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특집 천기누설> 요즘 핫한 정재계 8인 신년운

온통 먹구름…한줄기 희망은?

[일요시사 경제1팀] 한종해 기자 = 2014년의 마지막이 어수선하다. 여야는 비선실세 개입 의혹을 놓고 날을 세우고 있고, 청와대에는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경제계도 마찬가지다. '땅콩 회항'사건으로 기업인 사면·복권에 '먹구름'이 꼈고 반재벌정서가 확산되고 있다.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이 점친 2015년 국운은 '병세운'이다. 각종 이슈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정재계 핵심인물들은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까. 그 해답을 사주풀이의 대가, 백 원장에게 구해봤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3일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의 사의를 전격 수용하면서 연초 개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인사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다. 여론조사 기관 <리서치뷰>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국민들 60%는 김 실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비선 실세 개입 문건 작성·유출의 최종 책임자이기 때문.
 

김기춘 "용퇴 택해야"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은 "금의환향(錦衣還鄕)"이라고 운을 띄운 뒤 "(김 실장이)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으나 오해와 감정을 벗게 되고, 험했던 의상을 벗어던지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찌됐든 김 실장이 비서실장 직위에서 물러나게 될 것임을 가늠하게 하는 부분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김기춘 실장을 향한 공세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내년 1월9일 열리는 국회 운영위에 김 실장을 불러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이 끝까지 붙잡더라도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마지막 남은 명예를 지키는 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있다. 김 실장에 대한 박 대통령의 신임이 각별한 만큼 당분간 현 직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백 원장은 "다만 금의환향을 위해서는 너그러운 자태와 여유로운 마음으로 여장을 풀고 스스로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며 용퇴를 시사했다.
 


김무성 "탄탄대로"

"신성대기(新成大起). 새로운 운과 기운으로 행운의 혜택이 많다." 백 원장이 밝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의 2015년 운세다.

김 최고위원은 연신 대권 출마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지만 대권행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모양새다. 국감 기간 중 '대통령급 수행단'을 꾸려 중국에 방문했고 지난 17일 저녁에 열린 김 최고위원의 송년회에는 7·14 전당대회에서 김무성 캠프에 몸담았던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지난 10월에는 김 최고위원의 부인 최양옥 여사가 새누리당 의원들의 부인 90여명과 대규모 만담을 갖는 등 내조정치도 시작됐다.

백 원장은 "극한 위기를 모면하고 화를 복으로 만들 수 있는 전화위복의 해가 될 것"이라면서도 "건강운이 저조하니 금주 또는 양을 줄이고, 특히 화(火)운에 약함으로 혈압과 당뇨 등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소문난 '애주가'다. 한 번에 3병 이상은 기본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최고위원의 주량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 없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술 때문에 구설에 오른 적도 있다. 지난해 8월 강원도 홍천 비발디파크에서 열린 새누리당 연찬회 뒷풀이 자리에서 김 최고위원이 한 여성 기자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궁지에 몰렸다. 당시 김 최고위원은 "다른 의도가 있다거나 그런 상황은 아니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현재 김 최고위원은 금주 중이다. 지난 6월부터 술을 끊고 새누리당원들에게는 "정치권이 과도한 음주문화 때문에 많은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며 '낮술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문재인 "당장 좋지만…"


김 최고위원의 적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의 2015년 운세는 그리 밝지 않다. 문 의원은 내년 2월에 있을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권을 노리고 있다. 정치권에서 바라보는 문 의원의 당권 도전은 사실상 정치 생명이 걸려있다는 게 중론이다. 실패할 경우에는 문 의원의 리더십에 치명타가 되고 차기 대권도전도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높다.

2015년 전반적으로 어려운 한해 예상
반정부정서·반재벌정서 확산 가능성

백 원장은 "전진현달(前進顯達의)의 운세로서 주도권을 잡게 되고 경쟁에서 이기는 수장의 형상"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당내에서 인지도나 지지율, 구도 등에서 문 의원과 대등하게 경쟁할 만한 후보는 사실상 없다. 문 의원을 포함한 '빅3' 중 박지원·정세균 의원은 다른 세력과의 연계가 뒷받침되어야만 문 의원과 일대일 구도를 만들 수 있다.

백 원장은 "다만 계명구도(鷄鳴狗盜)의 해이니 아무리 열심히 해도 말과 행동이 비굴하고 양심을 속이는 사람으로 보이게 되어 허탈하고 허무한 1년을 보낼 가능성이 있다"며 "실속이 없고 허울만 좋은 외세의 운에 그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조현아 "절대 자숙해야"

요즘 주목받고 있는 재계 인사들의 내년 운세는 어떨까. 가장 궁금한 인물은 '땅콩 회항'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인 조 전 부사장은 정재계 인사를 통틀어 가장 끔찍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5일 대한항공 항공기 일등석에 앉아 있던 자신에게 기내식 서비스로 땅콩을 봉지째 내온 승무원에게 화가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일)을 지시하고 사무장을 내리게 했다.

초기 미온적 대처와 부적절한 사과로 논란은 커지기만 했다. 조 전 부사장은 대한항공 및 계열사의 모든 공식 직책에서 사퇴했다. 아직 넘어야 할 시련도 산더미다. 조 전 부사장은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죄와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죄, 강요죄, 업무방해죄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으며 국토교통부의 조사도 예정돼 있다. 4가지 혐의가 모두 인정될 경우 최대 징역 15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백 원장은 "조 전 부사장의 올해 운세는 '누란지위(累卵之危)'형"이라고 설명했다. 즉, 알을 포개서 쌓아 둔 형태와 같으니 매우 위태롭다는 얘기다. 백 원장은 "무엇보다 운이 저조하니 개별 행동을 주의하고 몸과 마음을 낮추고 앞으로 남은 인생 설계를 백지에서 다시 짜야한다"며 "2년 후에는 운이 회복되어 복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태원 "광명이 보인다"

'땅콩 회항' 사건으로 반재벌정서가 확산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기업은 SK와 CJ다. 최근 들어 황교안 법무장관과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기업인 선처' 발언으로 재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조속한 석방과 관대한 판결을 기대했다.

백 원장이 보는 두 사람의 운영은 엇갈린다. 백 원장에 따르면 최 회장의 2015년 운세는 '권토중래(捲土重來)' 형으로 그동안 실패했거나 갇혀있던 모습에 행운이 돌아와 광명을 주고 다시 부활한다는 뜻이다. 석방에 기대해 볼만 하다는 것.

최 회장과 동생인 최재원 부회장은 계열사 자금 450억원을 빼돌려 선물·옵션에 투자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3년6월을 확정 받아 복역 중이다. 최 회장이 형기의 3분의 1을 채우면서 가석방 요건을 충족했고 재벌 총수로서 최장수 복역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는 점에서 SK는 성탄절 특사 또는 가석방에 희망을 걸었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0월말 열린 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는 SK그룹의 위기 이유를 최고경영자의 장기부재에 따른 기업가치 창출 미흡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백 원장은 "구원의 해로서 평생 잊지 못할 중요한 해로 기록될 것"이라며 "후반은 '만개지운(萬開之運)'으로서 평소에 감추어 두었던 모든 일이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 뜻을 이뤄내는 감동의 해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재현 "행운이 온다"

반면 백 원장이 밝힌 이 회장의 운세는 '변고상신(變苦傷身)'으로 운은 고통스럽고 몸은 병든다는 뜻이다.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만성신부전증이 악화돼 부인으로부터 신장이식수술을 받은 뒤 대부분 수감생활을 병원에서 보낼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 대법원의 판단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CJ는 황 장관 등의 사면가능성 시사 발언에 관대한 판결을 바래왔다. CJ그룹은 손경식 회장, 이미경 부회장 등 오너 일가와 계열사 대표이사들로 구성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 중이지만 겨우 현 상태를 유지하는 수준이다.

'하늘의 선택' 받은 자 누구일까
일생일대 난관 어떻게 극복할까

백 원장은 해결책도 함께 제시했다. 백 원장은 "이럴 때일수록 발버둥 치기보다는 느긋한 마음으로 때를 기다리는 것이 최고의 방책"이라며 "상반기만 잘 넘기면 7월 이후부터는 광명과 서광이 있으니 뜻밖의 행운이 찾아와 기적 같은 신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용 "막을 자 없다"

지난 5월10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재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당초 우려와는 달리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의 경영을 총괄하며 순항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SDS와 제일모직 상장을 통해 순환출자고리를 재정비하고 계열사 간 사업조정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백 원장은 '이재용 시대'가 열릴 것으로 관측했다. 백 원장은 "그동안의 운이 완전히 뒤바뀌는 운으로 마음의 정리정돈과 묵은 것을 버리고 새 것을 취함에 서광이 비치는 한 해가 될 것"을 예고했다.

백 원장은 이어 "다양한 조직개편 보다는 부분적 개편으로 하되 일의 범위는 늘리고 '물경지우(物頸之友)'즉,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생사를 같이할 수 있는 소중한 우군의 발굴에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백 원장은 "운은 생산적이지만 지탱해 줄 수 있는 뿌리가 약하니 우군이 필요하고 긍지를 강하게 갖게 하는 훈련이 필요하다"며 "향후 백년의 그림을 그려야 하는 중대한 해"라고 주문했다.
 

서경배 "더 좋아진다"

아모레퍼시픽 주가 고공행진에 힘입어 '세계 200대 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운세는 2015년 더 좋을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0월22일(종가 기준) 주가가 사상 최고가인 250만원을 기록하더니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 회장의 상장주식 가치는 7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평가액(2조7169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백 원장은 "괄목상대(刮目相對)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운이 밖으로 힘차게 뻗어 있는 모양이니 내수보다는 수출에 주력하라"고 조언했다. 서 회장은 2020년까지 매출 12조원을 올리겠다는 생각이다. 이 중 글로벌 사업 비중은 50%로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han1028@ilyosisa.co.kr>

 

[백운비 원장은?]

4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에서만 보낸 백운비 원장은 학문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40세도 안 된 나이에 (사)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그의 역학에 대한 학문적인 깊이는 이미 객관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특히 백 원장은 제18대 대선이 치러지기 3년 전부터 '박근혜 당선'을 예견, 화제를 모았다. 백 원장은 <일요시사>의 추석 특집 인터뷰에서 "대권은 천운이 따라야 하는데 박 후보는 그 천운을 받은 만큼 국운을 이끌어 가야 할 존재"라고 설명하며 "최근 좌익들이 득세하여 이북식 이념과 사상이 판을 치고 있고 민심이 나빠지고 사람들이 독해지고 있는 가운데 박 후보야말로 유일한 구원투수"라고 전망했다.

이에 반해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에 대해서는 "관운이 있어 입신양명할 수 있다"면서도 "대통령감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군신상회(君臣相會)' 운을 타고나 운명적으로 신하는 될 수 있어도 임금은 될 수 없으니 국회의원으로 머물거나 대통령을 지원하는 참모 역할에서 만족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안철수 당시 추보에 대해서는 "학자로서 최고의 경지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인데 한참 잘못된 길을 걷고 있다"고 평가한 뒤 "자신을 이용하려는 세력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가 역할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역할을 만나기 전에 그는 사법을 전공하며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독학으로 역학을 공부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에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 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의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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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