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 녹슨 샷, 이렇게 되살리자!

4월 본격 골프시즌 대비 실력 향상법

골프시장의 휴식기가 끝났다. 긴 동면을 끝내고 페어웨이에 녹색물결이 일렁일 즈음이면 골퍼들의 가슴도 일렁이기 마련이다. 겨우내 녹슬었던 샷을 재정비하고 제대로 된 시즌을 맞이하기 위해선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까? 아울러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2014년 골퍼들의 ‘핫 아이템’으로 주목받을 신제품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제각기 다양한 신기술과 장점을 내세우는 브랜드들의 신제품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속전속결·천방지축’ 골프연습장의 바보들
300야드 장타 치고 싶다면 이것만은 꼭!
 2014년 골퍼 핫아이템 소개
근육 강화시켜 기초체력 강화

▲근육 키우기 =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이다. 겨울철은 프로선수들도 체력을 키우는 시기다. 근육을 강화시켜 기초체력을 강화해 보자. 전문가들은 “골프는 물론 일상을 위해서도 근육강화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척추 주변의 코어근육과 함께 하체 근육을 단련시키면 비거리도 훨씬 늘어난다.

▲빈 스윙을 반복하라 = 유명 교습가들은 “공 없이 스윙만 반복하는 연습을 많이 하라”고 주문한다. 공의 방향과 상관없이 스윙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클럽을 휘두를 수 있는 공간만 확보하면 된다. 주변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다면 아파트 주차장도 상관없다. 멀리 가지 않고 수시로 스윙을 점검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퍼팅연습은 어디서나 = 카펫이 깔려있는 공간이면 충분하다. 1.5m 지점에 목표물로 커피 전문점의 테이크아웃용 종이컵을 눕혀 놓으면 끝이다. 실전에서 자주 직면하지만 종종 실패하는 거리다. 버바 왓슨(미국)은 실제 지난 2월3일 끝난 피닉스오픈 최종일 18번홀에서 1.5m 파퍼트를 놓쳐 연장전 기회가 무산됐다. 자꾸 연습하다보면 자신감이 붙어 멘탈까지 강해진다.

▲스크린골프로 감 잡기 = 다음은 스윙감 찾기다. 한국은 특히 집만 나서면 곳곳에 스크린골프장이 있다. 묵혀둔 샷 감각을 되찾기에는 그만이다. 춥지도 않고 눈이나 비를 맞을 염려도 없다. 연습모드로 가볍게 샷을 점검한 뒤 원하는 골프장을 선택해 라운드에 돌입한다. 잔디와 똑같은 느낌은 아니지만 녹슨 부분을 체크하기에는 그만이다.

▲눈 덮인 필드를 공략하라 = 가끔씩은 추위와 맞서 싸워야 한다. 그린이 딱딱하게 얼고, 페어웨이에 눈이 쌓여도 겨울골프만의 매력이 있다. 연중 그린피가 가장 싸다는 점도 경제적이다. 클럽하우스에 평소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 뜨거운 물에서 몸을 먼저 데우면 근육 이완에 큰 도움이 된다. 준비운동, 라운드 도중 스트레칭은 필수다.


▲골프중계에 빠져보자 = 미국과 유럽의 프로골프투어는 이미 2014시즌이 한창이다. 주말마다 골프전문채널을 통해 월드스타들의 플레이 장면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TV와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시청할 수 있어 장소에 구애받지도 않는다. 프로골퍼들의 샷을 보면 숨어 있던 골프본능이 꿈틀대기 시작한다. 명품 샷을 이미지 스윙으로 머릿속에 간직하면 레슨 효과도 있다.

▲신무기를 장만하라 = 다소 비용이 드는 방법이다. 성능이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장비들이 대거 출시되는 시기다. 단, 철저한 테스트를 통해 효과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수십여 종의 시타채를 갖춰 놓는다. 메이커에 직접 신청해 택배로 받아 사용해 본 뒤 결정해도 된다.
패션도 중요하다. 낡은 골프화와 유행이 한참 지난 골프웨어들은 과감하게 버리자. 온라인 쇼핑몰에서 스타일 좋은 신제품을 값싸게 구입할 수 있다.
날씨가 웬만큼 풀렸으니 골프 연습장에서 효과적으로 훈련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연습장에 가보면 체계적으로 훈련하지 않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먼저 주어진 시간을 1초라도 알뜰하게 사용하겠다는 뜻에서 스트레칭을 하는 둥 마는 둥 연습에 바로 돌입하는 ‘속전속결형.’ 이들은 첫 단추를 잘못 끼웠기 때문에 1시간~1시간30분의 연습이 제대로 성과를 얻기 어렵다. 눈 딱 감고, 10분간은 스트레칭으로 워밍업을 해야 된다. 그렇지 않고 곧장 클럽을 잡으면 10~20분간은 공이 제대로 맞을 리가 없다.(연습장 도착하자마자 빈터에서 스트레칭을 미리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효과적 훈련법은 체계적인 훈련

다음은 드라이버를 잡았다가 바로 숏 아이언을 잡는 등 클럽을 이것저것 손대는 ‘천방지축형.’ 그렇게 하면 뇌에 혼동이 와 역시 연습효과를 거두기란 힘들다.
샌드웨지부터 시작해 피칭웨지, 9→8→7→6→5번 아이언, 우드→드라이버 순으로 가벼운 클럽부터 시작해 순차적으로 무거운 클럽으로 옮겨야 근육이 적응을 쉽게 할 수 있다. 명심할 사항은 샌드웨지나 피칭웨지 샷에 할애하는 시간을 15~20분은 확보해야 한다는 점. 스코어를 줄이는 핵심은 숏게임인 탓이다.
복싱에는 ‘왼손 잽이 세계를 정복한다’는 말이 있다. 상대를 쓰러뜨리려면 동작이 큰 훅이나 어퍼컷 한 방이 아니라 복싱의 기본인 왼손 잽이 더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왼손 잽을 피칭이나 샌드웨지, 훅이나 어퍼컷을 드라이버나 우드로 대입하면 바로 답이 나온다.
드라이버가 잘 맞지 않는 경우가 아니면 드라이버 샷을 30개 정도로 조정해 작은 클럽과 훈련시간 균형을 맞춰야 한다. 어떤 이는 드라이버 연습을 전체의 40~50%로 할애하는데, 이는 근육을 뭉치거나 굳게 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여성들은 힘이 부쳐 대개 드라이버를 먼저 잡지만 별 문제는 없다. 다른 클럽 연습으로 힘이 다 빠지고 맨 마지막으로 드라이버를 잡으면 들기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남성들도 피곤하거나 힘이 달릴 때는 스트레칭 후 드라이버 연습을 먼저 하는 게 효과적이다.
연습 전후 최소 10분간의 퍼팅은 필수다. 벙커샷 연습장이 있으면 1주일에 두세 번은 꼭 들르길 권장한다. 또 하나 유의점은 라운딩 전날엔 연습장행을 피해야 한다는 것. 라운딩 하루 전에는 본인이 느끼지 못하지만 뇌 스스로가 긴장을 해 근육피로가 24시간 내 풀리지 않는 탓이다. 마음이 불안해서 어쩔 수 없이 연습장엘 간다면, 숏게임 위주로 30분 이내 마쳐야 다음날 라운딩에 지장이 없다.

장타자 꿈 위한 중요한 장타 팁

주말골퍼라면 누구나 장타자 꿈을 갖고 있다. 현재 장타를 치고 있는 골퍼도 좀 더 멀리 보내고 싶은 욕심이 없지 않을 것이다. 미국 골프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 인터넷판이 그동안 장타 팁을 모아 소개했다.

▲당장 드라이버부터 피팅하라 = 한국 골퍼들은 피팅을 무시하는 경향이 많다. 피팅 한 번 받아보지 않고 이것저것 써보다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골라 쓴다. 하지만 9명의 아마추어를 피팅했더니 그중 8명의 평균 비거리가 21야드 늘어나는 결과가 나왔다. 내 몸에 맞는 드라이버가 숨은 비거리를 찾아준다.

▲컨디션에 따라 드라이버를 잘 활용하라 =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드라이버 로프트는 스위트스폿 각도다. 하지만 드라이버 헤드 로프트는 스위트스폿을 기준으로 위쪽은 크고, 아래쪽은 낮다. 따라서 위쪽에 맞으면 탄도가 높아지고 아래쪽에 맞으면 탄도가 낮게 날아간다. 그날 컨디션에 따라 티 높이를 조절함으로써 높거나 낮은 탄도의 샷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몸을 돌리는 게 아니라 꼬는 것이다 = 흔히 백스윙을 할 때 어깨를 돌리라고 한다. 하지만 그것만 생각하면 제대로 꼴 수 없다. 팔로 하는 스윙을 벗어나려면 어깨를 돌리는 것이 아니라 꼰다고 생각하는 것이 훨씬 낫다. 그래야 힘을 축적해 임팩트 때 제대로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상체와 하체를 분리하라 = 어깨가 제대로 꼬였다면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다운스윙에 들어갔을 때는 상체와 하체가 분리돼야 한다. 먼저 하체가 다운스윙을 시작하고 상체의 꼬임이 풀려야 장타를 칠 수 있다.

▲임팩트 때 몸을 낮춰라 = 임팩트하기 직전 타이거 우즈의 사진을 보면 마치 쪼그려 앉은 듯하다. 마치 농구 선수가 리바운드를 하기 위해 몸을 약간 낮추는 것 같은 동작이다. 많은 아마추어들이 스윙 내내 같은 자세를 유지하라고 듣지만, 오히려 이게 거리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임팩트 전 약간 쪼그리는 자세가 힘을 얻게 한다.

▲타이밍이 최고의 비거리 요소 = 다운스윙은 상체와 하체가 잘 조화돼야 한다. 이것이 제대로 맞물려 돌아가지 않으면 장타를 칠 수 없다. 적절한 타이밍과 온전한 체중이동이 거리를 늘리는 최고의 파워 원천이다.

▲완만하게 공에 다가가라 = 골프채가 급격한 각도로 공에 다가가면 파워를 제대로 실어줄 수 없다. 장타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골프채가 급하지 않고 약간 완만하게 공에 다가가야 한다.
사실 최고의 장타 팁은 ‘거리가 전부가 아니다’는 것이다. 장타에 목을 맬수록 오히려 미스샷이 나오기 쉽다. 장타 한 번 치려고 여러 차례 미스샷을 한다면 결코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없다. 잭 니클라우스는 당시 최고의 장타자였지만 지금은 그보다 멀리 치는 선수들이 무척 많다. 하지만 누구도 니클라우스를 넘지 못하고 있다. 니클라우스가 최고 골퍼가 된 것은 장타 때문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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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국민의힘 뒤집기와 자충수

벼랑 끝 국민의힘 뒤집기와 자충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비상계엄 1주년을 맞아 페이스북에 사과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도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를 숙였다. 사과는 짧았지만,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비난은 길었다. 사과 의견을 통해 확인되는 국면 전환 노림수는 ‘한동훈을 제외한 빅텐트’인 걸까? 국민의힘 공보실은 지난 2일 오후 10시54분 출입기자들에게 지난 3일 지도부 일정을 공지했다. 공보실에 따르면, 지도부의 일정은 ‘통상 일정’이었다. 공개 외부 일정이 없단 의미다. 지난 3일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1주년이었다. 통상의 의미는? 지도부의 공개 외부 일정이 없단 것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공개 사과 및 기자회견 일정이 없었단 의미로 해석될 수 있었다. 장 대표는 지난 3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 의견을 밝혔다.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는 등 “정당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소지가 있는 주장부터 제시했다.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대해서도 “한국 정치의 연속된 비극을 낳았고, 국민과 당원들께 실망과 혼란을 드렸다”는 등 ‘탄핵 반대’ 의견을 유지했다. 장 대표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잘못은 하나로 뭉쳐 제대로 싸우지 못했다는 부분이었다. 자신에 대해서도 “당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가 사과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은 같은 날 오전 4시50분경 이정재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확실시됐다. 장 대표는 페이스북 게시글에서도 “추 의원 구속영장 기각은 어둠의 1년이 지나고 두터운 장막이 걷히고, 새로운 희망의 길이 열리는 신호탄”이라면서 대정부 투쟁에 의미를 부여했다. 장 대표는 “이재명정권의 대한민국 해체 시도를 국민과 함께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사과 불가는 지난달 28일 대구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장외집회에서 어느 정도 예고된 것이었다. 당시 그는 “비상계엄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통감한다”면서도 “우리가 흩어지고 분열한 결과, 이재명정권이 탄생했단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책임을 무겁게 통감한다”면서도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연설 대부분을 채웠다. 5일 간격으로 같은 얘기를 반복한 것이었다. 당시 장 대표가 주장한 민주당에 대한 비난의 핵심 내용은 ▲의회 폭거·국정 방해 ▲무모한 적폐 몰이에 따른 공무원 사찰 위협 ▲폭거로 인한 민생 파탄·국가 시스템 붕괴 ▲내란 몰이 등이었다. 비상계엄 1주년에 강조된 “민주당 폭거” 국면 전환·결집 노리는 선 사과·후 비난? 국민의힘의 비상계엄 관련 사과는 ▲송언석 원내대표 ▲유상범·김은혜 원내부대표 ▲최수진·최은석 원내대변인 등 원내 지도부 차원에서 나왔다. 송 원내대표 등은 지난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께 큰 충격을 드린 비상계엄 발생을 막지 못한 데 대해 국민의힘 국회의원 모두는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군인·공직자·의료인·자영업자 등 비상계엄 선포 피해자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하지만 이후의 메시지는 이재명정부·민주당 비판 등 장 대표의 주장과 크게 차이가 없는 내용이었다. 송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패배의 아픔을 딛고 분열과 혼란의 과거를 넘어서 다시 거듭나겠다”며 “소수당이지만 처절하게 다수 여당과 정권에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전까지 국민의힘에서 장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 정치인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용태·김재섭·권영진·엄태영·이성권·조은희 의원 등이었다. 국민의힘 양향자 최고위원은 지난달 29일 대전에서 진행된 장외집회 중 “국민의힘은 불법 계엄을 방치했으니,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일부 지지자들의 강한 항의를 받았다. 김재섭 의원은 지난달 28일 YTN 라디오 <더 인터뷰>에 출연해 “당 지도부의 사과가 없으면 제 나름의 사과를 해야 할 것 같다”며 “같이 메시지를 낼 국민의힘 의원들이 약 20명은 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곧 “연판장을 돌리거나 기자회견을 할 수도 있다”는 압박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었다. 오 시장도 같은 날 채널A <김진의 돌직구 쇼>에 출연해 “중도층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라도 당 차원의 사과가 필요하다”며 “공당이라면 반성문을 쓰는 게 도리”라고 주장했다. 결국 이들은 당과 무관하게 대국민 사과를 했다. 오 시장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소속 중진 정치인이자, 서울시민의 일상을 책임지는 시장으로서 그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그날의 충격과 실망을 기억하는 모든 국민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 25명은 지난 3일 국회에서 “비상계엄 선포 당시 집권여당의 일원으로서 비상계엄을 미리 막지 못하고 국민께 커다란 고통과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거듭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면서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존중 ▲윤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단절 ▲국민의힘 체질 개선·재창당 수준의 혁신 등을 약속했다. 이어지는 각자 플레이 장 대표에게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 후 자체적으로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한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대체로 수도권에 기반을 둔 소장파다. 이들 중 국민의힘이 강경 보수 정당으로 자리매김하면 가장 큰 손해를 볼 정치인으로는 오 시장과 김재섭·김용태 의원이 거론된다. 오 시장은 높은 개인 인기를 바탕으로 민주당의 서울시장 탈환 공세에 맞서고 있다. 김재섭 의원의 지역구 서울 도봉갑은 원래 민주당 텃밭이었다. 김 의원은 지난해 총선 당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을 1094표 앞서 어렵게 이겼다. 지난해 12월7일 국민의힘의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집단 이탈에 동참했을 때도 지역구에서 규탄 집회가 개최되는 등 홍역을 치렀다. 김용태 의원도 경기 가평·포천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박윤국 한국도자재단 이사장에 2774표 앞서 어렵게 금배지를 다는 데 성공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강경 보수화가 진행된다”는 지적이 각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 우려는 장 대표가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자유통일당 ▲우리공화당 ▲자유민주당 ▲자유와혁신 등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깊어졌다.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은 연대를 논의할 때가 아니”라면서 선을 그었다. 최근 국민의힘에선 “한동훈 전 대표를 축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만한 밑그림을 계속 그리고 있다. 국민의힘 여상원 윤리위원장은 지난달 17일 사의를 표명했다. 여 위원장은 “당에서 ‘물러나면 좋겠다’는 연락이 왔다”며 “굳이 능욕당하면서 자리를 지킬 필요가 없다고 판단돼 원하는 대로 하겠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윤리위원회가 ‘계파 갈등 조장’을 이유로 윤리위에 넘겨진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주의 조치만 내린 것 때문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국민의힘 우재준 청년 최고위원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원하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윤리위원장을 사퇴시키는 게 정당한 일이냐”며 “내란 특별재판부를 만드는 민주당과 뭐가 다르냐”고 정면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28일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당원 게시판 의혹은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윤 전 대통령 부부 비방글 작성에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장 대표는 취임 직후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밝혀 당원에게 알릴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던 바 있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정치적으로 몰락해 서울구치소에 갇혔고,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이 당원 게시판 의혹을 밝혀낸 후 거둘 수 있는 실익으로는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친한(친 한동훈)계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거론된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가 거둘 수 있는 이익이다.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보수 성향 유권자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명확하게 나뉜다. 하지만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갈등하면서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던 이력이 있다. 이 때문에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이 강경 보수 일색이 되는 걸 막는 방파제·상징”이란 분석이 오랫동안 있어왔다. 친한계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의원 중 상당수는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소장파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리위원장 쫓아낸 이유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선 “윤 전 대통령이 정치에서 폭력을 동원하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몰랐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정치의 본질은 대화·토론·협상이다. 영국 하원에선 20세기 초까지 의원이 총칼을 이용해 결투·난투를 했다. 물리적 폭력이 아닌 ‘언어폭력’ 선에서 공방을 이어가는 정치 문화는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정착됐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전 세계에 줬던 충격은 민주주의가 충분히 성숙했다고 믿었던 대한민국에서 군을 동원해 정적을 제거하려던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었다. 장 대표·송 원내대표는 사과 메시지를 먼저 짧게 발표하면서 이재명정부·민주당 비판은 길게 이어가는 형식의 사과 의견을 밝혔다. 사과엔 ▲직접적인 반성 ▲분명한 잘못 인정 ▲재발 방지 약속 ▲보상 약속 등 4개의 원칙이 제기됐는데 “상대방 비판에 더 중점을 둔 사과는 역설적으로 ‘반성을 하는 게 맞느냐’는 비판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 당시 대국민 사과를 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후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후속 조치 중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 미흡했고, 우려를 덜어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을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이라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당시 크게 불거졌던 각종 우려를 ‘괴담’으로 규정지었다. 이 때문에 촛불 시위 세력이 제시한 재협상 시한과 맞물린 시점에서 사과가 나온 점을 감안할 때 국면 전환을 위한 명분 쌓기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이미 각종 의혹이 광범위하게 제기돼 근거 자료들까지 제시되는 시점에서 “취임 후 일정 기간 일부 자료들에 대해 최순실씨의 의견을 들은 적은 있지만, 청와대 보좌 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의 해명은 신뢰를 잃었다. 장 대표·송 원내대표의 사과도 두 전직 대통령의 사과처럼 자신의 주장을 뒤에 배치한 후 더 큰 비중을 부여하는 형식을 유지했다. 비상계엄 1주년에 강조된 “민주당 폭거” 국면 전환·결집 노리는 선 사과·후 비난? 이런 사과 형식은 국면 전환·지지층 결집 목적을 가진 이들이 활용한 사례가 많다. 대표적인 예로, 고대 로마에서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암살된 후 있었던 마르쿠스 브루투스·마르쿠스 안토니우스의 연설이 꼽힌다. 카이사르 살해를 주동한 브루투스는 “카이사르에 대한 내 사랑은 카이사르를 사랑하는 다른 분보다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단언한다”고 선언한 후 “로마를 더 사랑해서 카이사르를 죽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라를 위해 눈물을 머금고 가장 사랑하는 친구를 죽였다”고 강조했다. 안토니우스는 “카이사르 암살에 가담한 사람들은 모두 존경할 만한 분들”이라고 선언한 후 카이사르를 찬양하면서 그의 유언장을 공개했다. 유언의 핵심 내용은 “내 재산을 로마 시민에게 기증한다”는 것이었다. 또 카이사르가 살해당할 당시 입었던 칼자국과 피로 얼룩진 옷도 공개했다. 흥분한 로마 시민은 암살자들의 집을 습격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안토니우스·아우구스투스는 로마 정국을 장악했다. 불리한 내용을 먼저 짧게 거론한 후 유리한 내용을 장황하게 거론하는 형식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즐겨 이용된다. 장 대표·송 원내대표가 짧은 사과 의견을 밝힌 후 이재명정부·민주당을 비중 있게 비판한 것도 강경 보수 세력에겐 강한 인상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장 대표는 비상계엄의 원인을 ‘의회 폭거’라고 규정했다. 이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카이사르가 된다. 비상계엄 해제에 찬성해 사실상 윤 전 대통령 몰락에 가담한 한 전 대표와 친한계는 브루투스 일당이 되는 구도가 그려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강경 보수 세력은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해 어떤 의견을 제시할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공나형 전남대 학술연구교수는 지난 2022년 발표한 논문 <대통령의 공적 사과 담화에서 드러나는 ‘개입’ 양상>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지난 1993년 쌀 시장 개방을 수용하면서 밝힌 대국민 사과와 박 전 대통령의 최순실 게이트 관련 대국민 사과를 분석했다. 공 교수는 김 전 대통령의 사과문에 대해선 “선의로 행한 행위가 어쩔 수 없는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고 강조하면서 결과의 부정성에 관여하는 자신의 의도의 비중을 제거했다”고 분석했다. 박 전 대통령의 사과문에 대해선 “자기 고백이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만, 그 고백의 원인이 되는 행위에 대해선 소극적”이라고 분석했다. 12월3일 조용히 장 대표·송 원내대표의 사과도 “어쩔 수 없었다”는 항변과 상대방 비판을 내용으로 채웠다. 그러면서 민주당 심판·보수 재건·대여 투쟁을 강조했다. 결국 두 사람의 답은 ‘한 전 대표를 제외한 빅텐트’ 방침 재확인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의 12월3일은 이렇게 조용히 지나갔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