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암에서 빈발하는 야릇한 그 무엇?
프로암에서 빈발하는 야릇한 그 무엇?
  • 자료제공 : 월간골프
  • 승인 2015.01.1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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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에 따라 참가가 결정되는 이상한 라운딩

 프로암은 대회를 주최한 스폰서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마련된 것이지만 한국의 프로암은 VIP를 위한 접대의 성향이 짙다. 그래서 의도되지 않는 많은 사연들이 숨어있다. 프로와 아마추어가 함께 라운드를 하는 프로암은 크게 스폰서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마련된 대회 공식 프로암과 대행업체에서 상시적으로 진행하는 사설 프로암으로 나뉜다. 그러나 화기애애한 분위기여야 할 프로암이 어느 순간부터 선수들이 기피하는 대상이 되어버렸다. 프로암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분위기 사뭇 다른 미·일 프로암
여자 선수들, 성적 상품화 심각

스킨쉽, 음담패설, 은밀한 제안
나이 어릴수록 프로암은 곤혹

지난해 6월 열린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기아자동차-한국여자오픈. 톱 플레이어인 A선수는 프로암 명단에서 이름이 쏙 빠졌다. 지난 시즌 1승을 비롯해 꾸준히 톱10에 들며 상금랭킹 상위에 올랐지만 프로암에는 초대받지 못했다.
프로암은 대회를 주최한 스폰서를 위해 프로와 아마추어가 한조로 경기하는 이벤트다. 상금랭킹 상위 선수들은 빠짐없이 참가해 스폰서를 위해 동반라운드도 하고 레슨도 해준다. 그러나 올 시즌 투어에서 맹활약하고 A선수는 명단에서 빠졌고, 그가 프로암에 포함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A선수의 프로암 불참에 대해 선수들 사이에서 소문이 돌았다. ‘주최 측이 뚱뚱하고 얼굴이 예쁘지 않은 선수들은 프로암에서 제외시켰다’는 것이었다.
A선수도 그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다고 한다. 그는 “한국은 분야를 막론하고 외모지상주의가 너무 심하다. 운동선수는 실력으로 평가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속상한 건 사실이다. ‘외모부터 가꿔야 하나’라는 생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다.
A선수는 현재 외모가 아닌 실력으로 평가받기 위해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 등 해외투어에서도 프로암은 빠뜨릴 수 없는 행사다. 그러나 한국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미국의 프로암은 축제처럼 열린다. 아마추어들은 프로암에 참가하기 위해 일정 금액을 내고, 걷어진 돈은 기부금의 형태로 쓰인다. 프로들은 아마추어들을 편안한 동반플레이어로 인식해 함께 맥주를 마시면서 즐겁게 플레이를 한다. 아마추어들은 프로와 함께 라운드하는 행운을 잡았다고 생각하고 좋은 일도 하게 된다는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한다.
일본의 프로암은 서로에 대한 감사와 배려의 의미가 크다. ‘폐 끼치지 않는 문화’에 익숙한 일본인들은 프로암 내내 상대를 깍듯이 존대한다. 프로암을 마친 뒤에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선물을 교환한다.
한국의 프로암은 VIP를 위한 접대의 성향이 짙다. 스폰서나 스폰서 초청으로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너나없이 대접받으려는 성향이 강하다. 미국에서 활동하다가 한국투어로 복귀한 한 프로는 “사실 점수를 매기면 한국선수들이 프로암에서 가장 친절하고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잘한다.

뚱뚱하고 못 생기면
대회 참가 제한?

하지만 한국골퍼들은 프로암에 대접을 받기 위해 오기 때문에 조금만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있으면 기분 나쁜 티를 낸다. 프로님이라는 호칭은 바라지도 않지만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야’라고만 부르지 않으면 좋겠다. 주위 선수들과 이야기해보면 프로암에 나가고 싶지 않지만 스폰서를 위한 자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꾹 참는다는 선수들이 많다”고 했다.
나이 어린 여자선수들에게 프로암 참가는 특히 더 곤혹일 때가 많다. 건강미인으로 인기가 많은 B선수는 프로암 도중 가급적 카트에 타지 않으려고 한다. 양쪽에 딱 붙어 앉아 은근슬쩍 스킨십을 하고, 스킨십 좀 하게 뒤에 타라고 노골적으로 말하는 골퍼를 만난 뒤 트라우마가 생겼다. B선수는 “프로암에 나가서 좋았던 기억보다는 나빴던 기억이 훨씬 많다”며 “올해는 조금 나아졌지만 지난해까지는 프로암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다”고 했다.

접대 성향 짙은
한국의 프로암

섹시골퍼로 불리는 C선수는 프로암에 나갈 때면 너무 몸에 달라붙거나 짧은 치마는 입지 않는다. C선수는 “플레이 도중 가끔 몸을 빤히 쳐다보는 아마추어 골퍼의 시선을 보고 놀랄 때가 있다. 치마를 더 올리라고 주문하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실력과 미모를 갖춘 톱프로인 D선수는 프로암에서 성희롱을 당한 적도 있다. 한 남성골퍼의 스윙을 봐주면서 피니쉬 때 골반의 움직임이 좋아야 한다고 말했다가 ‘여자친구가 없어 골반을 잘 못쓴다’는 얼굴이 화끈거리는 음담패설을 들었다. D선수는 “사진을 찍자고 하면서 허리에 손을 올리거나 어깨를 두드리면서 쓰다듬는 골퍼들이 종종 있다. ○양이라고 부르면서 입에 담지 못할 성적인 농담을 하는 골퍼들도 많다”며 “대회 공식 프로암도 이런데 대행업체에서 상시적으로 여는 프로암에 나가면 더 노골적인 골퍼들이 많다. 그래서 상위권 선수들은 대행업체가 진행하는 프로암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라운드가 좀 진행됐다 싶으면 노골적인 질문공세에 난감함을 겪는 여자골퍼들도 한두 명이 아니다. 미녀골퍼로 불리는 E선수는 프로암 도중 휴대폰 번호를 알려달라는 골퍼들의 요청에 몸살을 앓는다. 어쩔 수 없이 부모님 번호를 알려주면 바로 그 자리에서 전화해 확인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한 번은 끝까지 알려주지 않았다가 ‘예쁜 선수들이 널렸다. 예쁘다고 언제까지 잘나갈 줄 아냐’는 악담을 들은 적도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은밀한 제안을 받은 일도 있다. 프로암을 마친 뒤 한 번 더 공을 치자는 이야기는 흔한 레퍼토리. 모 프로는 함께 프로암을 한 뒤 그 대회에서 우승했다며 자신과 공을 쳐야 한다고 큰소리치는 아마추어 골퍼들도 흔한 유형이다.
명품 핸드백이나 지갑, 심지어 자동차를 선물해주겠다는 제안도 받는다. E선수는 “차를 보낼 테니 부모님께 둘러대고 함께 1박2일 골프 여행이나 하자는 제안을 받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더 놀라운 건 이런 일이 프로암 도중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는 것이다. E선수는 “친한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나 같은 경험을 한 선수가 의외로 많더라”고 했다.
한국여자투어의 급격한 성장에는 ‘섹시 코드’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짧은 머리에 폴로셔츠와 바지를 고집하는 선수들이 많았던 십여 년 전에 비해 원색의 옷, 진한 메이크업, 짧은 치마를 입은 필드의 패션모델들이 늘어나면서 여자골프의 인기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골프업계 관계자들이나 선수들 대부분도 이에 동의한다.
여성골퍼들을 성적으로 상품화하는 분위기도 그만큼 늘어났다. 여자골프협회는 베스트드레서를 선발하고, 예쁘고 섹시한 선수 위주로 홍보모델을 만들어 대대적인 홍보에 열을 올린다. 기업들은 젊고 예쁜 선수를 찾아 후원하고 프로암에도 여자선수들이 나서는 것을 선호해 여자대회 후원이 크게 늘었다.

골프 성장 이면
‘섹시 코드’자리

투어 4년 차인 한 프로는 “선수들을 예쁘게 봐주는 건 감사한 일이지만 선수들이 프로암에 서비스를 하러 나가는 건 아니다. 그러나 여자 선수들을 성적으로 상품화시키는 분위기가 만연해있다보니 선수를 선수로 보는 게 아니라 접대하는 사람으로 보는 것 같다. 그럴 때마다 불쾌한 기분이 든다”고 했다.
그러나 여자선수들은 힘이 없다. 자신들의 고충을 하소연할 곳도 마땅치 않다. 한 선수는 “협회에 이야기를 해도 소용없을 거라는 생각에 쉬쉬하는 분위기다. 올해는 협회가 실시하는 성희롱 교육을 받았는데 어떻게 대처하라고 알려 주더라. 근본적인 문제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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