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MLB 3인방' 류현진·추신수·윤석민

시작되는 꿈의 무대 “출격 준비 완료!”

[일요시사=사회팀] 야구인들의 축제, 꿈의 무대라 불리는 메이저리그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메이저리그 경기 소식에 야구팬들은 벌써부터 설렌다. 특히 ‘코리안 3인방’의 거침없는 활약이 예상되면서 올 시즌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곧 마운드에 오를 류현진·추신수·윤석민 선수의 빛나는 성적을 기대해본다.

어느덧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개막이 다가왔다. 미국 본토 개막일은 오는 31일이지만 LA다저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22일 호주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공식 개막전을 치른다. 메이저리그는 지난 1999년부터 야구 흥행과 세계화를 위해 일본·멕시코·푸에르토리코 등 해외에서 정규리그 개막전을 실시해왔다.

올해의 개막전은 호주에서 열린다. 호주에서 개막전이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따스한 봄날씨와 함께 찾아온 메이저리그 개막이 많은 야구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올해는 류현진(27·LA다저스) 추신수(32·텍사스 레인저스) 윤석민(28·볼티모어 오리올스) 등 ‘슈퍼코리안 3인방’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기대되기 때문이다.

자랑스러운 한국인
메이저리거 3인방

[류현진]

류현진은 시범경기 3경기 만에 흠잡을 데 없는 투구를 선보이며 2년차 징크스 우려를 날렸다. 코리안 빅리거 중 가장 믿음직한 행보라는 평가다. 류현진은 세 번째 시범경기 등판인 지난 11일 애리조나에서 열린 오클랜드와의 시범경기(8대8)에 선발로 나와 5이닝을 3피안타(1피홈런) 1실점으로 막았다.


5회 초 선두타자 마이클 테일러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몰려 솔로홈런을 내줬다. 삼진 4개를 뺏는 동안 볼넷은 1개뿐이었고 몸에 맞는 공은 없었다. 류현진의 시범경기 성적은 3경기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했다. 70개의 공으로 5회를 책임지며 선발투수로서 가치를 충분히 입증한 것이다.
 

류현진은 경기 후 “내가 가진 모든 구종(직구·체인지업·커브·슬라이더)을 던졌다. 전체적으로 낮게 제구돼 만족한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확실히 편안하다. 호주 선발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MLB닷컴도 “류현진이 견고한 투구로 5이닝을 막았다”고 칭찬했다. 류현진은 17일 콜로라도전에서 한 번 더 던진 뒤 호주 시드니로 날아가 23일 개막 2차전에 나간다.

지난 시즌 류현진은 체인지업을 통해 좋은 경기를 보여줬지만, 허니컷 코치는 “체인지업에 대한 상대팀의 연구가 충분한 만큼 커브와 슬라이더를 더 날카롭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사실 류현진은 지난해 국내 프로야구서 하던 식으로 스프링캠프를 준비하다 초반 스타트가 좋지 못했다고 자평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칭스태프의 두둑한 신뢰를 쌓았다.

오는 23일 오전 11시 애리조나와 호주 개막 2차전 선발 등판을 앞두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2주 먼저 미국으로 건너가 몸 풀기에 돌입했다. 스프링캠프 합류 전부터 다소 슬림해진 몸으로 자신의 노력을 보여줬다. 날렵해진 몸으로 변해서일까. 시범경기서도 빠른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볼 끝에 힘이 느껴질 정도다. 10kg 이상 감량했다고 알려진다.

다저스 트레이너는 “류현진이 무거운 몸으론 충분히 러닝을 소화할 수 없다는 걸 안 것 같다. 투수는 러닝을 많이 해야 한 시즌을 버티는 체력이 완성되는 만큼 류현진이 체력 보강 차원에서 감량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오버페이스를 우려하기도 하지만 자기 관리를 잘 하는 선수로 알려진 만큼 스스로 조절을 잘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류현진이 올 시즌에는 체인지업보다 커브나 슬라이더 등 제3의 구종이 더 힘을 발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2년 한화 좌완 류현진 LA다저스에 입단했을 때 한 MLB 전문가는 “미국 무대가 어떤 곳인데 한국 투수가 성공할 수 있겠느냐. 망신만 당하지 않으면 다행”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하지만 그의 예상과 반대로 류현진은 지난해 엄청난 성적을 냈다. 막강 다저스 선발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에 만족하지 않고 시즌 내내 선발을 지키며 192이닝을 던져 14승 8패 154탈삼진 평균자책 3.00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류현진의 맹활약으로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1위를 차지해 디비전시리즈까지 올랐다. 지난 시즌 한 MLB 전문가는 ‘운’이라며 그를 평가절하 했다. 하지만 그의 예상은 적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 어느 때 보다 확실하게 준비하는 그의 태도 때문이다.

한 시즌에
한국인 3명이나

[추신수]

추신수는 지난 13일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를 통해 ‘이상적인 톱타자’라는 극찬을 받았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는 “추신수는 선구안과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가는 능력, 볼넷을 이끌어내는 능력, 상대 투수를 지치게 하는 능력을 고루 갖췄다”며 “출루율의 가치가 높아진 지금 추신수는 이상적인 톱타자”라고 높게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FA 자격을 얻었다. 텍사스와 7년간 1억3000만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계약을 맺으면서 ‘1억달러의 사나이’라 불렸다.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다. 초대형 계약을 했지만 그의 태도는 변함이 없었다. 계약 후에도 오전 5시30분에 가장 먼저 출근할 정도로 초심을 잃지 않았다. 론 워싱턴 감독은 “추신수는 전형적 톱타자의 예”라며 “팀의 젊은 선수들에게도 분명히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호평했다.

‘슈퍼코리안’ 올 시즌 긍정적 전망 이어져
“매운맛 보여준다” 빛나는 성적·활약 기대

그러나 추신수는 ‘FA로이드 후유증’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 야구계에서도 통용되는 FA로이드 후유증은 FA 대형 계약을 체결한 선수 가운데 상당수가 계약 첫해 부상과 부진으로 헤맨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우려를 잠식시키기 위해서일까. 추신수는 가장 빨리 캠프에 합류해 몸을 풀고 있다. 아침일찍 나와 웨이트트레이닝과 캐치볼, 타격 훈련을 이어가며 매일같이 훈련을 반복한다.

추신수는 “아프거나 불편한 곳이 없다. 이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 아메리칸리그 투수와 겨뤄봤기 때문에 리그 적응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부상을 겪어봤기 때문에 리그 적응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추신수는 지난 시즌 출루율 4위를 기록하며 출루 기계로서 명성도 떨쳤다. 신시내티 톱타자로 타율 0.285와 홈런 21개, 도루 20개, 타점 54개를 남겼고 0.423의 높은 출루율 보였다.

텍사스는 추신수에게 ‘잭팟’을 안기며 우승 꿈을 부풀리고 있다. 텍사스는 아직 월드시리즈 정상을 밟아보지 못했다. 시범경기 스타트는 만족스럽지 않다.

하지만 정규리그에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에도 허벅지와 허리 통증으로 시범경기 성적이 좋지 못했지만 실전에서는 달랐다. 추신수는 다년 계약으로 여유있게 시즌을 치를 수 있다. 초반에 다소 부진하더라도 충분한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다.

다만 그의 몸값에 걸맞은 성적을 단기간에 보여주지 못할 경우 그 이상의 비난을 각오해야 하는 게 메이저리그다. 언론과 여론은 항상 그를 주시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추신수의 타율은 0.176(17타수 3안타)이다.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 곧 정상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너리그부터 시작해 정상까지 올라온 추신수 특유의 의지와 집중력이 있기에 순탄한 출발이 예상된다.


한편, 추신수는 지난 12일 뉴욕타임스 지면 하단 광고 ‘BULGOGI?’라는 제목에 추신수 선수가 웃는 모습으로 젓가락에 불고기 한 점을 들고 독자들에게 권하는 포즈를 취했다. 이번 광고는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전 세계 주요 언론에 ‘한식광고 월드투어’를 하고 있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추신수가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격 준비 ‘이상무’
컨디션 조절이 관건

[윤석민]

윤석민은 볼티모어와 3년간 최대 1325만달러(약 140억5000만원)에 계약하고 지난달 입단했다. 꿈의 리그에 첫발을 내딛은 것이다. 윤석민은 지난달 19일 볼티모어와 공식 입단식을 갖고 다음날인 20일 볼티모어의 스프링캠프가 열리고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사라소타 에드스미스 스타디움에서 첫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 중이었던 그는 “훈련이 즐겁다”는 말로 소감을 전했다. 벅 쇼월터 감독은 “계약 이전부터 꾸준히 공을 던졌다”며 만족감을 나타냈고 “야구는 (다 같은) 야구다”라는 말로 한국 무대에서의 9년 경력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류현진과 추신수를 바라볼 때가 조금 다르다. 윤석민의 성공을 확신하는 쪽은 “류현진이 미국에서 통했다면 윤석민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친다. 그러나 류현진은 한국에서 7년 내내 꾸준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윤석민은 9년 동안 10승 이상을 거둔 적이 2번뿐이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윤석민은 자신감이 넘친다. 그는 “계약 협상과는 상관없이 빡빡한 스케줄에 따라 개인 훈련을 했고, 어깨 상태도 어느 때보다 좋다. 빅리그 선발을 맡는다면 반드시 그 기회를 잡아 풀타임 선발 투수를 꿰차겠다”고 말했다.

윤석민의 보직은 불펜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 선발은 이르다.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한 우발도 히메네스를 비롯해 크리스 틸먼, 미겔 곤잘레스, 천웨인 등 선발진이 이미 구색을 갖춘 상태기 때문이다. 하지만 댄 규켓 부사장은 윤석민의 선발 가능성 여부를 타진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시범 경기 일정 중 윤석민이 선발투수로서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선발 한 자리를 꿰찰 가능성도 충분하다. 다저스 시절 박찬호를 지도하기도 했던 데이브 훨러스 볼티모어 투수코치는 “윤석민이 박찬호보다 미국 문화와 야구에 대한 이해력이 높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류] 2년차 징크스는 없다
[추] 팀내 핵심타자로 우뚝
[윤] 마운드 자리잡기 시동

물론 불안감도 배제할 수는 없다. 월러스 코치는 “통역을 통해도 선수의 의도가 맞는지 항상 의문이 든다”며 “언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올시즌에 한해 마이너리그 강등 옵션이 적용되지 않는 만큼 무사히 자리를 잡을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하지만 그는 잠재력이 있는 선수다. 비자 문제로 실전 무대에 오르지 못했지만 볼티모어 구단은 지난 11일 “윤석민의 비자 발급 절차가 마무리돼 14일 스프링 캠프가 있는 플로리다주 사라소타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이르면 이번주 시범경기에서 그의 실력을 검증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석민은 직구가 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윤석민의 주무기는 고속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이지만 원하는 선발을 꿰차기 위해서는 치열한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 또한 끊임없이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투구수와 별개로 언제나 힘있는 모습을 각인시켜줘야 한다.
 

물론 충분히 그럴 만한 선수로 평가받지만, 계약 협상 기간이 거의 석달이나 걸린 데다 비자 문제까지 겹쳐 상대적으로 충분한 훈련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우려보단 기대감이 크다. 좋은 기회가 온 만큼 절박함을 안고 시즌을 맞는다면 놀라운 반전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는 것이다.

그의 몸 상태는 곧바로 실전 마운드에 올라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다행히도 첫 등판에 1.5군 정도를 상대하게 될 전망이어서 심리적 부담감도 다소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류·추 초심유지
윤, 눈도장 절실

3명의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한 시즌에 동시 출격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야구팬들은 3명의 선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렇듯 슈퍼코리안 메이저리거 3인의 멋진 활약이 기대되는 가운데, 깊은 한숨을 쉬는 이들도 있다. 바로 KBO(한국야구위원회)다.

윤석민이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했다는 소식이 마냥 좋지는 않은 표정이다. 지난해 2년 연속 700만 관중 돌파에 실패한 KBO는 흥행 감소 원인 중 하나로 한국인 선수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꼽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류현진, 추신수였다. 실제로 지난해 MLB 시청률은 한국 프로야구 시청률을 넘어섰다.

국내 야구팬들이 KBO보다 MLB에 더 많은 관심을 나타낸 것이다. 거기에 윤석민까지 진출하게 됐으니 걱정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 서중부에서 활약하는 류현진과 추신수에 이어 동부에서 뛸 예정인 윤석민까지 생각하면 한국 프로야구가 서서히 힘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물론 한국 선수들이 맹활약할 경우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한편, 탬파베이 내야수 이학주와 시애틀 1루수 최지만도 생존경쟁도 주목할 만하다. 마이너리그에서 각각 6년, 4년간 ‘눈물 젖은 빵‘을 먹은 이들은 올해 빅 리그 입성을 목표로 땀 흘리고 있다. 이들의 노력은 성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학주는 11일 보스턴전 1타수 1안타로 시범경기 타율이 0.500(8타수 4안타)이 됐다. 지금처럼만 해준다면 곧 제대로 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1경기에 1∼2타석씩 나설 뿐이지만 잠재력이 나타나고 있다. 시애틀의 최지만도 9경기에서 타율 0.364(11타수 4안타)와 3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 중이다. 언론들의 평가도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주가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USA투데이>는 “22살의 최지만은 지난해 세 번의 승격을 거쳐 트리플A 무대까지 올라왔다. 타석에서의 침착함이 예전의 몇몇 실망스러운 부분보다 나아졌다”고 상승세를 짚었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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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