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재래시장 효자로 통하는 ‘온누리상품권’


재래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소비자들의 발길이 점차 늘고 있어서다. 이 같은 움직임 뒤엔 재래시장 활성화 일환으로 장려되고 있는 ‘온누리상품권’이  있다. 이 상품권을 정부 각부처와 대기업 등이 매입하면서 소비자 발걸음이 재래시장으로 조금씩 돌리고 있는 것. 실제 요즈음에는 각 자치단체장들이 재래시장을 찾았다는 보도도 눈에 자주 띈다. 하지만 유통업계 일각에선 “아직 멀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또 다른 일각에선 강매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루머도 떠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상품권 있으면 한번이라도 온다는 믿음에 기대감 높아
전문가 “가맹시장 늘어나고 상인 마인드 바꿔야 정착”

서울 영등포시장. 도매상이 많아 값도 저렴하고 유동인구가 많기로 유명한 곳이다. 312개의 점포와 366개 노점 등 661개업체로 형성돼 있다. 

기자가 이곳을 찾은 것은 지난 9일 저녁 7시. 비가 오는 날씨에도 손님들의 발길은 분주했다. 손님을 유치하려는 상인들의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울리고 있었다.
물론 손님들의 발길이 분주하다고 해서 매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설이란 대목을 앞둔 상인들의 손길은 바삐 움직였다.

붐비는 소비자들 매출은 ‘…’

건어물 판매상인 박모(47)씨는 “상품권이 있으면 언젠가는 한 번 오지 않겠나. 온누리상품권이 많이 발행될수록 우리 같은 상인들이야 환영이다. 실제 온누리상품권을 가지고 오는 손님들이 많이 늘었다. 하루 매출의 5%정도는 된다”고 반겼다.

생선가게를 운영 중인 송모(52·여)씨는 “온누리상품권은 효자야 효자. 시장에 손님이 없다고 난리지만 온누리상품권이 나온 뒤로 발길이 조금씩 늘고 있어. 나 같은 경우에는 1만원짜리 상품권을 주고 조금만 써도 거스름돈을 거슬러 줘. 상품권 사용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시장이 살아나니까”라고 칭찬했다.


반찬을 마련하기 위해 시장을 찾았다는 진모(33·주부)씨는 “전국 전통시장 어디에서나 현금과 같이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서 이번에 온누리상품권을 처음 사용해 봤다. 생각보다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저녁 9시 경기도 부천 역곡시장. 값싸기로 유명한 이 시장에는 늦은 시간에도 손님들이 점포들을 둘러보고 있었다. 77개 점포 상인들 역시 마지막 손님까지 놓치지 않기 위해 잡아당기기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안모(46)씨는 “최근 온누리상품권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은 매스컴을 통해 들었다. 시장에서 물건을 더욱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이점이 있다는 계산으로 고객들이 조금씩 늘고 있는 것 같다. 개인들이 상품권을 현금으로 구매할 경우 3% 할인해주기 때문에 그 만큼 싸게 살 수 있는 메리트가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류가게를 운영하는 강모(32·여)씨는 “사실 최근 대형 마트 확산과 경제위기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한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온누리상품권으로 조금씩 고객 방문이 늘고 있어 한편으로는 희망적으로 생각하지만 매출로 얼마나 이어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귀띔했다.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성모(46·여)씨는 “솔직히 상품권 유통에 따른 세원 노출 우려와 현금 교환 불편 등을 이유로 일부 상인들이 꺼려하는 마음이 강하다”며 “찾아오는 손님들 중에도 80%를 써도 잔액을 반환받는 것이 쉽지 않아 굳이 상품권을 구입할 마음이 들지 않는다는 불평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 현장에선 온누리상품권 정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한 상인연합회 관계자는 “재래시장 상품권은 사실 그동안 상품권 구입의 어려움과 접근성 결여로 인한 사용자의 불편, 상인·소비자의 인식 부족 등으로 정착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상인연합회 관계자는 “현재 온누리상품권의 인지도는 백화점·구두·문화상품권 등에 비해 턱없이 낮은 게 사실”이라며 “인지도를 끌어올려야 시장도 활성화되고 상품권도 정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온누리상품권이 상인과 고객을 잇는 가교역할을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현재 가맹시장이 등록시장의 58.8%인 760개에 불과하다. 이 상품권이 정착하려면 정부부처와 지자체, 대기업 등이 나서는 등 유인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관계자는 이어 “재래시장에서도 유인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현재 고객들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대형마트 등을 선호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 재래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게 하기 위해선 청결성과 함께 불편한 쇼핑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가맹시장이 문제다. 현재 온누리상품권은 전국 760개 가맹시장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가맹시장이 더 늘어야 자리를 잡힐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식경제부와 중소기업청은 상품권 가맹 시장을 확대하고 현재 80%인 현금 상환비율을 60%로 낮춰 상품권 이용을 활성화하기로 했다”며 “하지만 상인들 중에 이를 지키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1만원권을 내고 2000원, 3000원어치를 사면 7000~8000원의 현금을 내주어야 하기 때문에 망설이는 상인들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전국적으로 재래시장 활성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은 정부와 대기업의 참여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온누리상품권은 지난해 7월20일 처음 발행된 이후 2월4일 현재 총 158억원이 판매됐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정부·지자체.·공기관의 홍보 캠페인과 대기업 등이 솔선해 전통시장 온누리 상품권을 적극 구매하고 개인의 상품권 현금구매 시 3% 할인제도 도입, 공공기관 경영평가 시 상품권 구매실적이 반영 등 상품권 구매가 활성화됐기 때문에 이 같은 실적을 달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 대기업의 경우 전경련은 회원사와 공동으로 온누리상품권을 구입했다. 대기업과 소상공인간 상생협력 차원의 목적에서다. 삼성, 현대차, SK, LG그룹이 각 8억원, STX 13억원, 포스코 5억원 등 총 12개 그룹이 총 58억원 규모의 온누리 상품권을 구매했다.

기업들 ‘강매’ 당했다고?

하지만 온누리상품권과 관련된 뒷말도 무성하다. 정부에서 강매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탓이다. 이 같은 의혹에는 전경련 비회원사들에게 할당이 30억원 됐으며 정부부처는 20억원(지식경제부 8억원, 국방부 1억원, 국토해양부 3억원 등)의 몫이 배정됐다는 구체적 근거까지 제시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기업정보팀 한 관계자는 “100억원을 시장에 유통시킨다는 목적 하에 정부부처와 전경련 회원사, 비회원사에게 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종의 권유 형태를 띠었지만 강매가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중소기업청은 이 같은 실적을 오는 2월 청와대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부처별 기업별 구매실적을 보고할 예정이라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며 “강매가 아니라면 보고할 의무가 없지 않겠느냐”고 분석했다.

온누리상품권이란?
온누리상품권은 전국 전통시장 어디에서나 현금과 같이 사용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전국 760개 가맹시장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또 개인이 상품권을 현금으로 구매할 경우에는 3% 할인을 받는다.
정부는 지난해 200억원이었던 온누리상품권 총 발행규모를 올해 5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또한 지식경제부와 중소기업청은 상품권 가맹 시장을 확대하고 현재 80%인 현금 상환비율을 60%로 낮춰 상품권 이용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2월 현재 정부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에서 21억원을 구입할 예정이고 삼성과 현대, SK 등 12개 대기업에서도 58억원 어치를 구매할 계획이다. 또 금융기관과 개인 구매를 포함하면 모두 100억원의 상품권이 팔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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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