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50주년 맞아 옛 명성 탈환 다짐
신경통, 관절염 등 ‘국민질병’도우미
‘파스의 명가’신신제약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신신제약은 지난 9일 경기 안산시 원시동 사옥에서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갖고 힘찬 재도약을 다짐했다.
신신제약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파스 한 번, 반창고 한 번쯤 자신의 몸에 부착해 보지 않았던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라며 “파스든, 반창고든 붙여봤던 사람이라면 그것이 ‘파스의 명가’신신제약이 생산한 제품이었을 확률이 대단히 높다”고 단언했다.
신신제약의 출발은 195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화학업체에 다니던 이영수 회장이 지인 3명과 함께 신신제약을 설립한 것이 시초다.
이 회장은 “당시 배고픔 못지않게 신경통과 견비통 등 각종 통증과 근육피로, 관절염, 류머티스 등의 만성적인 증상들이 많은 이들에게 고통을 안겨줬다”며 “순전히 몸으로 때우는 육체노동과 가사노동에 시달리면서 이러한 증상들은 국민질병으로 자리를 차지했다”고 회고했다.
창업할 당시 생산된 제품은 ‘신신파스’와 ‘신신반창고’ ‘신신티눈고’등 3개 품목이었다. 그러나 3년간 계속된 한국전쟁으로 사실상 ‘개점휴업’상태나 다름없었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이 회장은 “1959년 이전의 신신제약은 ‘제약사’란 이름을 붙일 자격이 없다”며 “동업을 청산하고 독자 경영을 시작한 1959년 9월9일을 회사의 공식 창립일로 정해 기념해 왔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성장의 발판은 1969년 마련됐다. 이 회장이 일본을 수십 차례 오가며 설득한 끝에 당시 일본 최대 파스업체인 니치반으로부터 파스 제작기술을 고스란히 전수받게 된 것. 새롭게 태어난 신신파스에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신신제약은 1970년대 말부터 자체 기술로 만든 신신파스를 선보였다.
신신파스는 1970∼1980년대 대일화학공업의 ‘네오파스’와 국내 파스 시장을 양분하며 신신제약의 이름을 드높이는 데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파스’는 원래부터 지금과 같은 일반명사로 직수입된 말이 아니라 처음엔 ‘신신파스’란 고유명사, 즉 상품명으로 본격 도입된 표현이다.
현재 제약업계에서 신신제약은 ‘파스 명가’로 통한다. 신신제약은 혈관을 확장해 주는 메틸살리신산과 후끈한 느낌을 주는 멘톨 등으로 만드는 전통 파스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350억원 수준으로 올해 5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파스, 반창고 등 외용제(피부에 바르거나 붙이는 약)만으로 이 정도 매출을 올리는 제약사는 흔치 않다. 1990년대 들어 대기업 계열 제약사들이 앞 다퉈 ‘붙이는 관절염 치료제’에 뛰어들면서 정체되기도 했지만,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해외시장 개척에 힘을 쏟는 위기 타개책으로 다시 정상궤도에 올랐다. 창립 50주년을 맞아 올해 초 안산공장에 있던 본사를 서울로 이전한 신신제약은 내년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고 있다.
김한기 사장은 “근육통이나 관절염으로 고통 받는 세계 각국 사람들이 등과 무릎에 신신파스를 붙일 수 있도록 세계시장 개척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수출 비중을 현재 20%에서 50%선으로 늘리고 외용제 및 환경사업을 강화해 오는 2012년까지 연 매출을 1000억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