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특집> ②갑오년 뒤흔들 정치권 핫이슈 & 관전포인트

"조용하면 이상하지∼" 365일 바람 잘날 없다

[일요시사=정치팀]2013년 정치권은 '다사다난' '정치실종' 등의 단어로 요약된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전 인수위 시절부터 불거진 인사 문제는 '참사'라는 표현까지 낳으며 1년 내내 지속됐고, 눈덩이처럼 커져만 가는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은 집권 1년도 채 안돼 종교·노동·시민계 등의 '정권 퇴진' 운동을 야기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여야 정치권은 정쟁에만 매몰돼 '정치 없는 정치를 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새해에도 정치권을 뒤흔들 대형이슈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정치권은 또 한번 요동칠 전망이다. 2014년 눈여겨 볼 정치권 핫이슈를 짚어봤다.  




2014년 정치권의 가장 큰 이슈는 뭐니 뭐니 해도 오는 6월4일 열리는 전국동시지방선거다. 박근혜정부 출범 2년차에 열리는 만큼 중간 평가의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심지어 박근혜정부의 운명이 지방선거 결과에 달렸다는 말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또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 2017년 19대 대통령 선거에 대한 민심의 잣대로서의 역할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달아오르는
지방선거 열기

당장 새누리당이 지방선거에서 낙승하지 못할 경우 여권내부에서부터 레임덕이 시작돼 남은 3년여의 임기를 암울하게 보낼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여야 관계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여야는 사활을 걸고 지방선거에 임할 태세다. 특히 청와대는 새누리당의 지방선거 압승을 위해 직접 후보군들을 챙길 것이라는 후문이다.
또한 지방선거에 이어 7월에 열리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도 10여 곳 이상의 지역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결과에 따라 현재의 여대야소 구도가 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권 한 관계자는 "박근혜정부의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지방선거의 압승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며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워 선거에 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영남지역 외에 최소한 서울, 경기도, 인천 등 '빅3 지역'은 싹쓸이해야 한다"며 "그간 국정의 발목을 잡았던 대선불복 이슈를 잠재우기 위해 유력한 후보들을 차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서울시장에는 7선의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 경기도지사에는 5선의 남경필 의원과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인천에는 황우여 대표 등 '거물급 차출설' 등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부산시장, 울산시장, 전남지사 등 연임 제한(3선)에 걸려 무주공산이 된 지역에서는 이미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탄탄한 아성을 구축했기 때문에 내부 공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예비후보 등록이 오는 2월4일부터이기 때문에 원외에 있는 인사들은 벌써부터 출마선언 및 물밑작업에 들어간 상황이다. 

뜨는 '안 신당' 
정가 최대 변수

여권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응해 민주당 등 야권도 '올인 전략'으로 맞불을 놓을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이번 지방선거에는 신설된 세종특별시장을 포함해 광역단체장 17명, 기초단체장 226명, 광역의원 761명, 기초의원 2888명, 시·도교육감 17명 등이 선출될 예정이다.


2014년 정치권을 뒤흔들 가장 큰 변수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과 향후 행보다. 지방선거와 미니 총선급 규모의 국회의원 재보선이 예정된 상황에서 '안철수 신당'이 다수의 후보를 당선시킬 경우 수십년간 지속된 여야 양당 구도는 '3당 체제'로의 재편이 불가피하다.

안 의원도 2011년 서울시장 재보선과 2012년 대선을 잇달아 양보한 만큼 이번 지방선거와 재보선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안 의원은 지난 8일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 추진위원회(새정추)'를 공식 출범시키고 창당과 인재영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최근 '한국갤럽'의 안철수 신당 창당을 가정한 조사에서 32%의 지지율을 얻어 민주당(10%)을 압도하고, 새누리당(35%)에도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오는 등 신당 창당 분위기는 무르익었다는 평가가 많다.(조사기간 - 12월16∼19일, 조사대상 - 전국 유권자 1207명, 조사방식 - 휴대전화 RDD 전화조사원 인터뷰,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 ±2.8%p)

6·4 지방선거 여야 사활건 대격돌
안철수 신당 성공 여부 정치권 촉각

변수는 야권연대 여부다. 안 의원은 "야권연대는 지금 단계에서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정면승부를 펼칠 것을 예고했지만, 살아있는 생물이라 불릴 정도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요동치는 정치에서 야권연대가 전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힘들다.
민주당 한 관계자도 "안 의원의 최근 발언을 감안하면 전면적 연대 가능성은 낮지만, 새누리당의 어부지리를 막기 위해 지역 차원의 논의를 통한 연대는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예를 들면 호남지역은 각개 출마, 서울 등 주요 지역은 연대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 전당대회
여 권력구도 재편

새누리당의 차기 당권 향배도 관심사다. 현재 당권을 쥐고 있는 '황우여-최경환 체제' 지도부 임기는 지방선거 직전인 5월에 끝난다. 이에 비주류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봄 이전에 조기전당대회를 열어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고, 차기 지도부의 책임 하에 지방선거와 재보선을 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친이계(친이명박계)'의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결과적으로 박근혜정부 1년 동안 잘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나"며 "집권여당 스스로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지고 양보할 사람이 양보도 하고, 주자가 새로 나오는 것이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현 지도부의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정우택 최고위원도 지난 2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적 쇄신 차원의 조기 전대가 아니라 6월 지방선거와 7월 재보선 등 큰 선거를 앞두고 전략적 차원에서 조기 전대 또는 선대위 체제(전환)에 대한 검토를 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기 전대론을 주장했다.
조기 전대론이 나오는 이유는 최근 지지율이 급락, 각종 여론조사에서 50%대 이하로 떨어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영향을 끼친 것을 분석된다.
그러나 황우여 체제의 새누리당이 지난 10월 재보선에서도 승리하는 등 무난히 당을 이끌어왔기 때문에 당내 갈등이 표출될 수 있는 전당대회는 지방선거 이후 치러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홍문종 사무총장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일부에서 조기 전대론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지방선거 후 전당대회를 하자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차기 당권은 누구에게 쥐어지게 될까.
물론 거론되는 이들 가운데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당권 도전 의사를 드러낸 인물은 없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지난 10월 재보선을 통해 7선 의원으로 정계에 복귀한 '원조 친박' 서청원 의원, 한때 '친박 좌장'으로 불렸던 김무성 의원, 신주류로 급부상한 최경환 원내대표 등이 유력한 후보군으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집권 여당의 당권 구도는 차기 총선 공천권 행사, 후반기 국회의장, 집권 중기 국무총리 후보 등의 인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여권 내 권력 이동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측 불허 북한
추가 도발 가능성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박 대통령 취임 초에도 북한은 제3차 핵실험을 시작으로 정전협정 백지화 선언, 개성공단 폐쇄 등의 조치로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켰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신뢰와 원칙의 대북관계 기조를 유지해 결국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에 합의했고,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도 3년 만에 열기로 하는 등 대북 관계에서 성과를 보였다는 평가가 많다. 
이런 가운데 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처형 등으로 혼란한 내부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국방부에서 나와 주목된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지난 17일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북한 군부의 과도한 충성경쟁과 '공포정치'에 대한 불안감 가중으로 "북한이 내년 1월 하순에서 3월 초순 사이에 도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 장관이 도발 시기를 1월 하순에서 3월 초순 정도로 예상한 것은 3월 한미 키리졸브 훈련 등을 앞둔 북한의 반발 가능성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국회 정보위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징후가 보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새누리 전당대회 여권내 권력이동 신호탄
어수선한 북한, 추가 도발 가능성도 주목

이에 대해 국방부 측은 현 시점에서 핵실험이나 장거리 로켓 발사 징후는 없다고 설명했지만 조 의원이 주장한 것은 예상해 볼 수 있는 북한의 도발 유형 중 하나라는 시각이 많다.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도 지난 19일(현지시간) 미 펜타곤에서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과 함께 가진 기자회견에서 "독재자에 의한 이런 종류의 내부 행동(장성택 처형 등)은 종종 (대외)도발의 전조가 된다"며 "도발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19일 국방위원회 정책국 서기실 명의의 전화통지문을 청와대 국가안보실로 보내 자신들의 '최고 존엄(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모독'이 반복될 경우 예고 없이 무자비한 대남 보복행동에 나서겠다는 내용의 협박통지문을 발송했다. 


이는 지난 17일 '김정일 사망' 2주기를 맞아 대한민국어버이엽합 등 5개 보수단체들이 서울시내에서 벌인 '김정일 사망 2주년 축하 화형식' 등이 직접적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군은 북한의 이번 위협이 과거처럼 '최고 존엄 모독'을 구실로 삼은 수사적 위협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하면서도 위협이 실제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강화된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증폭

1년째 수습은커녕 의혹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은 2014년도에도 정치권의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국정원의 대선 댓글 작성 의혹은 최초 수십 건에서 120만건으로 확대 기소됐고, 검찰이 물리력의 한계로 밝혀내지 못한 댓글도 2000만건이 넘는 것으로 확인되는 등 의혹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또한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대선개입 의혹도 최초 일부 요원의 '개인적 일탈' 해명이 무색하게 '부실 수사' 비판을 받고 있는 국방부의 '셀프 수사'에서도 11명의 사이버사 심리전단 요원들의 '대선개입 댓글 작성' 혐의가 확인되는 등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 무소속 송호창 의원 등 야권 인사들은 공동으로 '범정부적 대선개입 사안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용 등에 관한 법률안'을 지난 23일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여야 4자회담에서 특검에 대한 논의를 교섭단체 간에 계속하겠다고 합의한 것을 파기한 것"이라며 "또 다른 정쟁을 유발하고자 하는 계략"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의혹 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 문제를 두고 여야의 정치적 공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
측근비리 주목

정치권 한 관계자는 "임기말에나 나올 법한 종교·노동·시민계의 '정권퇴진' 운동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측근 비리도 조만간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 9월 박 대통령의 5촌 조카가 거액의 사기행각을 벌이고 도주하던 중 경찰에 붙잡혀 구속된 일이 있었는데, 크게 이슈화되지 않았다. 청와대의 부실한 친인척 관리는 복잡하게 얽힌 박 대통령의 친인척 및 측근들의 비리를 다잡지 못해 조만간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허주렬 기자 <carpediem@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