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MLB 3인방' 류현진·추신수·윤석민

시작되는 꿈의 무대 “출격 준비 완료!”

[일요시사=사회팀] 야구인들의 축제, 꿈의 무대라 불리는 메이저리그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메이저리그 경기 소식에 야구팬들은 벌써부터 설렌다. 특히 ‘코리안 3인방’의 거침없는 활약이 예상되면서 올 시즌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곧 마운드에 오를 류현진·추신수·윤석민 선수의 빛나는 성적을 기대해본다.

어느덧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개막이 다가왔다. 미국 본토 개막일은 오는 31일이지만 LA다저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22일 호주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공식 개막전을 치른다. 메이저리그는 지난 1999년부터 야구 흥행과 세계화를 위해 일본·멕시코·푸에르토리코 등 해외에서 정규리그 개막전을 실시해왔다.

올해의 개막전은 호주에서 열린다. 호주에서 개막전이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따스한 봄날씨와 함께 찾아온 메이저리그 개막이 많은 야구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올해는 류현진(27·LA다저스) 추신수(32·텍사스 레인저스) 윤석민(28·볼티모어 오리올스) 등 ‘슈퍼코리안 3인방’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기대되기 때문이다.

자랑스러운 한국인
메이저리거 3인방

[류현진]

류현진은 시범경기 3경기 만에 흠잡을 데 없는 투구를 선보이며 2년차 징크스 우려를 날렸다. 코리안 빅리거 중 가장 믿음직한 행보라는 평가다. 류현진은 세 번째 시범경기 등판인 지난 11일 애리조나에서 열린 오클랜드와의 시범경기(8대8)에 선발로 나와 5이닝을 3피안타(1피홈런) 1실점으로 막았다.


5회 초 선두타자 마이클 테일러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몰려 솔로홈런을 내줬다. 삼진 4개를 뺏는 동안 볼넷은 1개뿐이었고 몸에 맞는 공은 없었다. 류현진의 시범경기 성적은 3경기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했다. 70개의 공으로 5회를 책임지며 선발투수로서 가치를 충분히 입증한 것이다.
 

류현진은 경기 후 “내가 가진 모든 구종(직구·체인지업·커브·슬라이더)을 던졌다. 전체적으로 낮게 제구돼 만족한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확실히 편안하다. 호주 선발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MLB닷컴도 “류현진이 견고한 투구로 5이닝을 막았다”고 칭찬했다. 류현진은 17일 콜로라도전에서 한 번 더 던진 뒤 호주 시드니로 날아가 23일 개막 2차전에 나간다.

지난 시즌 류현진은 체인지업을 통해 좋은 경기를 보여줬지만, 허니컷 코치는 “체인지업에 대한 상대팀의 연구가 충분한 만큼 커브와 슬라이더를 더 날카롭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사실 류현진은 지난해 국내 프로야구서 하던 식으로 스프링캠프를 준비하다 초반 스타트가 좋지 못했다고 자평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칭스태프의 두둑한 신뢰를 쌓았다.

오는 23일 오전 11시 애리조나와 호주 개막 2차전 선발 등판을 앞두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2주 먼저 미국으로 건너가 몸 풀기에 돌입했다. 스프링캠프 합류 전부터 다소 슬림해진 몸으로 자신의 노력을 보여줬다. 날렵해진 몸으로 변해서일까. 시범경기서도 빠른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볼 끝에 힘이 느껴질 정도다. 10kg 이상 감량했다고 알려진다.

다저스 트레이너는 “류현진이 무거운 몸으론 충분히 러닝을 소화할 수 없다는 걸 안 것 같다. 투수는 러닝을 많이 해야 한 시즌을 버티는 체력이 완성되는 만큼 류현진이 체력 보강 차원에서 감량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오버페이스를 우려하기도 하지만 자기 관리를 잘 하는 선수로 알려진 만큼 스스로 조절을 잘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류현진이 올 시즌에는 체인지업보다 커브나 슬라이더 등 제3의 구종이 더 힘을 발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2년 한화 좌완 류현진 LA다저스에 입단했을 때 한 MLB 전문가는 “미국 무대가 어떤 곳인데 한국 투수가 성공할 수 있겠느냐. 망신만 당하지 않으면 다행”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하지만 그의 예상과 반대로 류현진은 지난해 엄청난 성적을 냈다. 막강 다저스 선발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에 만족하지 않고 시즌 내내 선발을 지키며 192이닝을 던져 14승 8패 154탈삼진 평균자책 3.00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류현진의 맹활약으로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1위를 차지해 디비전시리즈까지 올랐다. 지난 시즌 한 MLB 전문가는 ‘운’이라며 그를 평가절하 했다. 하지만 그의 예상은 적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 어느 때 보다 확실하게 준비하는 그의 태도 때문이다.

한 시즌에
한국인 3명이나

[추신수]

추신수는 지난 13일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를 통해 ‘이상적인 톱타자’라는 극찬을 받았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는 “추신수는 선구안과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가는 능력, 볼넷을 이끌어내는 능력, 상대 투수를 지치게 하는 능력을 고루 갖췄다”며 “출루율의 가치가 높아진 지금 추신수는 이상적인 톱타자”라고 높게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FA 자격을 얻었다. 텍사스와 7년간 1억3000만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계약을 맺으면서 ‘1억달러의 사나이’라 불렸다.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다. 초대형 계약을 했지만 그의 태도는 변함이 없었다. 계약 후에도 오전 5시30분에 가장 먼저 출근할 정도로 초심을 잃지 않았다. 론 워싱턴 감독은 “추신수는 전형적 톱타자의 예”라며 “팀의 젊은 선수들에게도 분명히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호평했다.

‘슈퍼코리안’ 올 시즌 긍정적 전망 이어져
“매운맛 보여준다” 빛나는 성적·활약 기대

그러나 추신수는 ‘FA로이드 후유증’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 야구계에서도 통용되는 FA로이드 후유증은 FA 대형 계약을 체결한 선수 가운데 상당수가 계약 첫해 부상과 부진으로 헤맨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우려를 잠식시키기 위해서일까. 추신수는 가장 빨리 캠프에 합류해 몸을 풀고 있다. 아침일찍 나와 웨이트트레이닝과 캐치볼, 타격 훈련을 이어가며 매일같이 훈련을 반복한다.

추신수는 “아프거나 불편한 곳이 없다. 이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 아메리칸리그 투수와 겨뤄봤기 때문에 리그 적응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부상을 겪어봤기 때문에 리그 적응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추신수는 지난 시즌 출루율 4위를 기록하며 출루 기계로서 명성도 떨쳤다. 신시내티 톱타자로 타율 0.285와 홈런 21개, 도루 20개, 타점 54개를 남겼고 0.423의 높은 출루율 보였다.

텍사스는 추신수에게 ‘잭팟’을 안기며 우승 꿈을 부풀리고 있다. 텍사스는 아직 월드시리즈 정상을 밟아보지 못했다. 시범경기 스타트는 만족스럽지 않다.

하지만 정규리그에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에도 허벅지와 허리 통증으로 시범경기 성적이 좋지 못했지만 실전에서는 달랐다. 추신수는 다년 계약으로 여유있게 시즌을 치를 수 있다. 초반에 다소 부진하더라도 충분한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다.

다만 그의 몸값에 걸맞은 성적을 단기간에 보여주지 못할 경우 그 이상의 비난을 각오해야 하는 게 메이저리그다. 언론과 여론은 항상 그를 주시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추신수의 타율은 0.176(17타수 3안타)이다.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 곧 정상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너리그부터 시작해 정상까지 올라온 추신수 특유의 의지와 집중력이 있기에 순탄한 출발이 예상된다.


한편, 추신수는 지난 12일 뉴욕타임스 지면 하단 광고 ‘BULGOGI?’라는 제목에 추신수 선수가 웃는 모습으로 젓가락에 불고기 한 점을 들고 독자들에게 권하는 포즈를 취했다. 이번 광고는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전 세계 주요 언론에 ‘한식광고 월드투어’를 하고 있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추신수가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격 준비 ‘이상무’
컨디션 조절이 관건

[윤석민]

윤석민은 볼티모어와 3년간 최대 1325만달러(약 140억5000만원)에 계약하고 지난달 입단했다. 꿈의 리그에 첫발을 내딛은 것이다. 윤석민은 지난달 19일 볼티모어와 공식 입단식을 갖고 다음날인 20일 볼티모어의 스프링캠프가 열리고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사라소타 에드스미스 스타디움에서 첫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 중이었던 그는 “훈련이 즐겁다”는 말로 소감을 전했다. 벅 쇼월터 감독은 “계약 이전부터 꾸준히 공을 던졌다”며 만족감을 나타냈고 “야구는 (다 같은) 야구다”라는 말로 한국 무대에서의 9년 경력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류현진과 추신수를 바라볼 때가 조금 다르다. 윤석민의 성공을 확신하는 쪽은 “류현진이 미국에서 통했다면 윤석민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친다. 그러나 류현진은 한국에서 7년 내내 꾸준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윤석민은 9년 동안 10승 이상을 거둔 적이 2번뿐이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윤석민은 자신감이 넘친다. 그는 “계약 협상과는 상관없이 빡빡한 스케줄에 따라 개인 훈련을 했고, 어깨 상태도 어느 때보다 좋다. 빅리그 선발을 맡는다면 반드시 그 기회를 잡아 풀타임 선발 투수를 꿰차겠다”고 말했다.

윤석민의 보직은 불펜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 선발은 이르다.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한 우발도 히메네스를 비롯해 크리스 틸먼, 미겔 곤잘레스, 천웨인 등 선발진이 이미 구색을 갖춘 상태기 때문이다. 하지만 댄 규켓 부사장은 윤석민의 선발 가능성 여부를 타진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시범 경기 일정 중 윤석민이 선발투수로서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선발 한 자리를 꿰찰 가능성도 충분하다. 다저스 시절 박찬호를 지도하기도 했던 데이브 훨러스 볼티모어 투수코치는 “윤석민이 박찬호보다 미국 문화와 야구에 대한 이해력이 높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류] 2년차 징크스는 없다
[추] 팀내 핵심타자로 우뚝
[윤] 마운드 자리잡기 시동

물론 불안감도 배제할 수는 없다. 월러스 코치는 “통역을 통해도 선수의 의도가 맞는지 항상 의문이 든다”며 “언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올시즌에 한해 마이너리그 강등 옵션이 적용되지 않는 만큼 무사히 자리를 잡을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하지만 그는 잠재력이 있는 선수다. 비자 문제로 실전 무대에 오르지 못했지만 볼티모어 구단은 지난 11일 “윤석민의 비자 발급 절차가 마무리돼 14일 스프링 캠프가 있는 플로리다주 사라소타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이르면 이번주 시범경기에서 그의 실력을 검증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석민은 직구가 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윤석민의 주무기는 고속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이지만 원하는 선발을 꿰차기 위해서는 치열한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 또한 끊임없이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투구수와 별개로 언제나 힘있는 모습을 각인시켜줘야 한다.
 

물론 충분히 그럴 만한 선수로 평가받지만, 계약 협상 기간이 거의 석달이나 걸린 데다 비자 문제까지 겹쳐 상대적으로 충분한 훈련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우려보단 기대감이 크다. 좋은 기회가 온 만큼 절박함을 안고 시즌을 맞는다면 놀라운 반전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는 것이다.

그의 몸 상태는 곧바로 실전 마운드에 올라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다행히도 첫 등판에 1.5군 정도를 상대하게 될 전망이어서 심리적 부담감도 다소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류·추 초심유지
윤, 눈도장 절실

3명의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한 시즌에 동시 출격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야구팬들은 3명의 선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렇듯 슈퍼코리안 메이저리거 3인의 멋진 활약이 기대되는 가운데, 깊은 한숨을 쉬는 이들도 있다. 바로 KBO(한국야구위원회)다.

윤석민이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했다는 소식이 마냥 좋지는 않은 표정이다. 지난해 2년 연속 700만 관중 돌파에 실패한 KBO는 흥행 감소 원인 중 하나로 한국인 선수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꼽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류현진, 추신수였다. 실제로 지난해 MLB 시청률은 한국 프로야구 시청률을 넘어섰다.

국내 야구팬들이 KBO보다 MLB에 더 많은 관심을 나타낸 것이다. 거기에 윤석민까지 진출하게 됐으니 걱정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 서중부에서 활약하는 류현진과 추신수에 이어 동부에서 뛸 예정인 윤석민까지 생각하면 한국 프로야구가 서서히 힘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물론 한국 선수들이 맹활약할 경우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한편, 탬파베이 내야수 이학주와 시애틀 1루수 최지만도 생존경쟁도 주목할 만하다. 마이너리그에서 각각 6년, 4년간 ‘눈물 젖은 빵‘을 먹은 이들은 올해 빅 리그 입성을 목표로 땀 흘리고 있다. 이들의 노력은 성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학주는 11일 보스턴전 1타수 1안타로 시범경기 타율이 0.500(8타수 4안타)이 됐다. 지금처럼만 해준다면 곧 제대로 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1경기에 1∼2타석씩 나설 뿐이지만 잠재력이 나타나고 있다. 시애틀의 최지만도 9경기에서 타율 0.364(11타수 4안타)와 3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 중이다. 언론들의 평가도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주가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USA투데이>는 “22살의 최지만은 지난해 세 번의 승격을 거쳐 트리플A 무대까지 올라왔다. 타석에서의 침착함이 예전의 몇몇 실망스러운 부분보다 나아졌다”고 상승세를 짚었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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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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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