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기획특집④>친일파 재산 환수 현황 짚어보니

친일재산 국가귀속 땅 여의도 면적 육박했다!

“이 지구상에서 나라를 팔아서 후손까지 영화를 누리게 두고 보는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다.” 건국 61주년이 다가오면서 국민들의 시선이 친일파 후손들의 행태에 쏠리고 있다. 친일·반민족행위자의 재산을 확인해 국고로 환수하는 친일·반민족행위재산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와 친일파 후손 간의 힘겨루기가 4년째 ‘진행형’인 탓이다. 땅을 팔아치운 친일파 후손들은 “땅을 뺏는 게 민주주의냐”며 당당한 입장이다. 현재 조사위와 소송을 불사하고 있다. 반면 조사위는 기간 내 이들의 재산을 모두 국고에 환수시키겠다고 강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게다가 조사위는 일제강점기 정부 고위직으로만 한정했던 재산 환수 대상자를 군과 경찰 등을 포함해 대폭 늘리고 오는 8월15일 발표할 예정이다. 때문에 또 한 번 파란이 일어날 전망이다. <일요시사>는 현재 재산환수 실태와 문제점을 짚어봤다.

21건 중 19건 진행 중, 1심 끝난 15건 모두 “국가환수 정당”
조사위 2006년부터 재산환수 나서 친일파 후손과 법정다툼


조사위가 친일파 후손들을 상대로 재산환수에 나선 것은 지난 2005년. 재산환수의 근거는 민족정기 회복과 과거사 청산을 위해 친일파들이 부역(附逆) 대가로 얻은 토지를 국가가 환수할 수 있도록 한 ‘친일 반민족 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에 있다. 이 같은 특별법을 근거로 출범한 것이 조사위다.
조사위는 을사늑약 등 국권 침탈 조약에 관여한 대신과 조선총독부 고위 관계자, 중추원 의원 등 450여 명을 대상으로 재산환수에 나섰다. 그리고 친일파 77명의 것이던 여의도 면적의 70%에 달하는 토지 554만㎡를 국가로 귀속하는 결정을 내렸다.

친일파 후손들과
뺐고 버티기 ‘승부’

강동희·민병석·민상호·민영휘·조중응·이해승·유정수·이재곤·김서규·이진호·이경식·이정로·조성근·이건춘·서상훈·박희양·고원훈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환수 결정이 내려진 인물로는 ‘을사오적’인 이완용, 권중현, 이지용, 송병준, 민영휘등이 있다.
조사위는 지금까지 조사 대상자 454명 중 94명의 토지 774만4000여㎡(시가총액 1571억원)에 대해 국가귀속 결정을 내렸다. 실제 지난 2006년부터 최근까지 조사위 성적표를 보면 친일 행위자 94명의 토지 770만여㎡, 시가로 1571억원어치가 국가귀속. 독도 면적의 두 배에 달하는 일본인 명의의 토지 36만여㎡를 환수했다. 

그럼에도 친일파 후손 대부분은 이에 불복해 조사위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지난 2월 기준으로 지금까지 친일파 후손들이 국가귀속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낸 행정 소송은 모두 21건이다. 이 중 19건에 대한 1·2심이 진행되고 있다. 친일파 후손이 1심에서 패소한 뒤 항소를 포기하거나 소장을 낸 직후 소송을 취하한 것은 단 2건뿐이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국가귀속 결정을 내린 땅은 공시지가로만 따져도 617억원, 시가로는 무려 1350억원에 달한다”면서 “친일파 후손들이 세인들로부터 도덕적인 비난까지 받아 가면서 소송을 벌이는 것은 막대한 재산 가치가 있는 땅이 눈앞에 걸려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사실 그동안 친일파 후손들은 조상이 친일의 대가로 얻은 재산으로 기득권을 보장받았다. 또 빠른 속도로 땅을 팔아 현금을 챙겼다. 게다가 해방 이후 줄곧 상류층으로 살아왔다.

친일파 후손들이 침묵을 깬 것은 지난해 8월부터다. 적극적인 ‘땅 지키기’에 나선 것이다.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을 제기하고 나서는가 하면 이의신청도 급증했다. 이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며 나서자 이때부터 재산환수를 추진하는 정부정책이 ‘삐그덕’ 거리기 시작했다.
소송을 제기한 친일파 후손 중 대표적인 사례는 민영휘의 후손들이다. 민영휘는 일제식민통치 시절 식민지 경제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설립된 조선식산은행 설립위원, 조선총독부 자문기구인 조선교육회 부회장, 일선융화단체인 대정친목회 등의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자작 작위 등을 수여받았던 인물.

이들 후손 20명은 2007년 11월 조사위 결정에 대해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조사위는 “조상 민씨가 친일반민족행위자에 해당한다”며 민씨에게 물려받은 시가 71억원 상당의 경기도 용인 소재 32만5531㎡의 땅에 대해 국가귀속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뿐만 아니다. 일제시대 조선총독부 중추원 부의장 등을 지낸 민병석의 후손 민모씨도 조사위를 상대로 귀속결정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민씨는 2007년 조사위가 3차례에 걸쳐 자신이 상속받은 토지 1만4000여㎡에 대해 국가귀속 결정을 내리자 이를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낸 것. 자신이 상속받은 토지는 민병석의 부친 생존 당시 취득한 것이므로 친일 대가가 아니므로 환수는 부당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중추원 고문을 지낸 조중응의 후손들도 소송을 제기했다. “토지 6500여㎡를 국가에 귀속시킨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게 소송 이유다.

친일파 유정수의 후손 유모씨 등 4명도 소송에 가담했다. 2007년 11월 조사위가 유정수의 토지에 대해 국가 귀속 결정을 내리자 “국가가 가문의 토지를 환수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유종수는 1921년부터 1938년까지 조선총독부 중추원 참의를 역임하면서 일본제국주의에 협력했던 사실이 인정돼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인물이다. 

일제강점기 일본군 육군참장·중장 및 중추원 참의 등을 지낸 친일파 조성근의 후손 9명도 소송을 ‘조상 땅 찾기’ 소송에 나섰다. 조성근 후손 명의의 청계산 일부 임야 77만3752㎡ (공시지가 45억원 상당) 등에 대해 국가귀속을 결정을 내린 조사위에 반발한 조치다.

“재산환수는 부당하다”
친일파 후손 소송 불사

‘정미칠적(丁未七賊)’ 송병준의 증손자 송모(64)씨 등 7명이 “인천시 부평구 일대 13만3000평의 땅을 돌려 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원인무효로 인한 소유권등기말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지난 2005년 11월 동일 토지에 대한 소유권확인 및 등기말소를 주장하며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1심에서 패소한 바 있다. 

일제 강점기 친일파 이재곤의 손자 이모(79)씨도 국가에 귀속된 재산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냈다. 이씨는 조사위가 2007년 8월 내린 경기 김포시의 임야 15만2297㎡, 전 596㎡, 도로 5851㎡ 등 총 15만9620㎡에 달하는 토지의 국가귀속 결정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씨는 소송 사유에 대해 “조사위가 친일의 대가로 보고 국가귀속 결정을 내린 토지가 사패지(국가가 개인에게 수확물을 받을 권리를 준 밭)로서 이재곤이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완산 이씨 경창군파 문중의 선산이기 때문에 국가귀속이 부당하다”고 밝혔다.

이재곤은 1906년 대한제국 황재실의 재산을 정리하는 데 앞장서고 고종의 퇴위를 강요했던 인물. 게다가 1907년 헤이그 밀사 사건 이후 대한 제국의 모든 행정권을 일본 통감부 감독 아래 두는 한일신협약 체결을 주도하는 등 친일 행각을 벌여 일제로부터 자작 작위까지 받았다.
하지만 법원의 입장은 단호했다. 송병준, 조성근 후손 등에 이은 친일파 후손의 재산환수 소송은 번번이 패소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

실제 지난해 10월14일 친일파 민영휘의 후손들이 “당시 민영휘는 압박에 의해 친일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므로 국가의 재산환수는 부당하다”며 제기한 친일재산 국가귀속 결정 취소 소송에 대해 패소 결정을 내렸다.

“친일행위는 반역행위
재산환수는 정당하다”

판결문에선 “민씨는 일본으로부터 자작 작위를 수여받았음에도 이를 거부·반납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친일파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친일행위는 민족과 국가에 대한 중대한 반역행위로 이에 따른 재산환수는 정당하다”고 밝혔다.
민병석 후손 민씨도 제동이 걸렸다. 지난 1월8일 원고 패소 판결 결정을 받은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는 판결문을 통해 “민병석은 친일반민족행위의 대가로 각종 이권과 혜택을 받았고 한일합방 이후 토지를 취득한 것도 이와 무관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취득 자체에 정당성이 없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8월, 조중응의 후손들도 패소 처분을 받았다. 법원은 “조중응이 친일행위의 대가로 이권과 특권적 혜택을 받은 점을 보면 이 땅도 이와 무관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원고패소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올해 들어서도 친일파 후손들의 ‘패소행진’은 계속됐다. 일례로 지난 2월8일, 서울고법 민사7부는 송병준의 증손자 송모(64)씨 등 7명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 조사위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가 “송병준은 ‘특별법’에 따라 친일반민족행위자로 분류된다. 송병준이 일제시대에 하사받은 재산을 국가가 환수하는 것은 정당하다. 국가는 사회정의실현을 위해 한일합방의 공으로 받은 송병준의 재산 등을 환수할 권한이 있다”고 판시한 것이다.
지난 2월11일 서울행정법원은 “국가에 귀속된 조상의 땅이 친일의 대가로 취득한 재산이라 볼 수 없다. 유족들은 해당 토지가 평양조씨 종중에 소속된 땅이라고 주장하지만 조성근은 평양조씨 승지공파의 직계후손도 아니며 이 토지를 사정받고자 상당한 비용을 부담했다. 이는 일본제국주의에 협력해 상당한 재산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라며 고 친일재산국가귀속결정 취소 청구소송을 기각했다.

최근까지 친일 행위자 94명의 토지 770만여㎡ 국가귀속
독도 면적 두 배 달하는 일본인 명의 토지 36만여㎡ 환수  


친일파 유정수 후손 유씨 등도 올 2월15일 원고패소 처분을 받았다. 이날 서울 행정법원 행정3부는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일본제국주의에 협력한 대가로 취득한 재산은 헌법상 보호될 수 없다. 또한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법률은 현재 시행과정에 있는 법률이므로 소급입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문에 명시했다.

이어 “친일 인사가 일본제국주의에 협력한 대가로 받은 토지를 환수하는 것일 뿐 유씨 등이 그의 후손이란 사유만으로 불이익을 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2월16일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는 이재곤의 후손 이씨가 낸 국가귀속결정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씨는 문제의 토지에 관한 사패교지나 사패석 등 사패지임을 증명할 만한 자료를 하나도 제출하지 못했고 완산 이씨 경창군의 직계 자손들의 묘도 경기 양주시에 있었다가 1963년에 이르러서야 김포시의 토지로 이장되는 등 주장과 어긋나는 정황이 있다.

또 이재곤은 완산 이씨 경창군파 문중과 별다른 관계가 없는 사람으로부터 1912년 토지를 이전받기도 했으며 한일합방 무렵 일부 토지에 관한 소유권 증명은 일제에 의해 주도됐던 식민지 토지정비 정책에 편승해 받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발생했다. 정부의 환수조치가 제3의 피해자를 양산한 것이다. 친일파 후손들로부터 땅을 산 사람들이 그들이다.

실제 지난 2006년 9월, 박모씨는 경기 고양시 일산 동구의 토지 892㎡를 민병석의 후손 민모(71)씨로부터 1억6200만원에 매입했다. 하지만 이때는 특별법 공포 이후 시점.
이듬해인 2007년 11월, 조사위가 민병석의 재산에 대해 국가귀속 결정을 내리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박씨는 졸지에 땅을 빼앗길 입장에 놓여버린 것이다. 결국 그는 “친일재산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산 땅이므로 귀속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결과 박씨는 1심에서 승소했다. 그러나 조사위는 바로 제동을 걸고 나섰다. 항소심을 거치지 않고 대법원에 비약상고한 것이다. 이 같은 대립은 대법원이 박씨의 손을 들어주면서 끝을 맺었다.
그런가 하면 친일파의 땅을 잘못 샀다 피해를 보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연천의 한 농민은 빚까지 내서 땅을 샀으나 일제시대 귀족의 땅이라는 이유로 1년 만에 국가에 귀속되기도 했다.

한편 최근 조사위는 또 다른 ‘칼’을 빼들었다. 일제 치하 정부 고위직으로만 한정했던 재산환수 대상자에 군과 경찰 등을 포함해 대폭 늘리기로 한 것이다. 기존 조사대상과 별도로 친일 정도가 중대한 이들을 선정해 전원위원회 결정을 거쳐 이번 광복절에 발표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친일파 재산환수
범위 대폭 확대


각계각층은 이번 조치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있다. 군과 경찰, 예술계 등에서 활동한 친일 인사의 재산 환수도 추진하겠다는 뜻이란 이유에서다. 대상자에 누가 포함되느냐에 따라 사회 각계에 파장은 일파만파 확산될 전망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친일파 후손들의 재산 찾기 노력이 집요해지고 있다”면서 “친일파 후손들이 재산을 되찾을 수 있다는 헛된 기대를 주지 말아야 하며 친일파 재산 환수에 대한 법원의 확고한 의지와 조사위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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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