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유가족 가슴에 못질한 사람들 ③진도발 살생부 리스트

총리가 총대? "됐고! 대통령이 책임져야지"

[일요시사=사회팀] 강현석 기자 =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무능한 정부에 대한 불신 여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박근혜정부가 출범 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것에 이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여권에서는 "어느 정도 사태가 수습되면 내각이 총사퇴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올 초부터 무성했던 개각설이 구체화된 모습이다. 그러나 "책임질 사람은 따로 있다"는 반론도 팽팽히 맞서고 있어 박근혜 대통령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그야말로 죽느냐 사느냐다.

"대한민국이 침몰하고 있다." 경기 안산에 살고 있는 한 공무원은 지난 24일 새벽 개인 신분으로 합동분향소에 조의를 표한 후 착잡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와 함께 조문에 나선 다른 공무원들도 100여개의 영정사진을 멍한 얼굴로 바라볼 뿐이었다. 몇몇은 눈시울을 붉히다 끝내 터진 울음을 참지 못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말했다. "누가 우리 아이들을 죽인 것일까.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공직사회 곳곳
정부 불신팽배

7급 이하 하위직 공무원들은 서울 곳곳에서 안산으로 모여들었다. 그들은 '윗분'들에 대한 성토를 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부실로 일관한 재난구조시스템, 눈치 보기 급급한 중앙 정부부처 책임자들, 대안 없이 아랫사람에게 호통만 치는 청와대. 그들은 "이대로는 안 된다"고 의견을 모았다.

스스로 보수성향이라고 밝힌 한 공무원은 "그래도 지난 정권 당시 발생한 광우병 사태 때는 정부가 한 일에 비해 욕을 과하게 먹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번만큼은 정부가 잘한 게 하나도 없다"면서 "아무리 욕을 해도 응어리진 마음은 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무에 속박된 공무원들은 각자의 가슴에 침통함을 안고 이날 자리를 해산했다. 그 어느 때보다 마지막 인사가 무거웠다. 그들은 "우리(공무원)가 욕을 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도 "퇴근하면 우리 역시 한 시민일 뿐인데 왜 할 말이 없겠냐. 그러니까 (우리가 못하니까) 너네(기자)들이 더 잘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안타까워했다. 무능한 정부에 대한 불신이 생각보다 깊어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사정기관 관계자도 애써 슬픔을 감췄다. 그는 "사실 다수 언론의 보도 행태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이 말만은 꼭 해야겠다"면서 "(우리가) 부정부패를 잡으면 뭐하나. 죽은 아이들이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아닌데. 유가족들이 이걸 원할까. 아니잖아. 그게 아니라 이런 식으로 할 거면 누님(박근혜 대통령)부터 솔선수범해서 책임을 지든 옷을 벗든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 전체가 죄의식을 갖고 있는 상황에 '모두가 죄인이다'는 식의 접근은 곤란하다"며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사람은 따로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누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말일까.

실패한 내각
총사퇴 모락

박근혜정부 1기는 사실상 실패한 내각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그간 윤창중 성추문 사태, 채동욱 찍어내기 의혹 등 공직자들의 윤리·준법문제가 끊이지 않았던 이번 정부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국가위기대응시스템의 허점을 드러내며 무능력한 정부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정치권에서는 "스펙을 위주로 한 박사·고시 출신들이 장악한 관료집단의 한계가 이번 사고를 통해 명확해졌다"며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흔히 '해피아'라고 하는 집단도 따지고 보면 행정고시 출신 공무원들이 서로의 이익을 대변하면서 성장한 것"이라며 "조직 내외적으로 봤을 때 대대적인 개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그는 "내각을 구성하고 있는 장관급 모두가 BH(청와대)에 사표를 던지고, 그중 일부를 수리하는 형태가 돼야 한다"면서 "사고 수습이 먼저냐 책임이 먼저냐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중이지만 아무래도 지방선거 전에 개각이 이뤄져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고 전했다.


국회에 출입하고 있는 한 정치부 기자 역시 당직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대로 가면 지방선거에서 필패할 거라는 위기감이 당 내에서 커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건이 어느 정도 커졌을 때 미리 선을 긋는 것이 여권에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서 복수 관계자가 공통으로 동의한 마지노선은 정홍원 국무총리의 사퇴였다.

정홍원 총리 이하 장관급 줄사퇴 예고
총체적 부실 "물러날 사람 따로 있다"

실제 정 총리는 지난 27일 오전 10시께 서울 세종로정부중앙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예방에서부터 사고 이후의 초동대응과 수습 과정에서 많은 문제들을 제 때 처리하지 못한 점에 대해 정부를 대표해 국민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사퇴의 뜻을 밝혔다. 그는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비통함에 몸부림치는 유가족들의 아픔과 국민여러분의 슬픔과 분노를 보며 국무총리로서 응당 모든 책임을 지기로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총리는 그간 박근혜정부의 공식 2인자로 자리했다. 그러나 그가 이번 정부의 실질적 2인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국무총리라는 막중한 지위에도 정 총리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청와대 지근에서는 "VIP(박근혜 대통령)가 워낙 권력을 틀어쥐고 흔드는 스타일이다 보니 정 총리 개인의 판단으로 행정 처리를 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변명도 들린다.

다시 말하면 결재는 뒤에서 박 대통령이 하고 욕은 앞에서 정 총리가 먹는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박 대통령의 독단을 제어하거나 국정운영을 조정해야 할 위치에 있는 정 총리가 제구실을 했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

사고 수습과정에서 정 총리는 범정부사고대책본부(이하 범대본)를 꾸려 지난 18일부터 현장을 지휘했지만 사망자와 실종자 집계에서 착오를 하는 등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 정 총리는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 등 유관기관을 총괄 지휘하는데 미숙함을 드러냈으며, 부처 간 협조를 이끌어내는데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정 총리는 범대본 본부장이 됐다가 며칠 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본부장 자리를 내주는 등 혼란을 자초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난 24일 실종자 가족들은 진도군청에 임시 마련된 범대본 상황실을 방문해 "박 대통령이 직접 사고 수습을 총괄하라"며 항의하는 등 격양된 모습을 보였다.

이 자리에서 가족들은 이 장관을 만나 "정 총리에게 얘기해도 되는 게 없다”며 “총리가 시켰는데도 (현장 공무원들이) 안 하더라"고 화를 냈다. 또 가족들은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죽었는데 무슨 해양수산부 장관이 구조작업을 지휘하고 있냐"며 불신을 드러냈다. 박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기 전까지는 아무도 믿을 수 없다는 눈치였다.

숨은 박근혜
뒤에선 살생부

누구보다 여론의 동향에 민감한 청와대는 이 같은 분위기를 파악했다고 전해진다. 때문에 개각은 기정사실이며 그 수준과 방법, 시기를 놓고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 수뇌부가 고심했던 것으로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김한길‧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정 총리의 사의 표명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그들은 "가뜩이나 총체적인 난맥상에서 총리가 바뀌면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겠냐"며 "지금 이 시점에서 지극히 무책임한 자세이며 비겁한 회피"라고 비난했다. 또 "이것이 국민에 대한 책임인가"라며 "총리 이하 내각은 우선 상황 수습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앞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정 총리 개인의 사퇴가 아닌 내각 총사퇴 카드로 여권을 압박했다. 최근 있었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은 "모든 국무위원이 함께 물러남으로써 상황을 수습할 것을 대통령에게 건의해야 한다"고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말했다. 발언 전 설 의원은 "지금은 사고 수습 중이라 이런 말씀을 드리기 어렵지만"이라고 단서를 달았지만 파장은 컸다. 


그러나 현 부총리는 "지금은 실종자 수색과 구조가 최우선인 만큼 여기에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총리실 관계자 역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인들은 총리 사퇴 얘기를 할 수 있어도 아직 행정부에서는 그런 말이 나오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지금은 사고 수습이 우선이고 사퇴 얘기가 나오더라도 사고 수습 이후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정 총리가 사퇴하자 관가는 술렁이고 있다.

정 총리와 나란히 경질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이 장관이나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은 임명된 지 몇 달 지나지 않은 상황이라 청와대가 앞장서 옷을 벗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즉 이들 스스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지 않는 한 내각 총사퇴는 공염불에 불가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강 장관과 관련한 첩보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찍어내기'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지피고 있다.

서남수 교육부장관도 여당발 살생부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지만 정권의 신임이 비교적 두터운 상황이라 경질될지는 미지수다. 다른 장관급 인사와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하는 까닭이다.

박근혜정부 최대 위기…MB 광우병 때 흡사
정치권 지방선거 앞두고 내각 총사퇴 요구

물론 상식적으로 봤을 때 경질의 빌미는 충분하다. 서 장관은 실종자 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는 진도체육관에서 의전용 의자에 앉아 컵라면을 먹는 모습이 포착돼 공분을 샀다. 그러나 청와대는 "라면에 계란을 넣어 먹은 것도 아니고 쭈그려 앉아 먹은 것"이라며 서 장관을 두둔했다고 한다. 여러 정황상 청와대는 서 장관의 해명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역시 "재난 컨트롤타워는 청와대가 아니다"라는 식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정부 매뉴얼상 국가적인 사고나 무력에 의한 테러가 발생하면 국가안보실이 이를 대통령에게 보고토록 돼 있다. 하지만 김 실장은 이번 세월호 참사가 '재난' 상황이므로 청와대의 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해명을 했다.


그러나 시민단체인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는 해양수산부의 해양사고 매뉴얼을 공개하며 김 실장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국가안보실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 꾸려지는 중앙사고본부를 비롯해 수색구조본부, 국방부, 환경부 등 유관기관보다 상위 보고체계에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관계기관으로부터 모든 정보를 보고 받고, 다시 지시를 내리는 '컨트롤타워'인 것이다. 김 실장 책임론이 불거지는 이유다.

 

책임회피 급급
윤리의식 마비

그렇지만 이번 개각 리스트에 김 실장이 포함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김 실장을 징계하는 건 청와대의 사고 책임을 인정하는 것과 다름없는 까닭이다. 구조 과정에서 미흡함을 보인 김석균 해양경찰청장 역시 같은 이유로 살생부에서 배제될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청와대발 살생부는 각 부처 장관들은 있지만 청와대 핵심참모는 없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두고 청와대 지근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란 비난 여론이 만만치 않다. 한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는 "청와대 내 정보 보고체계가 매끄럽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이번 사태 전개를 보니 그런 의심이 더 든다"며 "사고가 터진 직후 청와대가 잘못된 보고를 받고 낙관론을 펼친 것도 그렇고, 대통령의 상황 파악이 현장 상황과 시간차를 보였던 것도 그렇고, 어쩌면 '그분'을 너무 의식해서 중간 전달이 왜곡된 건 아닌지 잘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즉 잘못된 상황 판단으로 초기 대응이 늦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청와대 내 보고체계를 뒤틀고 있는 '제3의 인물'이 드러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angel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청와대 이상기류 '박지만 라인' 몰락?

조응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최근 사표를 제출해 수리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지난 22일 청와대가 밝혔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조 비서관은 본인 인생의 다른 길을 걷기 원해 사표를 제출했다"며 이같이 알렸다. 조 비서관은 사표를 제출하기 1주일 전부터 출근하지 않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출범 당시 민정수석실 소속 공직기강비서관에 임명됐으며, 지난 1년여간 고위공직자 인사검증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그러나 조 비서관이 급작스러운 사의를 표명한 것과 관련해 사임 배경으로 정권과 관련한 정보를 외부로 표출시킨 것에 대한 문책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또 그는 최근 비위사실이 있는 청와대 행정관들의 원대복귀 논란과 관련해 감찰 내용을 외부로 유출했다는 소문에 시달리고 있다. 아울러 조 비서관은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씨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조 비서관의 사임을 청와대 내 '박지만 라인'의 몰락으로 연결시켜 보는 시각도 있다.

한편 국군사이버사령부 정치 관련 댓글 관여 의혹을 받아온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연제욱 국방비서관은 지난 21일 군 장성 정기인사에서 교육사령부 부사령관으로 보직 변경됐다. 그는 청와대 파견 전인 지난 2011년부터 2012년까지 국군사이버사령관으로 근무했으며, 군 사이버사 정치 댓글 사건의 몸통으로 의심돼왔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본인의 요청에 따라 인사를 한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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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