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힘들수록 사랑받는 브랜드 ‘퓨전주점’

지난해부터 창업자들로부터 퓨전 주점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는 전 세계적인 경기 불황으로 인해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의 심리를 잡기 위해 매우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메뉴와 주류 구비는 물론 차별화된 인테리어를 내세운 퓨전주점들의 유혹에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현재 국내의 퓨전주점 브랜드가 100여 개 이상에 이를 정도로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처럼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존 퓨전 요리 주점들도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메뉴를 구비해 판매하던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 매장 분위기와 아이템 콘셉트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또한 메뉴와 인테리어를 과감하게 변화시키고 매장의 크기를 대형화하는 등 브랜드 질을 높이는 전략을 내세워 고객들의 소비 트렌드 변화를 잡기 위한 일종의 생존 전략에 나서고 있는 것도 특색으로 꼽히고 있다.

폭넓은 고객층 확보용이

무엇보다 퓨전주점은 각종 주류에 어울리는 저렴하고 다양한 안주 메뉴를 구비해 고객층이 폭넓다는 장점도 있다. 이는 다양한 개성과 입맛을 가진 소비자를 잡을 수 있고 요리와 전통술을 함께 즐길 수도 있는 장점도 갖고 있다.

또한 주5일제 근무가 정착되면서 오피스가뿐만 아니라 주택가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은 편이다. 가족들의 주말 외식 장소로 식사와 술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퓨전 요리 주점은 인기가 있는 만큼 경쟁력도 치열하다. 이는 주요 상권마다 일본의 선술집, 세계 요리 주점, 막걸리 전문점 등이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퓨전 요리 주점들 대부분은 메뉴 차별화와 가격적인 면에서 비슷하다.

하지만 각 브랜드에 맞는 차별적인 인테리어만큼은 매장을 찾는 손님들에게 색다를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어 퓨전주점의 인기를 한층 높여주고 있다. 이처럼 경기 흐름과 상관없이 트렌드에 맞춰 발 빠르게 변화하는 퓨전주점의 인기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예전부터 웰빙술과 퓨전 주점의 인기는 꾸준한 편이다. 그 중심에는 오래전부터 다양한 층으로부터 사랑을 받아온 ‘투다리’가 있다. 투다리는 웰빙 문화와 가치 소비라는 사회적 트렌드에 맞춰 불황에 강한 메뉴를 중심으로 구성하고 있으며 계절을 타지 않는 인테리어로 질리지 않는 실내 공간을 표방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주류를 파는 주점들이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이와 유사한 퓨전 프랜차이즈 주점이 속속 등장하면서 퓨전주점 창업을 고려하는 예비 창업자들도 대폭 늘었다.

또한 와라와라 역시 퓨전주점의 대표적 브랜드로 입소문을 타며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대표 프랜차이즈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와라와라의 경우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안주와 함께 세계맥주 등 다양한 주류를 구비해 다양한 층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대표퓨전주점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또한 ‘저비용 고효율’을 슬로건으로 내건 퓨전주점으로는 ‘짚동가리쌩주’를 들 수 있다. 짚동가리쌩주는 전통주를 표방한 퓨전주점으로 막걸리 열풍에 더욱 힘을 받고 있는 브랜드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충남 아산지역의 특산물인 짚동가리쌩주의 이름를 그대로 브랜드화 함에 따라 토속적인 전통성을 그대로 살려 30~50대에 이르는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는 브랜드다.

이와는 또 다른 차별화된 전략으로 다양한 꼬치 요리를 주 메뉴로 앞세워 다른 퓨전 선술집과의 차별화를 선언하며 꾸준히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주점 ‘꼬챙이’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일본식 퓨전 주점 꾸준한 인기

꼬치구이 특유의 기름기를 뺀 담백한 맛에 차별화된 10여 종의 자체 개발 특제 소스가 그 특별함을 더한 ‘꼬챙이’의 인기 비결은 무엇보다 30여 가지의 다양한 꼬치 요리를 직접 테이블에서 구워 먹을 수 있어 맛과 재미를 동시에 안겨준다는 점에 있다.
무엇보다 술 한잔 기울이고 싶은 직장인들과 젊은이들의 발길을 잡아끄는 ‘퓨전 선술집’의 매력에 더해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 것. 무엇보다 로스터를 테이블에 직접 설치하는 반짝 아이디어와 선술집 요리 중에서도 꼬치 요리를 결합한 것이 적중한 것이다.

‘꼬챙이’의 가장 큰 특징인 주문한 꼬치 요리를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는 테이블형 그릴은 오랜 연구ㆍ개발 끝에 제작된 것으로 직접 요리를 구워도 연기가 나지 않고 꼬치 요리뿐만 아니라 탕이나 볶음 요리 등도 따뜻하게 데워 먹을 수 있다.

또한 꼬치의 종류도 치킨류를 비롯해 해물류, 삼겹살류, 과일 등 그 종류가 30여 가지에 달해 고객들이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고 그만큼 다채로운 맛을 선사한다. 이 밖에 해물짬뽕탕, 해물탕, 추억의 도시락, 알밥 등 50여 가지와 메뉴와 전통주 등 다양한 주류도 갖추고 있다.

차별화ㆍ경쟁력은 곧 수익


퓨전주점은 과당경쟁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포화 상태다. 따라서 따라 하기식 영업에 중점을 두지 말고 창업자 자신 스스로가 향후에 벌어질 경쟁 속에서 이길 수 있는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 경쟁력은 곧 수익이며,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나만의 전략을 계획하고 실천함과 동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면서 남과 다른 차별적인 요소를 접목해야만 생존과 번영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메뉴 선정 및 가격 결정은 소비자 행동에 근거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메뉴를 결정할 때 주의 깊게 살펴볼 사항으로는 시장 환경에 따라 고객과 경쟁 동향을 파악해 고객에게 판매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메뉴인지 파악하고 창업자 자신이 소화할만한 내용인지 분석해 이를 토대로 향후 나아갈 방향성도 함께 심도 깊게 따져 보아야 한다.

또한 기존 메뉴, 변동 메뉴, 정책 메뉴 단계로 세분화해 경쟁 점포와의 차별성에 주력해야 한다. 수익이 없는 저가 전략은 금물이며 생산성 증대에 힘써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생산성 증대는 매출액 대비 인건비 최소화이며 다른 하나는 저장과 원가 관리 등 코스트 관리를 통한 이익 실현 외식 경영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둘째, 모든 아이템이 그러하듯 입지 선정만큼은 많은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조급함을 버리고 신중하게 선정해야 한다. 퓨전 요리 주점은 고객의 연령, 성별, 소비수준 여부에 따라 수익성이 현저하게 극과 극을 달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보통의 예비 창업자들은 유동 인구의 흐름을 중요시 여기는데 그렇다고 해서 유동 인구에 너무 의존해서는 곤란하다. 물론 유동 인구의 중요성을 따지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유동 인구의 흐름만 믿고 창업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유동 인구의 흐름보다 본인이 하고자 하는 유사한 아이템들의 접객 수를 체크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가시성과 접근성 등을 우선적으로 조사해야 한다.

셋째, 고객의 구매 심리를 자극하고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접객력 중 제1순위가 바로 인테리어다. 하지만 주요 소비층의 구매력의 키워드를 집중 분석하지 않고는 고객지향적 인테리어를 구성하기가 어렵다.

또한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한 인테리어 구성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 판매하는 아이템이 무엇인지 고객들이 파악하기 쉽게 색상 및 조명 등을 아이템에 맞게 설정 △ 무엇을 판매하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대표적 시각 접점 필수(소품 관리) △ 디자인과 편리성을 함께 구성 △ 고객이 매장을 방문했을 때 흥밋거리 제공 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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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 소재 H건설사 대표가 타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사양인 마이바흐가 구매한 지 3년 만에 엔진 고장으로 멈췄다. H사 대표 박모씨는 2022년 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를 상대로 수리비 및 대차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무상 수리해야 한다고 했던 1심 재판부는 급기야 ‘벤츠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9년식 ‘마이바흐 S560 4MATIC’은 2022년 9월13일 오전 11시, 박씨의 운전기사가 서울 용산 한강로를 주행하던 중 계기판에 엔진 경고등이 켜지면서 차체 진동과 함께 엔진이 멈췄다. 곧바로 차량을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에 입고했으나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침수차 의심 수리 나 몰라라 “엔진 연소실에 물이 들어가 부품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침수 차로 의심된다”며 무상 수리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에 박씨와 자동차 감정사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날은 폭우나 침수와 무관한 날씨였으며 정상 주행 도중 발생한 차량 고장이었기 때문이다. 원고인 H사는 “벤츠코리아가 제공하는 ‘통합서비스패키지(ISP)’ 보증에 따라 3년 또는 10만km 이내의 결함은 무상 수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2024년 7월23일)는 “침수나 연료 혼유 등 외부 요인으로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한성자동차는 ISP 약정에 따라 엔진 결함을 무상 수리해야 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벤츠의 수입사인 한성자동차에 대해 월 400만원의 대차료 배상을 명령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인 강대공씨를 지정해 정밀 감정을 실시했다. 강씨의 감정서에는 “침수 차량에서 보이는 오염 흔적이 없다. 냉각수(부동액) 누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엔진 내부 수분은 외부 요인이나 정비 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추가 사실조회 회신에서도 “혼유(연료 내 수분 혼입) 여부는 감정 범위를 벗어나며, 침수가 아닌 요인으로 인한 수분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서울중앙지법 제8-3민사부)에서 피고 측은 반격했다. 벤츠코리아의 법률대리인 김성진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 8월27일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ISP는 차량 ‘결함’이 발견된 경우에만 적용된다.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명백히 예외 사항이며 제조사 귀책이 없는 이상 무상 수리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성자동차 측(법무법인 세종)도 항소이유서에서 “ISP는 제조상의 하자에 국한된 품질보증 계약이다. 이번 사안은 ‘우발적 손상’으로 보증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부는 지난 9월26일,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박씨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2심 판결은 “외부 요인, 제조 결함이 아니”라며 1심을 전면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차량 제조사 귀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ISP는 ‘제조 결함’에 한정된 보증이다.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즉, 법원은 이 사건을 ‘차체·부품 결함’이 아닌 ‘사용 중 발생한 외부 요인’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주행 중 경고등 켜지고 진동 후 엔진 스톱 감정 결과 “누수 없음, 외부 수분 가능성” 결국 박씨는 3년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패소했다. 따라서, 한성자동차는 더 이상 수리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됐으며, H사의 항소도 기각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수분 유입의 원인’이 제조 결함이냐, 외부 요인이냐였다. 법원은 “차체·부품의 결함으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없었고, 외부 요인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제조물 책임(PL법)에 따른 보증 범위가 아닌 사용·관리상의 문제로 결론이 난 셈이다. 이번 판결은 ‘결함’의 해석 범위를 좁혀 정의한 사례다. 즉, ‘사용자 과실이 아닌 상황’이라도 차체·부품 자체의 결함이 입증되지 않으면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소비자 입증 책임만 더 무거워졌다”며 “ISP나 제조사 보증이 소비자 보호장치로 설계됐지만, 현실적으로 ‘결함 입증’의 벽이 너무 높다. 이번 판결은 소비자가 과실이 없더라도 제조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제조물 책임법과 민법상 품질보증의 경계선을 명확히 한 판례”로 평가하고 있다. 박씨의 마이바흐는 결국 엔진을 교체하지 못한 채 3년 동안 방치됐다. 이번 사건은 ‘명차’의 기술력보다 보증 체계의 경계선이 어디까지인지를 가늠케 한 사건이다. 소비자는 결함을 주장할 때 ‘입증의 문턱’을, 제조사는 ‘보증의 한계’를 확인했다. 독일 명차 대명사인 벤츠의 전기차는 해마다 폭발하는 배터리 화재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전기차뿐만 아닌 내연기관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급인 마이바흐조차 원인 모를 엔진 고장으로 멈췄지만, 고객과 3년간 법정 다툼을 이어간 회사로 남겨졌다. 1심선 인정 “무상 수리” 벤츠는 고객과 진행한 재판에선 승소했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제재 착수 대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기차에 저가 배터리를 쓰고도 고가 배터리를 쓴 것처럼 허위 광고한 혐의를 받는 벤츠코리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공정위의 최종 판단은 벤츠코리아와 벤츠 전기차 이용자 간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저가 배터리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가 시작된 전기차에도 쓰였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8월12일, 벤츠코리아를 표시광고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에 해당)를 회사 쪽에 발송했다. 벤츠코리아는 자사의 모든 전기차에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시에이티엘(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다며 허위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다. 제휴사 딜러를 상대로 소비자에게 이런 허위 사실을 설명하라고 교육하는 등 소비자를 부당하게 속여 유인한 혐의도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EQE 차주들은 벤츠 본사, 벤츠코리아, 공식 딜러사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8월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충전 중이던 벤츠 전기차 한 대에서 불이 나 인근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83대가 그을러 38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주민 23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화재로 아파트 14개 동 1581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5개동 480가구가 단전돼 승강기 운행이 중단되는 등 입주민 불편이 극심했다. 한때 주민 수백명이 피신하는 등 ‘도심 대형 전기차 화재’의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경찰은 장기간의 감식 끝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며 ‘원인 불명’ 결론을 내렸다. 수사 결과, 해당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제조한 셀을 벤츠가 직접 조립해 만든 배터리팩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벤츠 전기차 대부분(EQE, EQS 등)은 중국 CATL 또는 파라시스(Parasis)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2심에선 “책임 없다” EQA 등 극히 일부 모델에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가 사용된다. 이에 공정위는 화재 발생 이후 벤츠코리아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행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과 지난 1월에 각각 벤츠코리아 본사와 제휴 딜러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제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 추가 의견서를 받고, 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표시광고법 위반 시 관련 매출액 최대 2%, 공정거래법 위반 시 최대 4% 내에서 과징금이 산정, 제재 강도가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정위 제재 착수에도 벤츠의 콧대는 꺾이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심사보고서의 결론은 당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추후 심사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 판단을 존중하지만, 회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 진통이 예상된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형 화재를 낸 데 이어, 최근 수원시에서도 유사한 사고를 일으켜 배터리 안정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지난 10월5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1800세대 규모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서 있던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다. 이 불로 관리사무소 50대 직원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주민 수십여명이 명절 전날 오전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벤츠 전기차를 포함해 인근 차량 3대가 불에 탔고, 주차장 내부가 그을려 한동안 입주민 출입이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 차량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펌프차 등 장비 10여대와 소방관 5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연소 확대를 저지했고, 오전 8시43분경 초진에 성공했다. 이후 잔불 정리와 차량 냉각 작업을 거쳐 오전 10시16분에 완진시켰다. 소방 관계자는 “119 신고가 신속했고 출동 거리가 짧아 초기 대응이 빠르게 이뤄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법원 ‘결함 아님’ 판결 ‘제재 대상’ 벤츠 편든 재판부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차량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열기를 식히는 등 2차 발화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이어갔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화재 당시 차량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인지, 전선 또는 충전기 접속부 문제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감식을 실시해 배터리팩 손상 여부 및 충전 설비 결함을 중심으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화재 차량은 2023년식 EQA-250 모델로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 9월 기준, 60만대를 돌파했지만 화재 사고 관련 안전 관리는 미흡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청라 화재 이후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안전기준 강화안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재 설비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별 안전관리 강화 조례도 제각각이다. 지속되는 품질 문제에 전기차 관련 허위광고 혐의까지 겹치면서 벤츠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 설립 이후 최대 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지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연일 터진 사고 이전까지 벤츠는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QA·EQB에 이어 전기 세단 EQE·EQS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2023년에는 전기차 판매량 9282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8월 벤츠 EQE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화재 전 월평균 400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사고 이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츠 전기차 판매량은 768대로, 전년 동기(2764대) 대비 72.2% 줄었다. 사고 이후 월 판매량은 100~200대에 그치며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노조 파업도 새로운 악재다. 수입차 업계는 딜러사와 벤츠코리아가 별개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으로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어 결국 벤츠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추락하는 럭셔리카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 7월 3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3년 노조 설립 이후 진행된 3년 연속 파업으로, 사실상 매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구조조정과 차량 할인에 영업사원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선수당 할인’ 제도 등에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정비 인력까지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서비스 지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차량 정비 예약이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벤츠의 사후 관리 부실은 결국 한성자동차 탓”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