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특집⑥<2009년 화제의 인물 10인> 올 한해 가장 뜨거운 인물은 누구?

그들 때문에 ‘울고’ 그들 덕분에 ‘웃었다’

올 한 해도 수많은 인물들이 다양한 이유로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이들 중 일부는 대중의 삶에 활력을 선사했고 또한 어떤 이는 대중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2009년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이들 중 대중의 뇌리에 가장 깊이 자리한 ‘화제의 인물’은 누굴까. <일요시사>가 그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영면의 시간 속으로…노무현·김대중·김수환·장진영·마이클 잭슨
세계 속 ‘한국’ 빛낸 자랑스러운 한국인…김연아·추신수 선수
유난히 안타까운 죽음 많았던 2009년
경제 위기 속 대통령 행보 관심 높아 


포털사이트 파란은 12월 한 달 동안 네티즌이 선정한 ‘2009 화제의 인물’ 투표를 진행 중이다. 게시판에는 정치인, 기업가, 유명 사회인사, 스포츠 스타, 연예인 등 올 한 해 대중의 관심을 받았던 다양한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지난 16일까지 중간 집계된 ‘2009 화제의 인물’ 상위권 10인을 살펴봤다.

충격!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009년 화제의 인물 1위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차지했다. 지난 5월23일 토요일 오전, 편안한 마음으로 휴일 아침을 보내던 국민들에게 전해진 비보는 충격적이었다. 전직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 소식. 더구나 그가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는 사실은 국민들에게 비통함을 더했다.
각계는 그가 퇴임 이후 줄곧 뇌물수수 의혹을 받아왔고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으로 지난해 말부터 수사를 받아왔던 정황을 들어 검찰 수사의 압박과 스트레스가 자살의 원인이라고 해석했다.

국민들은 뇌물수수의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통해 했다. 실제 서거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네티즌들의 쇄도로 노 전 대통령의 홈페이지 ‘사람 사는 세상’의 서버가 다운됐고 ‘노사모’ 홈페이지 역시 마비상태가 됐다. 전국 곳곳에 마련된 빈소에는 수만 명의 인파가 몰려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했다.

‘천상천하 연아독존’
김연아 선수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의 열풍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됐다. 특히 지난 3월29일 치러진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소식은 경기 불황에 기운 빠진 국민들에게도 큰 힘이 됐다.
그녀는 이 대회에서 207.71점을 받아 여자 싱글 사상 최초로 ‘꿈의 200점’을 돌파하며 세계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태극기가 게양된 시상식 연단에 올라 눈물을 훔친 김연아의 모습은 이후 CF로도 방영되며 국민들의 가슴을 애잔하게 했다.
김연아의 우승행진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지난 10월에는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총점 210.03점을 기록하며 종전의 기록을 불과 7개월 만에 갈아치우기도 했다. 김연아의 열풍은 CF계에서도 이어졌다. 올 한 해 그녀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생활건강, KB국민은행, 매일유업, 롯데칠성 등 국내 내로라하는 기업 10여 곳의 광고모델로 활동 중이다.

‘인동초의 삶’ 마무리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올 한 해 국민들은 나라의 큰 어르신 두 명을 잃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노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 소식 후 불과 3개월 만에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전해진 것. 지난 8월18일 폐렴으로 병원 치료를 받던 김 전 대통령은 건강 악화로 끝내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났다. 굴곡 많은 85년간의 삶을 마무리 한 순간이었다.
그는 정치 인생을 시작한 후 수많은 고난을 겪었다. 민주화를 열망하던 그는 두 번의 사형 선고와 연금, 납치, 망명을 경험했고 네 번의 대선 도전 끝에 지난 1997년 대통령에 당선됐다. 대통령 당선 이후 그는 많은 업적을 남겼지만 그중 가장 역사적인 순간은 지난 2000년 개최된 6·15 남북정상회담이었다.
광복 후 최초로 남북 정상이 만난 이 자리는 이후 그에게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겼다. 한평생 민주화와 남북평화를 위해 애쓴 그의 노력은 사후에도 인정받아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장례를 국장으로 치르기도 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
전한 고 김수환 추기경

2009년은 전직 대통령뿐만 아니라 사랑과 존경을 받던 사회 큰 별들의 죽음이 이어진 잔인한 해다. 특히 고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은 많은 이들에게 슬픔을 안겼다. 김 추기경은 지난 2월16일 향년 87세의 나이로 삶을 마감했다.
그는  한평생 약자의 편에서 나눔의 삶을 살아왔다. 김 추기경은 독재정권 아래에서 정치적 억압에 맞서 민주화 수호를 위해 애쓰기도 했다.
1987년 서울대 박종철군이 고문으로 사망하자 그는 ‘박종철군 추모 및 고문 추방을 위한 미사’ 강론에서 정권의 야만성을 신랄히 비판했다. 이는 추후 6월 항쟁 등 민주화투쟁의 밑거름이 됐다. 김 추기경은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과 축복의 메시지를 전했고 5일간의 장례 기간 동안 전국에서 모인 40만명의 조문객들이 그를 애도했다.

아시아 첫 ‘20-20’
달성한 추신수 선수

지난 10월4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경기.  3번 타자 추신수 선수의 방망이에 맞은 볼이 높이 날아가 11m짜리 펜스를 훌쩍 넘겼다.
추신수가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한 역사적인 순간이다. 추신수의 ‘20-20’달성 소식은 현지는 물론 국내 팬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달성한 위업이기 때문이다.
팀 내에서 타율을 제외한 공격 전 부문 1위에 오르며 메이저리그 한국인 타자로서 눈부신 선전을 펼치고 있는 추신수는 팬들의 뜨거운 관심과 함께 올 한 해 대형 스포츠 스타로 거듭났다.
실제 추신수의 활약상은 국내 여러 방송사로부터 조명 받았다. MBC와 OBS경인TV가 특집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추신수의 성공기와 가족 이야기를 담는가 하면 한 예능 프로그램은 그를 직접 섭외해 인간적인 모습을 조명했다. 

영원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사망

지난 6월25일,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은 전 세계의 팬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사인은 심장마비. 컴백 공연을 불과 2주 앞두고 날아온 비보였다.
마이클 잭슨은 1971년 1집 앨범 발매 이후 7억5000만 장의 앨범 판매고와 그래미상 13회 수상 등 화려한 기록을 세웠지만 무대 뒤의 삶은 녹록하지 않았다. 두 차례 결혼은 파경으로 끝났고 아동 성추행 혐의로 이미지까지 실추됐다. 그럼에도 다시금 재기를 노리고자 했던 마이클 잭슨은 50세의 나이에 타살로 생을 마감하게 된 것이다.
‘팝의 황제’의 사망 소식 후 추모 열기는 뜨거웠다. 장례식에는 2만명의 추모객이 참석했고 전 세계 네티즌 2800만명이 인터넷 생중계로 그의 추모 행사를 지켜봤다.
장례식이 끝난 이후에도 그의 묘지와 자택 등지에는 추모의 물결이 이어졌으며 그의 마지막 리허설 모습이 담긴 다큐멘터리 영화 <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은 개봉 5일 만에 1억1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취임 첫해 보낸
오바마 미국 대통령


지난 1월20일 버락 오바마가 제44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했다. 이날은 오바마 개인뿐 아니라 미국 전 시민들에게 역사적인 날로 꼽히며 화제를 모았다.
알려진 대로 오바마는 힐러리 클린턴, 존 매케인 등의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인종의 벽을 뛰어넘은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은 미국을 넘어 전 세계인들에게 새 시대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안겼다.
그러나 금융위기 극복과 약화된 미국의 국제적 위상 회복이라는 과제를 물려받은 오바마는 취임 첫해 혹독한 신고식을 치러야 했다. 선거운동 당시 ‘희망과 변화’를 외쳤던 그였지만 국제사회와의 외교 성과는 미비했고 건강보험 개혁안도 현재 난항에 빠졌다.
노벨평화상 수상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지난 10월 선정 발표 이후 자신조차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의문스러워했던 그는 지난 10일 결국 노르웨이로 날아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미실’ 덕분에 즐거웠다!
고현정 열풍

탤런트 고현정은 올 한 해 대중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첫 사극 도전 작품인 MBC 드라마 <선덕여왕>이 시청률 40%대를 돌파해 그녀의 성공적인 컴백을 공식화했다. 특히 극중에서 카리스마 있는 악역 미실로 분한 고현정은 뛰어난 연기력으로 극의 전반을 이끌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고현정에 대한 대중들의 높은 관심은 지난 2004년 그녀가 연기자로 복귀한 후 최고 수준이다. 앞서 1995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결혼한 뒤 2003년 이혼한 고현정은 이듬해 연예계에 컴백해 드라마 <봄날> <여우야 뭐하니> <히트>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하지만 <선덕여왕>의 미실만큼 그녀의 카리스마가 발휘된 작품은 없었다.
실제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는 고현정이 ‘올해를 빛낸 최고의 연기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갤럽은 지난 17일 전국 만 13세 이상 남녀 1726명을 대상으로 ‘2009년 최고의 연기자’를 조사한 결과 고현정이 34.8%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임기 반 채운
이명박 대통령

지난 19일 취임 2주년을 맞이한 이명박 대통령이 올해의 화제인물 9위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늘 국민의 관심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광우병 사태로 촛불시위가 거세지면서 국민들의 질타를 한 몸에 받았다. 이 사태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까지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을 둘러싼 올해의 주요 테마는 4대강 사업과 세종시 문제다. 대선 당시 주요 공약이었던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좌초되고 이를 대신한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내세웠지만 이마저도 순조롭지만은 않다. 각종 비리 의혹과 사업효과에 대한 의문, 재정낭비 문제 등이 지적되면서 수개월째 논란의 중심에 있다.
세종시 문제 역시 원안 고수와 수정안을 놓고 정치권의 공방이 뜨겁다. 또한 이 대통령이 ‘히든카드’로 내세우고 있는 친서민 행보도 화제의 대상이다. 이 대통령은 올 한해 재래시장과 장애인시설을 직접 방문하는 등 서민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거듭 노출시켜 그의 행보에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못다 핀 꽃’
배우 장진영 사망

올 한 해는 안타까운 사망 소식이 연일 들려왔다. 지난 9월1일에는 영화계의 큰 별이 세상과 이별했다. 배우로서 단단한 입지를 다졌던 장진영이 향년 37세의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한 것. 그녀는 지난해 9월 단순한 위궤양으로 생각해 건강검진을 받았다가 위암 선고를 받았다. 그녀는 한때 상태가 호전되는 듯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투병 1년 만에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다.
한창 피어야 할 나이에 생을 마감한 장진영의 죽음은 그녀의 애잔한 러브스토리가 더해지면서 슬픔이 배가 됐다. 그녀의 연인인 K씨와 장진영은 힘든 투병 생활 속에서도 1년의 시간 동안 사랑을 키워왔다. K씨는 장진영의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병실을 떠나지 않고 곁을 지키며 그녀를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장진영과 K씨의 러브스토리는 그녀가 사망하기 한 달 전쯤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린 사실과 사망 나흘 전 혼인신고를 마친 소식이 연달아 전해지면서 팬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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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