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뒷담화> 골초 총수 4인방 '골 때리는 에피소드'

'때와 장소 안 가리고' 너구리 잡는 회장님

[일요시사 경제팀] 김성수 기자 = 금연이 대세인 요즘 애연가를 고집하는 오너들이 있어 시선을 모은다. 평소 담배를 즐겨 피우는 회장들은 항상 당당하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담배를 꺼내 문다. 거의 대부분의 오너들이 금연한다는 점에서 ‘골초 오너’들은 눈길을 끌 수밖에 없다.

 
연초 화두는 단연 ‘담배’다. 담뱃값이 2000원 더 올라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보통 4500원. 웬만한 밥 한 끼 값이다. 돈 때문에라도 담배를 끊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금연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하루 2갑 줄담배
 
‘삼성, SK, 포스코, 한진, 금호아시아나, 효성, 신세계, 롯데…’
 
이들 대기업의 공통점은 강력한 금연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사옥엔 담배 연기가 사라진지 오래. 임직원들의 금연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자발적인 방식에서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강제적인 방법으로 금연을 의무화한 결과다. 담배를 피우는 임직원은 더 이상 성공하기 어려운 시대가 온 셈이다.
 
‘흡연 제로’대기업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오너부터 담배를 끊었다는 점이다. 임직원에게 특명을 내리기 전 오너가 솔선수범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다. 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기업 오너 10명 중 9명가량이 처음부터 담배를 피우지 않거나 한때 피우다 완전히 금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금연하는 오너가 화제가 됐었다. 지금은 다르다. 재계에 금연 열풍이 확산되고 있어 오히려 여전히 애연가를 고집하는 오너들이 시선을 끌고 있다. 애연 총수들의 대기업들은 별다른 금연 방침 없이 자율적으로 권고하는 수준에서 임직원들의 흡연을 눈감아 주고 있다.
 
 
A회장은 하루에 한두 갑 이상 ‘줄담배’를 피운다. 짬짬이 틈을 내 불을 댕기는 것이 아니라 뭘 하든 상관없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담배를 꺼내 문다. 20∼30분이 걸리는 언론과의 인터뷰 도중 족히 3개비 이상 태우는가 하면 사옥 주변 흡연 공간에도 가끔씩 나타나 직원들에게 “한대 주라”며 담배를 나눠 피우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예의에 벗어난 흡연은 용납하지 않는다. 한 임원회의 때 계열사 사장이 담배를 물자 재떨이를 집어던진 일화는 유명하다. 또 어느 날 신입사원이 A회장에게 멋모르고 담배 연기를 내뿜자 “어디서 어른 앞에서 이런 버릇을 배웠냐”며 따귀를 때렸다는 후문도 들린다.
 
B회장도 평소 담배를 즐겨 피운다. 특히 술자리에선 더하다. 이는 “남자는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워봐야 한다”는 선대회장의 지론과 무관치 않다.
 
담뱃값 인상 금연열풍 ‘딴나라 얘기’
시간·장소 불문 “거침없이 불 댕겨”
 
B회장은 과거 건강이 좋지 않을 당시 잠시 금연했지만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완치 후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담배를 찾았다고 한다. 담배를 워낙 자주 찾다보니 보좌진은 항상 주머니에 담배와 라이터를 갖고 다닌다. B회장이 언제 어디서 손가락을 내밀지 몰라서다. B회장의 담배 사랑에 얽힌 에피소드 한 토막.
 

B회장이 지방 한 사업장에 들렀다. 곳곳을 둘러보던 B회장은 갑자기 담배를 찾았고, 미처 준비 못한 사업장은 난리가 났다. 해당 사업장은 그 뒤로 B회장이 피우는 담배를 365일 구비해 뒀다.
 
하지만 B회장이 또다시 사업장을 방문했을 때에도 똑같은 난리가 났었다. 그동안 B회장의 애용품이 바뀐 탓이다. 어김없이 담배를 찾은 B회장에게 지역 임원이 준비한 담배를 내밀었으나 “이거 뭐야”란 핀잔 아닌 핀잔만 들었다. 이후 그룹 비서실은 B회장이 담배를 바꾸면 각 사업장에 이를 알려 ‘사고(?)’를 미리 방지하고 있다고 한다.
 
C회장도 골초다. 회장실 재떨이에 항상 꽁초가 수북하다는 게 그룹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룹 측은 C회장이 하루 반갑 정도 피운다고 전했지만, 대외용 멘트일 뿐 실제 흡연량은 이보다 훨씬 많다. 
 
C회장과 관련된 흡연 일화도 꽤 있다. 그중 공개석상에서 니코틴 중독을 이기지 못해 망신을 당한 일이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장소는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전경련 사옥. C회장은 당시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했었다. 여느 때와 달리 회의 분위기는 심각했고, 그만큼 예정된 시간을 넘겼다.
 
 
재계 총수들 사이에서 서열이 낮은 C회장은 흡연 욕구를 주체하지 못해 몰래 회의실을 빠져나왔다. 자리를 오래 비울 수 없었던 C회장은 복도 한편에 마련된 총수 전용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그고 담배를 피웠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마침 복도를 지나던 관리인이 담배 냄새를 맡고 화장실의 잠긴 문을 두드렸다. “거기서 담배 태우시면 안 됩니다. 빨리 나오세요”란 몇 차례 경고 끝에 나온 C회장은 멋쩍은 웃음을 보이며 연신 “죄송합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고 한다.

흡연에 얽힌 일화
 
마찬가지로 ‘골초파’였던 D회장은 금연 스토리로 화제가 됐었다. 하루에 담배 한 갑은 우스웠는데, 드디어 금연에 성공했다는 소식이었다. D회장은 담배를 끊고 나서 부쩍 몸이 달라지고 있다는 얘기를 주변에 자랑스럽게 하고 다녔다.
 
하지만 이도 잠시. 최근 이런저런 내외부에 신경 쓸 일들이 많아지자 D회장은 다시 담배를 문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야 어떻든 금연에 실패한 것이다. 그룹 측은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질까 쉬쉬하고 있다.
 
 
<kims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최고의 금연 방법은?
 
직장인들의 금연을 유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금연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상학 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에 따르면 이 병원 직원 가운데 흡연자 28명과 이들이 소속된 6개 부서에 금연 시 금전적 인센티브를 제공한 결과 흡연자의 3개월 후 금연 성공률이 61%, 6개월 후에는 54%, 1년 뒤에도 50%를 유지했다. 약물치료와 행동보조요법을 함께 실시했을 때 1년 뒤 금연 성공률이 15∼30%, 흡연 폐해 등에 대한 정보만 제공했을 때 1년 뒤 금연 성공률이 5% 내외란 결과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이 교수팀은 금연 1주일이 지나면 한 사람당 5만원, 1개월 후 5만원, 3개월 후 10만원, 또다시 6개월 후 10만원을 금연 성공비용으로 제시했다. 그 이후에는 일절 금전적 지원이 없었는데도 1년 후 성공률이 50%까지 유지됐다. 
 
원래 담배를 피우지 않던 사람은 인센티브를 받을 기회를 갖지 못하는 등 형평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보상금은 개인이 아닌 집단(부서)에 지급했다. 이 교수는 “직장 동료들의 관심과 압력이 작용해 금연 성공률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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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