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인 이광재 민주당 의원이 의원직 사퇴 후 봉하마을로 내려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광재 의원은 지난 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약속한 대로 국회의원직을 버리고 봉하마을로 내려가 자원봉사자로 일하겠다”며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 의원은 결심공판에서 박 회장이 2002년, 2003년, 2004년은 의원회관에서, 2006년은 부산 롯데, 남산 하얏트 호텔에서 돈을 건네려 했지만 “단연코 거절했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꿈이 있었기 때문에 돈을 받지 않고 정치를 하려고 노력했다. 국회의원 6년 동안 골프도 치지 않았고, 지역구를 돌 때도 마을회관에서 숙박을 해결했다”며 “정치보복의 마지막 희생자가 되기를 바란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 의원은 “보석으로 풀려 나와 봉하마을에 가서 오랜 시간 권양숙 여사님을 뵙고 말씀을 나눴는데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인 최후를 지켜드리지 못한 죄를 자원봉사를 하면서 시묘살이 하는 마음으로 사람의 도리를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구민들의 응원에 이분들께 돌아가야겠다는 생각도 했고, 노 전 대통령이 돌아가신 뒤에는 국회의원직을 유지해서 싸워서 끝을 보자는 강한 열망도 들었다”며 의원직 사퇴 결심이 쉽지 않았음을 전했다.
그러나 “국회의원직에 미련도 있지만, 나는 두 마음으로 살아갈 수 없고 애끓는 마음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면서 “노 전 대통령이 못다 한 사업들을 돕고 싶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이날 박연차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민주당 이 의원에 대해 징역 2년, 추징금 2억283만원을 구형했다. 이 의원은 2004년에서 2008년 사이 박 전 회장과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에게서 6차례에 걸쳐 14만 달러와 20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 3월 구속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