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원순, 서울시립대 낙하산 인사 논란

피 같은 학생 등록금으로 측근 챙겼나?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립대에 전방위 낙하산 인사를 실시한 정황을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포착했다. 박 시장의 일부 측근들은 서울시립대에 초빙교수로 임용된 뒤 제대로 출근도 하지 않으면서 월 급여 500여만원을 꼬박꼬박 받아 챙겼다. 학생들이 낸 피 같은 등록금으로 박 시장의 측근들을 챙겨왔던 서울시립대의 실태를 파헤쳐봤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들이 최근 서울시립대(총장 이건·이하 시립대)의 초빙교수로 잇달아 임명됐다. 현재 시립대 초빙교수 15명 중 무려 8명이 서울시 출신이다. 이에 대해 시립대 측은 서울시가 이들의 임용을 요구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정작 서울시 측은 지난 2일 언론을 통해 권오중 서울시 전 정무수석비서관과 기동민 전 정무부시장을 시립대 초빙교수로 추천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들이 박 시장의 시정을 2년 7개월간 함께 책임졌던 인물들로 관련 연구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도까지 신설

서울시장이 시립대 내부인사에 관여할 권한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서울시장이 시립대 총장을 임명하기 때문에 총장은 서울시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게다가 시립대는 서울시의 재정지원으로 운영된다.

나머지 6명의 서울시 출신 인사들 역시 서울시의 추천에 의해 임용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시립대 초빙교수로 임용되어 있는 서울시 출신 인사들은 권 전 정무수석비서관과 기 전 정무부시장을 비롯해, 김형주(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김상범(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 김병하(전 서울시 행정2부시장), 최동윤(전 서울시 경제진흥실장) 씨 등으로 모두 박 시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특히 이들 중 7명은 강의를 따로 하지 않는 연구목적 초빙교수로 임용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목적 초빙교수제도는 지난해 처음 신설됐다. 강의를 하지 않고 연구만을 전담하는 초빙교수를 임용한 것은 시립대가 지난 1918년 개교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이전까지는 초빙교수들이 강의와 연구를 병행해왔다. 현재 시립대에는 연구목적 초빙교수가 모두 8명 있는데 이 중 7명이 서울시 출신 인사들이다.

연구목적 초빙교수제도가 신설된 이후 가장 먼저 임용된 인물은 김형주 전 정무부시장이다. 김 전 부시장은 지난 17대 통합민주당 국회의원을 지낸 인물로 박 시장이 지난 2011년 재보궐선거를 통해 서울시장에 당선된 직후부터 정무부시장 직을 맡아 박 시장을 보좌해왔다. 김 전 부시장은 지난 8월21일 뇌물수수 혐의로 법정 구속됐다.

시립대 측은 김 전 부시장이 구속됐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규정이 없어 앞으로도 한동안 급여를 정상적으로 지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시립대에 임용된 초빙교수들은 경력과 능력에 따라 월 급여로 400~600만원 정도를 지급받고 있다.

지난 7월1일 임용된 기 전 정무부시장의 경우에는 좀 더 염치가 없었다. 그는 시립대 초빙교수로 임용된 바로 다음날인 7월2일 광주 광산을에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7·30재보선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기 전 부시장은 선거 중반부터는 출마지역을 서울 동작을로 옮겨 선거운동을 계속했다. 한 달가량 공백이 있을 수밖에 없어 휴직계를 내는 것이 당연했지만 기 전 부시장은 선거운동 기간에도 휴직계를 내지 않고 급여를 정상적으로 타갔다.

출근 안 해도 월 급여 500만원 꼬박꼬박
뇌물수수로 구속된 사람에게도 급여 지급

이에 대해서도 시립대 측은 연구목적 초빙교수제도가 지난해 갑작스럽게 신설되면서 관련 규정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재의 시스템대로라면 초빙교수가 단 하루도 출근을 안 한다고 해도 급여는 정상적으로 지급된다는 설명이다.

초빙교수가 출근을 하는지 안 하는지, 연구는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관리감독할 시스템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은 것이었다. 실제로 기 전 부시장은 지난 7월1일 초빙교수로 임용돼 벌써 임용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지금까지도 연구과제 조차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목적 초빙교수라면 연구과제를 먼저 정한 후 이에 맞는 전문성을 가진 인물을 임용하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지만, 시립대에서는 특정인물을 먼저 임용한 후 뒤늦게 그 인물이 연구할 수 있는 과제를 부랴부랴 선정하고 있었다.

 

기 전 부시장뿐만 아니라 최근 임명된 연구목적 초빙교수들 중 상당수가 아직까지 연구과제가 정해져 있지 않았다. 시립대 측은 특히 지난 2013년 2월에 임용돼 1년 넘게 연구를 진행해온 김형주 전 부시장에 대해서도 “김 전 부시장은 연구과제는 정해져 있지만 연구과제가 무엇인지는 밝힐 수 없다”는 다소 황당한 답변을 해왔다.

대학의 지원을 받아 공식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연구과제를 밝힐 수 없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었다. 또 뇌물수수 혐의로 조사를 받느라 바빴을 김 전 부시장이 얼마나 내실 있게 연구를 진행했을지도 의문이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기존의 낙하산은 이미 있던 자리에 꽂아주는 것이었는데, 이번 사례는 아예 없던 자리를 새로 만들어 꽂아주는 신종 낙하산”이라고 지적했다.

시립대 사무실에서 직접 만난 기 전 부시장은 “현재 연구과제를 선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초빙교수로 임용되고 곧바로 선거에 출마한 것에 대해서는 “그런 것도 다 감안해서 현재 연구를 하고 있다”고 짧게 말했다. 

신종 낙하산?

일부 학부모가 자녀의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자살하고, 학업에 전념해야 할 대학생 상당수가 비싼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내몰리는 현실에서 박 시장이 피 같은 시립대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측근들은 챙긴 것이 사실이라면 따가운 비판을 피할 수가 없다.

따라서 <일요시사>는 이에 대한 박 시장 측의 충분한 해명을 듣고자 했지만 서울시 대변인실 관계자는 “이 내용에 대해서는 시립대 측이나 개별부서와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렇게 되면 박 시장 측이 제대로 반론권을 행사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지만 대변인실 관계자는 “그 부분은 기자님이 걱정하실 사항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지난해 시립대에 연구목적 초빙교수제도가 처음 신설되고 그 자리에 박 시장의 측근들이 대거 임용된 것은 과연 우연일 뿐일까? 박원순 시장의 시립대 전방위 낙하산 인사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져만 가고 있다.

 

<mi737@ilyosisa.co.kr>

 

<알려왔습니다>

다음은 '박원순, 서울시립대 낙하산 인사 논란' 기사에 대한 서울시의 해명입니다.

① 박원순 시장의 일부 측근들이 시립대 초빙교수로 임용된 뒤 제대로 출근도 하지 않으면서 급여만 받아 학생들이 낸 피 같은 등록금만 축냄.

-서울시립대학교의 초빙교수 급여는 서울시 일반회계 통합인건비 예산에 편성되어 있어 학교 예산인 학생 등록금과는 무관함.
-교수라는 업무 특성 상 일정한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며, 최근 임용된 연구 초빙교수들은 학교에 출근 후 연구를 진행 중이거나 연구 준비를 하고 있음.

② 시립대 초빙교수 15명 중 박원순 시장의 측근들인 서울시 출신이 8명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연구 목적 초빙교수제도를 신설하여 임용함.

-서울시립대학교의 초빙교수는 강의 초빙교수와 연구 초빙교수로 구분되는데, 연구 초빙교수는 학교 예산(서울시 예산)으로 운영하는 연구 초빙교수와 외부재원으로 운영하는 연구 초빙교수가 있음.
-연구 목적의 초빙교수는 서울시립대학교 초빙교수가 1996년 신설될 때 부터 존재하였던 제도로 서울시 출신 이외에도 이전에 총 3명의 초빙교수가 임용된 사례가 있어 서울시 출신를 연구 목적 초빙교수로 임용하기 위해 작년에 처음 신설하였고 개교이래 처음 임용하였다는 보도내용은 사실과 다름.

③ 초빙교수로 임용된 김형주 전 정무부시장은 법정 구속 되었음에도 관련규정이 없어 한동안 급여를 정상적으로 지급

-초빙교수는 공무원 신분인 전임교원과는 달리 비전임교원 신분으로「시립대 비전임교원 임용규정」에 의거 계약서 체결로 채용관계를 유지하고 있음.
-관련 규정 및 계약서를 중심으로 법률전문가로 부터 법률 자문을 받은 결과 1심 판결만으로 결정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자문을 받았으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으므로 추후 진행 경과를 지켜보고 처리 할 계획임.

④ 초빙교수가 연구는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관리감독할 시스템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음.

-연구 초빙교수 제도는 초빙교수가 신설될 때 부터 있었으나 임용된 사례가 적어 관련 규정의 미비점을 보완할 필요성이 있어 이에 대한 관련 규정 개정 작업을 진행 중에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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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등장하자 보수의 심장인 대구가 좌우로 흔들리고 있다. 광폭 행보에 나선 김 전 총리를 바라보는 대구 시민들도 양가감정이 교차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1995년 민선 시장 선출 이래 대구에서 단 한 번도 시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대구 민심이 심상치 않은 만큼 최초의 진보 대구시장이 탄생할지 이목이 쏠린다. 대구는 보수 정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광역자치단체이다. 지난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대구에서 23.22%(37만9130표)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반면 국민의힘 대선주자였던 김문수 후보는 67.62%(110만3913표)를 기록했다. 이처럼 대구는 윤석열정부 퇴진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조차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약세를 보이는 지역이었다. 적절한 타이밍 그런 대구에서 최근 국민의힘이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이 지리멸렬하는 사이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민주당이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우위를 선점했다. 지난달 30일 김부겸 후보는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발전, 그것이 저의 마지막 소명”이라며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김 후보는 대구에 당선된 경험이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는 2012년과 2014년 각각 제19대 총선·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대구광역시장)에서 낙선했으나 2016년 제20대 총선을 통해 대구광역시 수성구 갑에서 당선됐다. 이후 제21대 총선에서 또다시 낙선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당시 김 후보는 캠프 해단식에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바뀐 게 없는 것 같다. 면목이 없다”면서도 “포기하지 않겠다. 새로운 날들을 향해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던 바 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김 후보가 다시 대구 전면에 등장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대구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굳이 이런저런 수치를 열거하지 않겠다. 대구의 정치, 한 당이 독식하는 구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정치인이 일을 안 한다. 일 안 해도 서울에서 공천만 받으면 또 된다. 대구 시민을 표 찍어주는 기계로 취급한다”며 “요즈음 시장 공천 과정을 보면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냐는 생각이 든다.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제대로 된 보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지금 대구에 필요한 사람, 김부겸이다. 나를 잘 써달라. 김부겸과 함께 대구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날 김 후보는 자신의 개인 전화번호도 공개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김부겸으로서 시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겠다”며 “경기도 군포 초선 시절부터 해왔던 대로 제 전화번호를 공개하겠다. 대구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언제든 전화해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을 버려야 진짜 건강한 보수가 살아난다”며 “이번 선거는 대구가 다시 숨 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 발전이 제 마지막 소명이다.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사정없이 흔들리는 ‘보수 심장’ ‘민주당’ 없는 민주당 동진 전략 지난 3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중앙당의 만장일치로 김 후보를 대구광역시장 후보자에 선정했다. 이를 시작으로 김 후보는 광폭 행보를 보였는데, 특히 김 후보는 ‘민주당’이라는 여당 프리미엄을 전면에 세우는 대신 “김부겸을 도구로 써달라”는 실용주의를 내세웠다. 김 후보는 대구·경북(TK)의 상징인 박근혜·박정희 마케팅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 있고 대구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꼈다면 과오 논쟁을 넘어 대구의 미래를 향한 논쟁으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포용의 정치를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가능성을 열어둔 데 이어 ‘박정희컨벤션센터’ 공약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KBS에서 김 후보의 박 전 대통령 예방에 대해 “대구 현실에 대한 판단으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근인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회동의 전제 조건으로 ‘박 전 대통령의 실질적인 명예회복 방안’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당 차원의 명예회복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의 선거 전략을 조명했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출마 선언문을 보면 김 후보는 민주당을 강조하는 대신 대구의 발전 방향만 이야기했다”며 “김 후보가 민주당 출신인 것을 모르는 대구 시민은 없다. 그럼에도 ‘내란’ ‘계엄’ 등 예민한 단어를 빼버림으로써 시민들은 김부겸이란 인물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김 후보는 국민의힘을 비판한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이 대구시장을 해 왔는데 대구가 뭐가 바뀌었냐, 그건 국민의힘이 무능해서’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준다. 절대 왼쪽으로 치우쳐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 평론가는 “(현재 보수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분위기가 안 좋다. 그때는 TK를 제외하고 몽땅 내줬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처절하게 패배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명확하게 ‘절윤’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워낙 김 후보가 전략을 잘 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빼고 ‘경제’ 넣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참전했다. 홍 전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 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며 김 후보를 추켜세웠다. 그는 “부산은 스윙 보터 지역이라 민주당이 가덕신공항도 해주고 해수부도 이전해 주지만,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를 하니까 민주당 정권이 도와주지도 않고 버린 자식 취급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후임 대구시장이 능력 있고, 중앙정부와 타협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김부겸 전 총리를 언급한 것”이라며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했다고 봐주시면 한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의 지지율이 연일 상승하면서 안정궤도에 돌입했다는 평이 나온다. 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대구 시민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차기 대구시장 적합도 49.5%를 기록해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15.9%)을 큰 격차로 앞섰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 간의 1대1 가상 대결에서도 추 의원과 맞붙을 경우 52.3% 대 36.6%로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김 후보는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하 방통위원장)과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컷오프되자 반발 차원에서 대구 시민이 역결집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 같은 현상은 단순 역결집이 아니라 실제 보수 민심에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민주당도 김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8일 대구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열고 김 후보를 ‘제2의 노무현’ ‘제2의 이재명’이라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노무현이 종로 꽃길을 마다하고 부산 가시밭길에 도전했듯이 김부겸도 군포 꽃길을 마다하고 대구 가시밭길에 내려왔다”며 “김부겸도 이재명도 대구·경북 사람이고 민주당에서 비주류였다”고 말했다. 이날 정 대표는 당정 차원에서 지역 숙원사업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지난 대구 타운홀미팅에서 TK 신공항 건설, 취수원 문제 등 대구 숙원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며 “그 의지는 앞으로 예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팍팍 깎이는 현지 민심 TK 통합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는 바람에 통합이 멈춰 섰다”며 “김 전 총리와 힘을 합쳐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화답하듯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대구에 중요한 약속을 했고, 정 대표도 ‘무엇이든지 다해드림센터장’이 되겠다고 했다. 이 보증수표를 믿고 대구를 메딕시티, AI·로봇 수도, 미래 모빌리티 산업 선도 도시로 만들어 그 약속을 시민의 삶과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전략은 ‘민주당’을 빼고 대신 ‘대구 발전’ ‘민생’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9일 김 후보는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취재진들과 만나 1호 공약을 소개하는 등 민생·경제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1호 공약으로 대구의 지역 경제 발전을 꼽으며 “지역의 주요 기관과 단체, 어른들께 조속히 인사를 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대구 곳곳을 마주하며 지역의 어려움과 스스로의 부족함을 동시에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최대 현안인 인구 유출 문제를 언급하며 “젊은이들이 떠나는 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굳어져서는 안 되는데 이를 막지 못하는 현실에 시민들이 아픔을 느끼고 있다”며 “그만큼 책임감이 무겁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 일자리 해결과 경제 도약에 집중할 것”이라며 “대구의 절실한 요구를 예산과 법률로 뒷받침하겠다는 것이 핵심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안방마저 내줄 상황에 몰렸다. 김 후보가 우후죽순 치고 나가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당내 교통 정리에서조차 애를 먹으면서 표가 갈릴 위험에 처한 것이다. 하루가 멀다고 싸움이 일어나는 만큼 여의도에서는 ‘김 후보의 러닝메이트가 장동혁 대표’라는 웃지 못할 농담도 나온다. 국민의힘을 향한 대구의 실망감은 숫자로도 나타났다. 지난 9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은 54%,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30%로 집계됐다. 특히 TK에서 여당 44%·야당 34%로 집계되면서 국민의힘에서도 위기감을 감지한 모양새다. 잘나가는 김 멍 때리는 장 대구 달서병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은 “대구 여론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라며 “모두 기득권을 버리겠다는 각오를 하지 않는다면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이 대구시장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의원은 MBC 라디오를 통해 최근 대구 민심에 대해 “그동안 국민의힘에 대한 불만으로 ‘이번에는 갈아보자’고 했지만 대안이 없어 ‘미워도 다시 한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저도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민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 반이재명 정서가 강했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많이 달라졌다. ‘윤석열보다는 이재명이 잘한다’, 심지어 ‘얄밉게 잘한다’는 사람도 있다”며 여기에 “김부겸이란 대안도 있어 대구 민심이 그 대안으로 옮겨가기 직전”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상황인데도 당은 ‘무난히 여섯 명(예비 후보) 중 한 명을 뽑으면 된다고 하고 있다”며 “자칫 잘못하면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으로 ‘김부겸을 통해 이익이라도 챙기자’라고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주호영, 이진숙을 다독거려서 될 문제가 아니다. 6명 중에서 뽑힌 후보가 김부겸을 이기기 힘들 만큼 대구 민심은 훨씬 더 나쁘다”며 “상황이 이렇기에 보수 기득권에 안주하는, 보수 결집으로 이기겠다라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은 무소속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혔으며, 가처분이 기각된 주호영 의원은 “항고심을 지켜본 뒤 거취를 판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주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장애물은 장동혁 대표 체제 그 자체”라며 국민의힘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하기까지 했다. 앞서 주 의원은 지난달 26일 법원에 컷오프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고 법원은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이후 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를 향해 “민심을 붙잡을 대책도, 보수를 다시 세울 노선도, 국민 앞에 사과하고 변화를 약속하는 모습도 없다”며 “대신 곳곳에서 공천 작당만 벌였다는 비판만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대구 현장에서도 장 대표가 싫어 국민의힘을 못 찍겠다는 말이 적지 않다. 장 대표가 먼저 결단해야 한다”며 “비상대책위원회든 선거대책위원회든 새로운 책임 체제를 즉각 구성하라”라고 장 대표의 후퇴를 촉구했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의 변수는 시민들의 막판 결집력이다. “당장 내일 선거가 치러지면 김부겸을 찍겠다”는 이들조차 투표소에 들어가면 “그래도 보수를 찍어야지”라는 마음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그렇게 삼진 아웃? 다만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런 ’습관성 투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관계자는 “‘보수가 큰일 났다’ ‘대구가 위험하다’라는 위기의식이 있어야 이들이 똘똘 뭉쳐 결집하고 표가 된다”며 “지금은 장 대표가 위기 그 자체다. 그래서 ‘이번에는 김부겸 한번 믿어보자’는 기대감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 보수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어 가면서 보수 지역 민심도 그에 맞춰가는 것”이라며 “김 후보가 크게 실수하지 않는 이상 ‘이대로라면 대구가 민주당에 뺏긴다’라는 위기감보다 ‘그래도 보수를 먼저 살려야지’라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