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요계도 대형기획사의 가수와 ‘라디오 스타’ 스타일의 1인 매니지먼트형 가수들로 양분화되고 있다.
슈퍼주니어, 원더걸스, 빅뱅, SG워너비 등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빅3와 함께 대기업 계열의 엠넷미디어 등의 가수 또는 이승철 서태지 박효신 신승훈 등 1인 매니지먼트형 가수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현상은 몇 년째 계속되고 있는 가요계 불황과 맞물려 있다. 여기에 다른 산업에 비해 리스크 관리가 힘겨운 점도 가요계의 양분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가요계의 한 관계자는 “영화나 드라마는 일단 뜨면 속편이나 시리즈 등으로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지만 가수는 웬만큼 뜨지 않고서는 2집에서의 성공을 보장받을 수 없다”면서 “그만큼 변화와 감각이 중요시되는 곳이며 생존이 치열한 곳이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영세한 업체들은 수억원이 소요되는 신인 발굴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신인발굴에 어려움을 겪기는 대형기획사도 마찬가지다. 신인발굴에 들어가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JYP의 경우 해외진출을 목표로 키우는 대형신인은 현재 미국에서 트레이닝을 받고 있는데 연평균 수억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2년 정도만 트레이닝을 시킨다고 가정하더라도 5억원을 훌쩍 넘는다.
굳이 해외사례를 꼽지 않더라도 국내에서 신인을 발굴하기란 쉽지 않다. 연습생 1백명을 거느린 대형 기획사의 경우, 5천원 하는 점심 식대로만 연평균 1억2천만원이 들어간다. 여기에 레슨비 등이 첨가되면 그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재능 있는 신인들의 급감과 함께 1인 매니지먼트형 가수의 붐을 만드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하지만 가요계의 1인 매니지먼트사들은 상대적으로 1인 배우 매니지먼트사에 비해 규모면에서 다소 뒤진다. 배용준, 장동건 등 배우들은 앞다퉈 코스닥 시장에 진출했지만 가수쪽에서는 가수 못지 않게 영화, 드라마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비를 제외하고는 거의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대형기획사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신인들에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연유로 최근 1인 매니지먼트형 가수들은 각종 오락프로그램에 나가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는 수고까지 감수하지만 현실의 벽을 넘기란 쉽지 않다.
이런 현상은 멀티테이너형 대형기획사의 아이들 가수를 제외한 신인가수들의 부재가 계속되면서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중소기획사의 한 관계자는 “가요계에 다양한 장르의 신인가수들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은 가요계의 불황, 대형기획사의 득세 등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시청률만을 보는 방송사에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