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 극' 전국 교도소 전격비교

철창에도 ‘급’이 있다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교도소라고하면 흔히 잿빛 건물에 두꺼운 철문, 쇠창살 등을 떠올린다. 어두운 이미지가 강한 게 사실이지만 몇몇 교도소의 모습은 조금 다르다. 국내 교도소는 S1부터 S4까지 크게 4개의 등급으로 나뉘어져 있다. 수형자의 죄질과 태도에 따라 교도소의 환경이 결정되는 것이다. ‘성적’을 올리면 ‘전학’이 가능한 구조다. 

 
교도소라고 다 같은 곳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교도소에도 ‘급’이 있다. 지난해 10월28일 ‘교정의 날’을 맞아 법무부가 서울 남부교도소와 경기도 안양교도소를 공개했다. 등급에 따라 교도소의 모습은 천차만별이었다. 전국의 교도소는 경비처우 등급에 따라 S1∼S4까지 등급이 나뉜다. 

헌집 vs 새집
 
‘S1등급’은 개방시설이다. 천안교도소가 이에 해당된다. 중장기 모범수형자, 가석방이나 석방을 눈앞에 둔 사람들만 가는 곳으로 수형자들의 자율과 책임을 바탕으로 한 자치제도가 운영돼 비교적 자유로운 환경이 보장된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모범수들은 침대에서 잠을 자며, 수형자와 가족들은 투명 플라스틱 등으로 막히지 않은 개방된 장소에서 자유롭게 접견을 할 수 있다. S1급 교도소에 있는 수형자들은 기술도 외부기업체에서 배운다. 사회생활 체험관 등 각종 사회적응시설에서 사회복귀에 필요한 교육훈련도 받을 수 있다.
 
‘S2등급’은 완화경비시설로 불리며 서울남부교도소, 영월교도소 등이 이에 해당된다. 독거실이 혼거실보다 더 많고 방 배정 시 수형자들의 의사가 존중되는 편이다. 방바닥은 온돌난방으로 돼 있어 겨울나기에 끄떡없다. 2011년에는 새로운 첨단 경비 시스템을 도입, 수용자 자살 및 자해시도를 감지하고 있다. 수용동 외벽은 담장 대신 건물로 막아 교도소의 어두운 이미지를 벗었다. 
 

직업훈련의 기회도 다양하다. 한식조리사 자격증 등 집중직업교육훈련 과정을 운영해 재소자들의 사회적응력을 높이고 있다. 남부교도소의 경우 밖에서 배우기 힘든 컴퓨터 제어 선반기술까지 교도소 내에서 교육하고 있다. S2급은 경제사범 등과 얌전한 모범수들이 많다고 전해진다.
 
‘S3등급’은 일반경비처우 시설로 안양교도소, 공주교도소 등이 이에 해당된다. 교도소 별로 시설 차이는 있지만 안양교도소의 경우 7평 남짓한 공간에서 7∼9명이 생활하는 혼거실이 대부분이다. 안양교도소는 지은 지 반세기가 넘었다. 독거실은 집중관리대상 등만이 사용 가능하다. 난방도 온돌이 아닌 라지에이터다. 이마저도 복도에 자리하고 있다. 여름철에는 벽걸이 선풍기 두 대로 버틴다.
 
안양교도소의 경우 가마를 두고 도자기를 만드는 등 직업훈련을 실시하고 있었지만 종류가 다양하지 않다. 집중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다른 교도소로 이동해야 한다. 수형자들의 복지를 위한 시설이 부족한 편이어서 재건축을 위해 지자체 등과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S1부터 S4까지 등급 따라 천차만별
등급 높을수록 수형자 목소리 높아
 
‘S4등급’은 중경비처우 교도소로 경북북부 제2교도소(속칭 청송교도소)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다수의 전과를 갖고 교도소에 처음 들어왔거나 조직폭력 등에 몸담은 전력이 있는 경우 이곳으로 배치된다. 타 교도소 내 폭력사태 등 불화를 일으킨 경우 혹은 탈옥을 시도한 경우에도 이곳으로 넘겨진다.
 
이곳은 3면이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다른 한 면은 물살이 빠른 강이 흐르고 있다. 출입구는 한 개 뿐이나 보안과가 이중삼중으로 24시간 내내 경기를 선다. 벽 또한 타 교도소보다 두껍고 CCTV나 적외선 감시망도 철저하게 준비돼 있다. 하루 중 유일한 외출 시간인 운동시간조차 혼자 보내야하는 1인 격리생활이 원칙이다. 2006년 아동을 성폭행한 조두순은 S4급을 받아 경북북부 제2교도소 수용돼 있다.
 

이처럼 재소자들은 입소 시 분류처우기준(S1~S4)에 따라 등급을 받는다. 처음엔 보통 S4급 또는 S3급을 받게 된다. 외국인, 병자 등은 다른 분류 기준을 따르지만 그에 준하는 경비처우 등급도 부여받는다. 이후 재소자들은 ▲형기의 3분의1에 도달한 때 ▲형기의 2분의1에 도달한 때 ▲형기의 3분의2에 도달한 때 ▲형기의 6분의5에 도달한 때 등에 따라 재분류 되면서 ‘성적’(교정교화 및 직업훈련)이 좋은 경우에는 높은 등급을 받는다. 반면 탈옥을 시도하거나 교도소 내에서 문제를 일으키면 등급이 낮아지게 된다.
 
성적이 높아져 기존보다 등급이 올라가면 더 높은 등급의 교도소로 이송된다. 이송을 원하지 않을 경우에는 기존 교도소에 남아 면접횟수, 전화사용 횟수가 늘어나는 특혜를 받을 수 있다. 또한 각종 직업훈련에서 적성과 능력을 발휘하는 재소자들은 교육과정 이수기간 동안 높은 등급의 교도소에서 생활하게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해서 모든 재소자가 성적에 열을 올리지는 않는다. 지난해 10월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병석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재소자 정역집행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교정시설 재소자들의 정역(교도작업) 집행률이 평균 83.7%로, 매년 3500여명 이상의 재소자들이 교도작업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도작업 집행률은 지난 2010년 79%, 2011년 86%, 2012년 83%, 2013년 83%로 분석됐다.

천당 vs 지옥
 
특히 지난해 9월 말까지 전국 교도소의 교도작업 집행률은 평균 89.5%로 2013년보다 6% 가량 증가했지만, 여전히 2511명이 작업 열외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교도소별로는 대전교도소가 79.3%(319명)으로 열외의 혜택을 누리는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 화성직업훈련교도소 79.8%(202명), 경북북부1교도소 81.2%(163명), 부산교도소 84.1%(135명), 서울남부교도소 85.8%(126명) 등 평균 이하의 집행률을 보이는 곳도 17곳이나 됐다.
 
현재 전국 교도소에 수감중인 재소자는 총 3만2688명으로 이 가운데 환자, 징벌, 이송대기, 엄중관리 대상자 등 작업 대신 독거가 필요한 인원 8868명을 제외한 작업의무 인원은 총 2만3820명이다. 
 
 
<khle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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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김성민 기자 =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가 스스로 입국한 지 이틀 만에 구속됐다. 도주의 우려가 크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경찰은 약 2년간 황하나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해 왔다. 지난해에는 은거하던 장소를 특정했다. 일부러 검거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이유다. 정보기관 안팎에서는 그간 황하나가 경찰에 마약 관련 정보를 제공해 왔다고 보고 있다. 황하나는 지난해 초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가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경찰은 공식적인 입국 기록이 없었기에 국내로 데려오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결국 황하나가 어떤 범죄에 연루됐는지 행적만 추적할 수 있었다. 은신처 알고도… 경기 과천경찰서가 황하나를 추적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23년부터다. 같은 해 황하나가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지인 2명과 필로폰을 매수해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과천경찰서는 그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압박감을 느낀 황하나는 2023년 12월 갑작스레 태국으로 출국했다. 황하나는 당시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인터폴 청색수배 대상이 된 황하나는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일요시사> 취재와 정보기관이 파악한 내용을 종합하면, 황하나는 망고·태자 단지 배트남계 보이스피싱 조직 간부 또는 자금 세탁범들과 어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캄보디아 카르텔에 20~30대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해 성접대를 강요한 원정 성매매 알선 의혹을 받는다. 지난 24일 오전 2시 황하나는 캄보디아 프놈펜 태초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대한항공 항공기에 탑승했다. 경찰은 캄보디아로 건너가 현지 영사와 협의를 거쳐 항공기 내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5시간 후 과천경찰서 수사관들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한 황하나를 압송했다. 황하나는 “해외로 수차례 한국 여성들을 불러들인 이유가 무엇이냐?” “마약 유통과 투약 혐의를 인정하느냐?” “자진해서 입국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일요시사>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을 들여다보지 않던 과천경찰서는 갑자기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본래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은 다른 청에서 내사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관련 의혹을 캐물을 방침이다. 태국·캄보디아 전전…갑자기 자진 입국 밀입국 이후 1년 넘게 고급 호텔서 생활 황하나는 이달 초 경찰 측에 자진 입국 의사를 밝혔다. 2년 가까이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갑자기 말이다.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게 황하나의 입장이다. 그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제대로 책임지고 싶어 스스로 귀국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마약 투약 혐의도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이 없고 지인에게 투약해준 적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수원지법 안양지원 서효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황하나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며 수사를 피해 온 점과 동종 범죄 전력이 있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기관은 황하나가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주장에 대해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캄보디아에 밀입국한 정황이 있고 1년 넘게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갈 정도로 자본적 여유가 충분했다는 게 근거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최소한 아이를 키우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게 생활하진 않았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게 더 나은 환경일 순 있겠지만, 황하나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현재 아이의 아버지와 연락이 끊겼다거나 캄보디아에서 끼니를 굶을 정도로 생활력이 되지 않았어야 했는데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황하나의 자진 입국이 과천경찰서와의 사전 조율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황하나가 이달 초 과천경찰서 측에 변호사를 통해 자진 입국 의견을 전달하긴 했으나 이전부터 그가 수사기관의 ‘야당’ 역할을 해왔다는 게 골자다. 정보기관 “아이 때문에? 신빙성 부족” 마약 정보 제공 ‘플리바기닝’ 노리나 실제 황하나는 경찰 측과 직접 연락하거나 측근을 통해 특정 인물들에 대해 ‘마약을 투약했다’ ‘한국으로 유통하는 것 같다’는 등의 정보를 전달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곧 황하나에 대한 ‘플리바기닝(plea bargaining)’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플리바기닝은 피고인이 유죄를 인정하거나 공범에 대해 증언하는 조건으로 검찰이 구형량을 낮춰주거나 불기소 처분하는 것을 일컫는다. 검찰뿐만 아니라 경찰도 수사 과정에서 협상의 일종인 ‘플리바기닝’을 피의자에게 제안하기도 한다. 이미 검거한 마약사범을 통해 상위 공급책을 잡으려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검찰은 지난 10년간 플리바기닝 제도화를 추진했지만, 오·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막혀 추진하지 못했다. 추적이 어렵고, 증거 확보가 어려운 범죄가 늘고 있어 플리바기닝 공식 제도화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 마약 전문 변호사는 “플리바기닝은 수사기관의 오랜 관행이다. 마약범을 더 많이 잡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허위 진술이 내재돼있을 가능성이 있어 간혹 마약범에게 억울한 혐의가 추가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황하나를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캄보디아 당국에 황하나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도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이유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가 밀입국했기 때문에 캄보디아 입국 기록이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캄보디아에 있으니 잡아달라고 할 수 없었고 거주지를 특정한 이후 협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며 “캄보디아 당국이 한국 경찰에 비협조하는 일이 빈번한 건 사실이지 않나”고 반문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 측과 연락했던 건 ‘한국으로 들어오라’는 설득의 과정이었다”며 “일부 마약 관련 정보를 들은 경찰도 있겠지만 황하나를 비호해 온 것처럼 보인다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