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선릉 알몸녀’ 진실은?

정신병자? 사랑싸움? 소문만 무성

[일요시사 경제1팀] 한종해 기자 = 9월 말 SNS에서 '선릉역 알몸녀' 사건이 화제가 됐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젊은 여성이 인도를 걷는 동영상이 급속히 유포된 것. 남자친구가 옷가지를 들고 가버렸다는 둥, 여성이 음란사이트 회원이라는 둥, 훈방됐다는 둥 스토리가 이어졌지만 이는 누군가에 의해 꾸며진 소설로 밝혀졌다. SNS 타락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5일 트위터와 카카오톡, 증권가 메신저 등에서 이른바 '선릉역 알몸녀' 동영상이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젊은 여성이 인도를 걷는 장면을 누군가 자동차 안에서 촬영한 것.

서울 강남경찰서 등에 따르면 최초 유포자는 "25일 오후 3시께 선릉역 공영주차장에서 결별을 요구하는 남자친구와 싸우던 여성이 분을 못 이겨 입고 있던 옷을 벗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에 화가 난 남자친구가 벗어놓은 옷가지를 들고 가버리는 바람에 이 여성이 알몸 상태로 거리를 활보하게 됐다는 이야기였다. 

확대·재생산

이후 이 글과 동영상은 인터넷을 통해 고속으로 퍼지면서 확대ㆍ재생산됐다. 한 누리꾼은 트위터를 통해 "선릉역 공영주차장, 남친과 함께 가던 중 남친이 헤어짐 요구. 여친 화나서 싸우다가 옷벗겠다고 함. 결국 해봐라했는데 진짜 벗음. 말리던 남친, 계속 찡찡대니 오히려 더 화남. 옷가지, 가방, 구두, 죄다 차에 싣고떠나버림. 여자 멘붕. 선릉역 알몸녀 실체가 이거라네"라는 글을 게재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트위터에 "선릉역 알몸녀 사건이 남녀 간의 싸움 끝에 발생한 것이라는군요. 여자: 이럴거면 헤어져! 남자: 좋아! 헤어져! 내가 사준 거 다 돌려줘. 여자: 끝까지 치사하네. 더러워서 다 준다! 그래서 결국 여자는 알몸이 되었다. #셜록시즌3에는 내가 출연해 볼까나"라는 글을 남겼다.

해당 여성이 음란사이트 회원이라거나, 남자친구와 함께 경찰에 입건됐다가 훈방됐다는 '후일담'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모두 '소설'로 드러났다. 동영상이 유튜브 등 해외 사이트에 처음 올라간 것은 지난달 21일 무렵으로 확인됐다. 여성이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얘기도 근거가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관심을 끌려고 누군가가 기존에 돌아다니는 영상에 이야기를 덧입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지난 2011년 강남에서 알몸으로 산책하는 여성의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됐던 일이 재차 조명받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당시 사건과 이번 '선릉역 알몸녀' 영상 속 여성이 흡사하다는 의문을 제기했지만 동일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나체여성 사진 SNS 통해 확산
활보 이유 두고 각종 설 돌아

경찰은 해당 여성이나 가족으로부터 신고가 접수되는 대로 유포자들을 찾아 처벌할 방침이다.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자 인터넷상에서는 SNS의 폐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SNS에서 자극적인 내용이 세간의 관심을 받는다는 점을 악용하는 관심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관심종자는 관심을 얻고자 하여 눈에 띄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비하하여 조롱하는 말이다.

아이디 smk0****은 '선릉역 알몸녀' 소식을 전하는 뉴스 댓글을 통해 "언젠가부터 사회가 책임감을 가져야 할 사람한테는 아무 말도 못하고 영향력이 미비한 사람은 조금의 잘못을 해도 가루가 되도록 까는구나. 선릉역 나체녀, 분명 잘못했지만 어차피 경범죄다. 동영상 찍어 올린 사람이 더 큰 죄일 듯"이라고 주장했다.


아이디 love****은 "남자친구랑 싸워서 옷 벗고 나가니까 화가 나서 옷, 가방 차에 실은 채로 내뺐다는 것도 믿기 힘든데 후일담도 올라왔다고?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했던 SNS 온갖 루머들. 세월호 사태 이후로 신뢰를 잃음. 루머 만드는 애들은 대체 무슨 일하고 사는 애들일까? 중딩들일까?"라고 말했다.

아이디 zoun****은 "제발 페이스북 좀 우리나라에서 없애줬으면 좋겠다. 페북과 트위터가 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 멀쩡한 사람도 계속 정신병자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아. 페북 좀 없애주세요. 못살겠어요. 제발"이라고 토로했다.

아이디 daft****는 "세상이 미친 것 같다. 어떻게 남이 싸우거나 난리치면 말리지는 못할망정 휴대폰부터 꺼내서 사진이나 동영상 찍어서 SNS에 올릴 생각부터 할까? 한국은 넷 문화부터가 처음부터 잘못 형성됐음"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아이디 tabw****도 "어떤 사람이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폈다고 치자. 그걸 그 사람 망신을 주기 위해 사진을 찍어서 인터넷에 올렸을 경우에 그 사진 올린 놈을 아주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 그런 제보는 시군구청에 하는 거지 인터넷에 망신주면서 하는 게 아님. 한국 사람들이 아직도 이런 점에 대해 심각성을 모르고 인지가 왜곡되어 있음. 남의 실수나 잘못을 사진 찍어서 인터넷 고발이라는 이유로 올리는 게 당연한 줄 착각함. 무관용 처벌로 그 행위 자체가 범죄라는 걸 인지시켜야 함"이라고 주장했다.

"세상이 미쳤다"

아이디 동탁**은 페이스북에 숨겨진 이야기가 있을 수도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이 누리꾼은 "저게 좀 이상했던 게. 정상적인 사람이면 남친이 헤어지자고 한다고 옷 벗고 나체로 돌아다니는 여자는 없거든? 그리고 거기다 그 상태에서도 다른 사람 시선을 아예 의식 안하고 휴대폰 만지고 있더라. 그러니까 형이 봤을 때는, 정신병이 있는 사람이라니까? 야 이거 신고 없어도 경찰조사 한번 해봐. 안 그럼, 혹시나, 소라넷 같은 변태들이 이벤트로 했을 가능성도 있음. 소라넷 애들은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애들임. 자기 여친 윤간하라고 이벤트하는 XX들도 있으니"라고 전했다.

 

<han1028@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