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재등장한 윤창열 의혹 풀스토리

‘굿모닝게이트’ 보면 ‘정윤회 사태’ 보인다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트로트 가수 하동진이 윤창열 전 굿모닝시티 회장 석방 로비를 통해 뒷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들 간 모종의 관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고개를 든 것이 윤 전 회장의 ‘굿모닝게이트’다. 최근 정치권을 휘감은 ‘정윤회 사태’와도 닮은 점이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1988년 ‘선 채로 돌이 되어’로 가요계에 데뷔해 ‘사랑을 한번 해보고 싶어요’로 인기를 얻고 2012년 제19회 대한민국연예예술상 올해의 10대 가수상을 받은 바 있는 중견 트로트 가수 하동진(54)이 윤창열(60) 전 굿모닝시티 회장 ‘석방 로비’를 통해 뒷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실이 지난달 30일 알려졌다. 지난해 11월21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교정공무원들에게 형집행정지를 청탁해주는 등 수감자 석방을 도와주겠다는 명목으로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하씨를 구속 기소했다.

트로트 가수
로비 연결고리

검찰에 따르면 하씨는 2000년대 초반 희대의 분양 사기사건으로 불린 ‘굿모닝시티 분양 사기사건’의 주범 윤씨의 측근 최모씨로부터 윤씨에 대한 석방 로비 대가로 2008년 8월부터 12월까지 5차례에 걸쳐 3300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윤씨는 굿모닝시티 분양 대금 3700억원을 가로챈 혐의 등으로 지난 2003년 구속기소돼 징역 10년형을 받았다. 이후 영등포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윤씨는 2008년 친분이 있던 하씨에게 “형집행정지로 석방되려고 하는데 최씨가 내 일을 보고 있으니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하씨는 윤씨의 석방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교정공무원에게 명절 선물비용이나 화환 비용 등 로비 명목으로 3300만원을 건네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하씨는 최씨에게 의정부 교도소 교정위원으로 활동하던 김모씨를 소개해주고 “김씨를 통해 교정공무원들에게 로비를 해야 한다”며 금품을 받아 그 중 일부를 김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스님이었던 김씨는 의정부 교도소 교정위원으로 활동하며 윤씨의 석방 로비 대가로 1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교정위원은 법무주 장관이 위촉하는 자원봉사자로 지역사회에서 수용자 교정과 교화 활동을 벌인다.

검찰 관계자는 “구속 기소된 교정위원은 로비 명목으로 돈을 받아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그 외에 다른 교정공무원들이 연루된 정황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윤창열 석방 로비 의혹’ 사건 연루자가 한둘이 아니었다는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가수 하동진 석방 로비 혐의로 구속
수천만원 주고 의뢰한 의혹 불거져?

지난달 29일 검찰은 이 사건에 전직 국회의원과 교도소장 등이 연루된 정황을 포착했다. 사건 브로커를 포함해 6~7명이 수사 선상에 올랐다. 과거 일부 교도관들이 개별적으로 수감자들에게 뇌물을 받았다가 처벌된 사례는 있었지만 교정본부 간부 다수와 정치인 등이 단일 사건으로 한꺼번에 수사를 받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같은 날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A씨가 윤씨 측으로부터 석방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을 수수했다는 진술을 확보, 현재 사실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만간 A씨를 소환해 금품수수 및 대가성 여부 등을 추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씨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친분이 있던 하씨로부터 비슷한 부탁을 받았지만 ‘불가능하다’고 딱 잘라 거절했다. 최씨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며 금품수수 역시 사실무근”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은 윤씨가 수감돼 있던 영등포교도소 지모 전 소장과 조모 전 총무과장도 수사하고 있다. 이들은 2009년 초 윤씨의 조기석방과 특별접견 허가 등 편의제공 명목으로 최씨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최근 두 사람에 대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돼 현재 보강수사를 진행 중이다.

갑자기 화제
도대체 누구?

검찰은 이번 사건의 핵심 키를 하씨가 쥐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씨는 평소 국회의원이나 교정행정의 수장인 교정본부장(1급) 이모씨 등 윤씨의 형집행정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사들과 친분이 두텁다고 과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007년 법무부 홍보대사로 활동한 바 있다.

검찰은 윤씨가 2008년 무렵부터 조기석방을 계획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인들에게 “빨리 출소해 정리할 일이 생겼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같은 해 8월, 윤씨는 먼저 출소하는 최씨를 통해 하씨에게 ‘석방 로비’를 부탁했다. 이어 하씨는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의정부교도소 교정위원이던 앞서의 교정위원 김씨와의 식사자리를 만들었다. 이 자리에서 은밀한 거래가 오간 것이다.

김씨는 최씨로부터 2180만원을 건네받은 뒤 같은 해 9월 이 전 교정본부장을 최씨에게 소개시켜줬다. 검찰은 이 전 교정본부장이 이날 수백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 전 소장과 조 전 총무과장을 윤씨 측과 연결해 준 사람도 김씨로 알려졌다.

이처럼 윤씨를 둘러싼 석방 로비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자 그가 교도소에 복역하게 된 사건이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한때 정치권에 피바람을 몰고온 이른바 ‘굿모닝게이트’. 이 사건의 시작은 분양사기였다. 분양대금 1조원에 이르는 대형쇼핑몰인 굿모닝시티 분양사업자가 분양대금 수백억원을 횡령하고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금품로비를 벌였다는 것이다.

지난 2002년 검찰은 윤씨가 서울 동대문운동장 인근에 지하 7층, 지상 16층 연건평 3만평 규모의 초대형 쇼핑몰 굿모닝시티를 분양하는 과정에서 투자자 3000여명에게서 계약금 및 중도금 명목으로 3500억원을 받아 이 가운데 수백억원을 횡령한 단서를 잡고 사용처를 추적했다.

또 윤씨는 2003년 1월 파산절차를 밟던 건설사 (주)한양을 헐값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받았다.

당시 윤씨는 부지를 매입하지 못하고 허가가 나지 않은 상태에서 분양부터 시작한 ‘굿모닝 프로젝트’의 현실적인 제약을 풀기 위해서 로비를 벌였다고 알려졌다. 윤씨가 분양권과 현금이 담긴 박스를 들고 정치권과 정부기관을 돌아다녔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몇몇 사람들은 그를 도와주지 않았고, 이때부터 윤씨가 측근들에게 배신감을 토로하며 이런 인물들을 대상으로 ‘로비 리스트’를 작성했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당시 굿모닝시티 분양 비리 수사를 맡았던 서울지검 특수2부는 윤씨가 금품을 건넨 정관계 인사의 명단과 전달된 돈의 액수를 적어놓은 ‘로비 리스트’가 있다는 정황을 확보했다. 열린우리당 정대철 대표를 비롯해 여야 정치권 인사 40여명의 이름이 이 리스트에 올랐다. 당시 정 대표는 불법자금을 받은 일이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반면 윤씨는 정 대표가 4억원을 먼저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정치권은 발칵 뒤집어졌고 ‘로비 리스트’ 논란은 거세졌다. 결국 정 대표는 4억2000만원을 받았다고 시인했다. 그런데 이 문제는 단순히 정관계 로비로만 끝나지 않았다. 불씨는 대선자금으로까지 번졌다. “대선 자금 10억을 토스했다” “기업체 등으로부터 대선자금 200억을 모금했다” 등 칼날이 청와대로 향한 것이다.

‘굿모닝게이트’
다시금 재조명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당시 청와대 문희상 비서실장은 초강수로 즉각 반격에 나섰다. 문 비서실장은 “내가 정 대표 입장이라면 물러설 것이고 정계를 은퇴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사생결단의 싸움을 벌였다. 굿모닝시티 대표였던 윤씨의 몇 마디가 청와대와 집권당 대표를 진흙탕으로 빠트린 것이다.

당시 야권이었던 한나라당도 예외는 아니었다. ‘굿모닝게이트’는 전방위적으로 퍼져나갔다.

당시 <중앙일보>는 굿모닝시티 전직 임원의 말을 인용해 “윤창열씨가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한나라당 측에 수십억원의 금품을 건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보도했다.

나아가 “윤씨가 지난해(2002년) 6월 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한나라당 인사 S씨 측에 억대의 현금이 든 사과박스를 수차례 전달했다”는 구체적인 정황까지 튀어 나왔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굿모닝게이트’는 정국을 삼키는 초대형 게이트로 확대됐고 여야 없이 정치권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2002년 대선의 민주당 선대본부장을 맡았고, 노무현 후보를 대통령에 당선시키는 1등공신의 역할을 했던 정 대표는 결국 2004년 1월 구속 수감됐다. 거기에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대선자금을 모금한 혐의가 덧붙여 복역을 하다가 2005년 5월 형집행정지로 석방됐다. 노무현정권 초기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윤씨는 ‘미꾸라지’로 통했다. 윤씨 주변인들은 그를 ‘용을 꿈꾸는 미꾸라지’라고 말하면서 항상 큰 꿈을 가슴속에 품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남대문과 동대문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알려졌다. 윤씨에게 굿모닝시티는 미꾸라지에서 용으로 승천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검 수사 정관계 고위인사 확대 불가피
인맥 총 동원해봤지만…결국 만기출소

전북 익산 출신으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가난에 찌든 유년생활을 보내며 3번의 자살을 기도했던 윤씨는 정상적인 성장과정을 거치지 않은 비주류 출신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한때는 부인과 이혼한 뒤 서울 서대문구 아현동에서 몇 십만원짜리 하숙방 신세를 지기도 했다.

이후 윤씨는 공인중개사 1회 합격생이 됐고 서울 동작구 사당동과 경기 하남시 등을 돌면서 부동산업을 벌이기도 했다. 그리고 7억원으로 분양금 1조원대의 서울 동대문 초대형 쇼핑몰 ‘굿모닝시티’ 분양사업에 나서 ‘성공신화’를 일궈냈다.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인생사였다.

하지만 그의 성공 이면에는 어두운 진실이 가려져 있었고 결국 초라한 말로를 맞게 됐다.

 

11년 전 노무현정권 초기에 불거진 ‘굿모닝게이트’. 당시 많은 언론은 최씨의 행각을 부풀려 보도하는 데 급급했을 뿐 그의 입장을 대변하는 내용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최씨가 10년형을 선고 받은 이후 동정 여론이 고개를 들었고, 2012년 8월5일 KBS는 ‘윤창열 전 굿모닝시티 회장의 비자금 관련 보도’에 대해 윤씨가 사기대출에 개입하거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정정보도를 냈다.

‘마녀사냥’ 식 보도를 인정한 것이다. 이후 굿모닝시티는 법정관리 수순을 밟았다.?

그런데 ‘굿모닝게이트’는 현 정권 비선 실세로 지목받고 있는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 문건’ 사건, 이른바 ‘정윤회사태’와 평행이론을 보이고 있다. 평행이론이란 서로 다른 시대를 사는 두 사람의 운명이 같은 패턴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정윤회사태’의 박관천 경정과 ‘굿모닝게이트’의 정대철 전 민주당 대표가 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사건의 전후 사정이 매우 닮아있기 때문이다.

‘굿모닝게이트’와 ‘정윤회 사태’는 모두 여권 핵심 실세들이 연루된 의혹을 받았던 권력형 사건으로 분류된다. 우선 2003년 정관계 로비 파문을 일으켰던 ‘굿모닝시티 분양 사기사건’은 윤씨의 대형 사기극으로 매듭이 지어지면서 당시 정관계를 비롯한 검경 로비 의혹 및 특혜 분양 의혹에 대해서는 명확한 수사성과를 내지 못해 부실 수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40여 명의 ‘로비 리스트’가 나돌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정작 정 대표만 구속됐기 때문이다.

‘정치권 게이트’
희생양 따로 있나

정윤회씨를 비롯해 박 대통령의 친동생 박지만 EG회장,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핵심 참모진 등 여권 핵심 실세들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정윤회 사태’ 수사도 ‘굿모닝게이트’와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어 관심을 끈다. 청와대 문건 유출 경위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청와대 문건과 ‘박지만 미행보고서’를 작성한 박관천 경정만 구속했다. 이처럼 수사가 지지부진하자 야권은 검찰 수사가 ‘꼬리 자르기’라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굿모닝게이트’ 핵심 인물 윤씨는 지난 2013년 6월, 10년 만기출소한 뒤 여주교도소를 나와 지난달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입을 열었다. 그는 2003년 정 대표를 정치적 희생양이 된 것에 대해 울분을 토로했다.

“정치적으로 어려운 유신독재 체제에서 목숨을 바쳐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신 정일형 박사님과 실천력과 정의와 봉사의 여신이신 이태영 변호사를 남들이 평가하는만큼 나 역시 존경하고 흠모해왔다”며 “바로 그 자제분(정대철)의 평소 정치철학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을 때 내 양심 속의 의리가 발현됐고, 아무 사심없이 정치적으로 헌금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옥중에서 쓴 <굿시티 전쟁>을 통해 “내 잘못의 원인이 무엇이 되었든 간에 누구에게나 인정할 준비가 돼있다”며 “굿모닝시티 분양 건으로 인해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석고대죄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검찰 수사가 기획수사 형태로 진행됐고, ‘대어(정대철)’ 사냥에 초점이 맞춰져 굿모닝 분양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었다”며 “재판부 또한 당시의 ‘마녀사냥’ 분위기에 도취돼 사건의 본질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했던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굿모닝게이트’는 사법적으로 마무리된 지 오래지만 이 사건과 관련된 의혹은 아직 풀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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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