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빙속여제’ 이상화

  • 이광호 khlee@ilyosisa.co.kr
  • 등록 2014.02.17 11: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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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질주’ 지금 이대로 평창서도 부탁해!

[일요시사=사회팀] ‘빙속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가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올림픽 기록을 갈아치웠다. 비교적 기량을 펼치기 어려운 저지대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올림픽 2연패에 성공했기 때문에 그 위력이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스포츠 여신’의 기량이 평창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이상화는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레드 아레나에서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1차 레이스 37초42, 2차 레이스 37초28로  최종 74초70을 기록해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겨줬다. 그리고 올림픽 2연패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미국 보니블레어, 캐나다 카트리오나 르메이돈에 이어 역사상 3번째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무엇보다도 악조건 속에서도 신기록을 작성해 그 의미가 깊다.


스포츠 여신의
빛나는 금메달


이상화는 1위를 한 다음 날, 시상식장에서 잠비아 IOC 위원으로부터 받은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시종일관 환한 미소를 보였다. 태극기가 올라가고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눈시울을 붉히며 감동의 순간을 만끽했다. 시상 직후에 이어진 방송 인터뷰에서 그녀는 “금메달이 밴쿠버 올림픽 때보다 좀 더 무거운 것 같다”며 “애국가가 나오면 감동이 밀려온다”고 말했다.

이상화는 해냈다는 성취감을 인터뷰를 통해 드러냈다. 그녀는 “내가 스피드스케이팅 500m를 석권했다는 사실과 세계기록을 갖고 있는 것, 올림픽 2연패를 했다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KBS 특별 해설위원을 맡은 강호동은 “이상화 선수의 경기를 보니 뜨거운 뭔가가 느껴졌다”며 “정말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역시 이상화라는 것이었다.


이날 시상대에서 은메달 올카 파트쿨리나(러시아), 동메달 마고 보어(네덜란드)가 함께했다.

이상화의 레이스에 경쟁자들도 경의를 표했다. 이들은 “이상화의 테크닉은 완벽했다”며 “이상화를 이기기 위해선 그가 실수를 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상화의 이번 금메달이 놀라운 이유는 소치의 낮은 해발고도에 있다. 과거 500m 올림픽 신기록은 1000m 이상 고지대에서 나왔다. 즉 기압이 낮아 공기저항이 적은 덕을 톡톡히 봤던 것이다. 그런데 소치의 해발고도는 불과 4m에 불과해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화는 낮은 고도에서 강한 공기저항을 뚫고 올림픽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리고 지난 14일에는 아들레이드 아레나 스케이팅 센터에서 열린 여자 1000m 레이스에서 마지막 조에 나서 부담 없이 레이스를 시작했지만 안타깝게도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600m를 지나며 조금씩 힘이 떨어진 이상화는 1분15초94의 기록으로 12위를 차지했다. 로테 반 빅(네덜란드)과 레이스를 펼친 그녀는 초반 200m 구간을 17초63으로 돌파하며 이날 레이스를 펼친 선수 중 가장 빠르게 질주했지만 막판 뒷심이 부족했다. 그러나 주종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4년 전 밴쿠버에서의 기록(23위)에 비해 2.3초 앞당기며 자신의 올림픽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첫 금메달’
여자 500m 압도적인 기량 선보여


이날 금메달은 1분14초02를 기록한 중국의 장홍이 차지했다. 중국 스피드스케이팅 역사상 첫 금메달이다.

경기 후 이상화는 “좋은 기록은 아니지만 밴쿠버보다 나아져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1000m를 마지막으로 올림픽 일정을 마감한 이상화는 “그냥 쉬고 싶고 나중에 시간되면 다른 종목 응원도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 여자 선수 중에 적수가 없는 이상화는 단짝인 모태범과 함께 훈련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상화의 이번 기록은 남자선수들마저 위협할 정도다. 1980년 레이크 플래시드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남자 전 종목을 석권한 에릭 헤이든을 넘어선 수준이기 때문이다. 12년 만에 새로운 올림픽 기록을 작성했다. 이상화의 지금 실력으로 34년 전 남자 500m에 출전했다면 금메달을 땄을 것이다. 이처럼 이번 신기록은 불가능과 한계를 뛰어넘은 매우 값진 결과다.




꾸준히 좋은 기록을 보여준 이상화는 수많은 좌절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빙속여제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된 이상화 발 사진 속에는 그간의 노력과 고통이 묻어 있었다.

앞서 그녀의 어머니 김인순씨에 의해 이상화의 하지정맥류가 공개됐다. 딸의 하지정맥류가 허벅지까지 퍼져 가슴이 아팠다고 전했다. 이에 가수 김흥국이 두 팔을 걷어붙였다. 김흥국은 한 매체를 통해 “이상화의 하지정맥류 수술을 해주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어 서울대 강남병원까지 그녀의 수술을 무료로 해주겠다고 나섰다.


악조건 속에서
금빛 신기록 세워


강한 정신력으로 얻은 이번 결과는 이상화의 체중 감량도 한 몫 했다. 2010년 65.6kg이었던 이상화의 체중은 2012년에 63.2kg, 올해는 62kg으로 꾸준히 줄었다. 하지만 근육량은 그대로 유지했다. 최대 근력을 체중으로 나눈 상대근력은 2010년 334%에서 2012년 342%, 올해는 349%가량으로 증가했다.

대개 체중이 빠지면 근육도 빠지는데 그것을 막으려면 극한의 웨이트 훈련이 필수다. 이상화는 이런 고통을 감내해, 힘은 유지하면서 가볍게 달릴 수 있는 몸으로 최적화했다. 몸은 가벼워졌지만 근육과 뼈가 더 탄탄해져 초반 스타트에서 에너지를 폭발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이상화의 약점은 초반 스타트로 알려진다. 4년 전 밴쿠버에서는 초반 열세를 막판 역주로 만회해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소치에서는 달라진 이상화의 하드웨어가 좋은 스타트를 이끌어냈다.

25세인 이상화는 4연패를 도전하더라도 33세다. 단거리 스프린터의 전성기는 30대 초반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단거리 종목에 나이는 큰 부담요소가 아니다. 최근 세계 정상급 단거리 스프린터들의 나이는 대부분 30대 초반이다.

이상화는 지난해 9월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폴 클래식 대회에서 1000m 세계기록 보유자인 크리스틴 네스빗(1분14초49)을 0.83초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당시 그녀의 기록은 한국 신기록인 1분13초66이었다. 네스빗의 1000m 세계기록은 2012년에 기록한 1분12초68이지만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주춤하고 있는 것도 이상화에겐 호재다.

이상화가 좋은 결과를 내면서 그에 따른 포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아웃 가리지 않는 만능 스프린터
최고 시속 55.8km…피땀 흘린 결과


그녀는 2010년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로 월 100만원의 연금을 이미 받게 됐다. 연금 종류는 월지급과 일시금 중에서 선수가 고를 수 있는데, 월 100만원 한도를 채우면 일시금만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이상화에게 일시금으로 6500만원을 포상할 예정이고,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빙상경기연맹도 각각 6000만원과 3000만원을 지급할 계획으로 알려진다. 또 각 기업의 후원까지 더해지면 이상화가 받을 포상금은 2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여러 기업의 광고 모델로 나설 경우 더 많은 부를 거머쥘 수도 있다.


이상화의 금메달 소식에 후원계약을 체결한 KB금융그룹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이상화의 대활약에 금융계도 덩달아 힘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KB금융 홍보팀 관계자는 “최근 금융계에 우울한 소식이 많았는데 이상화가 금메달을 따면서(직원들이) 힘을 받게 됐다”고 기뻐했다.

밴쿠버 금메달 때만 해도 이상화는 인지도가 낮은 선수였다.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긴 했지만 대중에 관심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러나 올림픽을 앞두고 월드컵시리즈를 재패하는 그의 투혼이 알려지며 다시금 주목을 받았다.




그녀는 소치 올림픽을 앞두고 남성패션지 ‘에스콰이어’의 화보 모델로 나서 섹시한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화보에 대한 뜨거운 반응에 이상화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했을 때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는다”고 했다. 그의 소속사인 브리온컴퍼니 관계자는 “평소처럼 훈련에 열중하고 있을 때 (화보) 섭외가 왔다. 본인도 운동선수가 아닌 일상의 모습을 보여줄 기회라고 여겼다. 자연스럽게 촬영에 임했다”고 말했다. 에스콰이어 에디터는 “세계 최고의 스케이팅 실력만큼이나 외모도 뛰어난 선수인데 과소 평가받았다는 생각을 했다”며 “올림픽을 앞두고 이상화의 여성스러운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섭외 배경을 밝혔다.

끼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이상화의 주가가 치솟아 광고와 방송업계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블루칩’을 예고하고 있다. 또 가난한 환경에서도 성실하게 운동해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왔기 때문에 진정성을 가져다 주는 스타다.

그녀의 남자친구도 덩달아 화제가 됐다. 그녀의 남자친구로 알려진 이상엽씨는 현재 육군 중위로 복무중이다. 그는 휴가 때 해외 출국을 허가받아 러시아 소치를 방문했다. 이상엽씨는 이상화에게 부담을 줄까봐 경기 전 그녀를 만나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후 만났다고 전해진다. 또한 오는 5월에 결혼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아직 젊은 그녀
앞으로도 창창



이상화는 휘경여자고등학교 재학 중 국가대표가 됐다. 한국체육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서울시청 소속으로 활동 중이다. 세계적인 여자 단거리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인 그녀는 2005년 고등학교 1학년 때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세계 스프린트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 대회 500m에서 38초71로 한국 신기록을 세우고, 스프린트 종합에서 153.2점으로 주니어 세계 기록을 세웠다.




이어 세계 종목별 선수권 대회 5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세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2006년에는 토리노 동계 올림픽에 출전해 5위에 올랐다. 2007년에는 500m에서 37초81로 한국 신기록을 다시 경신했고, 이 기록이 곧 주니어 세계 기록이 되기도 했다.

이상화는 이후로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둬, 2009년에는 500m에서 37초70, 1000m에서 1분15초88로 다시 한국 신기록을 세운 데 이어, 세계 종목별 선수권 대회 500m 부문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장외선 관능미에 애교도
광고업계 최대 ‘블루칩’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을 앞둔 2009년과 2010년 시즌에는 기량이 더욱 향상돼, 2009년 12월, 500m에서 37초25, 1000m에서 1분15초26으로 자신이 보유하던 한국 신기록을 새로이 경신했다. 2010년 1월에는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했다.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는 1차 레이스 38초24, 2차 레이스 37초85, 합계 76초09를 기록해 당시 500m 세계 기록 보유자였던 세계 1위 예니 볼프를 제치며 아시아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동계 올림픽 종목에서 우승했다.

동시에 한국 최초의 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종목 메달이었다. 500m 레이스를 진행하여 합계 76초14로 은메달을 차지한 예니 볼프는 이상화가 매우 향상되었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예니 볼프는 올림픽이 열리기 1개월 전에 같이 레이스를 진행한 경험이 있어 그리 놀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기록의 여신…
한국 빙상의 자랑

이상화의 좋은 성적은 밴쿠버 동계 올림픽 이후로도 쭉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월19일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2012·2013 시즌 월드컵 6차 대회 500m에서 36초99로 대한민국 기록을 경신한 데 이어, 다음날인 1월20일에는 36초80을 기록하며 세계 기록을 경신했다.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세계 기록을 깬 것이었다.



이상화는 한국 선수 최초로 월드컵 시리즈 종합 우승, 종목별 세계 선수권 대회 2연패 등의 성적을 올리며 12번 우승했다.

2013·2014 시즌에도 이상화는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10일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2013-14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A(1부리그) 2차 레이스에서 36초74로 다시 세계 신기록을 경신했다. 그리고 11월16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2013-14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2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A(1부리그) 1차 레이스에서 불과 6일 전 자신이 세운 세계기록 36초74를 0.17초 앞당긴 36초57이라는 세계기록을 다시 수립했다. 이튿날 2차 레이스에서는 전날 기록에서 0.21초 앞당겨 36초36으로 세계신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그리고 이번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도 500m 부문에서 올림픽 기록을 세우며 2연패를 달성했다.

한편, 이상화는 스포츠 스타의 이미지와 다소 어울리지 않게 이상화의 취미는 네일아트, 레고 조립으로 알려진다. 뛰어난 기량과 함께, 선후배 관계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한다고 전해진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이상화는?]

▲서울 출생
▲휘경여고 졸업
▲한국체육대 학사, 고려대 교육학 석사과정
▲제20회 토리노 동계올림픽
▲제24회 하얼빈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제21회 밴쿠버 동계올림픽
▲투르드코리아 홍보대사
▲2018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홍보대사
▲G20 정상회의 성공기원 스타 서포터즈
▲제21회 밴쿠버 동계올림픽
▲제7회 아스타나 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동국대 의료원 홍보대사
▲희망서울 홍보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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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