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신소’는 예전부터 서민들의 ‘고민해결사’로 많은 각광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각종 디지털 기기의 발달로 본인 스스로가 흥신소의 역할을 하는 ‘셀프 흥신소’시대가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대가 눈치 채지 못하게 하는 볼펜형 녹음기나 시계형 녹음기, 그리고 차량 위치 추적기 등을 구입해 스스로 원하는 정보를 수집하고 그에 따른 자기 방어를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녹음의 경우 당사자와 상대방, 예컨대 제3자가 배제된 상태에선 딱히 불법이 아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 따라서 이를 통해 사업상의 이야기가 오갈 때 녹음을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경제가 불안정하고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기가 힘든 요즘과 같은 상태에선 더욱 이러한 디지털 기기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한 업체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 한 달에만 1000여 개의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차량 위치 추적기도 마찬가지다. 배우자의 불륜을 감시하기 위해 200만~300만원에 달하는 이런 제품들을 구입, 몰래 차량에 장착한다는 것. 물론 이는 불법에 가까운 행위이고 이를 판매하는 업체들도 이를 환기시키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수요가 많은 상황에서 무조건 ‘팔지 않겠다’고 할 수만도 없는 일이다. 이런 셀프 흥신소 시대의 도래는 불신으로 가득한 우리 사회의 단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