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특집 천기누설> 요즘 핫한 정재계 8인 신년운

온통 먹구름…한줄기 희망은?

[일요시사 경제1팀] 한종해 기자 = 2014년의 마지막이 어수선하다. 여야는 비선실세 개입 의혹을 놓고 날을 세우고 있고, 청와대에는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경제계도 마찬가지다. '땅콩 회항'사건으로 기업인 사면·복권에 '먹구름'이 꼈고 반재벌정서가 확산되고 있다.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이 점친 2015년 국운은 '병세운'이다. 각종 이슈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정재계 핵심인물들은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까. 그 해답을 사주풀이의 대가, 백 원장에게 구해봤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3일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의 사의를 전격 수용하면서 연초 개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인사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다. 여론조사 기관 <리서치뷰>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국민들 60%는 김 실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비선 실세 개입 문건 작성·유출의 최종 책임자이기 때문.
 

김기춘 "용퇴 택해야"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은 "금의환향(錦衣還鄕)"이라고 운을 띄운 뒤 "(김 실장이)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으나 오해와 감정을 벗게 되고, 험했던 의상을 벗어던지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찌됐든 김 실장이 비서실장 직위에서 물러나게 될 것임을 가늠하게 하는 부분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김기춘 실장을 향한 공세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내년 1월9일 열리는 국회 운영위에 김 실장을 불러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이 끝까지 붙잡더라도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마지막 남은 명예를 지키는 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있다. 김 실장에 대한 박 대통령의 신임이 각별한 만큼 당분간 현 직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백 원장은 "다만 금의환향을 위해서는 너그러운 자태와 여유로운 마음으로 여장을 풀고 스스로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며 용퇴를 시사했다.
 

김무성 "탄탄대로"

"신성대기(新成大起). 새로운 운과 기운으로 행운의 혜택이 많다." 백 원장이 밝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의 2015년 운세다.

김 최고위원은 연신 대권 출마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지만 대권행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모양새다. 국감 기간 중 '대통령급 수행단'을 꾸려 중국에 방문했고 지난 17일 저녁에 열린 김 최고위원의 송년회에는 7·14 전당대회에서 김무성 캠프에 몸담았던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지난 10월에는 김 최고위원의 부인 최양옥 여사가 새누리당 의원들의 부인 90여명과 대규모 만담을 갖는 등 내조정치도 시작됐다.

백 원장은 "극한 위기를 모면하고 화를 복으로 만들 수 있는 전화위복의 해가 될 것"이라면서도 "건강운이 저조하니 금주 또는 양을 줄이고, 특히 화(火)운에 약함으로 혈압과 당뇨 등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소문난 '애주가'다. 한 번에 3병 이상은 기본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최고위원의 주량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 없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술 때문에 구설에 오른 적도 있다. 지난해 8월 강원도 홍천 비발디파크에서 열린 새누리당 연찬회 뒷풀이 자리에서 김 최고위원이 한 여성 기자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궁지에 몰렸다. 당시 김 최고위원은 "다른 의도가 있다거나 그런 상황은 아니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현재 김 최고위원은 금주 중이다. 지난 6월부터 술을 끊고 새누리당원들에게는 "정치권이 과도한 음주문화 때문에 많은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며 '낮술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문재인 "당장 좋지만…"

김 최고위원의 적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의 2015년 운세는 그리 밝지 않다. 문 의원은 내년 2월에 있을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권을 노리고 있다. 정치권에서 바라보는 문 의원의 당권 도전은 사실상 정치 생명이 걸려있다는 게 중론이다. 실패할 경우에는 문 의원의 리더십에 치명타가 되고 차기 대권도전도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높다.

2015년 전반적으로 어려운 한해 예상
반정부정서·반재벌정서 확산 가능성

백 원장은 "전진현달(前進顯達의)의 운세로서 주도권을 잡게 되고 경쟁에서 이기는 수장의 형상"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당내에서 인지도나 지지율, 구도 등에서 문 의원과 대등하게 경쟁할 만한 후보는 사실상 없다. 문 의원을 포함한 '빅3' 중 박지원·정세균 의원은 다른 세력과의 연계가 뒷받침되어야만 문 의원과 일대일 구도를 만들 수 있다.

백 원장은 "다만 계명구도(鷄鳴狗盜)의 해이니 아무리 열심히 해도 말과 행동이 비굴하고 양심을 속이는 사람으로 보이게 되어 허탈하고 허무한 1년을 보낼 가능성이 있다"며 "실속이 없고 허울만 좋은 외세의 운에 그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조현아 "절대 자숙해야"

요즘 주목받고 있는 재계 인사들의 내년 운세는 어떨까. 가장 궁금한 인물은 '땅콩 회항'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인 조 전 부사장은 정재계 인사를 통틀어 가장 끔찍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5일 대한항공 항공기 일등석에 앉아 있던 자신에게 기내식 서비스로 땅콩을 봉지째 내온 승무원에게 화가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일)을 지시하고 사무장을 내리게 했다.

초기 미온적 대처와 부적절한 사과로 논란은 커지기만 했다. 조 전 부사장은 대한항공 및 계열사의 모든 공식 직책에서 사퇴했다. 아직 넘어야 할 시련도 산더미다. 조 전 부사장은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죄와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죄, 강요죄, 업무방해죄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으며 국토교통부의 조사도 예정돼 있다. 4가지 혐의가 모두 인정될 경우 최대 징역 15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백 원장은 "조 전 부사장의 올해 운세는 '누란지위(累卵之危)'형"이라고 설명했다. 즉, 알을 포개서 쌓아 둔 형태와 같으니 매우 위태롭다는 얘기다. 백 원장은 "무엇보다 운이 저조하니 개별 행동을 주의하고 몸과 마음을 낮추고 앞으로 남은 인생 설계를 백지에서 다시 짜야한다"며 "2년 후에는 운이 회복되어 복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태원 "광명이 보인다"

'땅콩 회항' 사건으로 반재벌정서가 확산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기업은 SK와 CJ다. 최근 들어 황교안 법무장관과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기업인 선처' 발언으로 재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조속한 석방과 관대한 판결을 기대했다.

백 원장이 보는 두 사람의 운영은 엇갈린다. 백 원장에 따르면 최 회장의 2015년 운세는 '권토중래(捲土重來)' 형으로 그동안 실패했거나 갇혀있던 모습에 행운이 돌아와 광명을 주고 다시 부활한다는 뜻이다. 석방에 기대해 볼만 하다는 것.

최 회장과 동생인 최재원 부회장은 계열사 자금 450억원을 빼돌려 선물·옵션에 투자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3년6월을 확정 받아 복역 중이다. 최 회장이 형기의 3분의 1을 채우면서 가석방 요건을 충족했고 재벌 총수로서 최장수 복역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는 점에서 SK는 성탄절 특사 또는 가석방에 희망을 걸었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0월말 열린 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는 SK그룹의 위기 이유를 최고경영자의 장기부재에 따른 기업가치 창출 미흡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백 원장은 "구원의 해로서 평생 잊지 못할 중요한 해로 기록될 것"이라며 "후반은 '만개지운(萬開之運)'으로서 평소에 감추어 두었던 모든 일이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 뜻을 이뤄내는 감동의 해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재현 "행운이 온다"

반면 백 원장이 밝힌 이 회장의 운세는 '변고상신(變苦傷身)'으로 운은 고통스럽고 몸은 병든다는 뜻이다.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만성신부전증이 악화돼 부인으로부터 신장이식수술을 받은 뒤 대부분 수감생활을 병원에서 보낼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 대법원의 판단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CJ는 황 장관 등의 사면가능성 시사 발언에 관대한 판결을 바래왔다. CJ그룹은 손경식 회장, 이미경 부회장 등 오너 일가와 계열사 대표이사들로 구성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 중이지만 겨우 현 상태를 유지하는 수준이다.

'하늘의 선택' 받은 자 누구일까
일생일대 난관 어떻게 극복할까

백 원장은 해결책도 함께 제시했다. 백 원장은 "이럴 때일수록 발버둥 치기보다는 느긋한 마음으로 때를 기다리는 것이 최고의 방책"이라며 "상반기만 잘 넘기면 7월 이후부터는 광명과 서광이 있으니 뜻밖의 행운이 찾아와 기적 같은 신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용 "막을 자 없다"

지난 5월10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재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당초 우려와는 달리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의 경영을 총괄하며 순항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SDS와 제일모직 상장을 통해 순환출자고리를 재정비하고 계열사 간 사업조정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백 원장은 '이재용 시대'가 열릴 것으로 관측했다. 백 원장은 "그동안의 운이 완전히 뒤바뀌는 운으로 마음의 정리정돈과 묵은 것을 버리고 새 것을 취함에 서광이 비치는 한 해가 될 것"을 예고했다.

백 원장은 이어 "다양한 조직개편 보다는 부분적 개편으로 하되 일의 범위는 늘리고 '물경지우(物頸之友)'즉,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생사를 같이할 수 있는 소중한 우군의 발굴에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백 원장은 "운은 생산적이지만 지탱해 줄 수 있는 뿌리가 약하니 우군이 필요하고 긍지를 강하게 갖게 하는 훈련이 필요하다"며 "향후 백년의 그림을 그려야 하는 중대한 해"라고 주문했다.
 

서경배 "더 좋아진다"

아모레퍼시픽 주가 고공행진에 힘입어 '세계 200대 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운세는 2015년 더 좋을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0월22일(종가 기준) 주가가 사상 최고가인 250만원을 기록하더니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 회장의 상장주식 가치는 7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평가액(2조7169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백 원장은 "괄목상대(刮目相對)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운이 밖으로 힘차게 뻗어 있는 모양이니 내수보다는 수출에 주력하라"고 조언했다. 서 회장은 2020년까지 매출 12조원을 올리겠다는 생각이다. 이 중 글로벌 사업 비중은 50%로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han1028@ilyosisa.co.kr>

 

[백운비 원장은?]

4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에서만 보낸 백운비 원장은 학문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40세도 안 된 나이에 (사)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그의 역학에 대한 학문적인 깊이는 이미 객관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특히 백 원장은 제18대 대선이 치러지기 3년 전부터 '박근혜 당선'을 예견, 화제를 모았다. 백 원장은 <일요시사>의 추석 특집 인터뷰에서 "대권은 천운이 따라야 하는데 박 후보는 그 천운을 받은 만큼 국운을 이끌어 가야 할 존재"라고 설명하며 "최근 좌익들이 득세하여 이북식 이념과 사상이 판을 치고 있고 민심이 나빠지고 사람들이 독해지고 있는 가운데 박 후보야말로 유일한 구원투수"라고 전망했다.

이에 반해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에 대해서는 "관운이 있어 입신양명할 수 있다"면서도 "대통령감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군신상회(君臣相會)' 운을 타고나 운명적으로 신하는 될 수 있어도 임금은 될 수 없으니 국회의원으로 머물거나 대통령을 지원하는 참모 역할에서 만족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안철수 당시 추보에 대해서는 "학자로서 최고의 경지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인데 한참 잘못된 길을 걷고 있다"고 평가한 뒤 "자신을 이용하려는 세력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가 역할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역할을 만나기 전에 그는 사법을 전공하며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독학으로 역학을 공부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에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 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의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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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