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토론을 위해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가 친이계와 친박계의 감정을 골을 깊게 하는 자리로 변모하고 있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달 24일 사흘째 의원총회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친박계 의원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정 의원은 “우리 당 분위기는 춥고 무섭다”면서 “지금 어느 시대인지, 아스라한 옛날로 돌아간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우리는 대선에서 두 번 패배했고, 당시 총재를 제왕적 총재라고 불렀다. 그 분은 권위적이었고 반대가 용납 안 됐고 측근은 무조건 예스만 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제왕적 총재’와 ‘측근’에 대해 정확히 명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올해 초 박 전 대표를 겨냥, “과거의 제왕적 총재보다 더하다”고 날을 세운바 있어 정치권은 정 의원이 박 전 대표와 친박계 의원들을 우회적으로 겨냥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정 의원은 “박 전 대표를 중심으로 재집권에 성공했다고 상상해보면 그 때는 소위 친박이 주류가 될 것”이라며 “그 때 박 전 대표가 의욕적인 법안을 내놓았는데 비주류가 토론과 표결을 거부한다면 국정운영이 되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김무성 의원의 절충안 제안에 대해 “친박에는 좌장이 없다”며 “가치없는 얘기”라고 일축한데 대해 “같은 당 의원이 철학이 다르다고 파문을 당한다고 한다”면서 “철학이 같아야 하나, 다른 게 맞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에 대해 친박계도 기자회견을 자청, 반박에 나섰다. 이정현 의원은 “세종시 문제를 정책적으로 얘기하겠다고 하면서 박 전 대표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이런 식으로 당내 인사를 욕하고 비난하는 토론이라면 의미가 있겠느냐”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