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염수정 추기경

  • 이광호 khlee@ilyosisa.co.kr
  • 등록 2014.01.20 13:5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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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의 어른…“내가 모범 보여야죠”

[일요시사=사회팀]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71·세례명 안드레아) 대주교가 새 추기경이 됐다. 염 추기경은 고 김수환 추기경, 정진석 추기경에 이어 한국에서 세 번째로 추기경에 이름을 올리는 영광을 차지했다. 그는 ‘가난한 이와 함께하는 교회’를 강조하며 “아시아 및 북한 복음화에 사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천주교계는 들썩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를 새로운 한국 추기경으로 임명한 것이다. 이로써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서임된 염 추기경은 정진석 추기경과 함께 복수 추기경 시대를 열게 됐다. 새 추기경들의 서임식은 다음 달 22일 로마 바티칸에서 열린다.

“흩어진 양들
하나로 모으겠다

파격적인 행보로 늘 전 세계를 놀라게 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2일 한국교회에 깜짝 소식을 전했다. 한국의 세 번째 추기경으로 염수정을 지목한 것. 다음 날인 13일, 염 추기경은 급작스러운 임명 발표에 적지 않게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모두 웃고 있지만 나만 웃을 수가 없다”고 털어놔 추기경으로서의 무게를 실감하고 있음을 밝혔다. 또 주변 신부들에게 “부족한 사람이니 많이 기도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염 추기경은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 주교관에서 열린 추기경 임명 발표식에서 “교회는 시대의 징표를 탐구하고 이를 복음의 빛으로 해석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며 “이 시대의 징표가 무엇이고, 어떻게 복음의 빛으로 밝혀야 할지를 끊임없이 찾아갈 수 있도록 주님께 지혜와 용기를 청한다”고 말했다. ‘시대의 징표’, 즉 교회의 시대적 사명을 찾는 게 화두인 셈이다.

염 추기경은 “주님께서는 저를 착한 목자로 세우면서 양들을 사랑하도록 명하셨다”며 “착한 목자가 해야 할 첫 직무는 뿔뿔이 흩어져 있는 양들을 모두 하나로 모으는 것”이라고 했다.

쪼개지고 충돌하며 갈등하는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향한 일침이기도 했다. 염 추기경은 우리 사회의 화두는 뭔가라는 물음에 “각자의 바벨탑을 쌓고 있다는 점이다. 그걸 통해선 하나가 될 수 없다. 하느님께선 그런 바벨탑을 부수고 흩어놓으셨다. 그렇게 무너지고 흩어지고 난 뒤에 인류는 하나가 됐다. 거기에 하느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는 길이 있다. 그걸 깊이 들여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염 추기경은 새 추기경으로서의 품위와 겸손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축하식에 앞서 도착한 전임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에게 상석을 양보했다. 이들은 서로 상석을 양보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자리’라며 상석을 비워두는 미덕을 발휘해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정진석 추기경은 “한국교회의 괄목할 만한 발전에 대한 보편교회의 관심과 국제적 위상 향상을 세 번째 추기경 서임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교회와 국민 전체가 기대가 커 어깨는 무겁겠지만 하느님께서 선택하셨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뒤를 밀어주실 것”이라고 축하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종교계도 염 추기경 탄생을 축하했다.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은 축전문을 통해 “염수정 대주교께서 추기경에 임명되심을 원불교의 전교도와 더불어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추기경 임명은 한국종교계의 경사라는 것.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유경석 한국회장은 “한국에서 세 번째 추기경이 탄생하신 것은 가톨릭을 넘어 우리 한국사회는 물론 아시아의 경사입니다”라고 축하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은 “염수정 서울대교구 대주교님이 한국인으로서 세 번째 추기경 자리에 오르시는 것을 지혜와 자비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국 불자들과 함께 축하드립니다”라고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염 추기경에게 축하전화를 했다. 박 대통령은 염 추기경과의 통화에서 “진심으로 축하를 드리고, 가톨릭 교회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바람이 이뤄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고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여야 정치권도 염 추기경 서임 소식에 축하의 뜻을 전했다.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우리나라는 5년 만에 다시 2인 추기경 시대를 열게 됐다”며 “한국의 세 번째 추기경 탄생을 국민과 함께 진심으로 축복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도 서면브리핑을 통해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의 추기경 서임을 국민들과 함께 축하드린다”며 “염 추기경의 서임은 한국 교회의 기쁨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의 큰 기쁨이고 축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수많은 사람들의 축하행렬이 이어졌다.

김수환·정진석 이어 한국 세 번째 추기경
교리 ‘엄격’정치 ‘신중’중도 보수 성향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3월 즉위 이후 처음으로 추기경을 서임하는 것으로 바티칸 교황청이 서임한 19명의 새 추기경은 한국, 필리핀,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영국, 니카라과, 캐나다, 코트디부아르,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아이티, 부르키나파소, 세인트루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선출했다.

이번에 새로 선출된 19명의 추기경 가운데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한 16명은 80세 미만으로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에 참석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스페인, 이탈리아, 세인트루시아 출신 추기경 3명은 80세 이상이므로 이 선거권을 가지지 못한다. 이번 새 추기경 서임으로 콘클라베에 참석해 교황 선거권을 가진 80세 미만 추기경은 염수정 추기경을 포함해 123명으로 알려진다.

교황 보좌하는
최고의 성직자

염 추기경의 첫 공식 대외 일정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배출한 가톨릭 수도회인 예수회 수장 아돌포 니콜라스 총장을 면담하는 것이었다. 염 추기경과 니콜라스 총장은 서울대교구와 한국 가톨릭교회에 관한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만남에서는 교황 방한과 남북 화해에 대한 기대가 화제가 됐다.

니콜라스 신부는 “만약 교황께서 한국을 방문하면 한국 교회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를 알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방한이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교회 신자들, 사제들과 함께 간절히 교황님 방한을 바라고 있다”며 “총장님께서 많이 기도해 달라”고 전했다.

그간 염 추기경은 보수 성향으로 원칙주의자라 불렸다. 염 추기경은 지난해 11월 명동 대성당 미사에서 정의 구현전국사제단 사제들의 시국 발언과 관련해 “사제들이 정치·사회적으로 직접 개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밝혀 진보성향 사제단의 정치 참여를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또 최근 염 추기경은 <가톨릭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모든 사람들이 화해하고 일치하고 공존하는 사회가 되도록, 서로 사랑하며 살도록 미력이나마 도움이 되겠다”고 밝혀 그간 보수 성향으로 원칙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은 염 추기경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염 추기경은 경기도 안성의 독실한 가톨릭 집안에서 아버지 염한진(갈리스도)과 어머니 백금월(수산나)의 5남1녀 가운데 셋째로 태어났다. 고조부 염석태(베드로)는 우리나라에 천주교회가 창립될 무렵인 1850년 순교했다. 특히 조부모의 신앙심이 두터워 백금월 여사가 시집을 오자 염 추기경의 할머니는 “지금까지 우리 집 안에 성직자가 없었지만 너희 대에서 성직자가 나와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시어머니의 말씀을 가슴에 새겨둔 염 추기경의 어머니는 셋째를 뱃속에 가졌을 때부터 “이 아이는 성모님께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염 주교가 태어난 뒤에도 스스로 모범적인 신앙생활을 하면서 자녀를 봉헌하겠다는 약속을 매일 기도로 바쳤다.

동성중학교에 다니던 염 추기경은 고등학교 시험을 준비하다가 우연히 경향잡지를 보고 소신학교 입학 안내문을 보고 신학교에 갈 뜻을 넌지시 비치자 온 가족이 반겼다고 한다.

그의 어머니는 이때를 회상하며 “아들 앞에서는 한 번도 내색하지 않았지만 성직자로 바치겠다는 기도에 응답을 받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가톨릭대 신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뒤 1970년 사제품을 받고 서울 불광동성당과 당산동성당 보좌신부를 거쳐 73년부터 77년까지 성신고등학교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후 이태원과 장위동, 영등포 본당 주임 신부 등을 거쳐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사무처장과 신학과 조교수를 맡아 가톨릭 교육에 힘을 쏟았다. 92년부터 98년까지 서울대교구 사무처장을 맡아 서울대교구의 운영에 큰 기여를 했으며, 서울대교구 제15지구장 겸 목동 성당 주임 신부를 거쳐 2001년 12월 서울대교구 보좌주교에 임명돼 2002년 1월 주교품을 받았다.


5년 만에 열린
복수 추기경 시대

또한 서울대교구 총대리 주교로 임명돼 교구장을 보필했으며, 교구 생명위원장과 매스컴위원장, 중서울지역담당 교구장 대리, 주교회의 상임위원,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감사 등을 맡기도 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의 유지를 잇는 옹기장학회와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 이사장도 맡았다.

2012년 5월에는 서울대교구장 계승이 결정돼 같은해 6월 착좌식을 가졌다. 이때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정진석 추기경의 서울대교구장 사임 요청을 수락하고 서울대교구 총대리로 당시 주교였던 염 대주교를 후임으로 임명했다.

염 추기경의 세례명은 ‘안드레아’로 두 동생인 염수완·염수의 신부도 현재 서울대교구 내 본당에서 주임사제로 사목하고 있다.

사제 정치참여 비판한 ‘원칙론자’
보수 성향 보여 “갈등 치유할 것”

‘추기경’이라는 용어는 그레고리오 대교황(590~604년) 때에 교회법 용어로 채택됐다. 추기경의 추기는 중추가 되는 기관을 뜻하며, 경은 높은 벼슬에 대한 경칭이다. 추기경의 어원은 라틴어의 ‘카르디날리스’다. 카르디날리스는 문에 다는 경첩·부채의 구심점이 되는 사북을 의미한다.


추기경은 서임되는 즉시 추기경단 특별법에 따라 교황 선거권을 포함한 모든 권리를 갖게 된다. 통상 교황이 성 베드로 광장에서 공개 추기경회의를 열어 서임장을 낭독해 새 추기경을 정식으로 서임하면 새 추기경은 신앙 고백과 교회에 대한 충성 서약 등을 하게 된다. 교황은 새 추기경에게 붉은 모자를 씌워 준다. 이것은 추기경의 고귀한 품위의 표상이다.

다음날 교황은 성 베드로 광장에서 새 추기경과 함께 미사를 공동 집전하며 이때 추기경 반지를 수여한다. 복장은 모두 붉은색이다. 추기경은 합의체적으로 또는 개별적으로 교황을 보필할 의무를 갖는다. 추기경단의 모든 회합은 반드시 교황이 소집하고 주재한다.

추기경의 가장 큰 권한은 교황 선출이다. 교황의 선종이나 사임으로 사도좌 공석 상태가 되면 15∼20일 사이에 콘클리베를 개시한다. 교황 선거는 오전, 오후 두 번의 투표로 콘트라베는 3분의 2의 다수결이 나올 때까지 계속되는데 선거는 보통 비밀투표로 이뤄진다. 만 80세 미만의 추기경에게만 선출권이 부여된다. 이들은 외부와의 접촉을 일절 할 수 없게된다. 선거에 관련된 모든 기록은 교황청 고문서실에 보관된다.

일단 추기경으로 임명되면 추기경으로서 신분상의 지위는 종신직이다. 하지만 80세가 되면 법률상 자동적으로 교황 선거권을 비롯한 모든 직무가 끝난다.

추기경의 숫자는 13∼15세기에는 30명 이내로 일정하지 않았으나 16세기 들어 70명으로 늘어났다. 이후 교황 요한 23세가 1962년 추기경 수를 80명으로 늘렸다. 우리나라는 69년 당시 김수환 서울대교구장이 추기경에 서임되면서 처음으로 추기경을 배출했다. 이후 2006년 2월 정진석 당시 서울대주교가 두 번째로 추기경에 서임됐다.

독실한 집안서
성직자 꿈 품어

염 추기경이 서임됨에 따라 상징표지인 ‘문장’도 새로 만들어졌다. 기본적으로 대주교 때 문장과 거의 비슷하지만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모자와 술의 색깔이 녹색에서 빨간색으로 바뀌고 술의 단이 4단에서 5단으로 늘었다. 주교의 사도적 권위를 상징하는 모자 아래 5단의 술은 추기경을 상징하며, 십자가는 한국 순교자들의 십자가(칼과 차꼬)로 생명과 부활을 상징한다.

방패 왼쪽의 무지개는 하느님의 구원을 상징하며, 사랑(보라)과 희망(청색)과 믿음(녹색)을 의미한다. 평화의 상징 비둘기는 새 생명의 전령사이자 주님의 성령을 상징한다.

가운데 큰 별은 성모 마리아와 예수님을 상징하고, 푸른 하늘빛 바탕 위에 두 개의 작은 별은 평화통일을 이뤄야 할 남한과 북한을 뜻한다. 방패의 붉은 바탕은 정의를, 노랑은 평화를, 청색은 희생과 나눔을 의미하고 가운데 손을 잡은 듯 이어가는 문양은 사랑의 연대를 의미한다.

구원과 미래 젊은이들의 꿈과 비전은 정의와 평화, 희생과 나눔의 깊은 연대 속에서 이뤄진다는 것을 표상한다. 닻 십자가와 알파 오메가는 모든 희망과 염원이 궁극적으로 하느님의 계획 안에서 이뤄진다는 신앙고백을 아로새긴 것이다.

‘아멘. 오십시오. 주 예수님!’(Amen. veni. Domine Jusu!)이란 말은 묵시룩 맨 마지막에 나오는 것으로 염 추기경의 사목표어다. 염 추기경은 사제서품 때부터 마라나타라는 이 기도문을 사제생활의 모토로 삼아왔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염수정 추기경은?]

▲경기도 안성 출생
▲사제수품 후 불광동·당산동본당 보좌
▲성신고등학교 교사, 부교장
▲이태원본당 주임
▲장위동·영등포동본당 주임
▲카톨릭대학교 성신교정 사무처장
▲서울대교구청 사무처장
▲사무처장 겸 청담동본당 주임
▲사무처장 겸 세종로본당 주임
▲제15지구장 겸 목동본당 주임
▲주교수품 후 서울대교구 보좌주교
▲서울가톨릭청소년회 이사장, 한마음운동본부 이사장,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이사장
▲평화방송·평화신문 이사장
▲서울대교구 보좌주교 겸 총대리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위원장
▲중서울지역담당
▲서소문 역사문화공원·순교성지 조성위원회 위원장
▲서울대교구 교구장 임명
▲서울대교구 교구장 착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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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