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정기국회 개회식 민주당 집단 퇴장 비판
김형오 국회의장이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한 데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지난 1일 민주당 의원들은 정기국회 개회식 중 미디어법 직권상정 처리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피켓시위를 벌이다 집단 퇴장했다. 김형오 의장은 이날 밤늦게 자신의 홈페이지에 소회의 글을 올려 민주당에 날선 비판을 가했다.
김 의장은 정기국회 개회식 소회의 글 ‘국회를 누가 3류로 만드는가’에서 “정기국회는 국회의 존재 이유이자 의회민주주의가 꽃피는 시기”라며 “그 역사적인 정기국회 개회식 때 민주당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의원들이 개회식에서 갑자기 일어나 고함을 지르고 피켓을 꺼내들고 시위를 벌이다 퇴장했다”며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 말문이 막혔고 앞이 아득하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개회식에서 그런 몰상식한 집단행동을 보리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다. 내가 화가 나고 얼굴이 화끈거린 것은 나에 대한 비난 때문이 아니며, 우리 국회가 보여 준 적나라한 후진성에 절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그러면서 “지금은 세상은 무서운 속도로 변하고 지구촌의 모든 정치인들과 지도자들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려고 애쓰는 시대”라며 “의회민주주의 역사가 훨씬 짧은 후진국은 우리 국회를 또 조롱할 것이며, 그 부끄러움과 자괴감을 견딜 수 없었던 것”이라고 한탄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화해, 용서, 통합의 염원이 넘쳐났고 국회는 국민통합의 전당이 됐다”면서 “그런데 그 새로운 정치의 시작인 개회식부터 가장 구태의연하고 구시대적인 3류 국회의 모습을 전 세계에 보였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천박한 3류 정치투쟁가가 좌지우지하는 당은 결코 발전할 수 없으며, 아직도 80년대 민주화운동 시대의 흑백논리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한 사람들이 주도하는 한 그 당은 발전할 수 없다”고 민주당을 겨냥했다.
또한 “소수의 극단적 강경론자가 주동이 돼 지금 이 국회를 난장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라고 성토하기도 했다.
김 의장은 “의사일정 협의를 놓고 얼마나 많은 시일을 허송세월할 것이냐”면서 “여야가 샅바싸움으로 지샐 때 국회는 공전하고 정부를 감시할 시간은 흘러간다. 국회가 공전하면 (의원들이) 실컷 놀다가 연말에 대충대충 넘어가기 때문에 공무원들은 속으로 웃는다”는 충고를 여야에 전하며 글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