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특집> ①'지도자 사주로 본' 남북관계 대예측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3.12.30 13: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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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김정은 궁합 보니…“상극도 이런 상극이 없다”

[일요시사=정치팀] 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60년에 한 번씩 돌아온다는 ‘청마(靑馬)’의 해. 말은 행운을 가져오는 동물로 여겨지지만 북한의 공포정치가 심해지면서 2014년 한반도 미래는 불투명해졌다. 특히 장성택 처형으로 남북관계는 한 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혼란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렇다면 갑오년 남북관계는 어떤 방향으로 흐를까. 역술가 백운비 원장을 찾아가 그 해답을 들어봤다.




2014년 갑오년은 그야말로 예측 불허다. 한반도 주변에서 밀려오는 동시다발적 파도로 벌써 험난한 한해가 예고되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북한이 있다. 장성택 숙청으로 북한의 권력판도가 요동치면서 2014년 남북관계는 물론 정치권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레 온 국민의 관심은 남북관계에 쏠린 상황. 백운비 원장은 갑오년 국운은 상승기 이지만 남북관계는 썩 좋지 않다고 내다봤다.

도발 분위기 고조
국운은 파죽지세

백 원장은 “갑오년에는 운기가 안에서 밖으로 뻗어나가 경제, 기타 외교 등 국력이 한 단계 이상 성장하고 수출 호조와 외화 벌이를 위해선 호기”라면서도 “우리나라의 오운은 토운으로, 중심이 되지만 외부 침공을 많이 받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 북한은 최근 ‘예고 없이 남한을 타격하겠다’는 협박성 통지문을 보내왔다. 김정은이 제1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방위원회 명의로 예고 없이 남측을 타격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전화통지문을 판문점 채널을 통해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 앞으로 보내온 것이다.

북한은 남한 보수단체들이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벌인 시위가 자신들의 ‘최고존엄’(김일성·김정일·김정은 등 김씨 3대)을 모독했다고 간주해 이 같은 협박 전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도발 위협에 우리 정부도 곧장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서해 군 통신선을 이용해 만약 도발한다면 단호하게 응징하겠다는 내용의 답신을 북한에 보냈다. 북한은 지난 11월 연평도 포격 3주년 때도 “북한 영해에 포탄이 한 발이라도 떨어지면 남한은 불바다가 될 것”이라는 위협이 담긴 전통문을 보낸 바 있다.

“피말리는 2∼3년 이어져”
흑·백 분명…대혼란 예상

백 원장은 “북한의 도발 발언은 그간 수차례 있었지만, 올해에는 직접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의 운이 파죽지세(감히 대적할 수 없을 정도로 막힘없이 밀고 나가는 형세)여서 절대로 북한에 지지는 않는다는 점”이라며 “작은 것이든 큰 것이든 북한의 침공을 받되 국가 안보에 있어서 철통같은 방어체제가 구축될 뿐 아니라 우리 정부가 이기는 형국이 되는 것은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무력 도발 가능성은 앞서 정부도 제기한 바 있다. 국정원과 김관진 국방부장관도 “내년 1월 말에서 3월 초 사이에 도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1월 말∼3월 초는 북한군의 동계훈련 기간인 점, 2월 16일이 김정일의 70회 생일인 점 등이 꼽혔다.

또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키리졸브 훈련이 2월에 시작된다. 내년 1월 말에서 3월 초 사이는 부대의 병력 증강, 선군정치를 내세웠던 김정일 생일 기념 등 북한이 도발할 수 있는 여러 조건이 갖춰진 기간인 셈이다.

백 원장은 “상반기부터 시작해 2∼3년이 남북 관계에 있어서 제일 위험한 시기가 될 것”이라며 “갑오년부터는 준전시로 들어가는 운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내다봤다.

양 지도자의 합
흑백논리 분명

남북 지도자의 합은 어떻게 흘러갈까. 백 원장은 “흑백논리가 분명하고 분열 되는 것이 명백해 지는 한 해”라고 짚었다.

박근혜 정권은 지난해 출범과 동시에 김정은 체제의 핵무력 강화 방침과 맞물리면서 시작부터 어긋난 바 있다. 장거리 로켓발사에 이어 북한은 3차 핵실험을 강행했고, 일방적인 개성공단 폐쇄가 연이어 터지면서 두 지도자의 팽팽한 기 싸움이 이어졌다.

7차례의 지루한 회담 끝에 개성공단 정상화에 합의하는 성과를 내고, 이산가족 상봉 추진, 금강산 관광 회담도 논의되는 등 관계가 정상궤도에 진입하는 듯 보이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오래가지 못했다.

백 원장은 “두 지도자는 성격이나 정치스타일이 확연히 다르다”며 “박 대통령의 정치스타일은 대의멸친(정의 즉 옳은 길을 위해서는 사적인 일에 구애 받지 않음)형인 반면 김정은은 외유내강(겉은 부드러우나 안은 대단히 강함)형이다”라고 진단했다.

[박] 대의멸친형
[김] 외유내강형

백 원장은 이어 “김정은은 단순형으로 잡념 공상, 복잡한 것을 오래 담아두는 성격이 아닌데다가 지도자로서 부적합한 인물”이라며 “과묵형이지만 성격이 급하고, 자존심이 굉장히 강하며 논리적 타협이 없고 무조건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는 스타일”이라고 덧붙였다.

평소에도 김정은은 ‘광고(예고) 없는 전쟁’이라는 표현을 반복하며 대남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백 원장은 박 대통령의 갑오년 대북정책에 대해 원칙을 지키면서도 유연한 접근을 주문했다.

백 원장은 “도전과 도발이 어느 때보다 많고 심각한 수준에까지 이르게 되므로 대의멸친 정신을 더 강하게 작용 하는 것이 좋겠다”며 “국운이 강해 국익에 관한 일이라면 과감한 방어일지라도 순조롭게 나갈 것”이라고 조언했다.

왼팔·오른팔
2인방 운명은

김정은 체제의 2인자였던 장성택 숙청 사건 이후 변화된 북한의 2기 권력구도도 주목해볼만 하다. 지난 17일 공개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 중앙추모대회 주석단 면면은 지난 1년간 숨가쁘게 진행된 북한의 권력지형 변화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공식 권력서열을 발표하지 않는 북한에서 주석단 명단은 파워 엘리트들의 위상과 영향력을 가늠하는 중요 자료로 평가받는다. 김정은에게 가까이 위치할수록 중책을 맡은 인물, 반대로 주석단에서 사라질 경우 숙청설이 나돌기도 한다.

2주기 주석단은 총 30명으로 작년보다 4명이 줄었다. 변화된 주석단의 두드러진 특징은 장성택을 숙청한 노동당과 북한군의 보위세력이 권력 중추로 등장했다는 점이다.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김정은의 좌우에 나란히 포진했다. 이들은 김정은을 끝까지 보좌할 충신일까. 반역을 꾀할 역모자일까.

사실상 2인자 자리를 굳혔다는 최룡해에 대해 백 원장은 “운이 안 좋은데 득수한 형국”이라며 “‘급변 급해’할 운으로 갑자기 올라갔다 갑자기 떨어지는 운으로 보여진다”고 평했다. 

“위험천만한 상황 반복
2019년부터 좋아질 것”

최룡해 총정치국장은 현재 당 정치국 상무위원,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인민군 차수를 겸임하고 있다. 최 측근 가운데 김정은의 현지 지도를 가장 많이 수행하는 인물로 특히 군부대 방문에 최 국장이 빠진 적이 없다.

그는 지난 2010년 김 제1위원장과 함께 인민군 대장 칭호를 받고 그해 당중앙위 비서, 중앙군사위원 등 직책을 부여 받으며 실세로 떠올랐다. 이어 2012년 4월에는 인민군 차수로 초고속 승진을 했고 지난 5월엔 김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해 입지를 다졌다.

백 원장은 “개인 운으로 봐도 김정은의 제1 심복자(측근)로써 미약할 뿐 아니라 떠받드는 보필형은 되더라도 리더형은 못 된다”며 “실력이 낮고 질도 낮은데다가 엘리트형이 아니다. 추락은 분명한데 언제 추락할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있다”고 짚었다.




상징적인 2인자로 평가받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어떨까. 백 원장은 “존속유지에 일맥형통형으로 한맥으로 가서 자기 자리를 지킨다고 나온다”며 “유일한 관리형으로 보존, 진행, 착상에 능한 게 장점”이라고 전했다.

이어 “결점은 우유부단해서 자기 신조를 외부에 드러내지 않는 다는 것”이라며 “급변하는 최룡해와 달리 안정적으로 보이긴 한다”고 덧붙였다.

5년 뒤부터 개선
안정세로 돌아서

갑오년 새해. 정부는 북한의 큰 정세 변화에 숨겨진 속내를 꿰뚫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또 혹시 모를 북한 도발에 대비해 대북 감시 태세를 높이고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갑오년 남북관계는 한마디로 좋을 수가 없다”며 “기해년인 2019년 이후부터 서서히 좋아질 것이며 그때까지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처형된 장성택 사주 보니…
“거사할 운명? 수명이 짧을 뿐!”

북한 김정은 정권의 2인자. 잘나가던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결국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유일지배 체제에 도전한 국가전복 음모행위가 죄명. 과연 그는 단명할 운명이었던 것일까. 

백 원장은 “장성택은 직연과 학식이 풍부하고 구상력과 순발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며 “호색가이면서 성격은 조용하지만 옹고집이 강하고,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으며 나름대로 바르게 살아가려고 하는 정의감이 투철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옹고집형 성격은 장성택이 살아온 길에서도 읽힌다. 그는 1972년 김일성 주석의 큰 딸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와 결혼하면서 이른바 ‘백두혈통’으로 일컫는 김일성 3대와 인연을 맺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 체제 구축을 위해 정적 숙청작업을 이끌면서 권력의 중심부로 들어섰다. 

1970년대 초반 측근파티로 2년간 노동 현장에 보내지는 수모를 당했지만 다시 김정일 전 위원장의 신임을 얻어 소위 최고지도자의 ‘숨은 그림자’ 역할을 했다. 2002년 10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자격으로 북한 경제 시찰단을 이끌고 남한도 방문했다. 

복잡한 사생활 문제로 2004년 또 한 차례 실각하지만 김정일 위원장의 부름을 받고 2년 만에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김정일 위원장을 대신해 김정은 후계체제를 견인했고, 자신의 측근들을 전부 당과 군부 요직에 앉힘으로써 사실상 자신의 왕국을 만들었다. 

그러나 위세 당당하던 장성택 시대는 한순간에 막을 내렸다. 유일 세습 체제에 위협을 느낀 김정은이 그와의 결별을 단행한 것이다. 

백 원장은 “본래 사주에 나타난 성격은 보수적이면서 합리적인 사람으로 악이 없다”면서도 “다만 수명이 짧을 뿐이다. 항간에 거사할 운이었다고 평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럴 운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아>


[백운비 원장은?]

4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에서만 보낸 백 원장은 학문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40세도 안 된 나이에 (사)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그의 역학에 대한 학문적인 깊이는 이미 객관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그가 역학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역학을 만나기 전에 그는 사법을 전공하며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독학으로 역학을 공부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에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의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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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