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특집 천기누설> 요즘 핫한 정재계 8인 신년운

온통 먹구름…한줄기 희망은?

[일요시사 경제1팀] 한종해 기자 = 2014년의 마지막이 어수선하다. 여야는 비선실세 개입 의혹을 놓고 날을 세우고 있고, 청와대에는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경제계도 마찬가지다. '땅콩 회항'사건으로 기업인 사면·복권에 '먹구름'이 꼈고 반재벌정서가 확산되고 있다.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이 점친 2015년 국운은 '병세운'이다. 각종 이슈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정재계 핵심인물들은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까. 그 해답을 사주풀이의 대가, 백 원장에게 구해봤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3일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의 사의를 전격 수용하면서 연초 개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인사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다. 여론조사 기관 <리서치뷰>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국민들 60%는 김 실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비선 실세 개입 문건 작성·유출의 최종 책임자이기 때문.
 

김기춘 "용퇴 택해야"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은 "금의환향(錦衣還鄕)"이라고 운을 띄운 뒤 "(김 실장이)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으나 오해와 감정을 벗게 되고, 험했던 의상을 벗어던지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찌됐든 김 실장이 비서실장 직위에서 물러나게 될 것임을 가늠하게 하는 부분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김기춘 실장을 향한 공세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내년 1월9일 열리는 국회 운영위에 김 실장을 불러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이 끝까지 붙잡더라도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마지막 남은 명예를 지키는 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있다. 김 실장에 대한 박 대통령의 신임이 각별한 만큼 당분간 현 직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백 원장은 "다만 금의환향을 위해서는 너그러운 자태와 여유로운 마음으로 여장을 풀고 스스로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며 용퇴를 시사했다.
 


김무성 "탄탄대로"

"신성대기(新成大起). 새로운 운과 기운으로 행운의 혜택이 많다." 백 원장이 밝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의 2015년 운세다.

김 최고위원은 연신 대권 출마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지만 대권행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모양새다. 국감 기간 중 '대통령급 수행단'을 꾸려 중국에 방문했고 지난 17일 저녁에 열린 김 최고위원의 송년회에는 7·14 전당대회에서 김무성 캠프에 몸담았던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지난 10월에는 김 최고위원의 부인 최양옥 여사가 새누리당 의원들의 부인 90여명과 대규모 만담을 갖는 등 내조정치도 시작됐다.

백 원장은 "극한 위기를 모면하고 화를 복으로 만들 수 있는 전화위복의 해가 될 것"이라면서도 "건강운이 저조하니 금주 또는 양을 줄이고, 특히 화(火)운에 약함으로 혈압과 당뇨 등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소문난 '애주가'다. 한 번에 3병 이상은 기본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최고위원의 주량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 없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술 때문에 구설에 오른 적도 있다. 지난해 8월 강원도 홍천 비발디파크에서 열린 새누리당 연찬회 뒷풀이 자리에서 김 최고위원이 한 여성 기자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궁지에 몰렸다. 당시 김 최고위원은 "다른 의도가 있다거나 그런 상황은 아니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현재 김 최고위원은 금주 중이다. 지난 6월부터 술을 끊고 새누리당원들에게는 "정치권이 과도한 음주문화 때문에 많은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며 '낮술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문재인 "당장 좋지만…"


김 최고위원의 적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의 2015년 운세는 그리 밝지 않다. 문 의원은 내년 2월에 있을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권을 노리고 있다. 정치권에서 바라보는 문 의원의 당권 도전은 사실상 정치 생명이 걸려있다는 게 중론이다. 실패할 경우에는 문 의원의 리더십에 치명타가 되고 차기 대권도전도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높다.

2015년 전반적으로 어려운 한해 예상
반정부정서·반재벌정서 확산 가능성

백 원장은 "전진현달(前進顯達의)의 운세로서 주도권을 잡게 되고 경쟁에서 이기는 수장의 형상"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당내에서 인지도나 지지율, 구도 등에서 문 의원과 대등하게 경쟁할 만한 후보는 사실상 없다. 문 의원을 포함한 '빅3' 중 박지원·정세균 의원은 다른 세력과의 연계가 뒷받침되어야만 문 의원과 일대일 구도를 만들 수 있다.

백 원장은 "다만 계명구도(鷄鳴狗盜)의 해이니 아무리 열심히 해도 말과 행동이 비굴하고 양심을 속이는 사람으로 보이게 되어 허탈하고 허무한 1년을 보낼 가능성이 있다"며 "실속이 없고 허울만 좋은 외세의 운에 그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조현아 "절대 자숙해야"

요즘 주목받고 있는 재계 인사들의 내년 운세는 어떨까. 가장 궁금한 인물은 '땅콩 회항'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인 조 전 부사장은 정재계 인사를 통틀어 가장 끔찍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5일 대한항공 항공기 일등석에 앉아 있던 자신에게 기내식 서비스로 땅콩을 봉지째 내온 승무원에게 화가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일)을 지시하고 사무장을 내리게 했다.

초기 미온적 대처와 부적절한 사과로 논란은 커지기만 했다. 조 전 부사장은 대한항공 및 계열사의 모든 공식 직책에서 사퇴했다. 아직 넘어야 할 시련도 산더미다. 조 전 부사장은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죄와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죄, 강요죄, 업무방해죄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으며 국토교통부의 조사도 예정돼 있다. 4가지 혐의가 모두 인정될 경우 최대 징역 15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백 원장은 "조 전 부사장의 올해 운세는 '누란지위(累卵之危)'형"이라고 설명했다. 즉, 알을 포개서 쌓아 둔 형태와 같으니 매우 위태롭다는 얘기다. 백 원장은 "무엇보다 운이 저조하니 개별 행동을 주의하고 몸과 마음을 낮추고 앞으로 남은 인생 설계를 백지에서 다시 짜야한다"며 "2년 후에는 운이 회복되어 복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태원 "광명이 보인다"

'땅콩 회항' 사건으로 반재벌정서가 확산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기업은 SK와 CJ다. 최근 들어 황교안 법무장관과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기업인 선처' 발언으로 재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조속한 석방과 관대한 판결을 기대했다.

백 원장이 보는 두 사람의 운영은 엇갈린다. 백 원장에 따르면 최 회장의 2015년 운세는 '권토중래(捲土重來)' 형으로 그동안 실패했거나 갇혀있던 모습에 행운이 돌아와 광명을 주고 다시 부활한다는 뜻이다. 석방에 기대해 볼만 하다는 것.

최 회장과 동생인 최재원 부회장은 계열사 자금 450억원을 빼돌려 선물·옵션에 투자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3년6월을 확정 받아 복역 중이다. 최 회장이 형기의 3분의 1을 채우면서 가석방 요건을 충족했고 재벌 총수로서 최장수 복역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는 점에서 SK는 성탄절 특사 또는 가석방에 희망을 걸었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0월말 열린 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는 SK그룹의 위기 이유를 최고경영자의 장기부재에 따른 기업가치 창출 미흡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백 원장은 "구원의 해로서 평생 잊지 못할 중요한 해로 기록될 것"이라며 "후반은 '만개지운(萬開之運)'으로서 평소에 감추어 두었던 모든 일이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 뜻을 이뤄내는 감동의 해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재현 "행운이 온다"

반면 백 원장이 밝힌 이 회장의 운세는 '변고상신(變苦傷身)'으로 운은 고통스럽고 몸은 병든다는 뜻이다.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만성신부전증이 악화돼 부인으로부터 신장이식수술을 받은 뒤 대부분 수감생활을 병원에서 보낼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 대법원의 판단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CJ는 황 장관 등의 사면가능성 시사 발언에 관대한 판결을 바래왔다. CJ그룹은 손경식 회장, 이미경 부회장 등 오너 일가와 계열사 대표이사들로 구성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 중이지만 겨우 현 상태를 유지하는 수준이다.

'하늘의 선택' 받은 자 누구일까
일생일대 난관 어떻게 극복할까

백 원장은 해결책도 함께 제시했다. 백 원장은 "이럴 때일수록 발버둥 치기보다는 느긋한 마음으로 때를 기다리는 것이 최고의 방책"이라며 "상반기만 잘 넘기면 7월 이후부터는 광명과 서광이 있으니 뜻밖의 행운이 찾아와 기적 같은 신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용 "막을 자 없다"

지난 5월10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재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당초 우려와는 달리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의 경영을 총괄하며 순항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SDS와 제일모직 상장을 통해 순환출자고리를 재정비하고 계열사 간 사업조정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백 원장은 '이재용 시대'가 열릴 것으로 관측했다. 백 원장은 "그동안의 운이 완전히 뒤바뀌는 운으로 마음의 정리정돈과 묵은 것을 버리고 새 것을 취함에 서광이 비치는 한 해가 될 것"을 예고했다.

백 원장은 이어 "다양한 조직개편 보다는 부분적 개편으로 하되 일의 범위는 늘리고 '물경지우(物頸之友)'즉,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생사를 같이할 수 있는 소중한 우군의 발굴에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백 원장은 "운은 생산적이지만 지탱해 줄 수 있는 뿌리가 약하니 우군이 필요하고 긍지를 강하게 갖게 하는 훈련이 필요하다"며 "향후 백년의 그림을 그려야 하는 중대한 해"라고 주문했다.
 

서경배 "더 좋아진다"

아모레퍼시픽 주가 고공행진에 힘입어 '세계 200대 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운세는 2015년 더 좋을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0월22일(종가 기준) 주가가 사상 최고가인 250만원을 기록하더니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 회장의 상장주식 가치는 7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평가액(2조7169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백 원장은 "괄목상대(刮目相對)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운이 밖으로 힘차게 뻗어 있는 모양이니 내수보다는 수출에 주력하라"고 조언했다. 서 회장은 2020년까지 매출 12조원을 올리겠다는 생각이다. 이 중 글로벌 사업 비중은 50%로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han1028@ilyosisa.co.kr>

 

[백운비 원장은?]

4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에서만 보낸 백운비 원장은 학문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40세도 안 된 나이에 (사)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그의 역학에 대한 학문적인 깊이는 이미 객관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특히 백 원장은 제18대 대선이 치러지기 3년 전부터 '박근혜 당선'을 예견, 화제를 모았다. 백 원장은 <일요시사>의 추석 특집 인터뷰에서 "대권은 천운이 따라야 하는데 박 후보는 그 천운을 받은 만큼 국운을 이끌어 가야 할 존재"라고 설명하며 "최근 좌익들이 득세하여 이북식 이념과 사상이 판을 치고 있고 민심이 나빠지고 사람들이 독해지고 있는 가운데 박 후보야말로 유일한 구원투수"라고 전망했다.

이에 반해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에 대해서는 "관운이 있어 입신양명할 수 있다"면서도 "대통령감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군신상회(君臣相會)' 운을 타고나 운명적으로 신하는 될 수 있어도 임금은 될 수 없으니 국회의원으로 머물거나 대통령을 지원하는 참모 역할에서 만족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안철수 당시 추보에 대해서는 "학자로서 최고의 경지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인데 한참 잘못된 길을 걷고 있다"고 평가한 뒤 "자신을 이용하려는 세력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가 역할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역할을 만나기 전에 그는 사법을 전공하며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독학으로 역학을 공부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에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 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의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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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