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재래시장 효자로 통하는 ‘온누리상품권’


재래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소비자들의 발길이 점차 늘고 있어서다. 이 같은 움직임 뒤엔 재래시장 활성화 일환으로 장려되고 있는 ‘온누리상품권’이  있다. 이 상품권을 정부 각부처와 대기업 등이 매입하면서 소비자 발걸음이 재래시장으로 조금씩 돌리고 있는 것. 실제 요즈음에는 각 자치단체장들이 재래시장을 찾았다는 보도도 눈에 자주 띈다. 하지만 유통업계 일각에선 “아직 멀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또 다른 일각에선 강매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루머도 떠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상품권 있으면 한번이라도 온다는 믿음에 기대감 높아
전문가 “가맹시장 늘어나고 상인 마인드 바꿔야 정착”

서울 영등포시장. 도매상이 많아 값도 저렴하고 유동인구가 많기로 유명한 곳이다. 312개의 점포와 366개 노점 등 661개업체로 형성돼 있다. 

기자가 이곳을 찾은 것은 지난 9일 저녁 7시. 비가 오는 날씨에도 손님들의 발길은 분주했다. 손님을 유치하려는 상인들의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울리고 있었다.
물론 손님들의 발길이 분주하다고 해서 매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설이란 대목을 앞둔 상인들의 손길은 바삐 움직였다.

붐비는 소비자들 매출은 ‘…’

건어물 판매상인 박모(47)씨는 “상품권이 있으면 언젠가는 한 번 오지 않겠나. 온누리상품권이 많이 발행될수록 우리 같은 상인들이야 환영이다. 실제 온누리상품권을 가지고 오는 손님들이 많이 늘었다. 하루 매출의 5%정도는 된다”고 반겼다.

생선가게를 운영 중인 송모(52·여)씨는 “온누리상품권은 효자야 효자. 시장에 손님이 없다고 난리지만 온누리상품권이 나온 뒤로 발길이 조금씩 늘고 있어. 나 같은 경우에는 1만원짜리 상품권을 주고 조금만 써도 거스름돈을 거슬러 줘. 상품권 사용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시장이 살아나니까”라고 칭찬했다.

반찬을 마련하기 위해 시장을 찾았다는 진모(33·주부)씨는 “전국 전통시장 어디에서나 현금과 같이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서 이번에 온누리상품권을 처음 사용해 봤다. 생각보다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저녁 9시 경기도 부천 역곡시장. 값싸기로 유명한 이 시장에는 늦은 시간에도 손님들이 점포들을 둘러보고 있었다. 77개 점포 상인들 역시 마지막 손님까지 놓치지 않기 위해 잡아당기기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안모(46)씨는 “최근 온누리상품권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은 매스컴을 통해 들었다. 시장에서 물건을 더욱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이점이 있다는 계산으로 고객들이 조금씩 늘고 있는 것 같다. 개인들이 상품권을 현금으로 구매할 경우 3% 할인해주기 때문에 그 만큼 싸게 살 수 있는 메리트가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류가게를 운영하는 강모(32·여)씨는 “사실 최근 대형 마트 확산과 경제위기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한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온누리상품권으로 조금씩 고객 방문이 늘고 있어 한편으로는 희망적으로 생각하지만 매출로 얼마나 이어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귀띔했다.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성모(46·여)씨는 “솔직히 상품권 유통에 따른 세원 노출 우려와 현금 교환 불편 등을 이유로 일부 상인들이 꺼려하는 마음이 강하다”며 “찾아오는 손님들 중에도 80%를 써도 잔액을 반환받는 것이 쉽지 않아 굳이 상품권을 구입할 마음이 들지 않는다는 불평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 현장에선 온누리상품권 정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한 상인연합회 관계자는 “재래시장 상품권은 사실 그동안 상품권 구입의 어려움과 접근성 결여로 인한 사용자의 불편, 상인·소비자의 인식 부족 등으로 정착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상인연합회 관계자는 “현재 온누리상품권의 인지도는 백화점·구두·문화상품권 등에 비해 턱없이 낮은 게 사실”이라며 “인지도를 끌어올려야 시장도 활성화되고 상품권도 정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온누리상품권이 상인과 고객을 잇는 가교역할을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현재 가맹시장이 등록시장의 58.8%인 760개에 불과하다. 이 상품권이 정착하려면 정부부처와 지자체, 대기업 등이 나서는 등 유인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관계자는 이어 “재래시장에서도 유인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현재 고객들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대형마트 등을 선호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 재래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게 하기 위해선 청결성과 함께 불편한 쇼핑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가맹시장이 문제다. 현재 온누리상품권은 전국 760개 가맹시장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가맹시장이 더 늘어야 자리를 잡힐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식경제부와 중소기업청은 상품권 가맹 시장을 확대하고 현재 80%인 현금 상환비율을 60%로 낮춰 상품권 이용을 활성화하기로 했다”며 “하지만 상인들 중에 이를 지키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1만원권을 내고 2000원, 3000원어치를 사면 7000~8000원의 현금을 내주어야 하기 때문에 망설이는 상인들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전국적으로 재래시장 활성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은 정부와 대기업의 참여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온누리상품권은 지난해 7월20일 처음 발행된 이후 2월4일 현재 총 158억원이 판매됐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정부·지자체.·공기관의 홍보 캠페인과 대기업 등이 솔선해 전통시장 온누리 상품권을 적극 구매하고 개인의 상품권 현금구매 시 3% 할인제도 도입, 공공기관 경영평가 시 상품권 구매실적이 반영 등 상품권 구매가 활성화됐기 때문에 이 같은 실적을 달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 대기업의 경우 전경련은 회원사와 공동으로 온누리상품권을 구입했다. 대기업과 소상공인간 상생협력 차원의 목적에서다. 삼성, 현대차, SK, LG그룹이 각 8억원, STX 13억원, 포스코 5억원 등 총 12개 그룹이 총 58억원 규모의 온누리 상품권을 구매했다.

기업들 ‘강매’ 당했다고?

하지만 온누리상품권과 관련된 뒷말도 무성하다. 정부에서 강매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탓이다. 이 같은 의혹에는 전경련 비회원사들에게 할당이 30억원 됐으며 정부부처는 20억원(지식경제부 8억원, 국방부 1억원, 국토해양부 3억원 등)의 몫이 배정됐다는 구체적 근거까지 제시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기업정보팀 한 관계자는 “100억원을 시장에 유통시킨다는 목적 하에 정부부처와 전경련 회원사, 비회원사에게 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종의 권유 형태를 띠었지만 강매가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중소기업청은 이 같은 실적을 오는 2월 청와대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부처별 기업별 구매실적을 보고할 예정이라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며 “강매가 아니라면 보고할 의무가 없지 않겠느냐”고 분석했다.

온누리상품권이란?
온누리상품권은 전국 전통시장 어디에서나 현금과 같이 사용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전국 760개 가맹시장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또 개인이 상품권을 현금으로 구매할 경우에는 3% 할인을 받는다.
정부는 지난해 200억원이었던 온누리상품권 총 발행규모를 올해 5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또한 지식경제부와 중소기업청은 상품권 가맹 시장을 확대하고 현재 80%인 현금 상환비율을 60%로 낮춰 상품권 이용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2월 현재 정부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에서 21억원을 구입할 예정이고 삼성과 현대, SK 등 12개 대기업에서도 58억원 어치를 구매할 계획이다. 또 금융기관과 개인 구매를 포함하면 모두 100억원의 상품권이 팔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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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