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경매에 자신감이 붙은 김대박씨는 요즈음 새로운 사업을 구상 중에 있다. 임대사업을 하고 싶어 부동산을 찾아 이곳저곳을 기웃거려봤다. 그래도 구미가 당길 만한 매물을 발견하기 힘들었다. 게다가 경매의 진수를 알고 있는 그였기에 일반매물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결국 경매로 임대사업에 나서려고 마음먹고 있는 차에 임대사업용 부동산이 경매시장에서 인기가 있다는 얘기에 솔깃했다.
임대 수요 풍부한 지역 내의 물건 선택
여유자금 넉넉하면 고급주택 노려볼 만
김씨의 선택은 탁월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의 동향을 보면 임대사업용 부동산이 경매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시중 부동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데다 주택 임대사업만큼 예측 가능한 수익률을 보이는 투자종목을 찾기 힘든 탓이다.
초기 투자비용 절감
연 8~12% 싸게 구입
그러면 도대체 경매로 임대사업용 주택을 구하는 것이 왜 유리할까. 일단 경매로 낙찰 받아 임대주택사업을 할 경우 시세보다 10~20% 정도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초기 투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 입지여건이 좋은 부동산을 경매로 낙찰 받아 임대사업을 하면 연 8~12%대의 고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게 통례다.
실제 임대전용인 다가구주택은 인기지역의 경우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다. 서울 도심과 강남권의 감정가 4~5억 원대 주택은 낙찰가율 90%를 넘어가 투자 메리트가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비인기지역이나 수도권·지방의 경우 80~85%를 밑도는 낙찰가율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거래되는 시세보다 10% 이상 싼 값에 감정된 후 저가에 낙찰되기 때문에 충분히 남는 장사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 여부다. 여기에는 투자지역 선정과 투자목적물 선정이 포함된다. 아무리 남는 장사라고 해도 선정 작업에서부터 실패한다면 황금알이 아닌 썩은 알을 고르는 것과 같다. 만일 월세 임대사업용으로 다가구주택 경매물건을 고른다고 치자. 이때는 투자지역 선정이 매우 중요하다. 안정적인 선택을 하려면 대학가, 역세권, 공단 주변 등 임대수요가 풍부한 지역 내 물건을 고르는 것이 현명하다.
반면 주택 공급이 많은 신도시나 다가구주택 밀집지역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전세가 등락 폭이 크고 임대수요가 적으며 임대가가 낮아 임대주택용으로는 부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번에는 1억원 이하의 자금으로 임대사업용 부동산을 구입한다고 치자. 이 경우에는 다세대·연립주택을 고려할 만하다. 최저 입찰가 1억원 안팎의 소액 투자용 부동산이 꾸준히 공급되므로 얼마든지 싼 가격에 낙찰 받을 수 있다.
소형빌라 낙찰가율
80~90%대 일반적
소형빌라 낙찰가율은 통상 80~90%대이다. 게다가 재개발·뉴타운 등의 호재가 없다면 입찰경쟁률도 3대 1 남짓하다. 우량물건을 찾아 꾸준히 발품을 팔면 의외로 괜찮은 물건을 구할 수 있는 셈이다. 간혹 도심·오피스타운·역세권 소형빌라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있다. 이곳은 월세비율이 높은데다 임대수요가 많아 수익률이 은행금리의 두 배 가까이 된다.
통상 수요가 넉넉한 지역 내 33~66㎡대 소형빌라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40~50만 원을 받으므로 임대사업용으로 쓸 만하다고 할 수 있다. 중소형 빌라 낙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서울지역에 한 달이면 300~400건이 경매에 부쳐지는 만큼 발 빠른 경매정보를 얻은 후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설 만하다. 다만 소액투자인 경우에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입지여건이 좋고 수요가 넉넉한 지역이라면 고려해볼 만하다.
투자에 임할 때는 눈높이를 낮춰라
‘세입자 비우기’ 항상 염두에 둬야
빌라 경매의 틈새시장을 공략하려면 반지하 빌라나 재개발, 뉴타운이 예상되는 노후 물건을 고르는 게 좋다. 반지하 빌라는 경매시장의 소외매물로 낙찰가율이 80%대를 넘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잘만 하면 소액투자용 임대주택으로 최적의 상품이다. 만일 여유자금이 넉넉한 투자자라면 어떨까. 이때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고급주택 임대사업을 시도할 만하다.
경매로 나온 고급주택이나 빌라를 낙찰 받아 외국인을 대상으로 세를 주면 된다. 경매 자체로 인한 시세차익은 물론 투자금액 대비 연 10% 이상의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최근 고급주택을 낙찰 받으려는 수요가 늘고 경쟁률도 치열해 예전만 못한 수익률이 예상되지만 ‘클수록 싸다’는 말이 철저하게 적용되는 경매시장에서는 충분히 이문이 남는 투자 대상인 셈이다.
소형 오피스텔도 짭짤한 임대수익용 소액 투자용 경매물건으로 꼽을 수 있다. 1억원 안팎으로 낙찰 받을 수 있는 서울 수도권 일대의 소형 오피스텔은 감정가의 15% 정도 싼 값에 낙찰 받을 수 있다. 값싸게 낙찰 받아 월세를 놓으면 보증금 1000만원에 매월 50~60만원 정도의 수입을 얻을 수 있어 재테크 및 노후보장에 유리하다. 오피스텔 임대사업을 할 경우 교통여건이 중요하며 가능하면 임대료 부담이 적어 거래가 잘되는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공실률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위험할수록
수익도 크다”
모든 투자가 그렇지만 ‘위험할수록 수익도 크다’는 것이 경매시장에도 통용된다. 바꿔 말하면 수익이 클수록 체크사항도 많다는 얘기다. 사실 경매를 통해 주택을 낙찰 받아 임대사업을 할 경우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우선 염두에 둬야 할 것이 ‘세입자의 집 비우기’다. 아무리 싼값에 낙찰 받았다 하더라도 세입자와의 마찰로 분쟁이 제기되면 금전적 손해로 이어진다.
아울러 정신적 고통도 따른다. 되도록 입찰 전 세입자를 만나 이사계획이나 명도저항 여부를 신중히 확인하고 넉넉한 이사비용을 책정해 두는 게 좋다. 경매물건 취득의 단점 중 하나는 주택 내부시설 확인이 어렵다는 점이다. 경매에 부쳐져 손해를 보아야 하는 집주인과 세입자는 입찰자의 요구대로 주택 내부를 공개하지 않는다. 따라서 입찰자는 법원이 공개 열람하는 감정서상 평면도나 구조도로 집 구경을 마쳐야 한다.
그러나 기지를 발휘해 집안 내부를 확인하고 입찰하는 게 좋다. 주택 임대사업이 반드시 ‘꿩 먹고 알 먹는’ 장기 투자종목은 아니다. 경매 투자 전 충분한 수익성 분석과 함께 꼼꼼한 투자성 분석을 거쳐야 한다. 소형주택 가격이 크게 오른 만큼 여유자금을 활용해 안정적인 월세수익을 거둔다는 마음으로 눈높이를 낮춰 투자해야 성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