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특집 대담> 여야 수장 맞장인터뷰 ②새정치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

"내가 친노편? 한 번도 중립성 잃은 적 없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6일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아직도 문 위원장이 풀어야 할 정치적 난제들은 산더미처럼 쌓여있지만 문 위원장 취임 이후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고무적인 일이다. 문 위원장은 그동안 어떤 성과를 얻어냈을까?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의 비대위원장직을 맡은 것은 이번이 벌써 두 번째다. 남들은 한 번 맡기도 힘들다는 비대위원장직을 문 위원장이 두 번씩이나 맡게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현재 극심한 계파갈등을 겪고 있는 새정치연합에서 비교적 옅은 계파색채와 5선의 풍부한 정치경험 등을 두루 갖춘 인물은 문 위원장이 거의 유일하기 때문이다.

문 위원장은 과거 열린우리당 의장과 국회부의장직을 맡아 리더십을 이미 검증받기도 했다. 실제로 문 위원장 취임 이후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꾸준히 회복세를 보이며 화려한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과거 7·30재보선 참패와 박영선 전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거취 파동으로 지지율이 한 자릿수 대까지 폭락했던 시절을 떠올려보면 문 위원장은 그야말로 당을 구해낸 영웅이다.

어느새 취임 100일을 맞이한 문 위원장은 그동안 어떤 성과를 얻어냈을까? 올 한 해를 마무리하며 <일요시사>가 문 위원장을 <일요시사>가 만나 진솔한 얘기를 들어봤다.

- 비대위원장 취임 100일을 맞이하셨습니다. 그동안 어떤 성과를 얻으셨는지요?
▲ 우리 당은 9월 말까지 세월호 특별법의 합의 시한을 지켜 국회를 정상화시켰고, 이후 11월7일 세월호 3법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습니다. 또 12년 만에 법정시한을 지켜 새해예산안을 통과시키는 등 대화와 타협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을 가지고 의회 정신을 복원하는 데에 앞장서왔다고 자부합니다. 앞으로도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 신뢰받는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더욱더 노력하겠습니다.

- 지난해 1월 비대위원장을 맡아 <일요시사>와 인터뷰를 하신 바 있습니다. 남들은 한번 맡기도 힘들다는 비대위원장직을 두 번째 맡으셨는데 지난해 1월 비대위원장을 맡으셨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어느 쪽이 더 힘드시던가요?
▲ 지난 2012년 대선 패배 직후에는 아직 우리 당을 지지해주셨던 48%의 분노가 살아있었지만, 2014년 7·30재보선에서는 11대4로 졌을 뿐 아니라, 텃밭인 호남에서마저 패배했습니다. 아무래도 지금이 더 참혹한 상황입니다. 그만큼 비대위원장으로서 천근만근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통진당 해산, 정당 자유 훼손한 것"
"신당 창당, 명분도 없고 동력도 없어"

- 비대위원장을 두 번씩이나 맡으신 것에 대해 문 위원장님의 리더십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일각에선 당이 위기일 때 중진 의원들이 전면에 나서길 꺼려하며 이기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 전당대회 출마를 위해 최근 비대위원직에서 물러난 문재인, 박지원, 정세균 의원 모두 당의 핵심 중진으로서 그동안 무너진 당을 바로 일으켜 세워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열심히 노력해주셨습니다. 또 이제 그 바통을 역시 당의 중진의원들인 이석현 국회부의장과 김성곤 전당대회준비위원장, 원혜영 정치혁신실천위원장이 이어받아 차질 없는 전당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당이 위기상황인데 뒷짐만 지고 있던 중진 의원은 단 한명도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각자 본연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주셨습니다.
 


- 야권이 수년째 선거마다 연전연패하고 있습니다. 획기적인 개혁이 필요한 시점인데 비대위의 활동이 너무 조용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 새정치연합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첫째, 공정하고 투명한 당 운영으로 계파주의를 청산하고, 둘째, 혁신을 거듭하여 ‘야당다운 야당’, ‘민생을 챙기는 유능한 수권정당’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 과제들은 하루아침에 뚝딱 되는 일은 아닙니다. 때문에 끊임없이 혁신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 새누리당이 지난 8일 출판기념회 전면금지, 국회의원 무노동·무임금, 겸직금지, 선거구획정위원회 독립화 등의 혁신안을 추인했습니다. 이 같은 혁신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새정치연합의 협조가 필수적입니다. 새정치연합도 이 같은 혁신안에 동의하시는지요?
▲ 정치혁신안 처리와 관련에서는 우리 당도 나름대로의 정치혁신안을 내놓고 새누리당과 정정당당하게 경쟁할 생각입니다. 우선 우리 당은 국회의원 세비 동결을 결의했고, 국회의원 세비 혁신안을 발의해 회의에 1/4이상 무단결석할 경우 회의비를 전액 삭감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국회도서관장 내정권을 내려놓기로 결정했고,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남용방지법을 발의했으며, 선거구획정위원회 독립기구화 및 게리맨더링 금지를 추진하는 등 정치혁신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 새누리당 정치혁신위는 매일같이 뉴스에 나오는 반면, 새정치연합의 정치혁신위는 언론 노출 빈도가 너무 낮은 것 같습니다. 새정치연합도 국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는 강력한 혁신안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요?
▲ 요란하게 말로만 혁신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고 더 이상 국민들도 신뢰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주 작은 혁신이라도 제대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동안 혁신방안을 몰라서 혁신하지 못한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내에서 문재인 의원이 당권을 잡으면 신당 창당이 불가피하다는 이야기까지 공공연히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계파갈등과 지역주의를 부추겨서 어떻게든 당을 흔들어보려는 시도는 언제나 있어왔던 일입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는데 신당 창당은 명분도 없고 동력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때만 되면 나부끼는 낭설에 불과합니다.

- 호남의 민심이 심상치 않습니다. 호남이 새정치연합에 등을 돌리려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 최근 언론들이 제기하고 있는 호남 위기론은 근거가 없습니다. <한국갤럽>이 조사한 호남의 지지율 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호남의 민심은 여전히 새정치연합을 굳건히 지지해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문 위원장님은 전당대회를 공정하게 치러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계십니다. 그런데 정치권에서는 문-문(문희상-문재인) 합작이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문 위원장님이 중립적으로 전당대회를 할 수 있을지 의심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 문문합작이라는 말은 처음 들어 봅니다.(※ 새정치연합 김영환 의원이 최초로 발언함) 비상대책위원회 출범과 동시에 오직 공정과 실천이라는 두 단어만을 가슴에 새기고 활동해왔습니다.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단 한순간이라도 중립성을 잃고 공정치 않게 당을 운영한 적은 없습니다.

- 최근 ‘신혼부부에게 집 한 채를’ 정책이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새정치연합에서는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데 증세 없는 보편적 복지 확대는 정말 가난한 사람들의 밥그릇을 빼앗는 것이란 비판도 있습니다.
▲ 그래서 부자감세 철회가 정답이라는 것입니다. ‘신혼부부에게 집 한 채를’ 정책은 서민주택을 빼앗아 주자는 것도 아니고 무상으로 주자는 것도 아니며, 단지 ‘임대주택’을 늘리자는 것입니다. 보편적 복지 확대에 공짜와 무상이라는 단어를 덧씌워서 매도하는 것은 본질을 흐리는 전형적인 정치공세라고 생각합니다.  

 
- 차기 총선 전에는 개헌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개헌에 동의하는 의원들이 많지만 개헌 방식에 대한 입장은 의원들마다 제각각이고 정작 유력 대권주자들은 개헌에 반대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개헌이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 지금 154명의 여야 의원들이 모여 개헌 추진 모임을 만들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 63%가 개헌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개헌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당시 국민 앞에서 약속했던 사항입니다.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사회적인 합의가 이뤄졌다고 생각합니다. 내년부터는 개헌의 시기와 방향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할 생각입니다. 20대 총선 전에는 개헌이 가능할 것입니다. 지금이 개헌의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렇다면 문 위원장께서는 어떤 방식의 개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 87년 체제는 대통령직선제만이 민주화의 첩경이라고 생각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당시의 시대정신이었습니다. 이후 30년이 흐르는 동안 국민들의 정치의식도 많이 성숙되었고, 이제는 제왕적 대통령중심제라는 헌옷을 벗고 분권적 대통령제라는 새 옷을 갈아입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 밖에 경제민주화와 복지, 한반도평화라는 시대정신도 제대로 반영되어야 하고, 세월호 참사로 부각된 국민의 안전 문제를 비롯해 지방분권 및 국토균형발전 등의 요구도 반영돼야 할 것입니다. 

- 새정치연합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이하 민정연)’이 새누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보다 다소 정책개발 능력이 뒤쳐진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민정연의 정책개발 능력을 키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 지난 대선 이후로 우리 당은 민정연의 인사와 재정에 대한 권한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최근 민정연은 민주정책포럼을 연달아 개최하고 각종 보고서를 발행하는 등 우리 당의 싱크탱크로서의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민정연은 우리 당의 민생 정책을 심도 있게 연구해 유능한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호남 위기론? 호남은 여전히 우리 편"
"복지논란, 부자증세 철회로 해결해야"

- 정윤회 문건 파문도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곧 검찰 수사결과가 발표될 텐데 이른바 십상시의 통화기록과 주변 CCTV 등에서 아무런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 비선실세 국정농단에 대한 검찰 수사가 청와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실체 없음’으로 가닥이 잡히는 양상입니다. 대통령의 수사지침 하달에 이어 민정수석실의 회유와 은폐시도까지 국민적 불신은 깊어만 가고 있습니다. 이래서야 검찰이 어떤 수사결과를 내놓는다 하더라도 국민들이 믿어주실지 의문입니다. 검찰이 짜맞추기식 부실 수사로 진실을 숨기려 한다면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와 청문회, 특검을 결코 피해갈 수 없을 것입니다.

- 검찰 수사 이후 어떤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 비선실세의 ‘슈퍼 갑질’과 국정농단 사태는 낱낱이 파헤쳐서 반드시 발본색원해야할 중대범죄입니다. 이 모든 문제의 시작은 박근혜 대통령의 폐쇄적인 국정운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대통령부터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대통령은 대대적인 인사개편과 국정쇄신을 통해서 무너진 국가기강을 다잡아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새누리당도 국회 운영위 등을 통해 작금의 국기문란 사태를 바로잡기 위해 함께 나서야 할 것입니다.

- 헌재의 통합진보당 해산결정에 대한 위원장님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 먼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하며 무겁게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정당의 자유가 훼손되는 것에 대해서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합니다. 통합진보당의 강령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정당해산은 선진민주국가에서 전례가 없습니다.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배척하는 것이 민주주의는 아닙니다.

- 마지막으로 올 한 해를 마무리하며 아쉬웠던 점과 2015년 새정치연합의 목표는 무엇인지 말씀해주시길 바랍니다.
▲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이후에 정당지지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새누리당과는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더욱더 신뢰받는 정당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내년 2월8일로 예정되어있는 전당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서 정부여당을 제대로 견제하는 ‘야당다운 야당’, 민생을 챙기는 ‘유능한 수권정당’으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mi737@ilyosisa.co.kr>

 
<문희상 위원장 프로필>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 참여정부 초대 대통령비서실장
▲ 열린우리당 의장
▲ 제18대 국회부의장
▲ 제14, 16, 17, 18, 19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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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