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에 고쳐 쓰기 바람이 불고 있다. 오래되어 낡고 허름한 건물을 개·보수하는 ‘리노베이션’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추세다. 특히 부동산 경기가 침체국면에서 헤어나지 못해 소강상태를 나타낼 때는 매매나 임대가 쉽지 않아 리노베이션 수요가 크게 늘어난다.
도심지에 20년이 넘어 노후된 아파트와 건물들이 속출하면서 비싼 재건축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싼값으로 건물 효용을 높일 수 있고 게다가 리모델링을 적용할 경우 신축 당시의 건축법과 주차장법, 환경규제 등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어 신축할 경우의 불이익을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
낡은 건물은 팔려고 내놔도 쉽게 팔리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리노베이션 과정을 거쳐 기존 주택을 잘만 개·보수하면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부가가치를 높이는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다. 게다가 도시계획법 시행령 개정으로 주거지역 용적률이 하향 조정돼 리노베이션 수요는 앞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개·보수를 통해 부동산 가치를 가장 손쉽게 올릴 수 있는 게 낡은 단독주택이다. 최소한 4m 이상의 도로에 접한 단독주택이라면 얼마든지 새로운 수익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여유 공간이 많은 단독주택을 다른 용도로 바꾸는 것이다.
대학가 주변이나 역세권으로 배후 수요층이 탄탄한 지역 내 주택이라면 그 효과는 극대화된다. 도로변 건물은 야외카페나 고급음식점으로 개조하거나 사무실 용도로 바꾸면 돈 되는 부동산으로 만들 수 있다. 대학가 주변이라면 사무실을 겸한 미니원룸 주택이나 고시원 쪽이 승산 있다.업무시설 밀집지역은 소규모 창업자들을 겨냥한 세미텔이나 비즈니스텔로 바꾸면 인기가 높다. 임대수익이 떨어지는 낡은 업무용 건물도 주거용도로 전환하면 건물의 효용은 물론 높은 임대수입까지 올릴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튀어야 사는 세상이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입지와 상권에 따라 차별화된 업종으로 전환하면 죽어가는 부동산에도 새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다. 리노베이션을 통해 낡은 부동산을 잘만 활용한다면 신축건물 수준의 임대가나 매매가로 끌어올리게 되어 새로운 부동산 틈새상품 개발과 동일한 효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일례로 죽은 점포를 소유하고 있다면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주변 환경이 달라지면 당연히 그에 맞게 업종과 매출전략을 바꿔야 하는 것이다. 매출이 갑자기 떨어졌다면 업종과 주력상품이 소비자 특성에 맞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매장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와 상품진열, 조명 역시 적절한 변화가 필요하다. 리노베이션은 매장 인테리어는 물론 경영전략까지 포함한다.
지역 환경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주 고객의 특성을 꾸준하게 검토, 적절한 시기에 리노베이션하면 상가 운영에서 실패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이때 주력상품과 이미지를 바꾸고 이벤트를 만들면 효용가치를 높일 수 있다. 낡은 한옥의 경우에는 아파트에서 느낄 수 없는 고풍스러움과 자연목에서 오는 아늑함을 최대한 살리는 게 포인트다. 이를 위해 집 안팎 전체에 걸쳐 보와 서까래를 드러내고 벽지 대신 한지를 사용하는 게 좋다.
건축한 지 오래된 경우가 많으므로 공사 착수 전에 어디까지 고칠지 결정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여기서 핵심 포인트는 지은 지 오래되어 사용가치가 떨어진 건물을 수익이 오를 수 있는 부동산으로 바꿔 건물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주거시설을 업무시설로, 근린시설을 원룸이나 다가구 주택으로 바꾸어 수익을 올리는 셈이다.
다만 이렇게 용도를 바꿀 경우 리모델링 전문 컨설팅업체에 의뢰해 입지여건 검토 및 수익성 분석을 마친 다음 고쳐야 한다.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여러 업체를 꼼꼼히 검토한 다음 맡기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