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기획특집④>친일파 재산 환수 현황 짚어보니

친일재산 국가귀속 땅 여의도 면적 육박했다!

“이 지구상에서 나라를 팔아서 후손까지 영화를 누리게 두고 보는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다.” 건국 61주년이 다가오면서 국민들의 시선이 친일파 후손들의 행태에 쏠리고 있다. 친일·반민족행위자의 재산을 확인해 국고로 환수하는 친일·반민족행위재산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와 친일파 후손 간의 힘겨루기가 4년째 ‘진행형’인 탓이다. 땅을 팔아치운 친일파 후손들은 “땅을 뺏는 게 민주주의냐”며 당당한 입장이다. 현재 조사위와 소송을 불사하고 있다. 반면 조사위는 기간 내 이들의 재산을 모두 국고에 환수시키겠다고 강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게다가 조사위는 일제강점기 정부 고위직으로만 한정했던 재산 환수 대상자를 군과 경찰 등을 포함해 대폭 늘리고 오는 8월15일 발표할 예정이다. 때문에 또 한 번 파란이 일어날 전망이다. <일요시사>는 현재 재산환수 실태와 문제점을 짚어봤다.

21건 중 19건 진행 중, 1심 끝난 15건 모두 “국가환수 정당”
조사위 2006년부터 재산환수 나서 친일파 후손과 법정다툼


조사위가 친일파 후손들을 상대로 재산환수에 나선 것은 지난 2005년. 재산환수의 근거는 민족정기 회복과 과거사 청산을 위해 친일파들이 부역(附逆) 대가로 얻은 토지를 국가가 환수할 수 있도록 한 ‘친일 반민족 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에 있다. 이 같은 특별법을 근거로 출범한 것이 조사위다.
조사위는 을사늑약 등 국권 침탈 조약에 관여한 대신과 조선총독부 고위 관계자, 중추원 의원 등 450여 명을 대상으로 재산환수에 나섰다. 그리고 친일파 77명의 것이던 여의도 면적의 70%에 달하는 토지 554만㎡를 국가로 귀속하는 결정을 내렸다.

친일파 후손들과
뺐고 버티기 ‘승부’

강동희·민병석·민상호·민영휘·조중응·이해승·유정수·이재곤·김서규·이진호·이경식·이정로·조성근·이건춘·서상훈·박희양·고원훈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환수 결정이 내려진 인물로는 ‘을사오적’인 이완용, 권중현, 이지용, 송병준, 민영휘등이 있다.
조사위는 지금까지 조사 대상자 454명 중 94명의 토지 774만4000여㎡(시가총액 1571억원)에 대해 국가귀속 결정을 내렸다. 실제 지난 2006년부터 최근까지 조사위 성적표를 보면 친일 행위자 94명의 토지 770만여㎡, 시가로 1571억원어치가 국가귀속. 독도 면적의 두 배에 달하는 일본인 명의의 토지 36만여㎡를 환수했다. 

그럼에도 친일파 후손 대부분은 이에 불복해 조사위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지난 2월 기준으로 지금까지 친일파 후손들이 국가귀속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낸 행정 소송은 모두 21건이다. 이 중 19건에 대한 1·2심이 진행되고 있다. 친일파 후손이 1심에서 패소한 뒤 항소를 포기하거나 소장을 낸 직후 소송을 취하한 것은 단 2건뿐이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국가귀속 결정을 내린 땅은 공시지가로만 따져도 617억원, 시가로는 무려 1350억원에 달한다”면서 “친일파 후손들이 세인들로부터 도덕적인 비난까지 받아 가면서 소송을 벌이는 것은 막대한 재산 가치가 있는 땅이 눈앞에 걸려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사실 그동안 친일파 후손들은 조상이 친일의 대가로 얻은 재산으로 기득권을 보장받았다. 또 빠른 속도로 땅을 팔아 현금을 챙겼다. 게다가 해방 이후 줄곧 상류층으로 살아왔다.

친일파 후손들이 침묵을 깬 것은 지난해 8월부터다. 적극적인 ‘땅 지키기’에 나선 것이다.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을 제기하고 나서는가 하면 이의신청도 급증했다. 이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며 나서자 이때부터 재산환수를 추진하는 정부정책이 ‘삐그덕’ 거리기 시작했다.
소송을 제기한 친일파 후손 중 대표적인 사례는 민영휘의 후손들이다. 민영휘는 일제식민통치 시절 식민지 경제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설립된 조선식산은행 설립위원, 조선총독부 자문기구인 조선교육회 부회장, 일선융화단체인 대정친목회 등의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자작 작위 등을 수여받았던 인물.

이들 후손 20명은 2007년 11월 조사위 결정에 대해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조사위는 “조상 민씨가 친일반민족행위자에 해당한다”며 민씨에게 물려받은 시가 71억원 상당의 경기도 용인 소재 32만5531㎡의 땅에 대해 국가귀속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뿐만 아니다. 일제시대 조선총독부 중추원 부의장 등을 지낸 민병석의 후손 민모씨도 조사위를 상대로 귀속결정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민씨는 2007년 조사위가 3차례에 걸쳐 자신이 상속받은 토지 1만4000여㎡에 대해 국가귀속 결정을 내리자 이를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낸 것. 자신이 상속받은 토지는 민병석의 부친 생존 당시 취득한 것이므로 친일 대가가 아니므로 환수는 부당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중추원 고문을 지낸 조중응의 후손들도 소송을 제기했다. “토지 6500여㎡를 국가에 귀속시킨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게 소송 이유다.

친일파 유정수의 후손 유모씨 등 4명도 소송에 가담했다. 2007년 11월 조사위가 유정수의 토지에 대해 국가 귀속 결정을 내리자 “국가가 가문의 토지를 환수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유종수는 1921년부터 1938년까지 조선총독부 중추원 참의를 역임하면서 일본제국주의에 협력했던 사실이 인정돼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인물이다. 

일제강점기 일본군 육군참장·중장 및 중추원 참의 등을 지낸 친일파 조성근의 후손 9명도 소송을 ‘조상 땅 찾기’ 소송에 나섰다. 조성근 후손 명의의 청계산 일부 임야 77만3752㎡ (공시지가 45억원 상당) 등에 대해 국가귀속을 결정을 내린 조사위에 반발한 조치다.

“재산환수는 부당하다”
친일파 후손 소송 불사

‘정미칠적(丁未七賊)’ 송병준의 증손자 송모(64)씨 등 7명이 “인천시 부평구 일대 13만3000평의 땅을 돌려 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원인무효로 인한 소유권등기말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지난 2005년 11월 동일 토지에 대한 소유권확인 및 등기말소를 주장하며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1심에서 패소한 바 있다. 

일제 강점기 친일파 이재곤의 손자 이모(79)씨도 국가에 귀속된 재산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냈다. 이씨는 조사위가 2007년 8월 내린 경기 김포시의 임야 15만2297㎡, 전 596㎡, 도로 5851㎡ 등 총 15만9620㎡에 달하는 토지의 국가귀속 결정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씨는 소송 사유에 대해 “조사위가 친일의 대가로 보고 국가귀속 결정을 내린 토지가 사패지(국가가 개인에게 수확물을 받을 권리를 준 밭)로서 이재곤이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완산 이씨 경창군파 문중의 선산이기 때문에 국가귀속이 부당하다”고 밝혔다.

이재곤은 1906년 대한제국 황재실의 재산을 정리하는 데 앞장서고 고종의 퇴위를 강요했던 인물. 게다가 1907년 헤이그 밀사 사건 이후 대한 제국의 모든 행정권을 일본 통감부 감독 아래 두는 한일신협약 체결을 주도하는 등 친일 행각을 벌여 일제로부터 자작 작위까지 받았다.
하지만 법원의 입장은 단호했다. 송병준, 조성근 후손 등에 이은 친일파 후손의 재산환수 소송은 번번이 패소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

실제 지난해 10월14일 친일파 민영휘의 후손들이 “당시 민영휘는 압박에 의해 친일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므로 국가의 재산환수는 부당하다”며 제기한 친일재산 국가귀속 결정 취소 소송에 대해 패소 결정을 내렸다.

“친일행위는 반역행위
재산환수는 정당하다”

판결문에선 “민씨는 일본으로부터 자작 작위를 수여받았음에도 이를 거부·반납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친일파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친일행위는 민족과 국가에 대한 중대한 반역행위로 이에 따른 재산환수는 정당하다”고 밝혔다.
민병석 후손 민씨도 제동이 걸렸다. 지난 1월8일 원고 패소 판결 결정을 받은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는 판결문을 통해 “민병석은 친일반민족행위의 대가로 각종 이권과 혜택을 받았고 한일합방 이후 토지를 취득한 것도 이와 무관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취득 자체에 정당성이 없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8월, 조중응의 후손들도 패소 처분을 받았다. 법원은 “조중응이 친일행위의 대가로 이권과 특권적 혜택을 받은 점을 보면 이 땅도 이와 무관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원고패소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올해 들어서도 친일파 후손들의 ‘패소행진’은 계속됐다. 일례로 지난 2월8일, 서울고법 민사7부는 송병준의 증손자 송모(64)씨 등 7명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 조사위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가 “송병준은 ‘특별법’에 따라 친일반민족행위자로 분류된다. 송병준이 일제시대에 하사받은 재산을 국가가 환수하는 것은 정당하다. 국가는 사회정의실현을 위해 한일합방의 공으로 받은 송병준의 재산 등을 환수할 권한이 있다”고 판시한 것이다.
지난 2월11일 서울행정법원은 “국가에 귀속된 조상의 땅이 친일의 대가로 취득한 재산이라 볼 수 없다. 유족들은 해당 토지가 평양조씨 종중에 소속된 땅이라고 주장하지만 조성근은 평양조씨 승지공파의 직계후손도 아니며 이 토지를 사정받고자 상당한 비용을 부담했다. 이는 일본제국주의에 협력해 상당한 재산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라며 고 친일재산국가귀속결정 취소 청구소송을 기각했다.

최근까지 친일 행위자 94명의 토지 770만여㎡ 국가귀속
독도 면적 두 배 달하는 일본인 명의 토지 36만여㎡ 환수  


친일파 유정수 후손 유씨 등도 올 2월15일 원고패소 처분을 받았다. 이날 서울 행정법원 행정3부는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일본제국주의에 협력한 대가로 취득한 재산은 헌법상 보호될 수 없다. 또한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법률은 현재 시행과정에 있는 법률이므로 소급입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문에 명시했다.

이어 “친일 인사가 일본제국주의에 협력한 대가로 받은 토지를 환수하는 것일 뿐 유씨 등이 그의 후손이란 사유만으로 불이익을 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2월16일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는 이재곤의 후손 이씨가 낸 국가귀속결정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씨는 문제의 토지에 관한 사패교지나 사패석 등 사패지임을 증명할 만한 자료를 하나도 제출하지 못했고 완산 이씨 경창군의 직계 자손들의 묘도 경기 양주시에 있었다가 1963년에 이르러서야 김포시의 토지로 이장되는 등 주장과 어긋나는 정황이 있다.

또 이재곤은 완산 이씨 경창군파 문중과 별다른 관계가 없는 사람으로부터 1912년 토지를 이전받기도 했으며 한일합방 무렵 일부 토지에 관한 소유권 증명은 일제에 의해 주도됐던 식민지 토지정비 정책에 편승해 받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발생했다. 정부의 환수조치가 제3의 피해자를 양산한 것이다. 친일파 후손들로부터 땅을 산 사람들이 그들이다.

실제 지난 2006년 9월, 박모씨는 경기 고양시 일산 동구의 토지 892㎡를 민병석의 후손 민모(71)씨로부터 1억6200만원에 매입했다. 하지만 이때는 특별법 공포 이후 시점.
이듬해인 2007년 11월, 조사위가 민병석의 재산에 대해 국가귀속 결정을 내리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박씨는 졸지에 땅을 빼앗길 입장에 놓여버린 것이다. 결국 그는 “친일재산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산 땅이므로 귀속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결과 박씨는 1심에서 승소했다. 그러나 조사위는 바로 제동을 걸고 나섰다. 항소심을 거치지 않고 대법원에 비약상고한 것이다. 이 같은 대립은 대법원이 박씨의 손을 들어주면서 끝을 맺었다.
그런가 하면 친일파의 땅을 잘못 샀다 피해를 보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연천의 한 농민은 빚까지 내서 땅을 샀으나 일제시대 귀족의 땅이라는 이유로 1년 만에 국가에 귀속되기도 했다.

한편 최근 조사위는 또 다른 ‘칼’을 빼들었다. 일제 치하 정부 고위직으로만 한정했던 재산환수 대상자에 군과 경찰 등을 포함해 대폭 늘리기로 한 것이다. 기존 조사대상과 별도로 친일 정도가 중대한 이들을 선정해 전원위원회 결정을 거쳐 이번 광복절에 발표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친일파 재산환수
범위 대폭 확대


각계각층은 이번 조치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있다. 군과 경찰, 예술계 등에서 활동한 친일 인사의 재산 환수도 추진하겠다는 뜻이란 이유에서다. 대상자에 누가 포함되느냐에 따라 사회 각계에 파장은 일파만파 확산될 전망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친일파 후손들의 재산 찾기 노력이 집요해지고 있다”면서 “친일파 후손들이 재산을 되찾을 수 있다는 헛된 기대를 주지 말아야 하며 친일파 재산 환수에 대한 법원의 확고한 의지와 조사위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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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