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포스트 정준양’ 권오준 기술총괄 사장

  • 이광호 khlee@ilyosisa.co.kr
  • 등록 2014.01.27 13: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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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색? 오로지 실력으로만 승부한다!

[일요시사=사회팀] 포스코 ‘기술통’ 권오준 기술총괄 사장이 포스코 8대 회장으로 내정됐다. 업계에서는 ‘예상밖의 결과’라는 평가다. 차기 회장 하마평에 거의 등장하지 않았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깜짝 인사’라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중립성을 강조했던 포스코로서는 성공적인 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 조용한 ‘기술장인’이 이끌 포스코는 앞으로 어떤 항해를 이어갈까.




포스코 차기회장에 권오준 기술총괄 사장이 내정됐다. 하마평이 무성했던 유력인사들을 제치고 포스코의 지휘봉을 잡았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예상밖이라며 놀란 반응을 보였지만, 포스코 내부에서는 권 사장을 점친 이들이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다른 후보에 비해 압도적으로 앞선 성적을 거둔 것으로 전해진다. 포스코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정치중립적이며 기술인이 필요할 때라는 조건에 가장 부합했기 때문이다.

R&D 출신 회장
비주류의 반격

오는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으로 포스코 회장으로 취임하게 되면 2016년 3월까지 임기 동안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지난 19일 업계에 따르면 CEO추천위원회는 비밀유지를 위해 인천 송도에 있는 R&D(연구개발)센터에서 후보면접을 실시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1차 면접 때 권오준 사장이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었다”면서 “당초 유력후보였던 오영호 코트라 사장의 경우 1차 면접에서 철강에 대해 너무 몰라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후 내부인사인 정동화 포스코건설 부회장을 넣었지만 이미 승패는 기운 상태였다. 결국 권 사장이 내정자의 영예를 안게 됐다.

포스코 회장 후보는 지난 두 달여간 쉴 새 없이 바뀌었다. 정계 실력자, 내부원로, 외부 혁신가 등 방향을 선회했다. 이후 다시 내부인사로 틀면서 권 사장이 낙점된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거론됐던 내부인사로는 김준식, 박기홍 사장과 윤석만 전 포스코건설 회장,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 이동희 부회장이다. 특히 윤석만 회장은 2009년 정준양 회장과 접전 끝에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어 유력한 후보로 점쳐졌다. 그러나 윤 회장은 현 포스코건설 부회장인 정동화 회장이 후보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점과 포스코의 주력계열사가 아니었다는 점 때문에 후보자로 낙점받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한때 외부 영입설에 무게가 실리기도 했다. 김징완 삼성중공업 부회장과 삼성 SDI 출신인 손욱 농심 전 회장도 거론됐지만 KT가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을 영입하면서 제외됐다. 추가적으로 삼성 출신 인사가 선임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권 사장의 내정 소식에 의외의 인물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내부에서는 달랐다. 포스코는 2000년 민영화 이후 유상부, 이구택, 정준양 회장에 이어 내부 인사가 계속 회장을 맡게 됐다. 포스코 내부에서는 과거 전통을 이어 회사 사정을 잘 아는 내부 인사가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데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권 사장은 CEO후보추천위원회의 면접에서 “기술로 수요를 창출하는 게 아니라 수요에 맞는 정확한 기술을 개발하겠다. 이를 위해 시장의 동향과 상황을 면밀히 분석한 것을 토대로 기술 개발에 전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의 경영 철학과 포스코 측이 거는 기대감이 담겨있는 대목이다. 권 사장은 ‘업계 최고의 기술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기술에 대한 그의 열정이 지금의 모습을 만들었다는 것.

권 사장이 언론을 통해 “존경받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경영 악재 뿐만 아니라 포스코가 더 이상 정치적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신뢰와 내분봉합을 통한 향후 CEO 리스크에 대한 재발 방지도 중요 과제로 꼽히고 있다.

권 사장은 포스코 내에서 기술연구소장을 거쳐 기술부문장까지 오른 대표적인 기술통으로 평가된다. 포스코 이사회는 “기술과 마케팅의 융합으로 철강 본원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 고유기술을 개발해 성장 엔진을 육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정 배경을 설명했다.

포스코 8대 회장 내정…‘기술 경영’주목
예상 밖 깜짝인사…유력인사들 제치고 등극

포스코 관계자는 “권 내정자가 정치중립적인 데다 현재 포스코는 기술인이 필요할 때라는 조건에 있어서 권 사장이 가장 적임자였다”면서 “인품도 높은 평가를 받았던 데다 정준양 회장 시절 소외받았다는 점 역시 고려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번 결정에 키를 쥐고 있었던 사외이사 6인은 모두 각 분야의 저명한 사람들로 깐깐함으로도 정평이 나 있었다. 특히 외국인 사외이사인 제임스 비모스키 이사도 포함됐기 때문에 독립성이 더욱 강화됐다는 전언이다.

이 관계자는 “지난 5년간 정준양 회장이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M&A(인수합병) 등을 활발하게 했지만 성과는 전무한데 이에 따라 철강까지 위기에 빠지게 되었다는 것이 포스코의 문제점이라는 데 사외이사들이 생각을 같이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에 따라 철강 본원 경쟁력 회복이 이슈였기 때문에 권 사장이 쭉 앞서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향후 대대적인 조정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용한 기술장인
새 바람 분다

권 사장은 포스코 차기회장에 내정된 이후 포스코 챙기기 행보에 나섰다. 그는 지난 19일부터 비공식적으로 업무 파악에 들어갔다. 현재 포스코는 포항과 광양 제철소를 중심으로 기술, 기획재무, 성장투자사업, 탄소강사업, 경영지원, 스테인리스사업의 ‘6개 사업부문’과 마케팅, CR, 원료 등의 3개 본부로 구성됐다. 먼저 이들 주요부서 보고 후 순차적으로 계열사에 대한 업무 보고도 받을 예정이다.

이를 바라보는 대외적인 시각은 나쁘지 않다. 내부평가도 긍정적이다. 포스코 관계자에 따르면 권 사장은 미리 업무를 파악해 놓고 방안을 구상하는 스타일이다. 3월 본격적인 일정에 앞서 내부 조직과 현안을 둘러보며 몸을 풀고 있다는 것이다.

철강업계는 권 사장이 신소재개발에 방점을 둔 향후 지속가능한 성장 청사진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권 사장은 지난 15∼16일 CEO추천위원회 면접에서 “기술과 마케팅을 융합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기술 중심의 포스코’를 선언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기술장인’인 권 사장이 경영을 잘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적임자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앞으로 권 사장은 자신의 경영 구상을 뒷받침할 조직 개편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중심축을 신기술 및 신소재 개발에 두고 관련 사업부서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한 분위기 쇄신을 위해 대대적인 교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사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어떤 형태로든 이사진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새 수장을 맞이하는 포스코의 2014년은 ‘도약의 해’다.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취임하게 될 권 사장은 경영 전략 및 중장기 비전 수립을 위한 TF(태스크포스)를 꾸리고 경영 구상에 돌입했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Cost reduction(원가절감), Competitiveness(제조경쟁력), Cradtion(신수요 창출) 등 이른바 ‘3C’ 전략을 기본 방향으로 잡고 있다. 약 6030억원 수준의 원가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올해 준공되는 국내외 공장 5곳을 통해 제조경쟁력을 강화한다. 신소재 사업 확장으로 철강을 넘어 종합소새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발판 마련에서 나선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수익성 개선이다. 최근 몇 년간 원가 절감을 위해 땀흘린 포스코는 올해도 ‘다이어트’를 할 계획이다. 올해 포스코는 저가원료 사용, 에너지 회수, 설비효율 향상, 부생가스 활용 등을 통해 6030억원의 원가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현금 중심 경영도 계속해 현금보유를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국내외 생산기지 준공을 통해 제조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도 올해 주요 성장 전략이다. 올해 준공되는 국내외 공장은 모두 5곳이다. 상반기에는 포항제철소에 연산 200만톤의 파이넥스 3공장이 준공된다. 광양제철소 내에 연산 330만톤의 4열연공장과 3만톤 규모의 철분말 공장도 세워진다.

이외에도 인도에 연산 45만톤 규모 냉연강판 공장, 멕시코에 연산 50만톤 규모의 제2아연도금강판 공장이 차례로 준공된다. 해외 생산기지 신설로 글로벌 현지 공급이 더욱 원활해질 전망이다. 또 지난 연말 준공된 동남아 최초의 일관제철소인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제철소를 통해 동남아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또한 리튬아메리카와 공동으로 아르헨티나 산후안 지역의 리퓸 추출을 위한 파일럿 플랜트(시범설비) 건설에 합의했다. 파일럿 플랜트는 본격적인 검증을 하기 위한 준비 단계로 건설되는 소규모 시험생산 시설이다. 연산 200톤 규모의 이 공장은 오는 4월 착공한다. 포스코는 이 공장에 1850만 달러(약 20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장에서 염수를 자연 증발시키는 기존 방식 대신 염수에서 화학반응을 통해 직접 리튬을 뽑아내는 차세대 기술을 적용한다.

내부선 ‘준비된 회장’평가
TF 꾸리고 새 경영구상 돌입

포스코의 이 기술을 이용하면 12개월 걸리던 리튬 추출 시간을 최소 8시간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아울러 리튬 회수율도 50%에서 80%로 끌어올리게 된다. 또한 산업재에 쓰이는 마그네슘, 칼슘, 칼륨, 붕소 등도 동시에 분리 추출할 수 있다.


이번 아르헨티나 리튬 파일럿 플랜드 건설은 권 사장의 ‘기술 경영’의 첫 걸음으로 봐도 무방하다. 권 사장은 지난 17일 첫 출근길에서 “포스코는 세계 최고 기술로 30년간 먹고살 거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경쟁력
제고방안 만들겠다”

경북 영주에서 선친 권영건씨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권 사장은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길에 올라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후 포항산업과학연구원에 입사했다. 이후 연구개발 분야에서 정진했다. 포스코에서 기술연구소 부소장과 기술연구소장,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원장, 기술부문장 등을 거치며 기술개발 분야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굳혀갔다.

특히 세계최초로 개발한 포스코 대표 기술인 ‘파이넥스 공법’ 사용화를 이끌어냈고, 자동차강판과 전기강판 등 신소재 개발, 배터리 필수 소재인 리튬 추출 신기술 등도 개발하는 등 포스코 R&D 분야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온 주역이다.

권 사장의 선친은 양반가문으로 1950∼70년대 초반까지 영주에서 제재소를 경영해 상당한 재력을 쌓았다. 원목을 사들여 가공한 후 각목 등을 팔아 그 지역에서는 알아주는 부자였다. 이후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자금난에 몰려 사업이 기울었다. 이로인해 권 사장 남매들은 서울 유학시절 고생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선친은 자식들에게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면서 엄격한 교육을 시켰다. 가세가 기울었음에도 불구하고 선친은 자식들을 서울로 보냈다. 5남매 모두를 상경시키는 자식교육열을 보였던 것.


권 사장의 어머니는 상경한 5남매의 교육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남다른 고생을 했다. 자식들의 교육비를 보태기 위해 서울에서 스테인리스 식기를 구매해 고향인 영주에서 팔았다. 또 돼지와 닭 등을 키워 자식들 유학비용을 대느라 허리가 휘었다고 한다.

권 사장과 관련된 몇몇 일화도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사건은 서울대 사대부고 시절 학교 후배들에게 ‘줄빠따’로 단체기합을 줬다가 징계를 받았던 일이다. 반에서 수석을 하고 학교 전체로도 3등을 할 정도로 공부를 잘했던 그였기에, 믿기 어려운 이야기라는 후문이다.

“이젠 기술시대”
외유내강 학구파

권 사장은 몸을 낮추고 깍듯한 예의가 몸에 체화된 사람이다. 소신과 지조는 지킨다는 게 주변 인사들의 전언. ‘외유내강’ 젠틀맨이라는 게 중론이다. 기술과 연구개발 외길을 걸어온 기술통이었지만, 글로벌 철강산업의 침체와 불황을 타개할 전략과 리더십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게 포스코 인사들의 설명이다. 정준양 회장시절 흐트러진 철강신소재 개발과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본업인 철강산업에 정진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는 상태다. 그는 차기회장에 내정되자마자 “국민에게 존경받는 포스코를 만들고 글로벌 초일류 철강회사로 발돋움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권오준 빵빵한 형제들

브레인 5남매…각계서 맹활약

본문/포스코의 차기회장으로 내정된 권오준 포스코 사장 형제들이 명문가 출신으로 명문대를 나와 각계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권 사장의 5남매는 모두 서울 사대부고를 나와 서울대 연대 고대 명문대를 나와 각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첫째인 누나부터 셋째인 권 사장까지는 시험을 봐서 사대부고에 입학했고, 넷째와 막내동생은 사대부중에서 곧바로 진학하는 제도(동계진학)를 통해 사대부고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큰 누나 권원주씨는 이대 약대를 나와 약국을 경영 중이며, 큰형 권오성씨는 외대출신으로 무역업(주식회사 두백 대표)을 하고 있고, 권 사장의 첫째 동생 권오진씨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후 병원(권 피부과 원장)을 운영 중이다. 둘째 동생 권오용씨는 SK그룹 홍보담당 사장 등을 역임한 후 현재 효성그룹에서 상임고문으로 재직 중으로 남매들이 모두 SKY대와 이대, 외대 등의 명문대학을 나와 각계에서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광>

 

[권오준 사장은?]

▲경북 영주
▲서울사대부고 졸업
▲서울대 금속공학과 학사, 캐나다 윈저대 금송공학과 석사, 피츠버그대 대학원 금속 박사
▲산업과학기술연구소 수석연구원 입사
▲기술연구소 부소장
▲자동차강재연구센터장
▲포스코 EU사무소장
▲포스코 기술연구소 소장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원장
▲포스코 기술총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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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이른바 ‘MC몽 불륜설’ 제보자인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공직자들에게 수천만원에 달하는 술과 식사를 접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차 회장은 가수 겸 배우 김민종과 함께 지난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당시 원 전 장관과 10여명의 공무원들에게 고가의 식사와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 등을 제공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오고 있다. 당시 공무원들은 김영란법 위반을 피하려는 듯 일부 소액을 카드로 결제해 ‘개인 결제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 동원됐다는 정황도 전해진다. 이 접대 자리에는 배우 김민종도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송도 ‘K-팝 시티’ 사업과 직결되는 주요 고리로 지목된다. 원희룡 유착관계 부적절한 만남의 시작은 메타버스 기반 K-팝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했던 차준영, 김민종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K-팝 시티 구상이었다. SM·JYP·FNC 등 대형 기획사가 참여했던 초기 계획은 공연시설 없이도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체를 K-팝 무대로 활용하는 첨단 콘텐츠 사업이었다. 그러나 2022년 9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부임한 이후 사업 방향은 급격히 바뀌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023년 1월과 2월 두 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직후, 송도 8공구 R2 블록에 오피스텔을 건설해 개발수익을 활용하겠다는 ‘개발 중심’의 K-팝 시티 구상이 내부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관계자 A씨에 따르면 “메타버스 콘텐츠 계획은 사실상 사라지고, 김진용 취임 이후 곧바로 개발사업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2023년 1월 출장 당시 김진용 청장은 라스베거스 CES 2023 등에서 차준영을 직접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해 2월 출장 또한 “차준영을 다시 만나기 위해 급히 잡은 일정”이라는 증언이 나온다. 당시 차준영이 접대한 자리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다수의 증언도 나왔다. 차준영이 접대에서 제공한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의 소비자가는 약 160만원으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선 1병당 5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원 전 장관에게 직접 접대 의혹에 관해 질문했지만,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원 전 장관은 2023년 1월6일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 참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국토부 내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함께 CES 2023에 참석했다. 관계자는 “김진용 청장은 1월 출장 내내 이들과 동행했고 2월 출장에서도 이틀간 연속으로 만나 협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월 인천시의회 출석을 하루 전 급하게 불출석 처리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 점도 의혹을 키웠다. 이후 2023년 4월 인천경제청에 제출된 K-팝 시티 제안서는 김진용 청장이 7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구상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내부에서는 “차준영 라인이 실질적으로 참여해 만든 제안서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제안서 검토 회의에는 차준영 측이 직접 참여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결국 제안서는 정책현안조정회의에서 과반 반대로 부결됐지만, 형성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회사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같은 해 10월26일 김민종 KC컨텐츠 공동대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 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8공구 R2·B1·B2블록(총 21만㎡)에 건설을 추진했다가 KC컨텐츠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백지화 결정된 'K팝 콘텐츠 시티' 사업과 관련해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다. 조카 불륜설 제보한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 목적은 지분 탈취? MC몽 겁박한 정황 포착 의혹을 제기한 정 의원에 따르면, 김민종은 2023년 7월18일 KC컨텐츠의 사내이사로 들어온 뒤 바로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약 일주일 뒤인 26일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에 총사업비 6조8000억원에 달하는 ‘K-콘텐츠 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인천경제청장이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해당 장소에서 김민종과 차준영, 이수만 전 SM 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국내에 KC컨텐츠라는 회사가 설립됐는데 이 회사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김 대표(김민종)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경제청장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뒤 KC컨텐츠가 설립됐고, 김 대표가 KC컨텐츠의 대표가 됐으며, 이 사업 주체가 KC컨텐츠로 바뀌었다”며 “사업 부지도 1만5000평이 더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다가 특혜 논란이 불거지니 백지화됐다. 사업이 지연돼 주민들이 어려워졌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민종은 “어떤 것에 대한 사과를 드려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다른 지자체에서 이 프로젝트를 우리 지역에서 하자라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제가 아직 그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 JYP, FNC, 드라마·영화 제작사 등 기업 유치를 내가 직접 뛰어다니며 받아왔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제 이 사업을 원하는 다른 지자체로 가자고 얘기하지만 아직은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민종은 2023년 국감에서 “사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지만, 김진용의 미국 출장-차준영 접대-사업 구상 변화-KC컨텐츠 등장이라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KC컨텐츠는 차준영 라인의 확장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준영 접대 의혹은 과거 원 전 장관이 업무추진비를 비정상 집행했다는 의혹과 결합되며 더욱 파문을 키우고 있다. 당시 식사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 접대에서도 원 전 장관과 동행한 공무원들은 본인들이 접대를 받지 않은 것처럼 카드로 소액을 결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원 전 장관이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고급 오마카세 식당과 호텔에서의 식사비가 1인당 6만2만원만 카드로 결제해 ‘개인적으로 부담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정황과 똑같은 패턴이다. 라스베이거스 업무추진비? K-팝 시티의 방향 전환, 미국 출장의 기묘한 일정, 제출된 제안서의 동일성, KC컨텐츠의 돌연 등장, 고급 만찬 접대 의혹까지 모두 차준영이 중심에 자리한다. 송도 개발 방향이 콘텐츠에서 부동산개발로 바뀌기 시작한 시기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루어진 접대의 타이밍은 공교롭게 맞물린다. 송도 8공구 R2 블록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다이닝에서 일어난 ‘보이지 않는 협업’의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차준영은 가수 MC몽과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의 불륜 의혹을 언론사 <더팩트>에 지난해 12월 제보했다. 그는 조카인 차가원 회장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기 전,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MC몽으로부터 빼앗으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실상 조카의 회사를 빼앗기 위해 불륜설을 제기한 셈이다. 차 회장이 운영하는 원헌드레드는 지난해 12월24일 공식입장을 통해 “(MC몽과 차가원 회장과 관련) 사실 확인 결과 기사 내용과 카톡 대화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라고 밝히고 “이는 MC몽이 차가원 회장의 친인척인 차준영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조작해서 보낸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차준영은 빅플래닛메이드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MC몽에게 강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게 협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MC몽의 조작된 카톡이 전달된 것”이라며 “이 카톡 내용을 차준영이 기사를 보도한 매체에 전달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헌드레드는 “MC몽은 보도를 확인한 후 회사 측에 미안하다고 연락했고, 당사는 차준영 씨와 최초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아티스트와 경영진을 향한 악의적인 모함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선처 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며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와 비방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MC몽은 이날 장문의 글을 통해 차가원 회장 등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6월30일 회사를 가로채려는 차가원 작은 아버지에게 제가 조작해서 보내 문자”라며 “첫번째는 차가원 삼촌이 저애게 2대 주주를 유지시켜줄 테니 함께 뺏어보자며 보낸 가짜 서류고, 저에게 지분을 넘기자고 한 주주명부와 주식양도 매매 계약서, 자필 계약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자신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범죄자와 손을 잡았고 저희 카톡에도 없는 문자를 짜깁기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었다. 저희 집에 와서 물건을 던지고 뺨을 때리고 건달처럼 협박하며 만들어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고 전 회사를 차가원 회장으로써 지키고 싶은 마음로 떠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그 근처 무리에 매니저가 제 카톡에도 없는 문자, 그리고 제가 방어하기 위해 속이기 위해 만든 문자들은 다시 재해석하고 그 문자를 또 짜깁기해서 기사화시켰다”며 “다시 맹세코 그런 부적절한 관계을 맺은 적도 없으며 전 그 사람 가족 같은 지금도 120억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채무를 이행할 관계다. 그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MC몽은 “비피엠과 원헌드레드를 지켜내고 싶었다. 저란 이미지가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가원 친구인 관계를 제가 조작하고 절 협박하고 자기 조카에 회사를 뺏으려는 자에게서 지켜내고 싶었다”며 “모든 카톡이 조작인데 제가 뭐가 두렵겠습니까? 전 매일 매일 왜이렇게 잡음이 많은 걸까요? 전 그래서 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뒤에선 공직자 접촉으로 업력 쌓아 이수만-김민종 동원된 화려한 작전 앞서 지난 12월18일 <더팩트>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은 원헌드레드를 공동 설립한 MC몽을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법적 절차를 진행해 지난달 무려 120억원에 달하는 액수의 지급명령 결정을 받았다. 채무자인 MC몽이 법정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급명령은 확정됐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차 회장이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처음 제기한 것이 지난 6월이다. 이 시기는 MC몽의 업무 배제됐던 시점과 겹친다. 당시 원헌드레드는 “MC몽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현재 회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업무에서 배제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차준영은 언론사와 경찰을 동원해 차가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복수의 증언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차준영 회장은 조카 차가원 회장의 흠집내기 제보를 국가수사본부 등 수사 당국에 하고 있지만, 수사가 어려운 집안싸움 내용”이라며 “차준영은 언론사 <더팩트>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차준영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친형 차대영의 금융계좌를 활용해 30억원대의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행사 대표인 차준영과 A 신탁 직원이 공모해 계약 명의자 차대영의 동의 없이 금융계좌를 도용한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의 아버지인 차대영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친동생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에테르노압구정은 현재 건설 중인 고급 공동주택으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분양 받아 유명세를 탔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차대영은 “동생 차준영이 2024년 10월초 본인명의의 금융계좌가 압류돼 사용할 수 없어 생활비 통장으로 쓰겠다며 내 명의의 모 은행 계좌를 빌려갔다”며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한다는 것과 달리 해당 통장을 이용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계약서를 위조했다. 이 과정에서 넥스플랜과 A 신탁 직원들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씨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 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언론사 동원 경찰 제보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신탁 관계자는 “신탁사는 일체의 공모, 방조 및 해당 범죄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수사 진행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넥스플랜 측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