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고질적 병폐 ‘쩐의 전쟁’① 정치자금

정치권에 때아닌 ‘쩐의 전쟁’이 한창이다. 여야간 후원금 경쟁을 비롯해 악어와 악어새 관계인 국회의원과 보좌관들 간의 쩐의 전쟁도 불거지고 있는 것. 더욱이 국정감사 준비 시즌이라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이들의 전쟁은 비공식적이 되면 더욱 거세다. ‘자린고비형’ 국회의원으로 인해 몸살을 앓는 보좌관의 한숨 소리, 여야간의 후원금 모금액을 비롯해 여당이 후원금을 싹쓸이했다는 불만까지 봇물을 이루듯 터져 나오고 있다. 정치권 ‘쩐의 전쟁’에 관한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국정감사 준비 등으로 인해 정치권 ‘쩐의 전쟁’이 본격화됐다. 우편 발송료만 5백여만원이 들어갈 정도로 절실하게 자금이 필요하다. 때문에 정치권 인사들은 후원금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이다. 이른바 ‘후원금 모금 열풍’이 불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여야간의 ‘쩐의 전쟁’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후원금 모집이 바로 그것이다.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후원금을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에서 볼멘소리가 나온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지난 6월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18대 국회의원 당선자 후원회 공개대상 기부자 명단’ 10위안에 드는 의원 모두가 한나라당 의원들로 정치자금을 싹쓸이했다.

후원금 싸움 치열
과거와 정반대 양상


지난 4월 총선 이후 국회의원 2백99명이 모금한 고액(3백만원 이상) 후원금 총액은 1백42억6천5백47만원. 후원금 모금액 10위권 안에 드는 의원은 모두가 한나라당 소속 의원이라는 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측의 설명이다.

박근혜 전 대표 1억7천6백만원, 김무성 의원 1억5천만원, 이상득 의원 1억2천9백만원, 박진·남경필 의원 1억2천8백만원, 나경원 의원 1억2천5백만원, 정두언 의원 1억1천4백99만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이 상위권을 독식했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민주당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후원금을 받는 과정에서 법률상 문제가 없었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의심을 받을 소지가 다분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후원금과 관련된 ‘김귀환 게이트’가 터지면서 홍준표 원내대표 등이 후원금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고액 후원금을 낸 인사들은 대부분 ‘사업가’라는 식으로만 표기해, 확실한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여기저기서 불거져 나오는 의심의 소지들로 인해 의원들의 양심으로서 떳떳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민주당 측의 이 같은 반발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여당에 후원금이 많이 들어오는 것이 정설이기는 하지만 학연·지연 등을 통한 비정상적인 후원금을 엄청나게 걷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정치권 일부에서는 의원들의 후원금에도 정권교체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말이 퍼지고 있다. 권력 이동에 따라 후원금을 지원하는 정당의 변동도 크다는 것.

지난해에 비해 여야 의원들의 후원금이 전반적으로 5천여만원 정도 줄기는 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야의 틈새는 더욱 더 벌어져 있다. 사실상 여야 명암이 뚜렷이 갈린 셈이다.

실제 야당 의원들의 경우 지난해 고액 후원금 1위는 이해찬 전 총리(2억2천1백50만원), 2위는 최인기 의원(2억1천1백50만원) 등 각 정당 인사들이 골고루 20위안에 포함됐다.

반면 여당의 경우 지난해 6명이 10위안에 들었던 것과 달리 올해에는 독식을 하면서 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뚜렷한 차이가 났다. 여당 의원들이 야당 의원들보다 전반적으로 후원금을 많이 모금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에서는 정치권의 이런저런 말들을 놓고 한마디로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다. 고액 후원금을 합법적인 방법으로 받은 만큼 금액이 적고 많음을 놓고 시비를 거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자신들이 여당일 때는 후원금을 더 많이 받았다”며 “이제 와서 후원금이 적다고 현 여당의 발목을 잡는 형태는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여야 인사들이 마음만 먹으면 많은 후원금을 거둘 수 있는 만큼 한나라당이 독식했다고 운운하는 것은 이치에 어긋난다”며 “후원금 순위는 별 의미가 없다”고 못 박았다. 의원들의 후원금 모금액을 문제 삼을 만한 형태는 전혀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문제는 한나라당 인사들이 대부분 후원금을 독식했다고 하더라도 유명인사들 이외 인사들은 후원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빈익부 부익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여기에다 민주당 의원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다. 후원금을 모금하지 못하면 국정 감사 준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감에서다.

실제로 한나라당 한 관계자에 따르면 국정 감사를 준비하는데 있어서 ‘우편 발송료’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더욱이 후원금이 부족한 의원실은 국정 감사를 준비하는 데 상당한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일부 의원실은 후원금을 모금하기 위해 지역구 인사들은 물론 동창생들에게까지 도움의 손길을 뻗히고 있는 중이다. 심지어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회의원은 전화통화 중’이라는 신조어가 나돌고 있을 정도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후원금이 총 5백만원도 되지 않는다”며 “국정 감사 준비를 위해서는 ‘밑천’이 필요하기 때문에 의원이 가까운 지인들과 직접 전화통화를 해 후원금을 모금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더욱이 국정감사 준비 이후에도 쩐의 전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의정활동 내용들을 당원들에게 보낼 뿐 아니라 정책자료집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정책자료집을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액수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게 한나라당 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유명세 따라 천차만별
‘빈익빈 부익부’  심각


실제로 후원금이 부족한 의원실의 경우 정책자료집을 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의원들은 의정활동 내용의 홍보를 위해서라도 후원금 모금에 전력을 쏟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국회의원이 후원금 모금을 위해 다방면에 뛰어다닌다고 해도 원하는 만큼의 돈을 모을 것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

실제로 A의원실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가까운 지인 50여명에게 후원금을 걷어 나름대로 큰 액수의 돈이 모금됐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막상 돈 봉투를 열어보니 “50여명이 1인당 1만원씩을 내 총 50만원밖에 걷지 못했다”고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 까닭에 후원금을 걷는 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의 인맥, 신뢰도가 고스란히 드러날 수밖에 없다. 심지어 보좌관들 사이에서는 두 가지 유형의 의원들을 구분하고 있다는 말이 나돌고 있을 정도다. 자신의 주머니 돈에 전전긍긍하는 ‘자린고비형’과 스스로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는 ‘자기 투자형’로 구분되고 있는 것.

그렇다면 보좌관들이 두 가지 유형으로 국회의원을 구분 짓는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 후원금을 모금하더라도 보좌관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가의 여부다.

이 때문에 ‘자린고비형’으로 불리고 있는 의원실에는 ‘국회의원-보좌관’간에도 쩐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한 방에서 후원금을 가지고 눈치 경쟁을 하고 있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실제로 ‘자린고비형’으로 불리는 A의원실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A의원의 경우 후원금이 마련되지 않아 보좌관들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후원금 좀 모아 보라’는 식으로 말을 꺼내기도 한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정작 다른 곳에 있다. A의원은 정작 자신의 돈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A의원 보좌관·비서관들은 매달 월급에서 10만원 정도의 후원금을 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게다가 A의원의 홈페이지를 만들기 위해 후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A의원의 사비가 아닌 A의원들의 보좌관들이 후원금을 걷어 홈페이지를 만들어주거나 후원금을 걷기 위해 A의원실 전체가 뛰어다니기도 한다는 게 A의원실 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에 반해 ‘자기 투자형’ 의원들은 보좌관들이 선호하는 의원이다. ‘쩐의 전쟁’이 시작됐다고 하더라도 보좌관들에게는 절대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자기 투자형’ 의원들은 개인 돈을 정치자금 계좌로 돈을 넣는 경우도 있다. 즉 자신의 이름으로 자신의 후원금 계좌에 돈을 입금한다는 얘기인 셈이다.

A의원실 불안한 동거 중
“보좌관이 위험하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후원금을 명확하게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보좌관들에게도 전혀 후원금에 대한 부담감을 주지 않는다”며 “자신을 위한 일일뿐더러 보좌관에게 믿음을 주는 행동이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이처럼 정치권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쩐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여·여간의 쩐의 전쟁은 당연한 일일 수 있지만, 의원-보좌관의 ‘쩐의 전쟁’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이 때문에 국정 감사를 위한 후원금 모금을 놓고 여야를 넘나들면서 자기 식구에게까지 닥달하는 더욱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더욱이 국정 감사가 끝난 이후에도 ‘쩐의 전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정치권은 국정감사 이후에도 ‘쩐의 전쟁’으로 한 동안 몸살을 앓을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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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