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포스트 정준양’ 권오준 기술총괄 사장

  • 이광호 khlee@ilyosisa.co.kr
  • 등록 2014.01.27 13: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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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색? 오로지 실력으로만 승부한다!

[일요시사=사회팀] 포스코 ‘기술통’ 권오준 기술총괄 사장이 포스코 8대 회장으로 내정됐다. 업계에서는 ‘예상밖의 결과’라는 평가다. 차기 회장 하마평에 거의 등장하지 않았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깜짝 인사’라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중립성을 강조했던 포스코로서는 성공적인 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 조용한 ‘기술장인’이 이끌 포스코는 앞으로 어떤 항해를 이어갈까.




포스코 차기회장에 권오준 기술총괄 사장이 내정됐다. 하마평이 무성했던 유력인사들을 제치고 포스코의 지휘봉을 잡았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예상밖이라며 놀란 반응을 보였지만, 포스코 내부에서는 권 사장을 점친 이들이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다른 후보에 비해 압도적으로 앞선 성적을 거둔 것으로 전해진다. 포스코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정치중립적이며 기술인이 필요할 때라는 조건에 가장 부합했기 때문이다.

R&D 출신 회장
비주류의 반격

오는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으로 포스코 회장으로 취임하게 되면 2016년 3월까지 임기 동안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지난 19일 업계에 따르면 CEO추천위원회는 비밀유지를 위해 인천 송도에 있는 R&D(연구개발)센터에서 후보면접을 실시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1차 면접 때 권오준 사장이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었다”면서 “당초 유력후보였던 오영호 코트라 사장의 경우 1차 면접에서 철강에 대해 너무 몰라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후 내부인사인 정동화 포스코건설 부회장을 넣었지만 이미 승패는 기운 상태였다. 결국 권 사장이 내정자의 영예를 안게 됐다.

포스코 회장 후보는 지난 두 달여간 쉴 새 없이 바뀌었다. 정계 실력자, 내부원로, 외부 혁신가 등 방향을 선회했다. 이후 다시 내부인사로 틀면서 권 사장이 낙점된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거론됐던 내부인사로는 김준식, 박기홍 사장과 윤석만 전 포스코건설 회장,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 이동희 부회장이다. 특히 윤석만 회장은 2009년 정준양 회장과 접전 끝에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어 유력한 후보로 점쳐졌다. 그러나 윤 회장은 현 포스코건설 부회장인 정동화 회장이 후보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점과 포스코의 주력계열사가 아니었다는 점 때문에 후보자로 낙점받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한때 외부 영입설에 무게가 실리기도 했다. 김징완 삼성중공업 부회장과 삼성 SDI 출신인 손욱 농심 전 회장도 거론됐지만 KT가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을 영입하면서 제외됐다. 추가적으로 삼성 출신 인사가 선임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권 사장의 내정 소식에 의외의 인물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내부에서는 달랐다. 포스코는 2000년 민영화 이후 유상부, 이구택, 정준양 회장에 이어 내부 인사가 계속 회장을 맡게 됐다. 포스코 내부에서는 과거 전통을 이어 회사 사정을 잘 아는 내부 인사가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데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권 사장은 CEO후보추천위원회의 면접에서 “기술로 수요를 창출하는 게 아니라 수요에 맞는 정확한 기술을 개발하겠다. 이를 위해 시장의 동향과 상황을 면밀히 분석한 것을 토대로 기술 개발에 전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의 경영 철학과 포스코 측이 거는 기대감이 담겨있는 대목이다. 권 사장은 ‘업계 최고의 기술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기술에 대한 그의 열정이 지금의 모습을 만들었다는 것.

권 사장이 언론을 통해 “존경받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경영 악재 뿐만 아니라 포스코가 더 이상 정치적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신뢰와 내분봉합을 통한 향후 CEO 리스크에 대한 재발 방지도 중요 과제로 꼽히고 있다.

권 사장은 포스코 내에서 기술연구소장을 거쳐 기술부문장까지 오른 대표적인 기술통으로 평가된다. 포스코 이사회는 “기술과 마케팅의 융합으로 철강 본원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 고유기술을 개발해 성장 엔진을 육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정 배경을 설명했다.

포스코 8대 회장 내정…‘기술 경영’주목
예상 밖 깜짝인사…유력인사들 제치고 등극

포스코 관계자는 “권 내정자가 정치중립적인 데다 현재 포스코는 기술인이 필요할 때라는 조건에 있어서 권 사장이 가장 적임자였다”면서 “인품도 높은 평가를 받았던 데다 정준양 회장 시절 소외받았다는 점 역시 고려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번 결정에 키를 쥐고 있었던 사외이사 6인은 모두 각 분야의 저명한 사람들로 깐깐함으로도 정평이 나 있었다. 특히 외국인 사외이사인 제임스 비모스키 이사도 포함됐기 때문에 독립성이 더욱 강화됐다는 전언이다.

이 관계자는 “지난 5년간 정준양 회장이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M&A(인수합병) 등을 활발하게 했지만 성과는 전무한데 이에 따라 철강까지 위기에 빠지게 되었다는 것이 포스코의 문제점이라는 데 사외이사들이 생각을 같이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에 따라 철강 본원 경쟁력 회복이 이슈였기 때문에 권 사장이 쭉 앞서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향후 대대적인 조정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용한 기술장인
새 바람 분다

권 사장은 포스코 차기회장에 내정된 이후 포스코 챙기기 행보에 나섰다. 그는 지난 19일부터 비공식적으로 업무 파악에 들어갔다. 현재 포스코는 포항과 광양 제철소를 중심으로 기술, 기획재무, 성장투자사업, 탄소강사업, 경영지원, 스테인리스사업의 ‘6개 사업부문’과 마케팅, CR, 원료 등의 3개 본부로 구성됐다. 먼저 이들 주요부서 보고 후 순차적으로 계열사에 대한 업무 보고도 받을 예정이다.

이를 바라보는 대외적인 시각은 나쁘지 않다. 내부평가도 긍정적이다. 포스코 관계자에 따르면 권 사장은 미리 업무를 파악해 놓고 방안을 구상하는 스타일이다. 3월 본격적인 일정에 앞서 내부 조직과 현안을 둘러보며 몸을 풀고 있다는 것이다.

철강업계는 권 사장이 신소재개발에 방점을 둔 향후 지속가능한 성장 청사진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권 사장은 지난 15∼16일 CEO추천위원회 면접에서 “기술과 마케팅을 융합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기술 중심의 포스코’를 선언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기술장인’인 권 사장이 경영을 잘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적임자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앞으로 권 사장은 자신의 경영 구상을 뒷받침할 조직 개편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중심축을 신기술 및 신소재 개발에 두고 관련 사업부서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한 분위기 쇄신을 위해 대대적인 교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사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어떤 형태로든 이사진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새 수장을 맞이하는 포스코의 2014년은 ‘도약의 해’다.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취임하게 될 권 사장은 경영 전략 및 중장기 비전 수립을 위한 TF(태스크포스)를 꾸리고 경영 구상에 돌입했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Cost reduction(원가절감), Competitiveness(제조경쟁력), Cradtion(신수요 창출) 등 이른바 ‘3C’ 전략을 기본 방향으로 잡고 있다. 약 6030억원 수준의 원가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올해 준공되는 국내외 공장 5곳을 통해 제조경쟁력을 강화한다. 신소재 사업 확장으로 철강을 넘어 종합소새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발판 마련에서 나선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수익성 개선이다. 최근 몇 년간 원가 절감을 위해 땀흘린 포스코는 올해도 ‘다이어트’를 할 계획이다. 올해 포스코는 저가원료 사용, 에너지 회수, 설비효율 향상, 부생가스 활용 등을 통해 6030억원의 원가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현금 중심 경영도 계속해 현금보유를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국내외 생산기지 준공을 통해 제조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도 올해 주요 성장 전략이다. 올해 준공되는 국내외 공장은 모두 5곳이다. 상반기에는 포항제철소에 연산 200만톤의 파이넥스 3공장이 준공된다. 광양제철소 내에 연산 330만톤의 4열연공장과 3만톤 규모의 철분말 공장도 세워진다.

이외에도 인도에 연산 45만톤 규모 냉연강판 공장, 멕시코에 연산 50만톤 규모의 제2아연도금강판 공장이 차례로 준공된다. 해외 생산기지 신설로 글로벌 현지 공급이 더욱 원활해질 전망이다. 또 지난 연말 준공된 동남아 최초의 일관제철소인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제철소를 통해 동남아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또한 리튬아메리카와 공동으로 아르헨티나 산후안 지역의 리퓸 추출을 위한 파일럿 플랜트(시범설비) 건설에 합의했다. 파일럿 플랜트는 본격적인 검증을 하기 위한 준비 단계로 건설되는 소규모 시험생산 시설이다. 연산 200톤 규모의 이 공장은 오는 4월 착공한다. 포스코는 이 공장에 1850만 달러(약 20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장에서 염수를 자연 증발시키는 기존 방식 대신 염수에서 화학반응을 통해 직접 리튬을 뽑아내는 차세대 기술을 적용한다.

내부선 ‘준비된 회장’평가
TF 꾸리고 새 경영구상 돌입

포스코의 이 기술을 이용하면 12개월 걸리던 리튬 추출 시간을 최소 8시간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아울러 리튬 회수율도 50%에서 80%로 끌어올리게 된다. 또한 산업재에 쓰이는 마그네슘, 칼슘, 칼륨, 붕소 등도 동시에 분리 추출할 수 있다.


이번 아르헨티나 리튬 파일럿 플랜드 건설은 권 사장의 ‘기술 경영’의 첫 걸음으로 봐도 무방하다. 권 사장은 지난 17일 첫 출근길에서 “포스코는 세계 최고 기술로 30년간 먹고살 거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경쟁력
제고방안 만들겠다”

경북 영주에서 선친 권영건씨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권 사장은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길에 올라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후 포항산업과학연구원에 입사했다. 이후 연구개발 분야에서 정진했다. 포스코에서 기술연구소 부소장과 기술연구소장,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원장, 기술부문장 등을 거치며 기술개발 분야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굳혀갔다.

특히 세계최초로 개발한 포스코 대표 기술인 ‘파이넥스 공법’ 사용화를 이끌어냈고, 자동차강판과 전기강판 등 신소재 개발, 배터리 필수 소재인 리튬 추출 신기술 등도 개발하는 등 포스코 R&D 분야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온 주역이다.

권 사장의 선친은 양반가문으로 1950∼70년대 초반까지 영주에서 제재소를 경영해 상당한 재력을 쌓았다. 원목을 사들여 가공한 후 각목 등을 팔아 그 지역에서는 알아주는 부자였다. 이후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자금난에 몰려 사업이 기울었다. 이로인해 권 사장 남매들은 서울 유학시절 고생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선친은 자식들에게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면서 엄격한 교육을 시켰다. 가세가 기울었음에도 불구하고 선친은 자식들을 서울로 보냈다. 5남매 모두를 상경시키는 자식교육열을 보였던 것.


권 사장의 어머니는 상경한 5남매의 교육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남다른 고생을 했다. 자식들의 교육비를 보태기 위해 서울에서 스테인리스 식기를 구매해 고향인 영주에서 팔았다. 또 돼지와 닭 등을 키워 자식들 유학비용을 대느라 허리가 휘었다고 한다.

권 사장과 관련된 몇몇 일화도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사건은 서울대 사대부고 시절 학교 후배들에게 ‘줄빠따’로 단체기합을 줬다가 징계를 받았던 일이다. 반에서 수석을 하고 학교 전체로도 3등을 할 정도로 공부를 잘했던 그였기에, 믿기 어려운 이야기라는 후문이다.

“이젠 기술시대”
외유내강 학구파

권 사장은 몸을 낮추고 깍듯한 예의가 몸에 체화된 사람이다. 소신과 지조는 지킨다는 게 주변 인사들의 전언. ‘외유내강’ 젠틀맨이라는 게 중론이다. 기술과 연구개발 외길을 걸어온 기술통이었지만, 글로벌 철강산업의 침체와 불황을 타개할 전략과 리더십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게 포스코 인사들의 설명이다. 정준양 회장시절 흐트러진 철강신소재 개발과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본업인 철강산업에 정진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는 상태다. 그는 차기회장에 내정되자마자 “국민에게 존경받는 포스코를 만들고 글로벌 초일류 철강회사로 발돋움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권오준 빵빵한 형제들

브레인 5남매…각계서 맹활약

본문/포스코의 차기회장으로 내정된 권오준 포스코 사장 형제들이 명문가 출신으로 명문대를 나와 각계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권 사장의 5남매는 모두 서울 사대부고를 나와 서울대 연대 고대 명문대를 나와 각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첫째인 누나부터 셋째인 권 사장까지는 시험을 봐서 사대부고에 입학했고, 넷째와 막내동생은 사대부중에서 곧바로 진학하는 제도(동계진학)를 통해 사대부고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큰 누나 권원주씨는 이대 약대를 나와 약국을 경영 중이며, 큰형 권오성씨는 외대출신으로 무역업(주식회사 두백 대표)을 하고 있고, 권 사장의 첫째 동생 권오진씨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후 병원(권 피부과 원장)을 운영 중이다. 둘째 동생 권오용씨는 SK그룹 홍보담당 사장 등을 역임한 후 현재 효성그룹에서 상임고문으로 재직 중으로 남매들이 모두 SKY대와 이대, 외대 등의 명문대학을 나와 각계에서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광>

 

[권오준 사장은?]

▲경북 영주
▲서울사대부고 졸업
▲서울대 금속공학과 학사, 캐나다 윈저대 금송공학과 석사, 피츠버그대 대학원 금속 박사
▲산업과학기술연구소 수석연구원 입사
▲기술연구소 부소장
▲자동차강재연구센터장
▲포스코 EU사무소장
▲포스코 기술연구소 소장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원장
▲포스코 기술총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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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