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군단'에 무참히 짓밟힌 '남미의 자존심'

브라질, '천재' 네이마르 공백 실감…후반 45분 1골로 체면 구겨

[일요시사=사회2팀] 김해웅 기자 = '전차군단'에 무참히 짓밟힌 '남미의 자존심'

브라질월드컵(결승)에 브라질은 없었다. 결승 문턱에서 만난 '전차군단' 독일에 1-7으로 무참히 패했기 때문이다.

독일은 2002한일월드컵 결승전 패배를 보기 좋게 설욕하며 12년 만에 월드컵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독일은 9일 오전 5시(한국시각)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이스타지우 미네이랑에서 열린 개최국 브라질과의 브라질월드컵 준결승전에서 토마스 뮐러(25), 토니 크로스(24·이상 바이에른 뮌헨), 미로슬라프 클로제(36·라치오), 사미 케디라(27·레알 마드리드), 안드레 쉬를레(24·첼시)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7-1 대승을 거뒀다.

독일은 한일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결승전에 진출했는데, 이날 승리로 당시 결승전에서 0-2 패배를 안겨줬던 브라질에 완벽히 설욕했다.

월드컵 5회 우승에 빛나는 개최국 브라질은 '천재' 네이마르(22·바르셀로나)와 치아구 시우바(30·파리생제르맹)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안방에서 치욕적인 대패를 당했다.


네이마르는 부상으로, 시우바는 경고누적으로 결장했다.

A매치 17경기 연속 무패를 이어간 독일은 네덜란드-아르헨티나의 준결승전 승자와 오는 14일 오전 4시에 우승을 두고 세기의 대결을 벌이며, 결승 진출은 8번째로 역대 최다 기록이다. 1954스위스, 1974독일(옛 서독), 1990이탈리아 대회에 이어 4번 째 우승에 도전한다.

비슷한 전력의 강호끼리 맞붙는 준결승전에서 7골이 터진 것은 월드컵 역사상 처음이다. 6골은 초대대회인 1930우루과이월드컵(아르헨티나 6-1 미국·우루과이 6-1 유고슬라비아)과 1954스위스월드컵(서독 6-1 오스트리아)에서 나온 적이 있다.

브라질이 월드컵에서 6골 차로 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 가장 큰 점수 차로 진 것은 1998프랑스월드컵 결승전에서 홈팀 프랑스에 당한 0-3, 3골 차 패배이다.

최다 실점 경기의 불명예를 안았다. 월드컵을 제외한 A매치를 통틀어도 최다 실점이다. 브라질은 1920년 남미선수권대회에서 우루과이에 0-6으로 진 적이 있다.

브라질은 또 1975년 이후부터 이어온 홈경기(대회) 62경기 연속 무패 행진도 마침표를 찍었다. 평가전을 포함해도 2002년부터 이어온 무패 행진이 끝났다.

2010남아공월드컵 득점왕인 독일의 뮐러는 선제골을 터뜨리며 대회 5번째 골을 신고했다. 선두 콜롬비아의 하메스 로드리게스(23·AS모나코)의 6골에 한 골 차로 따라붙었다.


베테랑 공격수 클로제는 전반 23분에 팀의 2번째 골을 터뜨리며 15골로 종전 최다 득점자였던 호나우두(38·브라질·은퇴)를 따돌리고 역대 최다 골 기록을 새롭게 했다.

브라질은 네이마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베르나르드(22·샤흐타르 도네츠크)를 투입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수비에서도 단치(31·바이에른 뮌헨)가 시우바를 대신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독일은 초반부터 빠른 공격전개로 브라질을 흔들었고, 전반 11분부터 19분 동안 무려 5골을 퍼부으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브라질은 전반 11분에 뮐러에게 선제골을 내준 이후에 급격한 조직력 와해를 드러내면서 무너졌다.

뮐러는 전반 11분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크로스를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연결해 브라질의 골문을 열었다.

이어 클로제가 전반 23분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침착하게 오른발 슛을 때려 2번째 골을 기록했고, 크로스가 24분과 26분에 연이어 골맛을 봤다.

순식간에 4-0으로 크게 앞선 독일은 브라질 수비진이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케디라가 한 골을 더 넣었다.

전반에 0-5로 뒤진 브라질은 후반 초반 공격적인 운영으로 만회를 노렸지만 미드필더진의 부실함이 곧 위기로 돌아왔다.

독일은 후반 24분 필립 람(31·바이에른 뮌헨)의 땅볼 패스를 쉬를레가 가볍게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팀의 6번째 골로 만들었다.

브라질은 전의를 상실했고, 경기장을 가득 메운 브라질 관중들은 눈물을 터뜨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독일은 냉정했다.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28·바이에른 뮌헨)는 눈부신 선방으로 브라질의 공격을 무력화했고, 쉬를레는 후반 34분에 팀의 7번째 골을 터뜨렸다.

브라질은 종료 직전인 후반 45분에 오스카(23·첼시)가 만회골을 넣어 영패의 수모는 가까스로 면했는데, 사실 이 한 골조차도 독일이 일부러 한 골 내준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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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채 상병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의 사건을 언급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려 한 게 핵심이다. 임 전 사단장과 연락이 닿은 인물들은 대부분 이해관계자다. 자칫하면 회유 정황으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은 ‘채 상병 사건’의 핵심 피의자다. 수사외압 논란의 시발점이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직접 챙긴 인물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수사 대상인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사건을 물밑에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시종일관 침묵을 지키다 왜 움직이기 시작했을까? 침묵 지키다… 임 전 사단장은 최근까지 복수의 해병대 간부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는 간부 A씨에게 “(공수처)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서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어서 연락하지 못했다”며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은 없었다. 다만 “모두가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고, 현재도 겪고 있지만 아들을 잃은 채 상병의 유족 특히 모친의 고통을 생각하면서 버티고 있다. 진실을 밝힐 때까지는 고통스러워도 견딜 생각이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임 전 사단장은 A씨에게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하 대령)의 변호인이었던 김경호 변호사에게 내용증명을 보낸 것과 관련해 민·형사 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도움을 요청하는 뉘앙스로 연락을 취했다. 김 변호사가 자신을 고발한 게 무고에 해당하는지와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 것이다. 그는 타 간부들에게도 비슷한 도움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간부는 <일요시사>와의 연락서 “난감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모셨던 사람이긴 한데 임 전 사단장에 대해 개개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모든 사람이 채 상병 사건 진상규명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과거 박 대령에게도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바 있다. 자신은 물속 수색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수차례 했고 작전통제권이 육군 50사단장으로 넘어간 상황서 자신의 책임과 범위 내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다며, 이에 대한 박 대령의 기억과 판단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공수처 수사 대상인데… 사건 연루자들에 연락 당시 임 전 사단장은 “상급지휘관(임 전 사단장)에게 작전통제권은 없지만, 부대를 방문해 전술토의할 수 있고 효율적인 작전이 되도록 유도할 권한은 있다”고 했다. 작전통제권이 없어 안전 책무가 없다면서도, 자신이 현장서 ‘수변을 수색하라’고 지휘한 건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이런 이유로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직권남용 문제를 언급한 해병대수사단의 조사 결과 보고서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해병대 수사단은 임 전 사단장의 직권남용 혐의를 적시하지 않았다. 수사단은 ‘작전통제권과 상관 없이’ 임 전 사단장을 실질적 수색작전 지휘관으로 보고, 안전지침을 부대에 하달하지 않아 채 상병 순직사고가 일어났다고 판단했다. 임 전 사단장은 김 변호사와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김 변호사가 SNS에 게시한 글 중 허위 사실이 포함된 내용이 있다는 게 임 전 사단장의 주장이다. 그는 김 변호사에게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한계 속에서 해석과 이해를 거쳐 어떤 주장을 하는 것에 관해서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도 같은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악의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문제점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발견됐고, 제가 사안의 진상을 밝히면서 그걸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위가 여론을 조작하고 진실을 가리는 불의한 상황을 시정하기 위해 나 자신의 안위는 돌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을 공수처에 세 번째로 고발했다. 이번 혐의는 군형법 제79조 무단이탈죄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지난 1월 말 서울 노원구에 있는 화랑대연구소가 아닌 영등포구에 위치한 해군 관사 ‘바다마을아파트’에 거주하며 인접한 해군 재경근무지원대대 사무실로 출근 중이다. 마음 급해졌나…어떤 의도? 갑자기? 특검 압박 느꼈나 이 사실은 그가 여러 곳에 자신이 결백하다는 취지의 문서를 내용증명, 등기우편 등으로 보내면서 드러났다. 등기 봉투의 발신지는 화랑대연구소였으나 배송 조회 결과 실제 발신지는 서울 신길7동 우편취급국이었다. 임 전 사단장이 거주 중인 서울 관사 인근이다. 발송 시간도 대부분 일과시간 직전이나 일과 중이었다. 임 전 사단장은 언론을 통해 “연수 초기에 육사에서 주로 근무했으나 장거리 출퇴근 비효율적이라서 최근엔 해군재경대대서 근무 중이다. 근무 장소 중 하나가 해군 재경대대”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정책 연수의 일시와 출퇴근 시간 및 장소가 명령으로 특정된다. 인사명령의 지정된 장소서 지정된 출퇴근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며,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인사명령이나 상급기관의 지휘관에게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근 자주 번호를 변경하는 임 전 사단장의 핸드폰을 압수수색해 무단이탈한 장소와 상급지휘관인 해병대 사령관에게 정식으로 사전에 허가를 받았는지에 관한 진실을 밝혀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취지”라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연락을 취하는 행동이 증거인멸 시도로 볼 수 있다”며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기 위해 메시지를 보내며 같이 책임을 면하자는 회유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지난 1월부터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와 경찰 이첩 과정서 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해 강제수사를 착수해 왔다. 박 대령에게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것에서 임 전 사단장이 적극적인 책임 회피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현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권서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지자 조용했던 임 전 사단장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적절한 처신 한 해병대 간부는 “전우의 죽음 이후 형평성에 어긋나거나 석연치 않은 윗선의 처리는 진상규명 문제를 떠나 정치권 개입을 불렀다”며 “도의적 책임도 지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일부 작자들의 행동으로 인해 해병대 전체의 명예가 실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일요시사>가 사건 관계인에 연락한 이유에 관해 묻자 "사건 관계인에게 연락한 것은 사실 확인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