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특집> 파란의 6·4 지방선거 후폭풍 ①힘 받는 '청와대 플랜'

세월호 역풍에 휘말린 '박근혜호' 순풍에 돛 다나

[일요시사=사회팀] 강현석 기자 = 세월호 참사로 궁지에 몰렸던 박근혜정부가 기사회생했다. 6·4 지방선거에서 무난한 성적표를 받아들며 면죄부도 함께 쥐었다. 보수층의 굳건한 지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한 박근혜 대통령. 이제 안팎의 관심은 '국가개조'에 쏠린다. 무엇을 어떻게 개조하겠다는 건지 박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법을 세우겠다"는 의지만큼은 어느 때보다 강력해 보인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로 아이들을 포함한 수많은 생명이 목숨을 잃었다. 구조작업이 지연되면서 야권을 중심으로 무능한 정권론이 부상했다. 유족들은 매일 밤 진도 앞바다를 바라보며 눈물을 뿌렸다.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도 함께 울었다. 청와대는 "재난컨트롤 타워가 아니다"라는 말로 헛발질했다. 박근혜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주말마다 거리를 매웠다.

세월호의 눈물
박근혜의 눈물

지난달 차기 국무총리로 내정된 안대희 전 대법관이 자진사퇴했다. 내려올 줄 모르던 대통령의 지지율도 하락했다. 세월호 참사를 전후로 20% 가까이 빠졌다. 당시만 해도 '집권 2년차 레임덕'이라는 호들갑이 허언이 아닌 듯 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가 느꼈던 위기감은 상당했다고 했다. 한 국회 출입기자는 청와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여권 입장에서) 대통령이 나오지 않으면 선거에서 진다. (선거법상) 대통령의 입이 안 되면 '칼(문책성 인사나 야권을 겨냥한 공안수사 등)'을 써서라도 뭔가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선거의 여왕'은 입을 열지 않았다. '칼'도 쓰지 않았다. 다만 '눈'으로 보여줬다. '박근혜의 눈물'은 궁지에 몰린 여권이 쓸 수 있는 최상의 카드였다. 청와대 홈페이지엔 대통령의 치적을 홍보하는 동영상까지 올라왔다. 그날로 전국 곳곳에는 "대통령을 지켜주세요"란 피켓이 등장했다.


저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피켓 전면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이 큼지막하게 나붙었다. 피켓 속 박 대통령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박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 달라"는 호소는 망설이고 있던 보수층의 발걸음을 투표장으로 돌렸다. '세월호의 눈물'로 시작해 '박근혜의 눈물'로 끝난 선거였다.

정권심판론
너무 일렀다

개표결과 여야 어느 쪽도 승리를 주장할 수 없는 성적표가 나왔다. 표면적인 결과는 새누리당의 패배였다. 전국 17개 시·도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새누리당은 모두 8곳에서 이겼고, 새정치민주연합은 9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수도권 3곳 중 새누리당은 경기와 인천을 얻어 서울을 사수한 새정치민주연합과 균형을 이뤘다. 또 새누리당은 여권의 전략적 요충지인 부산을 지켜냄으로써 정치적 파장을 최소화했다. 줄 것은 주고, 얻을 것은 얻은 선거였다.

당선자의 윤곽이 가려진 5일까지 박 대통령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박 대통령은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국가개조'란 국정과제를 또 한 번 명확히 했다. 이날 민 대변인은 "국가가 어려운 상황에서 여러 가지 뜻을 내포한 이번 선거결과는 그 자체가 국민의 소중한 민의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한 표 한 표에 담긴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여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국가개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년차 레임덕 위기서 벗어나
세월호발 정권심판론 잠재워

청와대는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나쁘지만은 않은 눈치다. 대체로 여권이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든 역대 지방선거와 비교했을 때도 여당이 17곳 중 8곳을 가져 간 건 나름 선방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가장 최근 있었던 2010년 지방선거와 비교하면 박근혜정부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렸다. 당시 여당은 전체 16곳 중 6곳에서 승리하는 데 그쳤다.


무엇보다 청와대가 반색하는 대목은 인천을 탈환했다는 사실이다. '친박'의 대표주자인 유정복(새누리당) 후보는 현 인천시장인 송영길(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꺾고 인천의 새로운 시장으로 자리했다. 정권 출범과 동시에 안전행정부장관을 역임했던 안 후보는 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린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줄곧 송 후보에게 박빙열세를 보이던 안 후보는 본선에 돌입하자 예상 밖의 응집력을 보였다.

안 후보의 출마는 그가 청와대 내각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에게 부담이었다. 안 후보의 상대는 현직 프리미엄이란 후광을 업고 있는 송 후보였다. 송 후보는 야권의 잠재적 대권후보로 꼽힐 만큼 만만한 적수가 아니었다. 설상가상으로 세월호 참사라는 돌발변수까지 발생했다. 정권심판론이란 그늘에서 안 후보는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러나 인천 민심은 결국 안 후보를 선택했다. 해석하기에 따라 박근혜정부에 면죄부를 준 것으로 이해됐다. 국민들이 생각하는 세월호 참사의 책임이 박 대통령에게 없음을 확인하는 징표이기도 했다.

국가개조론
밀어 붙인다

'오거돈 바람'이 불었던 부산도 끝내는 친박 중진인 서병수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선거 전 서 후보는 오거돈 후보와 여론조사에서 막판까지 초박빙 접전을 벌였다. 위기감을 느낀 서 후보는 선거일이 임박하자 노골적인 '박근혜 마케팅'을 했다. "도와주십시오"라는 읍소에 부산 시민들은 변화보다는 '인정'을 택했다.

그러나 여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부산에서 오 후보가 거둔 성적은 놀랍다. 최종득표율 49.3%, 서 후보와의 표 차이는 1.4%에 불과했다. 비록 야당 간판을 달고 나오지는 않았지만 오 후보의 선전은 부산 시민들이 당만 보고 찍지 않았다는 증거였다. 반대로 박 대통령을 전면에 앞세운 서 후보 입장에서는 부끄러운 진땀 승부였다.

유권자들은 '세월호 민심'을 투표로 보여줬다. 그러나 그것이 정권의 붕괴나 조기 레임덕으로 이어지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았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1년 6개월만의 레임덕은 너무 심하지 않냐. 지방선거로 심판하기에는 시기가 너무 빨랐다. 유권자들이 조금 더 기다리자는 쪽이었던 것 같다. 만약 지방선거가 1년 뒤에 있었다면 결과가 또 달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처럼 국민들은 박 대통령을 재신임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앞길은 산적한 과제로 첩첩산중이다. 당장 국정운영의 변곡점이자 '미니 총선'으로 불리는 7·30 재보궐선거가 눈앞에 있다. 차가워진 민심을 외면했다가는 언제든 정권심판론이 타오를 수 있다.

국가개조 드라이브
공직사회 틀어쥐고
철권통치 재현할까

우선 박 대통령은 정권심판론에 맞서 국가개조론을 통해 난맥상을 정면 돌파할 방침이다. 세월호 참사 후 '관피아 색출'을 첫 번째 후속조치로 내놓은 게 대표적인 예다. 검찰 등 사정기관을 최대한 활용해 "무너진 법질서를 확립하겠다"는 게 청와대의 복안이다. 때문에 박근혜정부는 '관피아 색출'을 필두로 한 고강도 공직사회 개혁에 당분간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관피아 색출과 관련해서는 공직사회 내부에 강한 반발이 있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관피아가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이 문제인데 이 정부는 기관들만 닦달해서 성과를 내려한다"며 "공직사회가 경직될수록 득을 보는 건 국민이 아닌 절대 권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박 대통령이 공직사회 장악에 나선 배경에 '철권통치'에 대한 환상이 있지 않겠냐는 해석이다. 윗사람의 지시에 절대 복종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고, 공무원을 주물러 이를 바탕으로 정국 운용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산이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의 속셈을 알면서도 우리 같은 사람들은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이 쏘아올린 국가개조의 방향과 속도는 후임 총리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일부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법관의 쇼크를 경험한 청와대는 도덕성을 중점으로 두고 인선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황우여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가 총리 후보로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렇지만 당사자가 고사할 경우는 의외의 선택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유력 후보로 검토되고 있는 김 지사는 청와대로 입성할 경우 박 대통령과 얼마만큼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능력 면에서는 합격점이지만 국가개조의 각론에서 기존 청와대 비서실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불안요소다.

한편 청와대는 공석 중인 국가정보원장 지명과 조각 수준의 내각개편을 위한 후보자 물색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방선거 전까지만 해도 '탕평인사' 얘기가 나왔지만 선거 결과 여권의 중심부인 대구에서 고전하면서 소홀했던 'TK 달래기'에 나설 것이란 예측이 힘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보수층의 결집을 확인한 박 대통령이 다시 '줄푸세'  카드를 꺼낼 것이란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큰 틀에서 박 대통령은 경기부양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일자리 창출, 경제혁신3년계획 등의 경제정책이 골자다. '통일대박론' 역시 궁극적으로는 경제효과를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는 전언이다.

TK 달래기
경기부양 사활

하지만 구체적인 경기부양안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종국에는 '규제완화'에 방점을 찍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 내수 진작을 위해 다방면으로 세금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주로 '절세'를 지지하는 보수·부유층의 표를 모으는 효과가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박 대통령이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어떻게 판단하고 있느냐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유임 여부에서 판가름 날 예정이다. 만약 김 실장이 유임된다면 사회전반적인 사정 드라이브가 좀 더 가속화될 것이고, 김 실장이 교체된다면 경기 부양에 좀 더 힘을 주게 될 확률이 높다.

청와대 입장에서 그나마 다행인 건 어떤 실정을 하던 박 대통령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40%의 '국민'이 등 뒤에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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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