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골프와 이별하려는 수순?”

리디아 고 스윙코치 교체 비난 후폭풍

최근 뉴질랜드교포인 프로골퍼 리디아 고가 11년간 함께한 코치와 결별한 데 대해 뉴질랜드 내에서 충격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골프채널>은 “리디아 고가 단순히 코치 한 명을 바꿨을 뿐인데 뉴질랜드 내에선 엄청난 후폭풍이 일고 있다”며 리디아 고를 바라보는 뉴질랜드 국민의 씁쓸한 심경을 전했다.

신지은·이미향·이민지 등 쾌속 성장 중
11년 함께한 코치 결별 충격·우려 목소리
가이 윌슨→데이비드 리드베터
“매우 비도덕적” 민감한 반응

최근 글로벌 매니지먼트 회사인 IMG와 계약한 리디아 고는 다섯 살 때부터 자신을 가르쳐준 가이 윌슨 코치와 헤어지고 미국의 데이비드 리드베터의 지도를 받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리디아 고는 세계 2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박희영(하나금융)의 코치인 리드베터 아카데미의 션 호건에게 배울 예정이다.

리디아를 바라보는 씁쓸한 심경

리디아 고를 ‘국보’로 여겼던 뉴질랜드 팬들은 만감이 교차하는 모습이다. 심지어 타이거 우즈(미국)의 전 캐디로 유명한 뉴질랜드 출신의 스티브 윌리엄스는 “충격적이다. 윌슨은 자기가 해고당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매우 비도덕적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골프채널>은 “뉴질랜드 국민의 감정적 반응에는 단순한 코치 교체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며 “뉴질랜드 사람들에게 이는 리디아와 뉴질랜드 사이의 연결고리 또는 국가적 자긍심과 맞닿아 있다”고 했다. 리디아가 윌슨에게 해고를 통보한 것은 뉴질랜드 골프와 인연을 끊겠다는 제스처로 받아들인다는 얘기다. 실제로 뉴질랜드의 한 매체는 “리디아 고가 뉴질랜드 골프를 떠나려는 신호다”고까지 표현했다.
리디아 고가 세계 정상급의 선수로 올라설 수 있게 많은 공을 들인 뉴질랜드는 그가 막상 더 큰 무대로 진출하자 국적 문제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 10월 프로 전향 기자회견 때 많은 뉴질랜드 취재진은 “한국에서 태어났는데, 2016 리우올림픽 땐 어느 나라를 대표해 출전할 계획이냐” “한국 기업의 후원을 받게 되면 어느 나라를 기반으로 활동하느냐” 등 국적 관련 질문들을 쏟아냈다. 당시 리디아는 “뉴질랜드 국적을 바꿀 생각이 없고 올림픽에도 뉴질랜드 대표로 나갈 것”이라며 우려를 잠재웠다.
뉴질랜드의 반응이 심상치 않자 리드베터도 자세를 낮췄다. 리드베터는 <골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도 좀 망설여진다. 리디아와 윌슨 코치의 관계를 잘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디아의 스윙을 새롭게 바꾸겠다는 게 아니다. 해오던 것을 잘 이어가도록 가이드만 해 줄 것이다”고 설명했다.
10대 소녀답게 활발한 SNS 활동을 하는 리디아 고도 기사와 SNS 등을 통해 부정적 반응들을 접한 것 같다. 리디아 고는 뉴질랜드의 한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많은 트위터와 기사를 통해 ‘성공을 안겨준 코치를 떠나면 안 된다’는 말을 들었다”며 “하지만 내 경우는 다르다. 윌슨이 좋은 코치가 아니어서가 아니라 미국에서 활동해야 하는 내 상황 때문이었다. 어쨌든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도할 것이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처럼 리디아 고가 세계 각국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세계 골프 무대에서 한류골프 붐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호주여자오픈은 치열한 선두경쟁을 펼쳤던 한국선수 또는 교포 선수들에겐 진한 아쉬움을 남겼지만 한류골프가 세계 여자골프를 지배하는 날이 머지않았음을 보여주었다.
최근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 빅토리아골프장에서 끝난 최종 라운드에서 첫 승에 목마른 최운정(24)은 마지막 홀에서 짧은 버디퍼트를 실패하면서 캐리 웹(호주·39)과의 연장전 승부 기회를 놓쳤다. 그러나 톱11에 준우승의 최운정을 비롯, 리디아 고(공동 3위) 신지은(공동 6위) 이미향·이민지(공동 11위) 등 다섯 명이 포진했다.
세계 랭킹 1위를 노리는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을 비롯, 바로 지난 주 유럽여자골프투어(LET) 볼빅 RACV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거둔 타이거 우즈의 조카 샤이엔 우즈(23), LPGA투어 개막전 퓨어실크 바하마 LPGA클래식 우승자 제시카 코르다(21·미국), 스테이시 루이스(28·미국), 세계랭킹 8위 캐리 웹, 9위 렉시 톰슨(19·미국), 폴라 크리머(27·미국), 모건 프레슬(26·미국), 청 야니(25·대만) 등 세계의 강자들이 총출동한 대회에서 상위랭킹 절반을 한국선수 또는 교포선수가 차지했다는 사실은 앞으로 한류 여자골프의 돌풍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해주는 신호로 보인다.

한류 여자골프 돌풍 LPGA 강타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제2의 리디아 고’의 모습들이 두드러졌다. 호주와 뉴질랜드에 골프 유학 중인 한국 국적의 어린 선수와 교포 2세 선수들의 활약을 보며 한류 골프의 맥을 이을 ‘제2의 리디아 고’들이 줄을 잇고 있음을 절감할 수 있었다.
공동 혹은 단독 선두로 3, 4라운드를 지배한 이민지를 누가 18살의 아마추어라고 생각하겠는가. 마지막 라운드 후반에서 몇 번의 결정적 실수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프로보다 더 프로다운 여유를 보이며 거침없는 스윙과 머뭇거림 없는 퍼팅, 그리고 언제나 미소를 잃지 않는 얼굴, 멋진 샷을 날리든 실수를 하든 캐디와 교감을 나누며 다음 샷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 등은 어린 소녀로 보이지 않았다.
이민지는 리디아 고를 능가할 수도 있는 제2의 리디아 고였다. 쟁쟁한 프로들 사이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게임을 펼쳐나가는 의연한 자세, 주변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게임에 집중하는 능력, 그리고 탄탄한 기본기 등 골프천재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이민지가 도대체 누구인가. 이민지 역시 2월 초 열린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ISPS 한다 뉴질랜드오픈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이미향(21·볼빅)처럼 국내 골프팬들에겐 다소 낯설지만 세계 아마추어 골프계에선 리디아 고와 함께 주목받았던 유망주다. 아버지가 클럽 챔피언을, 어머니가 티칭프로 활동을 할 정도로 골프에 일가견이 있는 집안의 딸로 호주 퍼스에서 태어난 그녀는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수영선수로 활동하다 골프로 방향을 틀었다.
이민지는 2012년 US여자주니어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호주 여자 아마추어선수권에서 우승했다. 지난해 2월초 열린 볼빅 RACV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는 공동 16위에 오르더니 지지난주 열린 같은 대회에선 샤이엔 우즈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호주여자아마추어 랭킹 1위인 교포 오수현(18) 역시 또 다른 제2의 리디아 고다. 이번 대회에선 공동 39위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2월 호주 퀸즐랜드주 골드코스트에서 열린 유럽여자골프투어 볼빅 RACV 호주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미 LPGA투어 퀄리파잉스쿨 수석합격자인 아리야 주타누간(태국)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9세 때부터 골프를 배운 뒤 2005년 호주로 이민 온 오수현은 2009년 역대 최연소인 만 12세에 호주여자오픈 출전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유망주로 부상했다. 지난해 호주주니어골프국가대표로 활약하며 US여자아마추어챔피언십 8강에 진출하는가 하면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호주의 주요 아마추어 대회에 여섯 번 참가해 네 번 우승할 정도다.
유난히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10대 천재 골프소녀들이 대거 등장하는 것은 2000년을 전후해 시작된 유학·이주 행렬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코알라로 유명한 박희정(33)이 바로 호주·뉴질랜드 유학 1세대. 1994년 호주 시드니로 유학 간 박희정은 15세 때인 1995년 최연소의 나이로 호주여자주니어대회에서 우승했고, 크고 작은 주니어·아마추어대회에서 42승을 거두었다.

제2의 리디아 고 태극낭자 누가?


2000년대 중반에는 골프유학생이 500여 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학업과 골프를 병행할 수 있는 데다 라운드 환경이 좋았기 때문이다. 중3이던 2004년 호주 골드코스트로 유학을 떠났던 양희영(24·KB금융그룹)은 한국에서 라운드 하기가 힘들어 유학을 결심한 케이스다.
이밖에도 LPGA투어에서 활동 중인 강혜지(23·한화), KLPGA투어의 안신애(23·우리투자증권), 김다나(24·넵스), 김보배(26·한국피엠지) 등도 뉴질랜드 유학파다.
지금은 이런 유학 이주 바람이 수그러들었지만 2000년을 전후해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골프를 익힌 태극낭자들이 머지않아 세계 유수 투어의 주인공으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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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