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인물> 김연아 피겨인생 희로애락

  • 이광호 khlee@ilyosisa.co.kr
  • 등록 2014.02.24 11: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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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무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일요시사=사회팀]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무결점 연기를 펼치고도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지만, 전 세계는 감동했다.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를 무사히 마친 그녀는 경기 후 “금메달은 중요하지 않다.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동안 흘린 땀으로 선수 생활의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피겨계의 위대한 역사를 남겼다. 은퇴 소식이 전해지면서 향후 계획과 포스트 김연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연아는 지난 21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을 마친 뒤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연기가 끝나고 여러 가지 기분이 교차했다. 홀가분하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 마지막 은퇴 경기에서 실수 없이 마친 것에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날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 74.92점을 얻어 근소하게 앞서 1위에 오른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에서 144.19점을 받아 합계 219.11점을 받았다. 

그러나 한 번의 점프 실수를 저지른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프리스케이팅에서만 무려 149.95점을 받으며 종합 224.59점으로 앞지른 탓에 김연아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김연아는 한 번의 실수도 없는 깨끗한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보였다. 반면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는 한 차례 점프 실수를 보였음에도 김연아를 역전했다. 결국 아쉽게도 여자 싱글 2연패는 무산됐다.

 

모든 기술 완벽
전설의 마지막 연기

 

김연아는 기자회견에서 앞서 취재진과 만나 “점수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녀는 “(점수가)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므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결과에 만족을 안 하면 어떡하겠느냐”고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자신의 기록에 대해서는 “평소에도 예상을 잘 하지 않고, 신기록 등에도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자신의 프리스케이팅 결과에 대해 오히려 “많이 나왔다”고 말해 대인배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어 “준비하면서 체력적, 심리적 한계를 느꼈는데 이겨내고 했다”면서 “내 경기력에는 100점 만점에 120점을 주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비록 금메달을 획득하지는 못했지만 실수 없는 무대로 마무리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었다는 것.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싱글 사상 최고점인 228.56점을 획득해 금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는 대회 종료 후 은퇴와 현역 연장을 두고 고민을 했다. 그러나 멈추지 않았다. 정상의 자리에서 박수를 받으며 따날 수 있었지만 ‘위대한 기록’을 위해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자신의 현역 마지막 무대로 정하고 멋진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렇게 그녀의 은퇴소식이 알려지자 이후 행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역에서는 물러나지만 제2의 인생의 막이 열리게 된다. 일단 김연아는 귀국 후 각종 행사, 방송 일정 등을 소화하면서 구체적인 향후 계획을 세울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다. 5월에는 아이스쇼가 예정돼 있다. 

김연아는 지난달 15일 빙상대표팀 미디어데이에서 “너무 오랫동안 선수를 해서 올림픽이 끝나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일단 경기 걱정과 다음날의 훈련 걱정 없이 일상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 가벼운 마음으로 미래를 걱정하고 생활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시원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눈길이 가는 것은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 도전이다. 그녀는 2012년 7월 선수 복귀 기자회견을 통해 “2011년에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활동을 하면서 IOC 선수위원에 대한 관심과 꿈을 키웠다. 소치 올림픽에서의 현역 은퇴는 새로운 꿈과 도전을 위한 또 다른 시작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홈 어드밴티지 뚫고
세계적 클라스 입증

 

김연아가 IOC 위원을 꿈꾸게 된 것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활동이 결정적이었다. 김연아는 평창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직접 IOC 총회에 참석해 프리젠터로 나서는 등 평창의 올림픽 유치에 큰 힘을 보탰다. 당시 국제 스포츠 외교 현장을 경험하면서 선수 위원 활동에 매력을 느끼게 됐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IOC 위원과 같은 권한 및 혜택을 받는 선수위원은 각 NOC(국가올림픽위원회) 당 한 명만 가능하다. 현재 태권도 대표 출신 문대성 위원이 선수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김연아 외에 장미란(역도), 진종오(사격) 등도 IOC 선수위원의 꿈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 선수들은 문 위원의 임기가 끝나는 2016년 이후에 선수위원에 도전할 수 있다.

 


깃털처럼 우아한 동작과 완벽한 기술 선보여
“역시!” 쏟아진 극찬…전무후무 피겨계 역사

 

또한 김연아는 틈날 때마다 사회봉사, 유망주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자신의 재능을 아낌없이 나눠주고 있다. 앞으로도 피겨 꿈나무, 소외 계층 등을 위한 자선 사업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해진다. 김연아 측 한 관계자는 “아직 밑그림도 그리지 않은 단계지만, 김연아가 선수 생활을 하면서도 지속해왔던 자선활동을 더 구체화할 생각을 갖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2010년 7월부터 유니세프 국제친선대사로 활동해 다양한 자선, 기부 활동을 펼쳐왔다.

김연아는 경기도 부천에서 2녀 중 차녀로 태어났다. 수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 체육교육과에 재학 중이다. 어린 시절 군포시로 이사한 김연아는 7살인 1996년 과천시의 실내 빙상장을 찾았다가 스케이트를 탔다. 그리고 류종현 코치의 권유로 본격적인 피겨 스케이팅 선수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전국동계체육대회 등 각종 국내 피겨대회에서 우승을 하면서 일찍부터 재능을 인정받은 김연아는 2002년 4월 처음으로 출전한 국제대회인 슬로베니아 트리글라브 트로피 대회 노비스(13세 이하)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12살에 트리플 점프 5종(러츠, 플립, 토룹, 룹, 살코)을 완성했다. 

그리고 2003년 14세 때 피겨 스케이팅 국가 대표로 선발돼 신혜숙, 지현정, 김세열 등이 김연아를 코치했다. 
2004년 국제무대에 주니어로 데뷔했다. 헝가리에서 열린 ISU 공인 국제대회인 주니어 그랑프리에 출전해 1위를 차지했다. 그 후 중국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에서는 2위를 차지했다. 상위 선수들끼리 겨루는 주니어 그랑프리에서도 2위를 기록하며 한국 피겨 사상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2005년에는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3회전 5종류의 점프를 모두 성공시켜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연아의 경기 프로그램과 갈라 안무는 2006년부터 함께한 데이비드 윌슨이 만들었다. 2006년 1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토리노 동계올림픽에는 나이 제한에 걸려 아쉽게도 출전하지 못했다. 2006년 3월에 열린 주니어 세계 선수권대회에서는 177.54점으로 24.19점 차이로 일본의 아사다 마오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국제무대에 이름을 각인시킨 것은 이때부터였다. 

 

영광스러운 은퇴
제2의 인생 시작

 

이후에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유지했다. 2006년 11월에 개최된 시니어 대뷔 첫 무대인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3위에 입상했고, 얼마 후 열린 트로피 에릭 봉파르에서는 한국 최초로 시니어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그랑프리 1∼6차 대회를 합산한 상위 6명만이 출전할 수 있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김연아는 일본의 아사다 마오를 12점 차로 누르고 우승했다. 

2007년에는, 주니어 시절부터 그녀를 지도한 김세열 코치에서 캐나다의 브라이언 오서 코치로 변경했다. 2007년 1월에 열린 창춘 동계아시안게임에는 허리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3월 일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참가한 김연아는 영화 <물랑루즈>의 ‘록산느의 탱고’에 맞춰 71.95점이라는 높은 점수로 세계신기록을 수립했다. 이는 당시 최고 기록이었던 미국의 사샤 코언의 71.12점보다 0.83점 높은 기록이었다.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데뷔한 당해연도에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한 역대 3번째 선수이며, 파이널 우승을 차지한 역대 2번째 선수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2007년 5월부터는 체계적인 훈련을 위해 캐나다 토론토로 연습거점을 옮겨 브라이언 오서와 함께 훈련을 시작했다. 11월에 열린 컵 오브 차이나에서 122.36점으로 자신의 최고기록을 갱신하며 우승했다. 또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컵 오브 러시아에서 새로운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12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우승해 2연패를 달성했다. 2008년 초에는 쌓인 피로와 부상으로 인해 힘든 경기에 임했다. 이 시기에는 부상투혼으로 동메달을 땄다. 

이후 10월에 열린 그랑프리 대회 스케이트 아메리카에 출전해 다시 1위를 탈환했다. 이어 컵 오브 차이나에서도 63.64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얻었다. 컵 오브 차이나의 우승으로 김연아는 그랑프리 대회 5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그리고 2008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을 확정했다.


2009년 2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개최된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는 다른 선수들의 연습방해로 인한 논란이 일었다. 일본 피겨연맹과 피겨선수들은 연습 방해를 부정했지만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하지만 김연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72.24의 높은 점수를 받으면서 2007년 자신이 세웠던 세계기록을 경신했다. 

3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된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 쇼트 프로그램에서도 마찬가지로 높은 점수를 받아 종합 1위로 금메달을 차지한다. 10월에는 그랑프리 트로피 에릭 봉파르에 출전해 133.70점이었던 프리 스케이팅 세계 최고 기록점을 다시 경신해 133.95점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기록 경신은 계속됐다. 절정은 2010년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이었다. 전 세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김연아는 올림픽 한 달 전 얻은 발목부상을 딛고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펼쳐 기술 점수 44.70점, 예술 점수 33.80점, 합계 78.50점으로 또 다시 세계기록을 경신하면 쇼트 1위를 기록했다. 

 

세계신 끌어안고
더 큰 꿈을 향해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후 그녀는 세계적인 선수로 인정받으면서 미국 타임지에서 선정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Time 100)에 선정됐다. 또한 미 국무부 장관인 힐러리 클린턴에게 편지를 받고, 평소 존경하던 미셸 콴이 김연아의 아이스 쇼에서 복귀 무대에 서는 등 다방면의 저명인사와도 친분을 쌓기도 했다.

2010년 이후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이스트 웨스트 아이스팰리스와 서울의 고려대학교 빙상장 및 태릉선수촌 빙상장 등에서 훈련했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곳은 올댓스포츠다. 올댓스포츠는 김연아의 어머니인 박미희씨가 대표이사로 있다.

 


‘마지막 피날레’ 전 세계가 감탄
은퇴 이후 행보는?…평창 서포터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씨는 김연아가 7세 때 빙판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코치, 매니저, 후원자 역할을 도맡았다. 힘들어 그만두려고 하는 김연아의 등을 두르리며 링크로 돌아오게 했고, IMF 사태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도 힘든 내색 없이 딸을 지원했다. 특히 박씨는 ‘철혈엄마’로도 유명하다. 아침엔 딸의 러닝과 스트레칭으로 하루를 열었고, 밤엔 과천시민회관 빙상장으로 딸을 데려가 낮에 배운 기술을 복습시켰다. 김연아는 그동안 언론 인터뷰에서 “내 딸은 피겨를 시키고 싶지 않다”는 말을 수차례 해왔다.

2010·2011시즌은 김연아가 은퇴를 고민하다 출전을 결정한 시기였기 때문에 연습시간이 부족했다. 결국 세계 피겨 스케이팅 선수권 대회에서 안도미키에 밀려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2년부터는 다시 류종현 코치와 트리플 점프를 가르친 신혜숙 코치가 그녀를 지도했다. 2012년, 김연아는 소치 동계올림픽 현역 연장을 선언하고 여러 대회에 출전했다. 좋은 성적으로 세계선수권 티켓을 획득했다. 그리고 2014년, 한국 피겨 종합선수권 대회에 출전해 80.60점을 기록했다. 비록 비공인 점수였지만 본인이 수립한 세계 신기록인 78.50점보다 2.1점 높은 여자 싱글 사상 최초의 80점 돌파였다.

김연아가 세운 공식 신기록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받은 쇼트 프로그램, 프리 프로그램, 쇼트 프로그램과 프리프로그램 합계 점수이며 이 점수는 아직 깨지지 않았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포스트 김연아’누구?

 

피겨여왕 김연아가 소치 동계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은퇴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김연아 키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해진(17·수리고), 박소연(17·신목고), 곽민정(20)이 포스트 김연아로 불린다.

김해진과 박소연은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 비록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평창을 향한 가능성을 확인했다.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김해진은 149.48점을 얻어 16위에, 박소연은 142.97점으로 21위에 올랐다. 

김해진과 박소연은 김연아를 롤모델로 삼고 피겨의 꿈을 키운 ‘김연아 키즈’로 알려진다. 두 선수는 김연아가 지난해 3월 런던에서 벌어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해, 무려 3장의 싱글 출전권을 따내면서 예상보다 빨리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차세대 김연아’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곽민정은 허리부상을 포함해 근육파열 후유증, 발목 부상 등으로 재활에 전념 중이다. 올림픽 무대를 경험한 김해진과 박소연 그리고 재활 중인 곽민정이 4년 뒤인 평창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쏠리고 있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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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