르겠다”며 일단 발을 뺐다.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이는 없다. 신 회장이 직접 관여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신 회장은 신 전 부회장이 해임되기 직전 ‘이사 및 이사회에서의 부회장’으로 일본 롯데홀딩스 등기임원 명단에 등재됐다.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중요한 의결권을 행사하고, 이사회 일원으로서 신 전 부회장 해임에 관여했음을 의미한다. 


한국 찾은 형님
일본 찾은 아우
 
신 회장이 이번 방문에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을 만난 것도 신 회장이 해임에 직접 관여 했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싣는다. 신 전 부회장은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과 3∼4년 동안 알력 다툼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닛케이신문>도 양측 간 경영 방침을 둘러싼 대립이 있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신 회장이 과거 신 총괄회장의 셔틀경영을 재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신 총괄회장은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던 2011년 2월 이후 셔틀경영을 중단하고 줄곧 소공동 롯데호텔 집무실에서 계열사 보고를 받고 있다. 셔틀경영은 신 총괄회장의 독특한 경영방식으로 짝수달은 한국, 홀수달은 일본을 챙겨왔다. 
 
신 총괄회장은 기존에는 하루에 2개 계열사 사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으나 올해 94세로 워낙 고령인데다가 지난 2013년 말 숙소에서 넘어져 고관절 수술을 받은 뒤에는 하루에 1개 회사 정도만 계열사 보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주 일본 모든 계열사 임원서 해임
갑자기 도대체 왜?…음모설 ‘모락모락’
 
재계 안팎에서 롯데그룹의 승계작업이 신 회장 쪽으로 기울었다는 시각이 우세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섣부른 판단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직 다양한 변수가 남아 있다는 것.
 
첫 번째는 두 형제의 지분 차이다.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보유 지분을 들여다보면 롯데쇼핑 보유지분은 신 회장이 13.46%, 신 전 부회장이 13.45%로 지분 차이는 0.01%포인트에 불과하다. 지난 2013년 8월부터 지분 경쟁이 시작됐던 롯데제과의 경우에는 1.38%포인트 차이가 나며, 롯데상사는 0.4%포인트, 롯데칠성은 2.8%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다. 롯데푸드 지분율은 1.96%로 똑같다.
 
 
여기에 일본 롯데에 대한 신 전 회장의 영향력이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다. 신 전 회장은 일본에서 롯데국제장학재단 이사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국제장학재단은 일본 롯데홀딩스와 롯데전략투자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로 일본 롯데그룹의 최정점에 있는 ‘광윤사’의 주식도 일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 전 부회장이 마음만 먹는다면 신 회장과 전면전을 벌일 수 있다는 얘기다.
 
두 번째는 신 총괄회장이 보유한 지분 향방이다. 롯데그룹 한국 계열사 주식 자산을 통틀어 보면 신 회장이 45.3%로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했다. 신 전 부회장이 41.6%, 신 총괄회장이 6.1%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의 지분 차이는 4% 정도. 


신격호의 셔틀경영
신동빈이 재현하나
 
일본 지분 사정도 비슷하다. 두 형제는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롯데홀딩스 주식을 20% 안팎의 비슷한 비율로 갖고 있다. 신 총괄회장의 지분율은 28%가량이다. 광윤사의 경우, 신 총괄회장이 지분 50%정도를 보유하고 있으며 두 형제도 일부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비슷한 수준이다. 신 전 회장의 해임이 일부 주장처럼 단순 ‘경고성’ 인사에 불과하다면 신 총괄회장의 의중에 따라 대세가 뒤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다.
 
세 번째는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이다. 신 총괄회장은 3명의 부인과 4명의 자녀를 뒀다. 첫째 부인인 노순화씨 사이에는 장녀인 신 사장을 뒀다. 동주-동빈 두 아들은 둘째 부인인 일본인 시게미쓰 하츠코 사이에서 태어났다. 현재 부인인 미스 롯데출신 유명 탤런트 서미경씨 사이에서는 막내 딸 신유미 호텔롯데 고문을 얻었다.
 
두 딸은 일찌감치 롯데그룹 후계구도에서 배제됐다. 보유 지분도 미미한 수준이다. 신 사장은 롯데쇼핑, 롯데칠성, 롯데푸드, 롯데제과 등에서 각각 2% 안팎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신 고문은 롯데쇼핑, 롯데삼강, 코리아세븐 등 보유 지분이 각각 1% 안팎에 불과하다. 하지만 신 사장이 이끌고 있는 롯데그룹 산하 3개의 복지재단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신 사장은 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후 이사진 물갈이 등을 통해 재단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장학재단은 롯데제과 8.69%, 롯데칠성 6.28%, 롯데푸드 4.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신 사장이 보유한 롯데제과 지분 2.52%를 합치면 신 사장은 롯데제과에서 11%가 넘는 지분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롯데칠성과 롯데푸드 역시 재단 지분과 신 사장 지분을 합치면 신 회장과 신 전 회장 형제를 넘어선다. 차후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벌어질 경우 신 사장이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신동빈 “아버지 뜻” 발빼기?
신영자 입김 어디로 뿜을까?
 
‘한국=신동빈, 일본=신동주’라는 암묵적 규칙이 깨지고 롯데그룹 후계구도가 안갯속을 헤매고 있는 가운데 재계의 관심은 신 전 부회장의 한국 롯데 계열사 등기임원 유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일본 내 모든 임원에서 해임된 신 전 부회장이 한국 내 임원 자리마저도 잃게 된다면 신 총괄회장의 마음이 완전히 차남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이 회장 직위에 올라 있지만 등기임원은 아닌 호텔롯데와 롯데건설의 등기이사에 올라 있다. 신 회장이 아무런 직책을 갖고 있지 않은 롯데알미늄과 부산롯데호텔에서도 신 전 부회장은 등기임원으로 등재되어 있다. 
 
 
유교적 전통에 따라 국내 재벌가들도 ‘장자’를 우선으로 경영권을 승계할 것처럼 보이지만 LG와 효성, 코오롱, 한진 등 보수적 기업을 제외하면 ‘장자 승계’ 원칙은 깨진 지 오래다. 한국경제를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의 이건희 회장은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삼남이고 한솔그룹을 13년째 이끌고 있는 조동길 회장도 이인희 고문의 삼남이다. 지난해 9월 대웅제약의 신임 회장으로 선임된 윤재승 회장 역시 윤영환 창업주의 삼남이다.
 
조선시대 등극한 27명의 왕 중에서도 왕비 소생의 장자가 왕위에 오른 경우는 7번에 불과하다. 세종의 장자인 문종, 문종의 장자인 단종, 성종의 장자인 연산군, 중종의 장자인 인종, 효종의 장자인 현종, 현종의 장자인 숙종, 고종의 장자인 순종 등이다. 중전에서 희빈으로 강등된 희빈 장씨의 장자 경종을 합해도 8번이다.

비운 후계자인가
기막힌 반전일까
 
하지만 통념을 벗어난 결정에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다. 이건희 회장에게 밀린 이맹희 전 CJ 회장은 유산을 둘러싼 소송전을 벌였고 삼성가의 은밀한 이야기가 여과 없이 담긴 이 전 회장의 자서전 <묻어둔 이야기>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금 롯데그룹 상황을 조선시대에 비유하면 조선 3대 왕인 태종을 신 총괄회장으로, 태종의 장남 양녕을 신 전 부회장으로, 양녕 대신에 아버지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충녕(세종)을 신 회장으로 볼 수 있다. 세종은 조선 4대 왕으로 조선의 번영을 이끌며 현재 우리 역사에서 이순신 장군과 함께 가장 존경받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의 손자 단종은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폐위를 당하고 자살까지 강요당하는 아픔(계유정난)을 겪었다. 당시 수양대군을 지지하며 종친의 좌장으로 앞장선 이가 바로 양녕이었다. 
 
<han10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황호탁의 투자 정석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을까
 
한국 증시는 수년째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정부의 경제 정책, 북한과의 문제, 미국과 중동국가의 치킨게임으로 인한 유가의 급격한 하락, 유로존의 우려와 유럽중앙은행의 양적 완화 기대감, 일부 지역의 지정학적 문제, 미국의 호경기와 양적 완화 종료, 중국의 성장률, 엔화 약세, 9·11 테러와 일본 지진과 같은 돌발 상황, 한국 증시의 실적 발표 시즌 도래, 대기업 지배 구조 변화, 증시의 종목별 쏠림 현상 심화 등 현재 증시를 둘러 싼 변수는 많다. 이처럼 수많은 변수가 시장에 혼재하다 보면 증시가 급등하기도 하고 드물게 공명(resonance)이 발생하여 폭락하기도 한다.
 
투자의 귀재 피터린치는 시장의 급등락을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고 했고, 시장참여자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변수들을 투자에 반영할 수 없다. 그렇지만 필자는 이 변수 중에서 2014년 4분기 실적이 중요하다고 본다. 한국 증시는 2014년 OECD 중에서 거의 꼴찌를 기록했다. 
 
증시가 박스권을 벗어 나지 못하고 외국인 주도 장세에서 그들이 이탈하는 것은 역시 한국 기업의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하고 중기 전망 또한 밝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지난해 상장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5.1%에 그쳐 글로벌 금융위기(5.9%) 때보다 낮은 수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낙폭이 크지 않았던 이유는 미국 등 글로벌 증시가 좋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중소형주에 매기가 집중되는 ‘1월 효과’가 나타나는 시기이다. 
 
주식투자는 반드시 해야 한다. 퇴출도 많은 시대이다. 많은 성인남녀가 불안정한 경제상황에서 가족 부양에 대해 걱정한다. 재취업은 쉽지 않고 은행권을 통한 재산 증식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리스크를 감수하며 창업을 한다. 치킨 가게 옆에 피자 가게를 차리며 아이러니하게도 대박을 꿈꾼다. 
 
중소기업청이 전국 16개 시·도 소상공인 사업체 1만49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소상공인 창업 현황’은 창업시장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창업 동기에 대해서 ‘생계유지’라고 응답한 사람이 82.6%로 가장 많았다. 그리고 이들 10명중 7명은 5년 이내 문을 닫는다. 눈물 나는 과정을 겪은 뒤 창업 이전보다 못한 경제적 상태로 전락하는 것이다. 
 
그래서 주식투자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의 장점은 평생 직업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타의에 의한 퇴출은 없다. 해가 거듭될수록 호봉이 쌓이듯 노하우가 생긴다. 
 
둘째,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고 투자 환금성이 좋다. 창업은 펼치는 데 일정 자금과 시간이 소요되고 접는 것 또한 마찬가지이다. 
 
셋째, 전업투자의 경우 조직에 속하지 않고 보스가 없어 그에 따른 스트레스가 없다. 넷째, 간접투자에 비해 높은 목표 수익률 설정이 가능하다. 2014년 코스피는 전년말 대비 4.76% 하락했고 펀드의 58%는 코스피 수익률에도 못 미쳤다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럼 주식투자로 돈을 벌 수 있는가? 투자자 중 몇 퍼센트가 어느 정도의 이익 또는 손실을 봤는지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다. 혹자는 투자자의 5∼10% 만이 수익을 낸다고 하는데 그것은 막연한 추측일 뿐이다. 일단 워렌버핏은 차치하고라도 진짜 돈을 많이 번 고수들을 필자는 많이 알고 있고 성공 확률은 그보다 높을 것으로 본다. 
 
따라서 앞으로 본 칼럼에서는 ‘어떻게 성공하는 투자자가 될 것인가’에 대해 주제별로 독자 여러분과 논해보고자 한다. 
 

[황호탁은?]
 
▲성결대 교수
▲유인베스트먼트 대표
▲전 KT, 동원그룹 임원
▲전북대 겸임교수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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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