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특집 대담> 여야 수장 맞장인터뷰 ②새정치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

"내가 친노편? 한 번도 중립성 잃은 적 없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6일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아직도 문 위원장이 풀어야 할 정치적 난제들은 산더미처럼 쌓여있지만 문 위원장 취임 이후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고무적인 일이다. 문 위원장은 그동안 어떤 성과를 얻어냈을까?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의 비대위원장직을 맡은 것은 이번이 벌써 두 번째다. 남들은 한 번 맡기도 힘들다는 비대위원장직을 문 위원장이 두 번씩이나 맡게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현재 극심한 계파갈등을 겪고 있는 새정치연합에서 비교적 옅은 계파색채와 5선의 풍부한 정치경험 등을 두루 갖춘 인물은 문 위원장이 거의 유일하기 때문이다.

문 위원장은 과거 열린우리당 의장과 국회부의장직을 맡아 리더십을 이미 검증받기도 했다. 실제로 문 위원장 취임 이후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꾸준히 회복세를 보이며 화려한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과거 7·30재보선 참패와 박영선 전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거취 파동으로 지지율이 한 자릿수 대까지 폭락했던 시절을 떠올려보면 문 위원장은 그야말로 당을 구해낸 영웅이다.

어느새 취임 100일을 맞이한 문 위원장은 그동안 어떤 성과를 얻어냈을까? 올 한 해를 마무리하며 <일요시사>가 문 위원장을 <일요시사>가 만나 진솔한 얘기를 들어봤다.

- 비대위원장 취임 100일을 맞이하셨습니다. 그동안 어떤 성과를 얻으셨는지요?
▲ 우리 당은 9월 말까지 세월호 특별법의 합의 시한을 지켜 국회를 정상화시켰고, 이후 11월7일 세월호 3법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습니다. 또 12년 만에 법정시한을 지켜 새해예산안을 통과시키는 등 대화와 타협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을 가지고 의회 정신을 복원하는 데에 앞장서왔다고 자부합니다. 앞으로도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 신뢰받는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더욱더 노력하겠습니다.

- 지난해 1월 비대위원장을 맡아 <일요시사>와 인터뷰를 하신 바 있습니다. 남들은 한번 맡기도 힘들다는 비대위원장직을 두 번째 맡으셨는데 지난해 1월 비대위원장을 맡으셨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어느 쪽이 더 힘드시던가요?
▲ 지난 2012년 대선 패배 직후에는 아직 우리 당을 지지해주셨던 48%의 분노가 살아있었지만, 2014년 7·30재보선에서는 11대4로 졌을 뿐 아니라, 텃밭인 호남에서마저 패배했습니다. 아무래도 지금이 더 참혹한 상황입니다. 그만큼 비대위원장으로서 천근만근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통진당 해산, 정당 자유 훼손한 것"
"신당 창당, 명분도 없고 동력도 없어"

- 비대위원장을 두 번씩이나 맡으신 것에 대해 문 위원장님의 리더십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일각에선 당이 위기일 때 중진 의원들이 전면에 나서길 꺼려하며 이기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 전당대회 출마를 위해 최근 비대위원직에서 물러난 문재인, 박지원, 정세균 의원 모두 당의 핵심 중진으로서 그동안 무너진 당을 바로 일으켜 세워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열심히 노력해주셨습니다. 또 이제 그 바통을 역시 당의 중진의원들인 이석현 국회부의장과 김성곤 전당대회준비위원장, 원혜영 정치혁신실천위원장이 이어받아 차질 없는 전당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당이 위기상황인데 뒷짐만 지고 있던 중진 의원은 단 한명도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각자 본연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주셨습니다.
 


- 야권이 수년째 선거마다 연전연패하고 있습니다. 획기적인 개혁이 필요한 시점인데 비대위의 활동이 너무 조용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 새정치연합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첫째, 공정하고 투명한 당 운영으로 계파주의를 청산하고, 둘째, 혁신을 거듭하여 ‘야당다운 야당’, ‘민생을 챙기는 유능한 수권정당’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 과제들은 하루아침에 뚝딱 되는 일은 아닙니다. 때문에 끊임없이 혁신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 새누리당이 지난 8일 출판기념회 전면금지, 국회의원 무노동·무임금, 겸직금지, 선거구획정위원회 독립화 등의 혁신안을 추인했습니다. 이 같은 혁신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새정치연합의 협조가 필수적입니다. 새정치연합도 이 같은 혁신안에 동의하시는지요?
▲ 정치혁신안 처리와 관련에서는 우리 당도 나름대로의 정치혁신안을 내놓고 새누리당과 정정당당하게 경쟁할 생각입니다. 우선 우리 당은 국회의원 세비 동결을 결의했고, 국회의원 세비 혁신안을 발의해 회의에 1/4이상 무단결석할 경우 회의비를 전액 삭감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국회도서관장 내정권을 내려놓기로 결정했고,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남용방지법을 발의했으며, 선거구획정위원회 독립기구화 및 게리맨더링 금지를 추진하는 등 정치혁신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 새누리당 정치혁신위는 매일같이 뉴스에 나오는 반면, 새정치연합의 정치혁신위는 언론 노출 빈도가 너무 낮은 것 같습니다. 새정치연합도 국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는 강력한 혁신안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요?
▲ 요란하게 말로만 혁신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고 더 이상 국민들도 신뢰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주 작은 혁신이라도 제대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동안 혁신방안을 몰라서 혁신하지 못한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내에서 문재인 의원이 당권을 잡으면 신당 창당이 불가피하다는 이야기까지 공공연히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계파갈등과 지역주의를 부추겨서 어떻게든 당을 흔들어보려는 시도는 언제나 있어왔던 일입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는데 신당 창당은 명분도 없고 동력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때만 되면 나부끼는 낭설에 불과합니다.

- 호남의 민심이 심상치 않습니다. 호남이 새정치연합에 등을 돌리려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 최근 언론들이 제기하고 있는 호남 위기론은 근거가 없습니다. <한국갤럽>이 조사한 호남의 지지율 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호남의 민심은 여전히 새정치연합을 굳건히 지지해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문 위원장님은 전당대회를 공정하게 치러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계십니다. 그런데 정치권에서는 문-문(문희상-문재인) 합작이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문 위원장님이 중립적으로 전당대회를 할 수 있을지 의심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 문문합작이라는 말은 처음 들어 봅니다.(※ 새정치연합 김영환 의원이 최초로 발언함) 비상대책위원회 출범과 동시에 오직 공정과 실천이라는 두 단어만을 가슴에 새기고 활동해왔습니다.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단 한순간이라도 중립성을 잃고 공정치 않게 당을 운영한 적은 없습니다.

- 최근 ‘신혼부부에게 집 한 채를’ 정책이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새정치연합에서는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데 증세 없는 보편적 복지 확대는 정말 가난한 사람들의 밥그릇을 빼앗는 것이란 비판도 있습니다.
▲ 그래서 부자감세 철회가 정답이라는 것입니다. ‘신혼부부에게 집 한 채를’ 정책은 서민주택을 빼앗아 주자는 것도 아니고 무상으로 주자는 것도 아니며, 단지 ‘임대주택’을 늘리자는 것입니다. 보편적 복지 확대에 공짜와 무상이라는 단어를 덧씌워서 매도하는 것은 본질을 흐리는 전형적인 정치공세라고 생각합니다.  

 
- 차기 총선 전에는 개헌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개헌에 동의하는 의원들이 많지만 개헌 방식에 대한 입장은 의원들마다 제각각이고 정작 유력 대권주자들은 개헌에 반대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개헌이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 지금 154명의 여야 의원들이 모여 개헌 추진 모임을 만들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 63%가 개헌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개헌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당시 국민 앞에서 약속했던 사항입니다.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사회적인 합의가 이뤄졌다고 생각합니다. 내년부터는 개헌의 시기와 방향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할 생각입니다. 20대 총선 전에는 개헌이 가능할 것입니다. 지금이 개헌의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렇다면 문 위원장께서는 어떤 방식의 개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 87년 체제는 대통령직선제만이 민주화의 첩경이라고 생각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당시의 시대정신이었습니다. 이후 30년이 흐르는 동안 국민들의 정치의식도 많이 성숙되었고, 이제는 제왕적 대통령중심제라는 헌옷을 벗고 분권적 대통령제라는 새 옷을 갈아입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 밖에 경제민주화와 복지, 한반도평화라는 시대정신도 제대로 반영되어야 하고, 세월호 참사로 부각된 국민의 안전 문제를 비롯해 지방분권 및 국토균형발전 등의 요구도 반영돼야 할 것입니다. 

- 새정치연합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이하 민정연)’이 새누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보다 다소 정책개발 능력이 뒤쳐진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민정연의 정책개발 능력을 키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 지난 대선 이후로 우리 당은 민정연의 인사와 재정에 대한 권한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최근 민정연은 민주정책포럼을 연달아 개최하고 각종 보고서를 발행하는 등 우리 당의 싱크탱크로서의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민정연은 우리 당의 민생 정책을 심도 있게 연구해 유능한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호남 위기론? 호남은 여전히 우리 편"
"복지논란, 부자증세 철회로 해결해야"

- 정윤회 문건 파문도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곧 검찰 수사결과가 발표될 텐데 이른바 십상시의 통화기록과 주변 CCTV 등에서 아무런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 비선실세 국정농단에 대한 검찰 수사가 청와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실체 없음’으로 가닥이 잡히는 양상입니다. 대통령의 수사지침 하달에 이어 민정수석실의 회유와 은폐시도까지 국민적 불신은 깊어만 가고 있습니다. 이래서야 검찰이 어떤 수사결과를 내놓는다 하더라도 국민들이 믿어주실지 의문입니다. 검찰이 짜맞추기식 부실 수사로 진실을 숨기려 한다면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와 청문회, 특검을 결코 피해갈 수 없을 것입니다.

- 검찰 수사 이후 어떤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 비선실세의 ‘슈퍼 갑질’과 국정농단 사태는 낱낱이 파헤쳐서 반드시 발본색원해야할 중대범죄입니다. 이 모든 문제의 시작은 박근혜 대통령의 폐쇄적인 국정운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대통령부터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대통령은 대대적인 인사개편과 국정쇄신을 통해서 무너진 국가기강을 다잡아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새누리당도 국회 운영위 등을 통해 작금의 국기문란 사태를 바로잡기 위해 함께 나서야 할 것입니다.

- 헌재의 통합진보당 해산결정에 대한 위원장님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 먼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하며 무겁게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정당의 자유가 훼손되는 것에 대해서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합니다. 통합진보당의 강령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정당해산은 선진민주국가에서 전례가 없습니다.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배척하는 것이 민주주의는 아닙니다.

- 마지막으로 올 한 해를 마무리하며 아쉬웠던 점과 2015년 새정치연합의 목표는 무엇인지 말씀해주시길 바랍니다.
▲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이후에 정당지지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새누리당과는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더욱더 신뢰받는 정당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내년 2월8일로 예정되어있는 전당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서 정부여당을 제대로 견제하는 ‘야당다운 야당’, 민생을 챙기는 ‘유능한 수권정당’으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mi737@ilyosisa.co.kr>

 
<문희상 위원장 프로필>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 참여정부 초대 대통령비서실장
▲ 열린우리당 의장
▲ 제18대 국회부의장
▲ 제14, 16, 17, 18, 19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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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