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욕먹다 끝난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

  • 이광호 khlee@ilyosisa.co.kr
  • 등록 2014.02.10 10:30:10
  • 댓글 0개

벼랑서 버티고 버티다…결국 밀려났다

[일요시사=사회팀]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이 결국 경질됐다. 잇따른 실언으로 국민의 공분을 산 결과다. 지난 6일 정홍원 총리는 해임 건의를 했다. 그리고 불과 몇 시간 뒤, 박근혜 대통령은 전격 해임했다. 툭 하면 구설에 올랐던 윤 전 장관. 그의 잇따른 말실수와 부적절한 행동을 되짚어봤다.




윤진숙 전 장관은 입만 열면 말썽이었다. 해임의 결정적인 원인은 이번 GS칼텍스 여수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된 부적절한 언행 때문이었다. 기름유출 사고를 두고 윤 전 장관은 “1차 피해자는 GS칼텍스”라는 실언을 해 여야의 뭇매를 맞았다. 경질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결국 장관 자리를 떠나게 됐다.


실언 릴레이
예고된 해임


윤 전 장관은 기름유출 사고 현장에서 손으로 코와 입을 막아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후 이어진 새누리당과의 당정 협의에서 “1차 피해자는 정유사인 GS칼텍스이고 2차 피해자는 어민”이라고 밝혀 여야 국민적 공분을 샀다. 정치권의 거센 질타도 끊이지 않았다. 엄중한 분위기와 맞지 않게 늘 웃는 모습을 보인 게 화근이었다. 윤 장관의 불성실해 보이는 태도는 업무수행 능력에 대한 불신을 일으켰다. 당연히 비판여론이 거세질 수밖에 없었다.

지난달 31일 전남 여수 앞바다에서 발생한 송유관 파공 기름유출 사고는 사건 축소에만 급급했던 GS칼텍스와 초동대처에 미숙함을 드러낸 해경, 도선사의 과실 등이 종합적으로 얽힌 인재형 재난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4일 여수해경과 GS그룹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전 여수 앞바다에서 발생한 원유 유출사고의 원유유출량은 GS칼텍스가 애초 발표한 추정치인 800L(4드럼)보다 무려 205배나 많은 16만4000L(820드럼)인 것으로 해경 조사 결과 잠정 밝혀졌다.


이번 사고로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됐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윤 전 장관이 이끈 해수부는 유출된 기름양이 정확히 얼마인지도 파악하지 못했었다. 오히려 ‘GS칼텍스도 피해를 봤다’ ‘방재 훈련 사정은 잘 모르겠다’ 등의 실언이 이어졌다.

순식간에 많은 기름이 유출되면서 여수의 표정이 매우 어두워졌다. 뒤늦게 나타난 윤 전 장관조차 “보고 받기로는 이렇게 심각한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런데 윤 전 장관은 기름유출 사고현장에서 인상을 찡그리며 코를 막는 행위는 언론을 통해 삽시간에 퍼지면서 장관의 자질 논란이 들끓었다.




코 막은 사진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자 윤 전 장관은 JTBC <뉴스9>에 출연해 “독감 때문에 자꾸 기침이 나와 다른 사람에게 옮길까봐 막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내가 배려를 너무 많이 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왜 자꾸 구설에 오르는 것 같냐’는 질문에는 “내가 얘기를 해야 언론사가 잘 되나 보다. 왜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인터넷에 윤진숙이라는 이름이 뜨면 보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인기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는 다소 황당한 답변을 하기도 했다. 방송 출연이 오히려 논란의 불씨를 키우는 역효과를 낳았다.

이후 YTN은 독감 예방법을 소개하며 윤 장관의 사진을 사용하며, ‘독감 예방법 공공장소에서 입 가리고 기침하기’라는 글과 함께 방송을 내보냈다. 뉴스 앵커는 윤 장관의 사진을 가리키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윤 장관 사진인데요. 논란을 떠나서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이렇게 입을 가리고 기침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라며 깨알 같은 설명을 했다.

원본사진과 함께 YTN 방송 캡처 사진이 각종 커뮤니티에 오르면서 이를 두고 다양한 해석들이 넘쳐났다. 윤 장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더 커졌다. 급기야 정홍원 국무총리가 직접 나서 사과의 뜻을 표명하기도 했다.

‘윤진숙 때리기’엔 여야가 따로 없었다. 대부분의 정치 현안에 대해 정치권 입장이 엇갈리게 마련이지만 이번엔 한입으로 윤 장관을 비판했다.


여수 기름유출 사고 대처 과정서 부적절 언행


“봐줄 만큼 봐줬다” 또 구설 오르자 결국 해임


여당인 새누리당 심재철 최고의원은 6일 최고위원회에서 “윤 장관이 아무리 평소에도 잘 웃는다지만 사고현장 등 웃을 수 없는 상황에도 웃는 장관에 대해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며 “과연 그 자리에 적합한 인물인지 모르겠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4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와 5일 새누리당 제4정책조정위원회와의 당정협의에서 윤 장관의 ‘웃음 섞인 실언’을 지적한 것이다.

당정회의에서 여수 기름 유출사고의 1차 피해자가 GS칼텍스라고 말한 윤 장관은 의원들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았다. 특히 새누리당 이현재 의원이 “GS칼텍스가 가해자지 왜 피해자냐”고 질책하자 윤 장관이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이 최선의 초동 조치를 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윤 장관은 중간 중간에 웃어 질책을 받은 것이다.


입 열 때마다…
정치권 일파만파


민주당은 한 발 더 나아가 윤 전 장관의 즉각적인 경질을 촉구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고위정책회의에서 “윤 장관은 장관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가벼운 처신과 언행을 보이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최근 공직자가 적절치 못한 발언으로 국민에게 상처를 주면 책임을 묻겠다고 약속했는데 윤 장관의 언행이 이에 딱 들어맞는 만큼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정애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이 윤 장관을 임명하기 전에 ‘모래밭 속 진주’라고 극찬했지만 지금은 ‘해양4차원장관’이라는 말까지 나온다”며 “문제의 국무위원들을 즉각 경질하고, 내각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여야 정치권에서 윤 전 장관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6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정홍원 국무총리는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긴급 진화에 나섰다. 정 총리는 윤 전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권 행사 의향에 대해선 즉답을 피하며 거부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여론이 갈수록 악화됐다. 결국 정 총리는 고심 끝에 윤 전 장관 해임안을 건의했고, 불과 2시간 만에 해임조치가 마무리됐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은 정홍원 국무총리로부터 해임 건의를 받고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을 해임 조치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전화로 해임을 건의받고 그 자리에서 해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화된 여론을 의식한 청와대의 즉각적인 행동으로 풀이된다.

윤 전 장관은 이날 오후 4시30분에 해양수산부 대회의실에서 공공기관장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었으나 회의 시작 약 20분 전에 청사를 떠났다. 대신 손재학 해양수산부 차관이 회의에 참석했다.

부적절한 처신으로 전격 경질된 것과 관련, 여야는 수긍하면서도 미묘한 시각차를 보였다. 뉘앙스가 달랐던 것이다. 새누리당은 윤 전 장관의 해임 여파가 개각론으로 튈까 조심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한발 더 나아가 현오석 경제부총리 등 경제관료들도 개인정보 대량유출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함진규 새누리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장관으로서 무책임하고 부적절한 언행을 보인 윤 장관의 해임은 적절하다”고 말했다.

반면 이윤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윤 장관의 경질은 만시지탄”이라며 “박 대통령은 민심을 받아들이는데 너무 오래 걸렸다”고 지적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청문회 때부터 부적격 논란이 있었지만 박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했고 인사실패를 인정하는데 1년이 걸렸다”면서 “밀실인사, 땜질식 인사로 현 난국을 극복할 수 없다. 이 일을 계기로 현오석 경제부총리를 포함해 전면적 인사쇄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주라더니…
다시 흙 속으로


총리가 해임건의권을 행사한 사례는 2003년 10월 고건 전 총리가 ‘부적절한 언행’으로 물의를 빚었던 최낙정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해임건의를 한 것이 유일했다. 당시 최 전 장관은 취임 14일 만에 낙마했다. 따라서 정 총리의 해임건의는 역대 두 번째로 기록됐다. 공교롭게도 두 차례의 해임건의 대상이 모두 해양수산부 장관이다. 건의 사유 또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같다.

윤 전 장관은 진 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 이어 현 정부 들어 물러난 두 번째 각료다. 박 대통령은 부처 산하 연구기관에 있던 무명의 연구자인 윤 전 장관을 발탁하면서 ‘흙 속의 진주’라고 극찬했다. 그러나 윤 전 장관은 청문회 때부터 기초적인 질문에도 대답을 못해 자질 논란을 키웠다. 그가 역점을 두고 있던 북극항로 개척 사업은 해운업계로부터 ‘사업성이 떨어지는 탁상행정’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윤 전 장관의 기이한 언행 퍼레이드는 지난해 4월 인사청문회에서부터 시작됐다. 청문회가 시작되자 그는 해맑은 얼굴로 “죄송합니다. 제가 떨려야 하는데 발표를 워낙 많이 해서….”라며 당찬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본격적인 청문회가 시작되자 윤 전 장관의 황당한 행동이 이어졌다. 의원들은 탄식할 수밖에 없었다.

‘해양 수도가 되기 위한 비전’을 묻는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윤 전 장관은 “해양…”이라고 말한 뒤 웃음을 터뜨렸다. 김춘진 민주통합당 의원이 “수산은 전혀 모르십니까”라고 묻자 윤 전 장관은 “아니, 전혀 모르는 건 아니고요”라고 말한 뒤 또 웃었다. 단순히 웃음이 문제가 아니었다. 윤 전 장관은 진지한 자리에서 장난을 밥먹듯이 했다.



대통령이 극찬한 ‘흙 속의 진주’
청문회 때부터 자질 논란 일어 
국민여론 악화…정치권 융단폭격


당시 경대수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도 마찬가지로 속 시원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 경 의원이 “국무위원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아느냐”고 묻자 윤 전 장관은 “조정, 어 그런 역할”이라고 대답하며 얼버무렸다. 이어 경 의원이 “국무회의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알고 있느냐”고 묻자 윤 장관은 “장관님들을 우선…”이라며 또 얼버무렸다.

답답한 마음에 경 의원은 “뭐 하나 자신감 있게 답하는 게 없다. 어떤 자리에 간다고 통보 받으면 기본적으로 공부하고 가는 게 도리다. 윤 후보자가 국무회의에서 오늘 같은 태도로 답변하면 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 일을 신뢰할 수 있을까 걱정되는 게 동료의원들의 똑같은 심경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 전 장관의 실언은 장관 임명 이후 수차례 반복됐다. 그의 고질병이었다. 여권 일각에서조차 “윤 장관을 감싸는 데 한계에 이르렀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올 정도였다.

윤 전 장관은 “우리 어업에 대한 GDP(국내총생산) 성장이 얼마나 되는지 아느냐”는 김춘진 민주통합당 의원의 질문을 받았을 때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GDP 성장이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지난해 5월 취임 첫 행보로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해서는 “장관님 프로필을 꿰고 있다”는 한 상인의 말에 “제가 인기가 높습니다. 워낙 유명해져서”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러한 실언이 이어지자 여론은 악화됐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돋보이는 입술에 붉은 립스틱, 정돈되지 않은 단발머리, 코 끝에 걸쳐진 안경 등은 그의 이미지를 더욱 깎았다. 하지만 이후 윤 전 장관의 모습이 달라졌다. 곳곳에 변신을 시도한 흔적이 확인된 것이다.

눈에 띄게 붉은 입술로 호탕하게 웃었던 임기 초와 달리, 은은한 화장에 절제된 디자인의 정장을 입었다. ‘이제 좀 장관같네’ 당시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윤 전 장관에게 ‘이미지’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붉은색 립스틱 대신 은은한 컬러의 메이크업을 했고, 와인색 뿔테 안경으로 포인트를 주기도 했다. 헤어스타일에도 불륨을 줘 세련미를 더 했다. 그리고 답답했던 셔츠가 아닌 목선이 드러난 블라우스에 파스텔톤의 실크 스카프를 매치해 여성스러움을 강조하기도 했다.

치아가 보이게 웃는 웃음도 자제했다. 윤 전 장관의 변신은 계속 이어졌다. 이후 로열블루 컬러의 정장과 진주목걸이를 매치해 여성 장관으로서의 위엄을 한껏 살렸다.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했을 때는 위트 있는 빨간 장화를 착용했다.

한 패션 전문가는 “여성 정치인으로서 스카프와 액서서리를 이용한 세련된 연출은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전문성에 대한 카리스마 연출과 목주름 등 신체적인 단점 보완은 다소 아쉽다”고 덧붙였다.

윤 전 장관의 변신에는 ‘비밀 과외’가 있었다고 한다. JTBC는 윤 전 장관이 청와대의 권유로 10여일간 아나운서 전문학원에서 걸음걸이부터 화법, 화장법 등을 배웠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단기 과외로 놀라운 발전을 보여줬지만, 그간의 언행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위기의 해수부
다시 살아날까


윤 전 장관은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여고와 신라대(옛 부산여대)를 졸업한 뒤 경희대학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연안관리, 해양환경 등이 주요 전공 분야이며 경희대, 한성대, 충북대 등에서 강의를 하는 등 주로 학계에서 활동했다.

국무총리실 물관리 대책위원, 국토해양부 정책자문위원, 여수 엑스포 비상임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하면서 해양수산 분야 정책 수립에 기여했다. 연안관리법, 해양환경관리법, 해양수산발전기본법 등 해양수산 분야 법안 마련에도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진다.

1997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들어간 뒤 해양정책연구부장, 해양정책연구본부장을 거쳐 해양연구본부장을 지냈다. 그는 5년 만에 부활한 해양수산부 초대 장관에 임명됐지만 임기 내내 논란을 일으키다 결국 ‘가벼운 입’ 때문에 10개월 만에 경질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윤진숙 전 장관은?]

▲부산 출생
▲신라대(옛 부산여대) 지리교육학사
▲경희대 지리학 석·박사
▲한국수로학회 부회장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양연구본부장
▲국토해양부 중앙연안심의위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양아카데미 학장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