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포스트 정준양’ 권오준 기술총괄 사장

  • 이광호 khlee@ilyosisa.co.kr
  • 등록 2014.01.27 13: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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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색? 오로지 실력으로만 승부한다!

[일요시사=사회팀] 포스코 ‘기술통’ 권오준 기술총괄 사장이 포스코 8대 회장으로 내정됐다. 업계에서는 ‘예상밖의 결과’라는 평가다. 차기 회장 하마평에 거의 등장하지 않았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깜짝 인사’라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중립성을 강조했던 포스코로서는 성공적인 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 조용한 ‘기술장인’이 이끌 포스코는 앞으로 어떤 항해를 이어갈까.




포스코 차기회장에 권오준 기술총괄 사장이 내정됐다. 하마평이 무성했던 유력인사들을 제치고 포스코의 지휘봉을 잡았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예상밖이라며 놀란 반응을 보였지만, 포스코 내부에서는 권 사장을 점친 이들이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다른 후보에 비해 압도적으로 앞선 성적을 거둔 것으로 전해진다. 포스코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정치중립적이며 기술인이 필요할 때라는 조건에 가장 부합했기 때문이다.

R&D 출신 회장
비주류의 반격

오는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으로 포스코 회장으로 취임하게 되면 2016년 3월까지 임기 동안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지난 19일 업계에 따르면 CEO추천위원회는 비밀유지를 위해 인천 송도에 있는 R&D(연구개발)센터에서 후보면접을 실시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1차 면접 때 권오준 사장이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었다”면서 “당초 유력후보였던 오영호 코트라 사장의 경우 1차 면접에서 철강에 대해 너무 몰라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후 내부인사인 정동화 포스코건설 부회장을 넣었지만 이미 승패는 기운 상태였다. 결국 권 사장이 내정자의 영예를 안게 됐다.

포스코 회장 후보는 지난 두 달여간 쉴 새 없이 바뀌었다. 정계 실력자, 내부원로, 외부 혁신가 등 방향을 선회했다. 이후 다시 내부인사로 틀면서 권 사장이 낙점된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거론됐던 내부인사로는 김준식, 박기홍 사장과 윤석만 전 포스코건설 회장,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 이동희 부회장이다. 특히 윤석만 회장은 2009년 정준양 회장과 접전 끝에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어 유력한 후보로 점쳐졌다. 그러나 윤 회장은 현 포스코건설 부회장인 정동화 회장이 후보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점과 포스코의 주력계열사가 아니었다는 점 때문에 후보자로 낙점받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한때 외부 영입설에 무게가 실리기도 했다. 김징완 삼성중공업 부회장과 삼성 SDI 출신인 손욱 농심 전 회장도 거론됐지만 KT가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을 영입하면서 제외됐다. 추가적으로 삼성 출신 인사가 선임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권 사장의 내정 소식에 의외의 인물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내부에서는 달랐다. 포스코는 2000년 민영화 이후 유상부, 이구택, 정준양 회장에 이어 내부 인사가 계속 회장을 맡게 됐다. 포스코 내부에서는 과거 전통을 이어 회사 사정을 잘 아는 내부 인사가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데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권 사장은 CEO후보추천위원회의 면접에서 “기술로 수요를 창출하는 게 아니라 수요에 맞는 정확한 기술을 개발하겠다. 이를 위해 시장의 동향과 상황을 면밀히 분석한 것을 토대로 기술 개발에 전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의 경영 철학과 포스코 측이 거는 기대감이 담겨있는 대목이다. 권 사장은 ‘업계 최고의 기술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기술에 대한 그의 열정이 지금의 모습을 만들었다는 것.

권 사장이 언론을 통해 “존경받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경영 악재 뿐만 아니라 포스코가 더 이상 정치적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신뢰와 내분봉합을 통한 향후 CEO 리스크에 대한 재발 방지도 중요 과제로 꼽히고 있다.

권 사장은 포스코 내에서 기술연구소장을 거쳐 기술부문장까지 오른 대표적인 기술통으로 평가된다. 포스코 이사회는 “기술과 마케팅의 융합으로 철강 본원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 고유기술을 개발해 성장 엔진을 육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정 배경을 설명했다.

포스코 8대 회장 내정…‘기술 경영’주목
예상 밖 깜짝인사…유력인사들 제치고 등극

포스코 관계자는 “권 내정자가 정치중립적인 데다 현재 포스코는 기술인이 필요할 때라는 조건에 있어서 권 사장이 가장 적임자였다”면서 “인품도 높은 평가를 받았던 데다 정준양 회장 시절 소외받았다는 점 역시 고려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번 결정에 키를 쥐고 있었던 사외이사 6인은 모두 각 분야의 저명한 사람들로 깐깐함으로도 정평이 나 있었다. 특히 외국인 사외이사인 제임스 비모스키 이사도 포함됐기 때문에 독립성이 더욱 강화됐다는 전언이다.

이 관계자는 “지난 5년간 정준양 회장이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M&A(인수합병) 등을 활발하게 했지만 성과는 전무한데 이에 따라 철강까지 위기에 빠지게 되었다는 것이 포스코의 문제점이라는 데 사외이사들이 생각을 같이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에 따라 철강 본원 경쟁력 회복이 이슈였기 때문에 권 사장이 쭉 앞서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향후 대대적인 조정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용한 기술장인
새 바람 분다

권 사장은 포스코 차기회장에 내정된 이후 포스코 챙기기 행보에 나섰다. 그는 지난 19일부터 비공식적으로 업무 파악에 들어갔다. 현재 포스코는 포항과 광양 제철소를 중심으로 기술, 기획재무, 성장투자사업, 탄소강사업, 경영지원, 스테인리스사업의 ‘6개 사업부문’과 마케팅, CR, 원료 등의 3개 본부로 구성됐다. 먼저 이들 주요부서 보고 후 순차적으로 계열사에 대한 업무 보고도 받을 예정이다.

이를 바라보는 대외적인 시각은 나쁘지 않다. 내부평가도 긍정적이다. 포스코 관계자에 따르면 권 사장은 미리 업무를 파악해 놓고 방안을 구상하는 스타일이다. 3월 본격적인 일정에 앞서 내부 조직과 현안을 둘러보며 몸을 풀고 있다는 것이다.

철강업계는 권 사장이 신소재개발에 방점을 둔 향후 지속가능한 성장 청사진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권 사장은 지난 15∼16일 CEO추천위원회 면접에서 “기술과 마케팅을 융합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기술 중심의 포스코’를 선언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기술장인’인 권 사장이 경영을 잘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적임자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앞으로 권 사장은 자신의 경영 구상을 뒷받침할 조직 개편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중심축을 신기술 및 신소재 개발에 두고 관련 사업부서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한 분위기 쇄신을 위해 대대적인 교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사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어떤 형태로든 이사진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새 수장을 맞이하는 포스코의 2014년은 ‘도약의 해’다.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취임하게 될 권 사장은 경영 전략 및 중장기 비전 수립을 위한 TF(태스크포스)를 꾸리고 경영 구상에 돌입했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Cost reduction(원가절감), Competitiveness(제조경쟁력), Cradtion(신수요 창출) 등 이른바 ‘3C’ 전략을 기본 방향으로 잡고 있다. 약 6030억원 수준의 원가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올해 준공되는 국내외 공장 5곳을 통해 제조경쟁력을 강화한다. 신소재 사업 확장으로 철강을 넘어 종합소새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발판 마련에서 나선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수익성 개선이다. 최근 몇 년간 원가 절감을 위해 땀흘린 포스코는 올해도 ‘다이어트’를 할 계획이다. 올해 포스코는 저가원료 사용, 에너지 회수, 설비효율 향상, 부생가스 활용 등을 통해 6030억원의 원가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현금 중심 경영도 계속해 현금보유를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국내외 생산기지 준공을 통해 제조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도 올해 주요 성장 전략이다. 올해 준공되는 국내외 공장은 모두 5곳이다. 상반기에는 포항제철소에 연산 200만톤의 파이넥스 3공장이 준공된다. 광양제철소 내에 연산 330만톤의 4열연공장과 3만톤 규모의 철분말 공장도 세워진다.

이외에도 인도에 연산 45만톤 규모 냉연강판 공장, 멕시코에 연산 50만톤 규모의 제2아연도금강판 공장이 차례로 준공된다. 해외 생산기지 신설로 글로벌 현지 공급이 더욱 원활해질 전망이다. 또 지난 연말 준공된 동남아 최초의 일관제철소인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제철소를 통해 동남아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또한 리튬아메리카와 공동으로 아르헨티나 산후안 지역의 리퓸 추출을 위한 파일럿 플랜트(시범설비) 건설에 합의했다. 파일럿 플랜트는 본격적인 검증을 하기 위한 준비 단계로 건설되는 소규모 시험생산 시설이다. 연산 200톤 규모의 이 공장은 오는 4월 착공한다. 포스코는 이 공장에 1850만 달러(약 20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장에서 염수를 자연 증발시키는 기존 방식 대신 염수에서 화학반응을 통해 직접 리튬을 뽑아내는 차세대 기술을 적용한다.

내부선 ‘준비된 회장’평가
TF 꾸리고 새 경영구상 돌입

포스코의 이 기술을 이용하면 12개월 걸리던 리튬 추출 시간을 최소 8시간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아울러 리튬 회수율도 50%에서 80%로 끌어올리게 된다. 또한 산업재에 쓰이는 마그네슘, 칼슘, 칼륨, 붕소 등도 동시에 분리 추출할 수 있다.


이번 아르헨티나 리튬 파일럿 플랜드 건설은 권 사장의 ‘기술 경영’의 첫 걸음으로 봐도 무방하다. 권 사장은 지난 17일 첫 출근길에서 “포스코는 세계 최고 기술로 30년간 먹고살 거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경쟁력
제고방안 만들겠다”

경북 영주에서 선친 권영건씨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권 사장은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길에 올라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후 포항산업과학연구원에 입사했다. 이후 연구개발 분야에서 정진했다. 포스코에서 기술연구소 부소장과 기술연구소장,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원장, 기술부문장 등을 거치며 기술개발 분야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굳혀갔다.

특히 세계최초로 개발한 포스코 대표 기술인 ‘파이넥스 공법’ 사용화를 이끌어냈고, 자동차강판과 전기강판 등 신소재 개발, 배터리 필수 소재인 리튬 추출 신기술 등도 개발하는 등 포스코 R&D 분야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온 주역이다.

권 사장의 선친은 양반가문으로 1950∼70년대 초반까지 영주에서 제재소를 경영해 상당한 재력을 쌓았다. 원목을 사들여 가공한 후 각목 등을 팔아 그 지역에서는 알아주는 부자였다. 이후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자금난에 몰려 사업이 기울었다. 이로인해 권 사장 남매들은 서울 유학시절 고생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선친은 자식들에게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면서 엄격한 교육을 시켰다. 가세가 기울었음에도 불구하고 선친은 자식들을 서울로 보냈다. 5남매 모두를 상경시키는 자식교육열을 보였던 것.


권 사장의 어머니는 상경한 5남매의 교육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남다른 고생을 했다. 자식들의 교육비를 보태기 위해 서울에서 스테인리스 식기를 구매해 고향인 영주에서 팔았다. 또 돼지와 닭 등을 키워 자식들 유학비용을 대느라 허리가 휘었다고 한다.

권 사장과 관련된 몇몇 일화도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사건은 서울대 사대부고 시절 학교 후배들에게 ‘줄빠따’로 단체기합을 줬다가 징계를 받았던 일이다. 반에서 수석을 하고 학교 전체로도 3등을 할 정도로 공부를 잘했던 그였기에, 믿기 어려운 이야기라는 후문이다.

“이젠 기술시대”
외유내강 학구파

권 사장은 몸을 낮추고 깍듯한 예의가 몸에 체화된 사람이다. 소신과 지조는 지킨다는 게 주변 인사들의 전언. ‘외유내강’ 젠틀맨이라는 게 중론이다. 기술과 연구개발 외길을 걸어온 기술통이었지만, 글로벌 철강산업의 침체와 불황을 타개할 전략과 리더십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게 포스코 인사들의 설명이다. 정준양 회장시절 흐트러진 철강신소재 개발과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본업인 철강산업에 정진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는 상태다. 그는 차기회장에 내정되자마자 “국민에게 존경받는 포스코를 만들고 글로벌 초일류 철강회사로 발돋움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권오준 빵빵한 형제들

브레인 5남매…각계서 맹활약

본문/포스코의 차기회장으로 내정된 권오준 포스코 사장 형제들이 명문가 출신으로 명문대를 나와 각계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권 사장의 5남매는 모두 서울 사대부고를 나와 서울대 연대 고대 명문대를 나와 각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첫째인 누나부터 셋째인 권 사장까지는 시험을 봐서 사대부고에 입학했고, 넷째와 막내동생은 사대부중에서 곧바로 진학하는 제도(동계진학)를 통해 사대부고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큰 누나 권원주씨는 이대 약대를 나와 약국을 경영 중이며, 큰형 권오성씨는 외대출신으로 무역업(주식회사 두백 대표)을 하고 있고, 권 사장의 첫째 동생 권오진씨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후 병원(권 피부과 원장)을 운영 중이다. 둘째 동생 권오용씨는 SK그룹 홍보담당 사장 등을 역임한 후 현재 효성그룹에서 상임고문으로 재직 중으로 남매들이 모두 SKY대와 이대, 외대 등의 명문대학을 나와 각계에서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광>

 

[권오준 사장은?]

▲경북 영주
▲서울사대부고 졸업
▲서울대 금속공학과 학사, 캐나다 윈저대 금송공학과 석사, 피츠버그대 대학원 금속 박사
▲산업과학기술연구소 수석연구원 입사
▲기술연구소 부소장
▲자동차강재연구센터장
▲포스코 EU사무소장
▲포스코 기술연구소 소장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원장
▲포스코 기술총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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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