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특집 대담> 여야 수장 맞장인터뷰 ①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사즉생 각오로 보수혁신 반드시 이루겠다"

[일요시사 정치팀] 허주렬 기자 = 2014년 여권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사는 단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다. 7·14전당대회에서 압도적 득표율로 당대표에 오른 이후 잇단 파격 행보로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의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고 있는 것은 높아진 김 대표의 위상과 인기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는 2014년 한 해를 어떻게 되돌아보고, 또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 2014년은 있을 수 없는 한 해다. 과반이 넘는 국회의석을 차지한 거대 여당의 수장이 됐고, 유력한 미래권력으로도 자리 잡았다. 여당에 불리한 세월호 참사 정국에 당대표로 취임했음에도 불구하고 7·30재보선 압승 등 지난 5개월간 이룬 성과도 적지 않다.

물론 성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때로는 거침없는 발언과 일부 행동으로 구설에 올라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짧은 기간 온탕과 냉탕을 오간 김 대표의 지난 1년에 대한 소회와 신년 구상을 <일요시사>가 직접 들어봤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 7·14전당대회에서 압도적 득표율로 당대표로 선출되신 후 2014년 하반기 새누리당을 이끌며 어떤 성과를 얻었다고 자평하십니까?
▲ 돌아보면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전당대회 바로 다음 날부터 매일 전국의 재보선 현장을 돌았습니다. 다행히 예상을 뛰어넘는 좋은 결과(전국 15개 재보선 지역구 가운데 11개서 승리)도 얻었습니다. 최근에는 12년 만에 예산안을 법정기한 내에 통과시키기도 했고요. 무척 당연한 일인데 참 오래 걸렸습니다.

- 보수우파의 정권 재창출을 위한 핵심 키워드로 '혁신'을 수차례 강조하신 바 있습니다. 최근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안이 당 의총을 통과하는 등의 성과도 있었지만, 당 안팎에서는 지엽적인 부분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 지금은 3단계 중 1단계 혁신의 과정입니다. 1단계가 바로 '정치인의 특권 포기'입니다. 정치개혁은 시대적 과제이자 국민의 명령이라는 각오로 2단계 '정당개혁'과제와 3단계 '정치제도개혁'도 계속해서 잘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 1단계 혁신도 논의 과정이 쉽지 않았는데, 2·3단계 혁신은 추진 과정에서 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제가 그 동안 당에서 나왔던 혁신안들을 모두 살펴보니까 '이대로만 되었다면 유토피아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혁신안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돌아보면 상당 부분 구호에만 그쳤지요. 혁신이란 말 그대로 가죽을 벗겨낸다는 뜻인데, 사즉생의 각오로 변화해서 보수혁신을 이뤄내고 정권 재창출을 반드시 이루겠습니다.

"공천개혁 위해 스스로 공천권 내려놓을 것"
"복지논쟁…수준에 대한 '국민적 합의' 필요"


- 공천개혁도 핵심 추진과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현재 당 혁신위에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뚜렷한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 공천개혁은 제 신념입니다. 당대표로 있는 동안 딱 한 가지를 이룰 수 있다고 하면 저는 '정당민주화'를 꼽겠습니다. 그 정당 민주주의의 요체가 바로 공천권을 소수 권력자들로부터 빼앗아 국민께 돌려드리는 공천개혁입니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는 말이 있지만, 요즘은 권불오년도 긴 세상 아닙니까?
 

그런데 서푼어치 권력을 잠시 잡았다고 이것을 쥐고 흔드는 사이에 당은 사당화되고 여기에서 모든 문제가 발생합니다. 국민의 대표를 국민이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제가 생각하는 공천개혁의 핵심입니다. 그것도 당대표인 제가 먼저 스스로 내려놓겠다는 겁니다. 반드시 바꿀 테니 지켜봐 주십시오.

- 혁신안 중에서도 공천개혁에 대한 의지가 특히 강하신 것 같습니다.
▲ 우리 정치가 왜 이렇게 국민들께 욕을 먹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깊었는데, 결국 권력자들이 공천을 좌지우지하다보니 정치인들이 국민을 바라보지 않고 권력만 바라보는 문제가 제일 심각했습니다. 선출직이 되고자 하면 지역에 가서 주민들께 봉사해야지 왜 선거를 앞두고 권력자에게 가서 충성맹세를 합니까? 정치인 한 분 한 분을 보면 모두 훌륭한 분들인데 이 공천권 때문에 개인의 소신과 철학을 드러내지 못하는 폐단이 크다고 봅니다.

- 복지논란과 관련해 "복지수준을 올리려면 돈이 필요한데 증세가 필요한 것을 이야기하지 않는다"며 증세의 필요성을 언급하신 바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복지확대를 위한 증세에 반대하는 기류가 뚜렷합니다.
▲ 증세에 찬성하고 반대하는 차원이 아닙니다. '국민적 합의'가 우선이라는 겁니다. 기본적으로는 성장을 통한 선택적 복지 기조를 유지해야 합니다. 다만 우리나라 복지 수준은 OECD 국가 중 낮은 편이어서 복지 수요는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 복지의 비가역적 특성상 한번 실행하고 나면 되돌리기가 어렵습니다.
 

가장 중요한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복지를 늘리려면 돈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세금을 더 내서라도 '고부담 고복지'를 할 것인지 아니면 '저부담 저복지'를 할 것인지를 국민들께 솔직하게 물어봐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그리스나 포르투갈처럼 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후손들에게 빚더미를 물려줘서야 되겠습니까? 반드시 '지속가능한 복지시스템'을 구축해야 해야 합니다.

- 연말 정국을 강타하고 있는 '정윤회 문건 파문'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 수사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문제입니다. 중간 수사 발표를 보면 문건 자체는 허위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어찌 되었건 최종 수사 결과를 보고 고칠 것이 있으면 고쳐야 합니다.

-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 헌재의 판결을 존중합니다. 이번 판결을 통해 우리 정치가 새로운 질서를 형성해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특히 피땀으로 이뤄낸 대한민국과 그 구성원들이 지켜온 소중한 가치를 폭력으로 전복시키려는 세력이 다시는 있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집권을 위해서 통진당과 연대했던 새정치민주연합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낡은 종북세력과 절연하기를 기대합니다.


"정윤회 문건, 고칠 것 있다면 고쳐야"
"새정치연합도 종북세력과 절연해야"

- 최근 강하게 밀어 붙이고 있는 공무원연금법 개정과 관련해 당사자들인 공무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해내지 못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은 정치인으로서 표만을 생각한다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이 역사적인 과업을 수행하고 있다는 진정성을 우리나라 근대화의 주역인 공무원분들께서 언젠가는 알아주시리라 믿습니다. 박봉에 고생하고 있는 공무원분들의 목소리에 귀를 더 크게 열겠습니다.
 

- 얼마 전 최전방 군부대 위문을 다녀오셨습니다.
▲ 추운 날씨에 최전방에서 고생하고 있는 장병들을 격려하고자 강원도 인제에 있는 육군 12사단 을지전망대에 다녀왔습니다. 칼바람이 부는데 다들 가족들을 생각하면서 열심히 근무하고 있는 모습에 마음이 짠했습니다. 제 아들도 육군 현역으로 군 생활을 마쳤는데, 자식 걱정하는 부모 마음이야 다 똑같지 않겠습니까? 최근에 군에서 각종 예기치 않은 사건·사고들이 많았는데 다 잘 극복해서 장병들 모두 건강하게 복무를 마칠 수 있도록 관심을 많이 갖겠습니다.

- 끝으로 2014년을 마무리하며 아쉬웠던 점과 2015년 목표는 무엇인지 말씀해주신다면?
▲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많은 사건·사고가 있었고 경제도 크게 나아지지 못했습니다. 저 스스로 국민 앞에 겸허히 반성할 부분은 반성하고 희망의 미래를 위해 다시 한 해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예산안이 제때 통과하는 등 개선된 점도 있지만 여야의 견해가 대립한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국회 일정을 올 스톱 시키거나 민생법안을 볼모로 잡는 구태는 이제 국민들께서 간과하지 않으실 겁니다.

또 집권 3년차에 들어서는 정권이 순항해서 반드시 성공스토리로 남을 수 있도록 초심으로 돌아가서 모든 열정을 다 바치겠습니다. 2015년 을미년이 희망복원의 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carpediem@ilyosisa.co.kr>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프로필>

▲ 청와대 민정·사정 비서관
▲ 제48대 내부무 차관
▲ 민주화추진협의회 회장
▲ 한나라당 사무총장
▲ 한나라당 최고위원
▲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 한나라당 원내대표
▲ 제18대 대선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
▲ 5선 국회의원(15·16·17·18·19대)
▲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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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