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올림픽 메달 획득에 집중”

<인터뷰> 허광수 대한골프협회 회장

“예상 출전국 50개국, 랭킹 순으로 선발”
R&A 회원에게 듣는 한국 골프의 미래
아시안게임 남자는 ‘안심’ 여자는 ‘걱정’
우리나라 골프 세계무대서 인정 자신

대한골프협회(KGA) 허광수 회장은 아마추어골퍼의 최고영예인 R&A(영국왕립골프협회) 회원이다. 허 회장은 1967년 한국 아마추어선수권에서 우승했으며 국가대표로 뛰었을 정도로 빼어난 실력을 자랑한다. 한창 때 남서울CC의 오르막 파5홀인 9번홀에서 아이언으로 가볍게 2온에 성공할 정도로 장타력을 과시했다.
부친인 고(故) 허정구 회장에 이어 2대에 걸쳐 대한골프협회를 이끌고 있는 허 회장은 오는 9월 인천에서 열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과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하계 올림픽에 대한 준비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다음은 허 회장과의 일문일답.

- 한국 남녀 골프 국가대표팀은 아시아 최강이다. 인천 아시안게임에 대한 전망은?
▲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리나라가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을 싹쓸이했다. 내가 회장으로 재임할 때 3회 연속 금메달 싹쓸이를 못하면 회장이 능력이 없어 그렇다고 할 거다(웃음). 아시안게임에서 남자팀의 금메달 가능성이 높은 반면 여자팀은 솔직히 걱정된다. 하지만 ‘홈코스’의 이점도 있어 희망적이다. 남자대표팀의 이창우, 이수민 선수가 정말 잘하고 있지만 자만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선배들의 뒤를 이었으면 좋겠다.


- 아직 시간이 있지만 골프가 올림픽 종목으로 복귀하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

▲ 우리 선수들이 올림픽에 대비해 연습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연습환경을 마련하는 등 나름 준비를 하고 있다. 또 먼 나라에서 하니까 경비가 부담되는 선수들을 위해 협회 차원의 재정적 지원 등도 고려하고 있다.

- 브라질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 가능성은?
▲ 남자 선수들은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올림픽 개최 전까지 새로운 스타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여자 또한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여자가 남자보다 훨씬 더 많은 기회가 있다. 그렇다고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장담하지는 못한다. 올림픽 메달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선수들의 정신력도 중요하다. 미국이나 유럽선수들은 돈보다 명예를 중시한다. 최고의 선수들이 명예를 위해 돈을 벌 기회를 뿌리치고 나갈 것이다. 아마도 지금 이 시간에도 올림픽에 대비해 피나는 연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선수들이 얼마나 올림픽에 ‘올인’할 수 있을지 솔직히 의문이다. 또한, 외국선수들의 명예에 대한 열정만큼 우리 선수들이 그런 열정을 갖고 있나 짚고 넘어가야 한다.

-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은 아마추어가 출전하는 아시안게임과 달리 프로선수들이 나간다. 출전 선수 구성은?
▲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세계랭킹 순으로 출전선수가 정해질 것 같다. 예상 출전국은 50개국 정도인데 남자의 경우 세계랭킹 50위 내엔 미국과 유럽 선수들이 대부분 포함되어 있다. 세계랭킹 순으로 출전한다면 출전국 숫자가 너무 적다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아직 결정된 건 아닌데 세계랭킹 순위에서 각국 출전 선수 제한을 둬 많은 나라에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아마도 내년 후반이 지나야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분명한 건 아마추어도 세계랭킹 순위가 높으면 대표로 선발 될 수 있다는 점이다.

- 아시아 태평양 골프연맹(APGC) 회장직을 내려놓는 것으로 들었다. 지난 6년 임기를 자평한다면?
▲ APGC 회장 임기가 2년인데 세 번이나 연임했다. 많은 일들이 기억에 남지만 가장 큰 보람은 아시아 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의 창설이다. 사실 이 대회는 아시아 지역의 작은 대회로 미국과 유럽에서는 인정받지 못했다. 내가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R&A와 파트너십을 맺어 우승자에게 마스터스 초청장과 브리티시오픈 최종예선 출전권을 주게 됐다. 이제 US아마추어선수권, 브리티시아마추어선수권과 더불어 세계 3대 아마추어 대회가 됐고 세계 골프의 최고봉에 있는 조직이 됐다. 또한 내가 처음 회장을 맡았을 때는 회원국이 22개국이었는데 지금은 37개국으로 늘었다.

- 2016년 아시아 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의 한국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
▲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2016년엔 하계 올림픽이 있다. 올림픽은 우리가 목표 달성을 위해 모든 힘을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다. 아마도 올림픽이 끝난 2017년 또는 2018년 유치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 세계무대에서 한국 골프의 위상은?
▲ 대한민국의 골프 위상이 낮으면 내가 APGC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아무리 잘 하려 해도 안 된다.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기 때문에 모든 것이 가능했다. 한 마디로 우리나라 골프가 세계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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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