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들을 유혹하는 ‘애인대행녀’<실체>

‘줄듯 말듯 하다 도망가는’ 악질대행녀 “꼼짝마”

언제부터인가 ‘애인대행’이 남성들의 성매매 선호도에서 ‘우선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지금도 채팅을 통해 불륜상대자와 성매매 여성을 찾는 경우도 있지만 타율(?)이 떨어지고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는 점에서 남성들에게 매력을 잃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사이 애인대행사이트에 많은 남성들이 몰려 자신만의 섹스 상대자를 찾고 있다. 일단 다양한 여성들이 대행을 하겠다고 나서고 있기 때문에 이 중에서 쉽게 ‘비교견적’을 낼 수 있고 얼마든지 자유로운 ‘초이스’가 가능하다. 애인대행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풍속도를 집중 취재했다.

‘비교 견적’ 낼 수 있고 자유로운 ‘초이스’에 애인대행녀 인기
‘악질적인 대행녀’ 출현에 당한 남자들 정보공유하며 전쟁 중


현재 애인대행사이트에선 어느 정도의 여윳 돈이 있는 남성들은 힘들게 채팅 등을 하지 않고 간편하게 몇 만원을 내고 여성들과의 데이트를 즐긴다. 물론 이 ‘데이트’에는 성매매까지 포함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데이트도 하고
성매매도 하고?

이렇게 많은 남녀가 애인대행으로 몰리다보니 때로 ‘악질적인 대행녀’가 나타나게 되고 이에 남성들은 ‘악질녀 판별법’ 등의 글을 올리며 이에 대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애인대행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매력은 성매매와 함께 ‘데이트’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성매매를 할 경우에는 앞뒤 다 자르고 그저 성매매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안마업소나 퇴폐 이발소는 모두 어두컴컴한 공간에서 옷을 벗고 그저 성매매에만 몰입을 하게 된다.

하지만 애인대행사이트를 이용해 여성을 만나면 영화도 보고, 술도 마시고, 섹스도 할 수 있다. 하루를 즐겁게 보내고 심리적인 만족감과 육체적인 만족감을 모두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애인대행이 일반 성매매와는 결정적인 차별화가 되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애인대행에 푹 빠져 있다는 김모(27)씨는 “사실 룸살롱이나 안마업소 등에 가게 되면 ‘와, 정말 데이트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여성이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연락처를 따고 만날 수 있는 뛰어난 고수가 아니면 그런 꿈은 ‘불가능한 일’에 불과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씨는 이어 “하지만 애인대행은 바로 이런 점에서 기존의 유흥업소나 성매매 업소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다. 바로 ‘애인이 될 수 있다’ 혹은 ‘애인처럼 즐긴다’고 하는 판타지다. 물론 돈을 주기는 하지만 처음 만나는 여성과 데이트를 하고 그런 후 그녀와 섹스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은 낯선 여자를 만나는 것을 즐거워하는 남성들에게는 더할 수 없이 딱 안성맞춤인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고 열변을 토했다.

애인대행의 또 다른 장점은 관계 정리가 ‘쿨’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여자친구라면 사귀는 데에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헤어질 때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험악한 상황까지 연출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애인대행의 관계는 더할 수 없이 깔끔하다. 연락을 안 하면 그만이다. 귀찮게 그녀로부터 연락이 올 일도 전혀 없다. 그런 점에서 애인대행은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장기간 남성들의 유흥 혹은 성매매의 수단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경쟁이 있고 경쟁이 있는 곳에는 비정상적인 방법과 사기에 가까운 행위들이 횡행하기 마련이다. 현재 애인대행 업계에서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우선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악질대행녀’들의 행태다. 그녀들은 남성들에게 최대한 많은 돈을 뜯어내는 반면 자신들은 그에 맞는 노력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가장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유형은 바로 ‘줄들 말듯 하다가 도망가는’ 수법이다.

사실 애인대행은 애초에 ‘건전대행’과 ‘불건전대행’으로 나눠진다. 건전대행은 아무리 많은 돈을 줘서 섹스에는 응하지 않는 조건이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애인대행을 할 때에는 ‘건전대행’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누구든 볼 수 있는 오픈된 공간에서 ‘나는 성매매를 할 수 있다’라고 광고하는 여성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성들 역시 여성들의 말을 일방적으로 믿지는 않는다. ‘건전이라고 말하겠지만 잘 설득하고 돈 좀 더 주면 섹스에 응하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악질대행녀들이 악용하는 부분은 바로 이 점이다. 그녀들은 남자들의 이런 생각을 오히려 역이용한다.

악질녀에게 호되게 당했다는 유모(30)씨는 “솔직히 애인대행을 하는 남성들 중에 진심으로 건전대행만 하려는 남성들은 없다고 봐야 한다. 물론 여자들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여성들 특히 그 중에서도 외모가 좀 괜찮은 여성들은 처음에는 ‘건전대행’을 표방하지만 직접 만나서는 은근히 ‘함께 잘 수도 있다’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한다”고 설명했다.

유씨는 이어 “이렇게 되면 남성들은 마음이 급해진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 급해지면 악질녀의 페이스에 말릴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결국 술 한 잔을 먹더라도 비싼 안주를 먹게 되고, 고급 맥주나 양주를 먹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악질녀들은 결국 ‘줄 듯 말 듯’ 하다가 막판에 가서 ‘안 되겠다. 다음에 또 연락달라’고 하면서 시간이 되면 집으로 가버린다. 남자는 완전히 ‘새’가 된다고 보면 된다. 돈은 돈대로 많이 들고 정작 ‘건전대행’만 하는 어리석은 짓을 하게 되는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악질녀’ 구별하는
이메일 검색 러시

뿐만 아니다. 이런 여성들은 자신들의 직업이나 취향 등을 거짓으로 위장하는 경우도 있다. 직업의 경우 디자이너, 에어로빅 강사 등 남성들이 볼 때 ‘그럴듯한’ 것으로 말한다. 이렇게 하면 남성들의 호감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 자신의 취향을 ‘고급 레스토랑에서 와인 마시는 걸 제일 좋아한다’라고 하면서 남성들이 더욱 많은 돈을 쓰도록 만든다는 것.

이런 여성들은 특히 ‘매너남’을 제일 선호하곤 한다. 그녀들에게 매너남이란 한마디로 ‘어리숙한 남성’을 의미한다. 자신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따라오면서 돈을 펑펑 쓰는 남성들을 지칭한다. 심지어 이러한 매너남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있기도 한다고.

그러나 남성들도 호락호락 당하고만 있지는 않는다. 남성들은 이메일이나 아이디를 통한 과거의 행적 추적을 통해서 이런 악질녀를 걸러내고 있는 것.
그렇다면 남자들은 과연 어떤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일까.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다름 아닌 아이디 혹은 이메일 추적이다. 구글이나 네이버 등의 검색 엔진을 활용하면 해당 여성이 남긴 글들을 여기저기서 확인할 수 있다는 것. 생각보다 강력한 검색의 결과가 남성들에게 악질녀들을 판단할 수 있는 ‘소스’를 준다는 것이다.

애인대행 통한 성매매는 불법…하지만 단속은 속수무책
손 놓은 경찰들 비웃으며 성매매의 온상으로 자리매김

악질녀들은 대개 애인대행만 전문적으로 하는 ‘죽순이’들이라고 할 수 있다. 경험이 많을수록 남성들을 다루는 영악한 수법과 노하우를 습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아이디를 검색했을 때 애인대행사이트에서의 활약이 화려할수록 피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또한 실제 그녀들의 구체적인 신상에까지 접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고 한다.

예를 들면 쇼핑몰, 성형외과에 남긴 글을 통해서 성향을 파악할 수 있으며 때로는 어떤 직장에 다니고 있는지도 확인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그녀의 싸이 홈페이지 등도 찾아낼 수 있다. 이 정도의 정보면 그녀의 신상을 파악하기에는 충분하다는 것.

물론 이런 검색방법은 악질녀를 찾을 수도 있지만 순진녀들을 확인하는 데에도 사용된다. 여기저기서 사용기록이 남겨져 있기는 하지만 의외로 애인대행사이트에서는 거의 아이디를 찾아보기 힘든 경우라면 애인대행을 처음하는 여성일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바로 이런 여성들이 애인대행을 하기에는 가장 적절한 여성이라고 말하는 남성이 많다.

직장인 장모(28)씨는 “솔직히 닳고 닳은 여성을 만나고 싶어 하는 남성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순진한 여성과의 아마추어적 사랑 그리고 그런 그녀들을 유혹해 뜨거운 밤을 보내는 것만큼 짜릿한 것은 없다. 그런 만큼 애인대행사이트의 아이디를 검색해 과거를 추적해보는 것은 꽤 유용한 방법임에 틀림없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 이런 애인대행을 통한 성매매는 엄연한 불법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실제 이것이 검찰에 의해 단속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마시술소나 퇴폐이발소 등은 특정한 영업장을 가지고 있고 성매매를 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시간 동안 그곳에 머물러야 하지만 이 같은 애인대행의 경우 과연 이들이 어디서 만나는지, 언제 돈이 오가는지, 어느 곳에서 성매매를 하는지 전혀 파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성매매를 했다는 것이 확실한 여성을 검거해 역추적하면 남성들을 파악할 수 있겠지만 까마득히 지난 과거의 성매매 사실을 밝혀내기란 여간해서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단속 불가능한
경찰들의 고민

애인대행 업체에 대한 대규모 단속도 쉽지 않다. 업체 스스로가 성매매를 주선한 명확한 증거가 없으면 단속이 불가능하다. 대행사이트 관련자들은 하나같이 ‘젊은 남녀가 섹스를 하는 것과 그것에 대한 조건이 어떻게 되는 것까지 우리가 관여를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들은 특히 결혼정보 회사의 예를 많이 들기도 한다. 이런 회사들도 남녀의 연결을 주선하지만 실제 그 둘이 만나서 무엇을 하고, 그들 사이에서 어떤 범죄가 일어나든지 간에 그 결과에 대해서까지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 마찬가지의 논리가 애인대행 사이트에서 적용된다는 것이다.

사실 그들의 말도 전혀 일리가 없는 건 아니다. 경찰의 고민도 바로 이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경찰의 고민은 성매매 당사자들에게는 즐거움이 된다. 쉽사리 단속을 할 수 없는 악조건이 그들에게는 더욱 많은 불법을 저지를 수 있는 호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애인대행이 향후에도 장기간 성매매의 온상으로 자리를 잡을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바로 이 같은 배경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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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