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별 추석나기 노하우 대공개 <3-웰빙형>

사람은 누구나 다 잘 살기를 원한다. 경제적으로 풍족하고 여유로운 삶은 누구나 꿈꾸는 것이다. 좋은 옷과 맛있는 음식, 안락한 주택은 일상생활의 즐거움이기도 하다. 웰빙(well-being)이라는 사회적 현상이 요즘의 우리네 삶에 새로운 문화 코드로 등장했다. 그러한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을 웰빙족이라고 부른다. 웰빙족들은 추석 연휴 어떤 계획을 짜고 있을까.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테마1] 가족과 함께 떠나는 ‘온천여행’
온천으로 氣 뚫고
가족의 소중함 일깨우고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은 가족끼리 모여 한해동안 농사한 햇곡식과 햇과일로 정성들여 차례를 지내고 조상에게 감사를 표하는 날이다. 하지만 산업화와 도시화 등에 따른 가족 개념의 약화, 교통체증 등으로 최근에는 명절의 의미보다 실속을 내세워 휴가를 즐기는 새로운 추석 풍속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고향을 찾아 떠나는 설레던 귀향길이 여행지를 찾아 떠나는 휴가길로 바뀌고 있다.
증권사에 근무하는 김진선(40)씨는 부모님, 아내, 딸아이 둘과 함께 일본으로 가족여행을 하기로 했다. 교토에서 료칸에 묵으며 온천을 즐기고 쇼핑도 할 생각이다. 이를 위해 지난 6월 일찌감치 예약해뒀다. 그렇지 않으면 방일 여행객이 많아 항공권 등을 구할 수 없을 게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2006년 이후 ‘붐’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일본의 온천료칸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예전에는 일본 온천 하면 하코네, 벳푸밖에 모르던 여행객들이 지금은 구로가와 온천, 유후인 온천, 오쿠히다 온천, 게로 온천, 노보리베츠 온천 등 일본의 명탕을 줄줄이 꿰고 있을 정도다. 국내 여행사들도 료칸(전통여관)을 테마로 한 여행상품을 앞 다투어 내놓고 있다.
료칸은 일본을 대표하는 전통 숙박시설이다. 길게는 3백년 이상 가문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료칸은 일본 전역에 걸쳐 6만여 개에 달한다. 자연 속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으며 여느 호텔 객실과 다른, 일본 전통을 체험할 수 있다. 다다미가 깔린 고급스러운 객실은 멋스러운 가구와 골통품 등으로 장식돼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객실마다 평균 1~2명의 나카이상(료칸의 여종업원)이 시중을 들며 조식과 석식을 카이세키(일본 전통요리이자 연회요리)로 제공한다.
료칸의 모든 숙박지에는 온천욕장이 있다. 또 모든 료칸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별채나 특실을 갖춘 곳도 있다. 특히 개인 노천탕이 딸린 별채(특실)는 한 료칸에 1~2실밖에 없기 때문에 예약하기 어렵고 가격도 일반 객실의 2~3배 정도다. 다소 가격이 비싸도 가족 여행이나 허니문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개인 노천탕이 딸린 별채가 제격이다.
넥스투어 홍보 관계자는 “웰빙여행을 선호하는 사회 분위기와 맞물리면서 일본의 고급 료칸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위치와 시설, 서비스에 따라 이용료는 천차만별이고 1박 숙박요금은 보통 1만엔부터 10만엔 정도다”고 덧붙였다.
부모님을 모시고 가까운 일본을 여행한다면 넥스투어의 오사카/나라/교토/고베, 온천3일 패키지를 추천한다. 도다이지와 기요미즈데라, 히가시혼간지, 오사카성과 같은 유서 깊은 역사의 문화, 유적을 감상할 수 있으며 둘째날 저녁에는 여행으로 지친 심신의 피로를 온천욕을 통해 말끔히 회복할 수 있다.
하나투어리스트는 ‘우레시노료칸, 규슈 자유여행’ 상품을 내놓았다. 2박3일과 3박4일 일정 두 가지다. 2박3일 일정은 우레시노 온천지역의 와타야벳소 료칸에 짐을 푼다. 2~4인실 다다미룸을 사용하며 가이세키 저녁 정찬을 맛본다. 3박4일 일정은 후쿠오카 시내의 특급호텔인 호텔 오쿠라에서 숙박한다. 다다미방을 잡아준다. 가이세키 요리를 맛보고 노천온천욕도 즐긴다. 모모치해변, 텐진거리, 캐널시티 등을 자유관광하며 식도락과 쇼핑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테마2] 친구들과 즐기는 특급호텔 ‘스파’
스트레스 싹~
‘스파’ 만한게 있나요

명절은 친척들의 결혼 독촉에 시달려야 하는 노처녀들에겐 괴롭고 두려운 날들. 미혼인 직장인 김유진(32)씨는 이번 추석엔 호텔로 도망칠(?) 계획이다. 호텔에 묵으면서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스파’를 받으며 그동안 쌓였던 피로도 풀 예정이다.
스파는 도심 생활 속에서 아름다움과 품격 있는 휴식을 함께 추구하는 여성들에게 가장 친근한 라이프 스타일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물을 이용한 건강’을 뜻하는 스파의 어원은 로마인들이 치료를 위해 찾은 벨기에 남동쪽의 온천지 ‘스파우(Spau)’에서 유래했다.
이후 스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온천욕과 마사지는 물론 스킨, 보디 케어 전반을 의미하는 것으로 통용되고 있다. 스파의 특징은 20~30대 젊은 여성들부터 40대 이상의 웰빙족들까지 모든 연령층이 선호한다는 것. 이제 스파는 바쁜 도심 생활에 지쳐 있는 현대인들의 몸과 마음에 편안한 휴식을 제공하는 생활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카라칼라(Caracalla) 스파 & 스킨케어’는 기존의 트리트먼트 프로그램을 보다 체계적으로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스파 트리트먼트는 심신의 휴식과 체계적인 힐링 프로그램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얼굴, 등, 발 뿐만 아니라 두피, 전신 트리트먼트 등 총 28가지를 제공한다. 꽃이나 잎 열매, 줄기, 껍질, 씨앗, 허브 류 등에서 추출한 천연 식물성 아로마와 해양성 콜라겐을 이용하여 피부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뷰티 트리트먼트 프로그램들로 독소 배출과 피부 타입에 맞는 개별 맞춤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스파 ‘카라칼라 스파&스킨케어’의 트리트먼트 가격은 7만원부터 50만원까지이며 소요시간은 30분부터 3시간까지 다양하다.
신라호텔의 ‘겔랑 스파’는 뷰티, 마사지, 테라피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합해 피부를 탄력 있게 만들어주는 새로운 토털 스파 개념을 도입했다. 명품 화장품인 겔랑 제품을 사용하며 뱅앤올룹슨의 럭셔리 오디오를 설치해 명상음악을 서비스한다. 또 모든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 신체와 발의 릴랙싱을 위해 남산의 풍광과 함께 하는 풋스파(족욕)를 약 15분 동안 받는다. 관련 상품으로는 겔랑 스파 이용권(1백35분·1인)과 그랜드 딜럭스 룸에서의 1박 등이 포함된 ‘신라 스파 패키지’(45만원)가 있다.
도심 속에서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광장동 W호텔의 ‘어웨이 스파’는 2005년 3월 문을 열었다. 호텔 2층과 3층에 걸친 4천9백50㎡(1천5백평) 규모의 공간에서 60가지 이상의 전신, 얼굴, 랩 트리트먼트 프로그램과 15가지의 프라이빗 트리트먼트 룸 등을 제공하고 있다.
‘어웨이 스파’는 물을 이용한 다양한 트리트먼트로 이름이 높다.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왓추(Watsu)는 신체의 온도와 같이 맞추어진 풀 안에서 테라피스트와 함께 물의 부력을 이용해 스트레칭과 트리트먼트가 이뤄지는 특수 시설이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있는 관리 프로그램은 ‘어웨이사지(Awayssage)’라는 터치 마사지 프로그램(60분·17만원)이다. 스파 패키지 ‘리브웰’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차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원더풀 룸 1박과 10만원 상당의 스파 이용권을 준다.
장충동 소피텔 앰배서더호텔 지하 1층에 있는 스파 ‘발네오 테라피’는 30년 경력의 프랑스 전문가로부터 교육 과정을 이수한 테라피스트들로 구성돼 있다.
이곳은 물의 힘을 이용한 다양한 방식의 마사지로 유명한데 디스크, 신경통 등의 증세를 완화하는 치료 효과가 있어 남성에게도 인기다. 특히 강한 수압을 이용한 수중 마사지로 전신 근육을 이완시켜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하모니 프로그램’(30분·7만원)은 비만관리, 근육 이완 등에 좋다.

[테마3] 부모님 모시고 병원으로 ‘건강검진’
병원 건강검진센터 ‘북적’
효도선물 등으로 인기

과거나 지금, 직장인들의 추석 연휴 선물로 가장 으뜸으로 꼽는 것은 ‘현금’이다. 그런데 웰빙-건강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관련 서비스나 상품을 선물하는 이색 풍속도가 생기기 시작했다. 즉 명절에 부모님 건강검진이나 제2의 인생 찾아주기 아이템이 선호되면서 최근 그 수가 점점 늘어나 ‘신 명절 풍속도’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각 대학병원 등의 건강검진센터는 추석 연휴 건강검진 일정이 빼곡이 잡혀져 있는 상황이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평소보다 20% 이상은 많은 것 같다”면서 “어버이날 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많은 편이다”고 전했다.
다른 병원 관계자는 “지방에서 건강검진을 받으러 올라오는 사람이 꽤 있다”면서 “부모님이 추석 연휴기간 서울을 방문해 건강검진을 받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검진이 무형의 선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어버이날, 명절 등에는 부모님을 건강검진 받게 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는 때다.
건강관리협 관계자는 “추석 선물로 현금과, 가족여행, 건강보조식품 등도 좋겠지만, 건강검진을 받아보고 ‘이상없음’, ‘건강함’이라는 결과통보를 받는다면 더 없이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테마4] 연인과의 달콤한 ‘웰빙 데이트’
와인 허브 숲 그리고 선율
분위기 업, 가격은 다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 안 좋으랴. 그럼에도 가끔은 버릇처럼 다니는 극장과 카페를 벗어나 기분 전환이 필요한 게 연인 사이다. 더불어 요즘 유행인 웰빙 트렌드를 쫓아 분위기 한 번 잡아 보는 건 어떨까. 연인들을 위한 웰빙 데이트 코스로 안내한다.
웰빙 데이트하면 허브농장 방문을 빼 놓을 수 없다.
농장을 가득 메운 허브향에 취하고 허브비빔밥 허브빵 허브차 등 허브요리도 맛볼 수 있다. 허브관련 책, 허브목욕용품 등 각종 허브 관련 용품을 파는 허브숍도 빠짐없이 있다. 돌아오는 길 미리 외워 둔 허브꽃말을 읊으며 연인에게 허브화분 하나 건네면 상대 맘을 잡는 것은 시간 문제. 경부고속도로 청원 인터체인지 부근에 있는 상수허브랜드(043-277-6633), 봉평 허브나라(033-335-2902), 포천 허브아일랜드(031-535-6494), 원당 허브랜드(031-966-1340) 등이 있다.
웰빙족이 생기면서 ‘와인 시장’도 커졌다.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 잔 걸치는 정겨운 만남도 좋지만 특별한 날에는 격식 갖추고 와인 한 잔 마시는 것도 필요한 법. 여기에 주머니 부담 없이 분위기 최상의 와인 바에서 즐길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압구정에 위치한 ‘드렁큰위치(Drunken Witch)’는 기존 와인 바의 우아한 분위기를 벗어나 홍대 앞의 와인 펍과 같은 분위기가 난다. 음악도 다른 와인 바와 차별화했다. 이곳은 난해한 재즈 음악 대신 우리 귀에 익숙한 올드 팝송, 샹송, 라틴 락 등의 음악을 다양하게 들려주고 있다. 이러한 자유분방함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먼저 고객의 테이블에서도 잘 보이는 위치에 와인셀러를 설치했다. 그 이유는 와인셀러를 단순히 와인을 보관하는 데만 사용하지 않고 와인 전시장으로 활용해 손님과 함께 직접 와인을 고르기 위함이다. (02)3446-5832
홍대에 위치한 ‘벵에벵(VIN & VIN)’은 그 어떤 와인 바도 감히(?) 도전하지 못한 좌식 테이블이 있다. 좌식 생활에 더 편안함을 느끼는 우리나라 사람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아예 스커트를 입은 여성들을 위한 담요까지 마련되어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역시 기존 와인 바에서는 보기 드문 뷔페식 안주 바도 갖추었다. 이곳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와인셀러의 크기. 이 정도 규모의 와인 바에서 벵에벵처럼 큰 와인셀러는 결코 흔치 않다. (02)3141-4321
여의도에 취치한 비노밸리(VINO VALLEY)는 와인포차라는 컨셉트를 가지고 기획했다. 이곳은 다른 와인 바와 비교해 비교적 가격대가 저렴한 편이라고. 그렇다고 이곳 와인이 고급 와인 바에 비해 결코 뒤지는 것은 아니다. 와인셀러를 세 개나 갖추고 고객들에게 최상의 와인 맛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이곳은 특히 우리나라 와인 마니아들 사이에서 비용 대비 만족도가 높다고 알려진 미국산 와인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02)785-0088
CGV 압구정점 지하 1층에 위치한 와인사랑(舍廊)은 와인 숍 겸 와인 바 중 하나이다. 베이커리로 잘 알려진 1층 정글짐에서 와인을 구매한 후 아래층에 위치한 와인사랑에서 마시면 된다. 원래 와인 바를 방문할 때는 정장을 갖추는 것이 예의이지만, 와인사랑은 대중화를 지향하고 있는 만큼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들어가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02)3442-6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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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를 내면서 지급보증 섰던 롯데건설에 보유지분 25%를 넘겼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사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사는 롯데건설로부터 지분을 일부 양도받은 것으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는 사실상 롯데건설인 셈이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49%)가 됐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