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성추문 낙마' 이참 전 한국관관공사 사장

  • 이광호 khlee@ilyosisa.co.kr
  • 등록 2013.11.18 14: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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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눈서 흐른 눈물은…억울? 참회?

[일요시사=사회팀] 한국관광공사 이참 사장이 전격 사퇴했다. 일본 성인업소에서 마사지를 받았다는 성접대 의혹을 받고 물러난 것. 그는 논란 속 결백을 주장하기도 했지만 조직에 가해지는 압박과 부담을 감안해 사퇴했다고 밝혔다.




한국관광공사 이참 전 사장이 자신을 둘러싼 성접대 의혹에 대해 “성접대를 받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지난 15일, 사장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이 전 사장은 이날 오전 10시 관광공사에서 사임식을 열고 직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성접대 논란 속
끝내 사퇴…

이 전 사장이 지난해 설 연휴 기간에 외부 용역업체로부터 일본에서 퇴폐 향응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결국 사퇴했다. 이 전 사장과 일본 여행에 동행한 관광공사 용역업체 임원 인 이모씨는 자신의 안내로 일행이 도쿄 요시와라 소재 퇴폐 업소인 ‘소프랜드(Soap Land)’를 찾았다고 밝혔다. 이 임원은 1인당 75만원의 여행비용도 일본 현지 관광업체에서 부담했다고 폭로했다.

이 전 사장 측은 보도에서 언급된 여행은 “이참 사장이 설 연휴를 이용해 평소 잘 아는 지인들과 함께 휴가 차 일본 여행을 간 것”이라며 “현지 경비는 각각 일정액을 부담해 공동 집행했고 현지 테마파크 인근 명소를 둘러보는 것이 주요 일정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광공사는 이 전 사장이 소프랜드를 갔는지 안 갔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 전 사장이 일본을 간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일본에서 퇴폐업소를 방문했는지가 중요한데 정작 이 부분은 해명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관광공사는 사건 최초 제보자인 이모씨가 관광공사 측과 사업 협력이 무산되자 이 전 사장을 음해하려 하고 있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관광공사는 자료에서 “제보자로 언급된 이모씨가 관광공사와의 협력 사업이 중지되자  일방적으로 허위사실을 제보한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모씨가 운영했던 협력 회사는 관광공사 무인 정보 안내시스템인 ‘키오스크’의 시스템 개발과 운영을 맡았었다. 2010년부터 23곳의 키오스크를 운영하며 관광공사 5억원, 해당 지방자치단체 1억5000억원 등 총 6억5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함께 진행했다. 그러나 키오스크는 올해 초 시스템 오류가 발생해 현재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모씨는 이 과정에서 관광공사에 추가 용역비로 1억5000만원을 청구했지만 거절 당하자 최근 해당 팀장을 사기죄로 형사 고발하기도 했다.

이 전 사장은 “2012년 연초 개인휴가를 내고 오랫동안 친분이 있던 지인과 함께 일본으로 온천여행을 다녀왔다. 여기에는 공사의 무인 안내 키오스크 사업 용역을 맡은 협력회사 임원(언론 제보자)이 동행했으며 현지 키오스크 업체 사람들을 만나는 일정이 포함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키오스크를 활용해 공사를 홍보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겠다고 봤기 때문에 자리를 함께 했다. 내 의욕도 강했고, 잘해나갈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협력회사 관계자와 동행했다”는 것이다.

또 “여행 중 일본 업체로부터 정당하지 못한 대접을 받은 바 없고 논란이 되고 있는 장소도 제보자가 말하는 ‘소프랜드’가 아닌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곳임을 확인한 후 저녁식사 전 간단한 휴식을 위해 방문했다. 요금 역시 제보자의 주장처럼 큰 금액이 아니었으며 회비를 가지고 있던 지인이 지출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일본 퇴폐업소 출입 성접대 의혹 제기
“마사지만…”결백 주장하다 결국 사퇴


이어 “현직에 있으면서 이 사실을 명확히 입증하고 법적인 절차를 밟아 심히 훼손된 명예를 회복하고 싶고 그럴 자신도 있다. 그러나 이 문제로 인해 우리 공사 조직에 가해지는 압박과 부담이 대단히 커 보이고 이 상태에서는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이 전 사장은 “한국관광공사 수장으로서 관광산업, 그리고 조직을 위해 이제 물러나고자 한다. 아쉬움을 곱씹으며 차분히 생각해봤지만 이것이 최선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사장은 퇴임식 후 미소로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이 전 사장은 지난 2009년에 관광공사 사장으로 취임해 작년, 3년 임기에서 연임에 성공한 뒤 지난 7월까지 사장이 정해지지 않아 사장직을 지속해 왔다. 관광공사 측은 “이참 사장 취임 이래 당시 781만명이던 외래관광객이 올해 1250만명(예정)으로 60%가 증가했고, 숙박시설 확충, 관광벤처 사업, 프리미엄 여행상품 개발, 현장 중심 창의 마케팅 등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큰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차기 사장 선임은 현행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모형태로 진행하면 최소 2개월 정도가 걸릴 예정이다. 관광공사는 강기홍 부사장이 직무를 대행한다.

민주당은 이 전 사장 사퇴와 관련해 “혹시 논공행상용 자리재배치가 진행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지난 15일 이 전 사장 사퇴와 관련 서면 브리핑을 통해 “공공기관장에게 도덕성과 자질의 문제가 드러난다면 물러나야 마땅하지만 국민들은 유독 대선공신 논공행상 논란이 한창인 이때에 포스코, KT에 이어 한국관관공사 사장과 관련해서도 느닷없는 사고와 사퇴행렬이 이어지고 있는지 의아해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변인은 “혹시 공공기관 인사 전반에 대한 대선 논공행상과 자리 나눠먹기 차원의 자리재배치가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다는 국민적 의구심과 일련의 사퇴행렬이 깊은 연관을 갖고 있는 것 아닌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음에 또 어떤 공기업과 ‘좋은 자리’의 사장들이 논란 속에 물러나게 될까. 먹고살기 힘든 국민들은 박근혜정부에서 벌어지는 아귀다툼에 주름살 하나 늘어날 뿐”이라고 비판했다.

고개 숙인 이참
불명예 퇴임

이 전 사장이 관광공사 자리에서 물러남에 따라 차기 사장직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 전 사장은 일본 퇴폐업소 출입 의혹으로 불명예스러운 퇴임을 했지만 재직 중 외래관광객 1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한국 관광 산업의 발전에 큰 족적을 남긴 것도 사실이다. 특히 2009년 7월 취임 후 4년3개월 동안 역대 공기업 최장수 사장으로 재직해 왔기에 차기 사장직에 더욱 관심이 높다.




관광업계에 따르면 현재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인물은 대략 7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먼저 이름이 거론된 이는 유명 연예인 출신인 쟈니 윤(본명 윤종승)이다. 1936년생인 그는 올해 77세로 올 초 이미 ‘내정설’이 흘러나왔다. 그는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 캠프의 재외선거대선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다만 관광 분야 경험이 전무한 것이 걸림돌이라 할 수 있다. 청와대 또한 사실무근이라고 했지만 차기 인선 작업이 늦어지면서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독일서 귀화한 뒤 방송 활약
MB 눈에 들어 ‘최장수 사장’


곽영진 문화체육관광부 전 1차관과 권경상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도 꾸준히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업무 연관성만 놓고 본다면 두 후보가 가장 유력하다. 곽 전 차관은 문화관광부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것이 강점. 모철민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도 오랫동안 함께 일해온 점도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다. 권경상 총장 또한 문체부 관광국장을 역임했다. 다만 두 후보 모두 관료 출신이라는 점이 걸린다. 최근 정부는 공기업 사장에 관료 출신을 배제한다고 방침을 굳힌 후 후보군에서 제외됐다는 소문이다.

업계 출신으로 송용덕 롯데호텔 대표와 강우현 남이섬 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공직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관광공사 내부 승진도 기대할 수 있다. 그동안 내부 승진으로 사장직에 오른 예가 없지만 업계와 내부 사정에 밝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 외에도 최근 종합일간지 출신 여행전문기자도 후보군에 올랐다는 소식이다. 이에 대해 관광공사 관계자는 “먼저 이참 사장이 불명예 사퇴한 것이 매우 안타깝다”면서도 “후보인선은 한국관광산업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덕망있는 분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푸른 눈의
귀화 한국인

독일인인 이 전 사장은 한국에서 성공한 귀화 외국인의 표상으로 꼽힌다. 본명은 베른하르트 크반트(Bernhard Quandt)로, 독일 라인란트필츠 바트크로이츠나흐 출신이다. 그는 독일 구텐베르크 대학에서 불문학과 신학을 전공하고 미국 트리니티 신학대학에서 상담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78년 통일교 관련 행사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뒤 한국의 매력에 푹 빠졌고, 한국에 정착했다. 1980년 교육방송 독일어 강의를 시작으로, KBS 1TV <지구촌 파노라마>의 고정 게스트로 출연하며 방송과 인연을 맺었다.

1982년에는 통일교에서 만난 한국인 여성과 결혼식을 올렸고, 1986년에 한국으로 귀화해 ‘독일 이씨’의 시조가 됐다. 독일인 남자로는 첫 번째, 유럽인 통틀어 스물다섯 번째였다. 귀화 당시에는 나라 ‘한’, 도울 ‘우’를 써 ‘이한우’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현재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이후 그는 하일(로버트 할리), 이다도시 등과 함께 대표 외국 방송인으로 활동하며 ‘외국인 배우 시대’의 문을 열었다. 1994년 KBS 인기 드라마 <딸부잣집>에 권차령과 결혼하는 외국인 남편 칼로마로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고, 1995년엔 백상예술대상 인기상을 수상했다.

그 뒤에도 MBC <제5공화국>, SBS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천국의 계단> 등 굵직굵직한 드라마에 출연하며 지금의 샘 해밍턴과 같은 큰 인기를 누렸다.

리포터와 CF모델 등으로도 활동을 이어가던 그는 연예인인 동시에 대학교수, 경영인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 공직 사회에 발을 딛기 시작했다. 2001년엔 한국사회에 참여한다는 뜻으로 참여할 ‘참’을 써 ‘이참’이란 이름으로 다시 개명했다.

차기 사장은…쟈니 윤 등 거론

그의 정치활동은 같은 소망교회 장로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주변에서 시작했다.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있던 시기에 서울시 홍보대사와 ‘아리수(서울시 수돗물)’ 홍보대사로 활동했고, 2007년 대선 당시에는 한반도 대운하 특별위원회 특별보좌관으로 이 전 대통령을 도왔다.

2008년 총선 때는 한나라당 비례대표 후보를 신청하기도 했다. 2009년 7월 대한민국 공기업 최초로 한국관광공사에 외국계 한국인 사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그가 관광공사 사장에 임명되자 ‘고소영’ 인사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이 사장의 영입은 비교적 성공적이었다는 평을 받았다.

변화? 낙하산?
엇갈리는 평가

‘관광’이라는 분야의 특성상 3년은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에 짧은 시간이지만 그는 취임 후 왕성한 활동을 보이며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놨다. 임기 기간 내 외국인 관광객 수가 매년 11∼13%의 ‘두자릿수’ 비율로 증가했다. 2011년엔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달성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외국어에 능통하고, 색다른 시각에서 한국을 바라볼 수 있는 점도 이 전 사장의 장점으로 꼽혔다. 올해 초에는 대학생이 가장 닮고 싶은 CEO ‘공기업’ 부문 1위에 오르며 주목받기도 했다.

반면 ‘낙하산 인사’라는 꼬리표는 떨쳐내지 못했다. 관광공사가 2011년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가장 하위의 성적표를 받았음에도 지난해 그가 연임에 성공하자 안팎에서 비판이 일었다. 당시 관광공사 1층 로비에는 경영진을 성토하는 노동조합의 대자보가 몇 달째 붙어 있기도 했다.

2012년 국정감사에서도 이 같은 의혹이 불거졌다. 민주당 유승희 의원은 “4대강 홍보에는 지난 2011년보다 446% 증가한 30억원을 지출한 반면 한류관광에는 불과 8억원만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4대강사업이 MB정부의 대표적인 국책사업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전 대통령과 이 사장의 친밀도는 상당하다는 추측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그는 3년 임기를 마친 뒤 1년 연임에까지 성공하면서 ‘귀화 1호 공기업’ 사장이라는 수식어 외에도 다양한 타이틀을 달게 됐다. 1973년 관광공사법 개정으로 총재 체제에서 사장 체제로 바뀐 후 40년간 역대 한국관광공사 사장 가운데 3년 기본 임기를 채운 전례는 이 사장을 포함해 단 3명뿐이다.

이 전 사장은 특히 역대 사장 중 유일하게 1년 추가 연임까지 채운 사장으로 모두 4년3개월 넘게 ‘최장수 관광공사 사장’으로 재직하는 기록도 세웠다.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이후 관광공사를 포함한 공공기관의 후속 인사가 미뤄지면서 올해 7월29일로 추가 임기가 끝난 상태지만 최근까지 사장직을 수행해왔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이참은?]

▲독일 출생
▲구텐버그대 불문학, 신학과 학사
▲트리니티대 대학원 성서상담학 석사
▲한독상공회의소 이사
▲해성 엔지니어링 대표이사
▲문화관광부 한국방문의해 추진위원
▲참스마트 대표이사
▲빅웰 회장
▲KTF 사외이사
▲기아자동차 고문
▲기획예산처 혁신 자문위원
▲예일회계법인 고문
▲한반도 대운하 특별위원회 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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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를 내면서 지급보증 섰던 롯데건설에 보유지분 25%를 넘겼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사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사는 롯데건설로부터 지분을 일부 양도받은 것으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는 사실상 롯데건설인 셈이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49%)가 됐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