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유구무언 패장’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한심한 한국축구…믿었던 국민이 바보다

[일요시사=사회팀] 이광호 기자 =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 홍명보(45) 감독이 이끌었던 축구대표팀이 결국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최선을 다했다고는 하지만 부진했던 게 사실이다. 홍 감독의 박주영 선발 고집 논란은 월드컵 내내 이어졌다. 공공연한 인맥축구가 한국 축구의 성장을 가로막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 감독의 거취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브라질월드컵 결과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에 도전했던 홍명보호가 결국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2014브라질월드컵 16강은커녕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1998프랑스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가장 힘 빠지는 월드컵이었다. 성적 부진에 따른 비판의 화살은 자연스레 홍명보 감독을 향했다. 홍 감독의 지도력은 물론 ‘엔트으리’로 조롱된 ‘의리축구’는 칼날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홍명보호 곤조
의리축구 참패
 
홍명보호는 벨기에전을 끝으로 브라질월드컵에서 물러났다. 마지막 경기까지 패배한 후 홍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월드컵에 나오기에는 감독이 가장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홍 감독은 “우리 선수들을 점수로 말하기는 좀 어렵다. 다만 가지고 있는 부분에서 약간의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그 가운데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저에 대해 제가 평가하기는 어렵다.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내가 가장 부족했던 거다”라고 말하면서 감독직 사퇴에 대해서는 “알아서 잘 판단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홍 감독은 또 “앞으로 한국 축구는 더 발전해야 한다.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영표 해설위원은 “월드컵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닌 증명하는 자리”라고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이번 월드컵대표팀은 그 어느 때보다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선수 선발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감독의 선발 원칙부터 깨졌던 게 문제였다. 지난해 6월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은 “소속팀의 활약을 근거로 국가대표를 선발하겠다”라고 천명했다. “홍명보의 아이들도, 박지성도 무임승차는 없다”라며 자신의 선발 원칙을 강조했다.
 
소속팀에서 뛰지 못하고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라면 태극마크를 달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었다. 그러나 홍 감독은 “지금 경기력과 1년 후 경기력을 모두 체크해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그 소신을 끝까지 지키지 않았다. 말과 행동이 달랐던 것이다.
 
부상을 당하거나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박주영(아스날)을 비롯해 윤석영(QPR), 김창수(가시와 레이솔), 지동원(도르트문트), 박종우(광저우 부리), 김진수(호펜하임) 등이 홍명보 감독의 최종 선택을 받았다.
 
K리그 클래식에서 펄펄 난 이명주(알 아인)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박주호(마인츠)가 제외되면서 파장은 더욱 커졌다. 배우 김보성의 CF 광고를 빗대어 홍명보 감독의 ‘엔트으리’라는 패러디가 봇물처럼 마구 터져나왔다.
 
선수 선발은 감독 고유의 권한이지만 1년여간 홍명보 감독이 걸어온 길은 ‘약속’과는 거리가 멀었다. “내가 원칙을 깼다”라며 정면 돌파를 택했지만 그의 ‘의리축구’는 결과적으로 크게 실패했다. “난 항상 선수들을 믿는다”라고 말했는데, 역설적으로 선수들은 그의 믿음에 부응하지 못했다. 경기 감각이 떨어진 이들은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펼치면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무릎 부상 치료 후 봉와직염에 걸린 박주영은 이케다 세이고 피지컬 코치와 함께 특별 관리에 들어갔으나 60분 출전이 한계였다. 홍명보호의 원톱은 러시아전과 알제리전에서 후반 15분 전후로 매번 그라운드 밖으로 나갔다. 박주영의 부진은 홍명보의 의리축구 논란에 더욱 불씨를 키웠다.
 
8강 꿈 안고 브라질 떠났지만…
1무2패 초라한 성적표 ‘침몰’
 
다른 선수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경기력이 떨어졌다. 손흥민을 제외하곤 특출나게 눈에 띄는 선수가 없었다. 홍명보 감독의 판단이 옳았다는 반전을 기대한 이도 있겠지만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브라질월드컵 최종 명단 발표 이후 홍명보 감독의 베스트11은 변화가 없었다.
 
물은 계속 고여 있었다. 주전을 결정하고 조직력을 강화하는 것도 맞지만 지나치게 변화가 없었다. 그저 이름값에 치우친 모습이었다.
 
경기력이나 컨디션은 후순위였다. 1골 1도움을 올린 이근호(상주)는 조커로 국한됐다. 출전시간도 30분 내외였다. 김신욱(울산)도 제공권 강화에 맞춘 카드로만 쓰였다. 이청용(볼튼), 구자철(마인츠)은 컨디션이 분명 좋지 않았다.
 
결과가 전부는 아니지만, 브라질월드컵 3경기는 분명 실망스러웠다. 홍명보호는 브라질월드컵을 통해 한국축구가 아직 세계축구의 흐름에서 매우 뒤처져있다는 걸 여실히 보여줬다. 사실 성적 부진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의 공통점이었다. 그렇지만 한국이 최고의 전력을 갖추고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했느냐에 대한 논란은 쉽게 식지 않을 전망이다.

인맥축구의
처참한 결과
 
앞서 지난달 18일 홍명보호는 브라질 쿠이아바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H조 첫 경기를 치뤘다. 결과는 1-1 무승부. 그나마 박주영과 교체투입 된 이근호가 강력한 슛으로 선제골을 터트려 무사히 경기를 마감할 수 있었다. 행운이 따랐지만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한국대표팀의 첫 경기 승리 공식이 22년만에 깨졌다.
 
아쉬운 무승부가 나온 건 불안한 수비와 골 결정력 때문이었다.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0-4로 대패한 것도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손흥민이 전반전에 러시아의 수비를 교란시키고 빈틈을 만들어 한국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반면 박주영은 손흥민이 매우 좋은 두 번의 찬스를 줬지만 모두 놓쳐버리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러시아전 경기력은 4:6로 러시아가 이겼다는 평가가 많다. 일본 스포츠전문매체인 <닛칸스포츠>는 “한국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러시아에 따라잡혔다”고 전했다.
 
브라질월드컵 BBC 해설을 맡은 마틴 키언은 “아스널에 박주영이라는 선수가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박주영은 지난 시즌 아스널에서 단 11분 뛰었다. 그래도 월드컵에서 뛰다니 행운이 가득한 선수”라고 혹평했다.
 
아쉽게 승리는 놓쳤지만 최소한의 목표로 삼았던 승점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대표팀은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첫 경기 이전까지 비공개 훈련으로 일관했던 홍 감독도 훈련장을 모두 공개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홍 감독은 경기 직후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줬다. 집중력을 잃지 않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고맙다”며 “비록 승리하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 결과에 대해서는 만족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준비한 대로 선수들이 잘 해줬다. 전체적으로 조직력이 좋았다”고 했다.
 
앞선 가나와의 평가전 때문이었을까. 러시아전 무승부는 대표팀을 감싸던 무거운 공기를 걷어냈다. 결연함을 넘어 어둡기까지 했던 태극호는 순항하는 듯 보였다. 자연스레 16강 진출의 희망도 품게됐다. 홍 감독이 추구하는 ‘원팀’으로 더욱 결속력이 강화되는 듯했다.
 

그러나 첫 경기 러시아전을 아쉽게 1무로 마무리하면서 알제리전 승리에 대한 갈망이 커졌다. 알제리를 꺾지 못하면 마지막 3차전인 벨기에전에 부담을 갖게 될 게 뻔했기 때문이다.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승리해야만 했다.
 
하지만 홍 감독은 경기 전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을 뿐이다. 지휘관으로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동기부여를 일으키기 위해 승리하겠다는 말을 할 수도 있었지만, 홍 감독은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추측컨대, 승리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러시아 비겨 희망 보이다
알제리·벨기에 졸전 참패
 
홍명보호는 지난달 23일 포르투알레그리의 베이라히우 주경기장에서 열린 알제리와의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무려 네 골을 내주고 두 골을 쫓아갔지만 2-4로 완패했다. 예고된 참사였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골키퍼 정성룡의 부진과 수비진의 붕괴로 알제리에 4골을 허용하는 참사를 불러왔다.
 
한국의 오른쪽 측면이 무너지면서 상대 공격수와 골키퍼가 일대일로 맞서는 상황이 두 차례나 연출됐다. 홍 감독이 아끼던 박주영은 슈팅 0개로 별다른 활약 없이 후반 12분 김신욱과 교체되기도 했다. 이후 홍 감독은 이청용을 이근호로, 한국영을 지동원과 교체시켰지만 경기를 뒤집는 데 실패했다.
 
대표팀은 알제리전에서 수비진의 균열을 나타내면서 상대의 빠른 역습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그나마 손흥민과 구자철이 대표팀의 구겨진 체면을 살렸다.

리더 부재
모래알 조직
 
경기 후 홍 감독은 “최선을 다했으나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왔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전력 분석이나 대책이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반에 수비가 안 돼 실점을 했는데 그 점이 아쉽다”고 평가하며 “전술적으로 적극적으로 대응 못했다”고 자책했다.
 
경기 후 알제리 최대 스포츠지 <르 뷔테르>는 “알제리는 한국에 한 수 가르쳤다”며 “사막의 여우들(알제리 축구팀 별칭)이 한국을 상대로 값진 승리를 거뒀다”고 기뻐했다. 또 다른 일간지는 “한국을 실신시켰다”고 보도했다.
 
알제리전 참패 이후 한국의 16강 진출은 사실상 불가능해보였다. 이미 자력 진출은 물 건너간 상황이었다. 벨기에는 한국과의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조 1위로 16강에 진출이 가능했다. 한국의 승산을 점치는 전문가는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었다.
 
벨기에는 러시아를 1-0으로 따돌리고 2연승(승점6), H조에서 가장 먼저 16강에 올랐다. 앞서 지난달 18일 러시아와 1-1로 비긴 한국은 대회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한 채 1무1패(승점1, 골득실 -2)로 H조 꼴지로 쳐지면서 3차전인 벨기에전을 승리로 끌고가야하는 애처로운 처지에 내몰렸다. 하지만 벨기에를 다득점으로 이기는 건 애초부터 무리였다.
 
안타깝게도 홍명보호는 지난달 27일 브라질 상파울루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0-1로 패배하면서 이번 브라질월드컵 성적을 1무2패로 마무리 지었다. 투혼을 발휘했다지만 역부족이었다.
 
전술 '꽝'
기술 '꽝'
체력 '꽝'
 
벨기에전에서 홍 감독은 선발에 변화를 줬다. 김신욱, 김승규가 첫 선발로 나섰다. 그밖의 포지션은 변화가 없었다. 2선에는 손흥민, 구자철, 이청용이 포진했고 중앙에는 기성용, 한국영이 배치됐다. 수비는 이용, 홍정호, 김영권, 윤석영이 맡았다.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박주영은 벤치에 대기했다.
 
빌모츠 감독의 벨기에는 주전을 대거 제외했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신성 야누자이가 첫 선발 기회를 잡은 가운데 미랄라스, 메르텐스가 공격진을 이뤘다. 중원에는 펠라이니, 뎀벨레, 드푸르가 섰다. 수비에선 판데 보레, 판 바이텐, 롬바르츠, 베르통언이 발을 맞췄다. 골키퍼는 쿠르투아였다.
 
치열한 중원 싸움이 진행됐다. 한국은 김신욱의 높이를 활용해 벨기에를 공략했고 벨기에는 메르텐스의 빠른 발로 공격했다. 벨기에가 전반 25분 결정적 기회를 놓쳤다. 문전 혼전 중 메르텐스가 노마크 슈팅 찬스를 잡았지만 슈팅이 크게 떴다. 한국은 전반 30분 기성용의 날카로운 슈팅이 쿠르투아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0-0의 흐름이 계속됐고 전반 45분 변수가 발생했다. 벨기에의 드푸르가 거친 파울로 퇴장당했다. 볼 경합 과정서 김신욱에게 축구화 바닥이 보인 위험한 파울을 범했고 주심은 망설임 없이 레드카드를 꺼냈다. 전반은 득점 없이 끝이 났다.

무승 탈락
최악의 성적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한국영을 빼고 이근호를 투입하며 공격 숫자를 늘렸다. 그리고 후반 14분 손흥민의 크로스가 크로스바를 맞고 아쉽게 무산됐다.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고, 양 팀은 교체로 변화를 줬다. 벨기에는 오리기, 샤들리를 투입했고 한국은 김신욱을 빼고 김보경을 내보냈다.
 
손흥민 대신 지동원까지 투입하며 한국은 총공격을 펼쳤다. 그러나 선제골은 벨기에가 넣었다. 후반 32분 오리기의 슈팅을 김승규가 쳐내자 쇄도하던 베르통언이 재차 차 넣었다. 다급해진 한국은 공격에 모든 걸 걸었다. 그러나 패스 타이밍이 늦었고 슈팅은 빗나갔다.
 
결국 한국은 0-1로 패했고, 조별리그서 탈락했다. 한편, 다른 경기에선 알제리와 러시아가 1-1로 비겼다. 알제리는 1승1무1패, 조 2위로 벨기에(3승)와 함께 16강에 올랐다.
 
홍 감독은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를 졸업하고 곧바로 상무에 입대해 군복무를 마친 후 1992년 유공코끼리의 지명을 받았으나 지명권 트레이드로 포항제철 아톰즈에 입단했다. 92년 포항의 K리그 우승에 크게 공헌해 신인 선수 최초로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97년 J리그 팀 벨마레 히라츠카로 옮겨 활약하다가 99년 가시와 레이솔로 이적해 그해 J리그 컵 우승에 공헌했다. 그리고 2002년 포항 스틸러스로 잠시 복귀했다가 2003년 미국 메이저 리그 LA갤럭시로 이적했다. 이후 2004년 선수로서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홍 감독은 90년 노르웨이와의 친선 경기에서 처음으로 국가대표로 데뷔해 총 4번의 월드컵에서 2골을 넣었다. 월드컵 4회 참가는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다. 2002한일월드컵에서는 대표팀 주장을 맡아 아시아 최초로 월드컵 4강을 이룩한 뒤 브론즈 볼을 수상했다. 이후 홍 감독은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딕 아드보카트가 감독일 당시 수석코치로 발탁됐다.
 
이후 2009년 조동현 감독의 후임으로 U-20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고 좋은 경기를 보여주면서 올림픽 대표팀 감독까지 맡아 2012년 하계 올림픽 동메달에 기여했다. 이후 최강희의 후임으로 한국대표팀 감독에 올랐다. 앞서 은퇴 기자회견 당시 홍 감독은 행정가의 길을 걷겠다고 공언했지만 그의 길은 행정가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행정가의 꿈은 계속 열어놓고 있다고 전해진다.
 
 
<khlee@ilyosisa.co.kr>
 

[홍명보는?]
 
▲서울 출생
▲동북고 졸업
▲고려대 졸업

▲대표선수 경력
  -이탈리아월드컵(90)
  -미국월드컵(98)
  -한일월드컵(02)
  -A매치 출전 128게임

▲프로선수 경력
  -포항제철(92∼96)
  -일본 쇼난 벨마레(97∼98)
  -일본 가시와 엔틀러스(99∼01)
  -포항제철(02∼03년)
  -미국 LA갤럭시(03∼04)

▲지도자 경력
  -대표팀 코치(02∼07)
  -U-23 대표팀 코치(07∼08)
  -올림픽 대표팀 감독(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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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