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디지털 조력자’ 한승범 맥신코리아 대표

‘인터넷 이미지’세탁해 드립니다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 과거 국정원의 원훈이다. 맥신코리아의 모토도 이와 다르지 않다. 맥신코리아는 ‘온라인 평판 관리’업체다.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하지만 21세기 유망직종으로 손꼽힐 정도로 사업 전망이 밝다. 한승범 맥신코리아 대표를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맥신코리아는 ‘온라인 평판 관리(ORM, Online Reputation Management)’ 전문업체로 정치인, 기업인 등 유명인의 평판을 분석, 위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다소 낯설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보편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지난 2013년 5월 방한 시 한 인터뷰에서 “가장 유망한 2개의 비즈니스는 건강·의료 분야와 온라인 평판 관리 사업이다”라고 예언한 바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온라인 평판 관리 의뢰인의 숫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일반인도 예외는 아니다. 한승범 맥신코리아 대표는 “올해부터는 일반인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장차 모두의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점 부각 브랜딩화
 
한 대표는 지난 2000년 러시아 유학 당시 전공인 국제관계학과는 별개로 컴퓨터에 열정을 쏟은 바 있다. 이후 홈페이지를 개설하게 됐고, 한 달에 1억원 매출을 발생시켰다. ‘온라인 전문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결정적인 시점이었다.
 
특히 한 대표는 2006년 지방선거 당시 김문수 경기도지사직 선거캠프에서 사이버팀장, 인수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김 후보의 온라인 평판 관리를 총괄했고, 상대 후보였던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꺽은 바 있다. 한 대표는 “온라인 평판 관리 없이 선거에서 승리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한다.
 

한 대표에 따르면 맥신코리아의 주 고객은 정치인, 기업인, 연예인 등이다. 현재 10명 이상의 고정 의뢰인이 있고, 매달 추가로 20∼30건이 접수되고 있다. 서비스는 보통 6개월에서 1년 간 이어지며 기본적으로 의뢰인이 지우고 싶은 기록물 삭제와 함께 평판 관리가 병행된다. 맥신코리아의 특징은 ‘스토리’를 통해 개인을 ‘브랜딩화’하는 것이다.
 
“사소한 기록 하나가 예기치 않은 핵폭탄이 될 수 있습니다. 단순 구글링을 넘어서 더 정밀하게 들어가 보면 사람들이 깜짝 놀랄만한 정보들이 가득해요. 굳이 해킹을 하지 않더라도 확인할 수 있는 정보들이 많습니다. 다른 업체들은 기계적 삭제에 주 안점을 두고 있지만 맥신코리아의 핵심은 ‘브랜딩화’ 에요. 단순 삭제를 넘어 개인의 긍정적인 스토리를 부각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죠.”
 
유명인 온라인 평판 관리
정치인·기업인 의뢰 늘어
  
브랜딩화 작업은 기사, 포털 카페 혹은 블로그 등을 통해 다각도로 이뤄진다. 자연스러운 작업을 통해 일반인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한다. 여기에 필요한 게 바로 스토리다. 의뢰인을 검색했을 때 그에 대한 긍정적인 콘텐츠가 쏟아지게끔 만드는 것이다.
 
‘댓글알바’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 한 대표의 설명이다.
 
“지난 2012년 국정원의 ‘댓글알바’가 왜 터졌을까요. 인위적으로 바꾸려 했기 때문이에요. 수준 낮은 사람들의 노력이었던 거죠. 저희 직원 한 명이 국정원 댓글조작원 100명보다 낫습니다. 댓글알바는 스토리가 없었기 때문에 망한 겁니다. 단순 댓글로 평판을 바꾸는 건 불가능해요.” 
 
 

맥신코리아는 ‘스토리 공장’이라고 봐도 된다. 일단 의뢰가 들어오면 스토리를 기획하는 데 열을 올린다. 직원 대부분은 작가 출신으로 이루어져 있다. 의뢰인의 이미지가 가공된다는 얘기다. 실제로 고객 중에는 유명 역술인이 있는데, 그는 맥신코리아를 자신의 ‘매니저’ 혹은 ‘기획사’라고 부른다. 한 대표는 평범했던 역술인을 온라인 평판 관리를 통해 국내 최고의 역술인으로 만들었다고 자부했다. 이외에도 일부 정치인, 기업인 등이 맥신코리아의 서비스를 받은 뒤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고 한다.
 
맥신코리아는 의뢰인의 생명을 구하기도 했다. 철없던 시절의 불편한 흔적 때문에 자살까지 결심했던 한 여성의 과거 기록을 전부 삭제, 제2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운 것이다. 또 SNS 상에 불미스러운 사진을 올려 또래 아이들에게 몰매를 맞았던 한 중학생의 과거도 깔끔하게 지워줬다.
 
구설·루머 등 위기 헬퍼 서비스
왜곡물 지우고 긍정 스토리 부각
 
한 대표는 “온라인은 자신의 전문성을 밝히기 위해서만 활용하고 ‘신변잡기’는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카카오스토리 등에 아이 사진을 올리는 등 사소한 일상을 자주 공개할 경우 유괴, 강도, 사기 등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본인뿐 아니라 주변인들까지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흥신소가 의뢰인이 지목한 특정인의 정보를 캐는 공격수라면 맥신코리아는 이런 공격을 막아주는 수비수다. 그러나 의뢰인 중에는 사기꾼으로 의심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한다. ‘디지털 세탁’을 한 뒤 다시금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당연히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회사 입장에서는 ‘잊힐 권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보편적 가치로서의 ‘알 권리’는 남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게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면, 가진 자만이 ‘잊힐 권리’를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죠.”

공격보단 수비
 
인터뷰 말미에 한 대표는 온라인 평판 관리에 능한 정치인들을 콕 집었다. 그에 따르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1990년대 이미 ‘노하우’라는 통합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을 만들 정도로 온라인의 중요성을 알고 있던 천재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디지털 스킨십’도 상상을 초월한다고 한다. 세월호 참사가 다른 정권에서 터졌다면 탄핵으로 이어졌겠지만, 현재 여론이 크게 요동치지 않는 것은 박 대통령이 온라인 평판 관리를 잘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khlee@ilyosisa.co.kr>
 

[한승범 대표는?]
 
▲유송한류연구소 소장

▲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 연구조교수
▲한국외대 러시아지역연구사업단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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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