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류스타들이 잇따라 독립을 선언하자, 조금 인기가 있다 싶은 연예인들은 소속사와 작은 마찰만 있어도 “나도 독립이나 하지 뭐”라는 말을 달고 산다. 처음엔 사소한 다툼으로 시작된 소속사와 연예인의 감정싸움은 차츰 골이 깊어지면서 법정 다툼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인터뷰 때 “당분간 쉬고 싶다”고 말하던 A양
휴가 끝나고 “왜 작품이 없냐”며 매니저 타박
항상 웃는 얼굴과 애교 있는 말투로 20대에서부터 50대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팬을 자랑하며 요즘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여배우 A양. 그녀는 한 편의 드라마 출연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녀는 각종 매체와의 인터뷰나 방송에 출연할 때마다 “당분간은 다음 작품에 연연하지 않고 재충전할 시간을 갖겠다. 몇 달 동안 쉬지도 못하고 일을 했으니 이제는 나를 좀 챙기겠다”고 말했다. 소속사에서도 그녀가 그동안 고생한 것을 고려해 일종의 포상휴가 차원으로 가족동반 여행 등을 보내주었다.
기획사 옮겨
계약금 챙기려고(?)
그러나 화장실 가기 전과 다녀온 후의 마음이 다르다는 말이 있듯이 그녀의 속마음 역시 공개적으로 떠들던 것과는 달랐다. 휴가를 다녀오자마자 소속사 관계자들과 주위의 사람들에게 거의 한 시간마다 전화해 “왜 다음 작품을 잡아주지 않냐” “광고는 왜 안 들어오냐”며 타박을 한다는 것.
A양의 매니저 B씨는 “작품이 끝나면 당분간 쉬겠다고 해서 섭외 요청이 들어와도 거절하고 연락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행을 다녀온 후 이제는 한 시간마다 전화해 귀찮게 한다. 어떨 때는 짜증을 내기도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공식적인 활동을 전혀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매일 피부과와 미용실 등을 다니며 쓰는 비용을 회사 경비로 처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매니저 B씨는 “계약서상에 ‘활동을 안 할 때 개인적으로 쓰는 비용은 개인적으로 처리한다’는 조항이 있다. 하지만 A양은 피부과, 미용실뿐 아니라 심지어 친구들과 놀러 다니거나 식사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회사 경비로 처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B씨는 이어 “활동할 때보다 쓰는 비용보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이 쓰고 있다. 이 상태로 가다가는 기획사가 문 닫아야 할 형편이다”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 정도 되자 소속사 측에서는 전속계약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녀와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런 소속사의 결정을 전혀 모르는 눈치 없는 여배우 A양이 먼저 “재계약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나를 붙잡으려면 내 명성(?)에 걸맞은 톱스타급의 대우를 해 달라”고 말해 또 한 번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여기에 덧붙여 만나는 연예 관계자들에게 “소속사가 자신을 뒷받침 못해서 한류스타가 못 되고 있다”며 “소속사 대표가 너무 무능하다”고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고 다닌다고 한다.
매니저 B씨는 “이제는 A양도 회사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을 어렴풋이 짐작을 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기세당당한 A양은 ‘나도 굳이 소속사가 필요 없다. 요즘 대세는 톱스타들의 독자행보다. 나도 독립회사를 차리겠다’고 말해 다시 한 번 연예 관계자들의 실소를 사고 있다”고 전했다.
피부과·미용실·식사비용까지 회사 경비로 처리
“독립할 거야” 외치며 소속사 대표 욕하고 다녀
사태가 이쯤 되자 A양 소속사에서는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인한 명예훼손과 계약서상에 나온 내용 외에 A양이 쓴 비용을 상정해 청구할 예정이다.
매니저 B씨는 “소속사에서 A양 뒷받침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공들인 게 있는데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고 다니는 것은 참을 수가 없다”며 “독립회사를 차리는 것을 유행으로 아는 연예인들이 많다. 나가서 고생을 해봐야 고마움을 느낄 것이다”고 전했다.
일부 연예계 관계자들은 A양의 행태를 두고 기획사를 옮겨 계약금을 챙기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몸값은 종전 계약 파기에 대한 위약금을 치르고도 남는다.
심지어 일부 연예 기획사나 영화 또는 드라마 제작사는 위약금 이상의 몸값을 제시하며 스타들을 유혹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계약의 법적 구속력은 무의미한 휴지조각이 되곤 한다.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계약 당사자 간의 감정싸움은 추악하기 그지없이 펼쳐져 연예계의 구조적 후진성을 드러낸다. 사소한 부분에 대한 흠집 잡기부터 사생활에 대한 공격까지 이어진다. 이는 결과적으로 이미지 실추로 인한 상품성 손상, 신뢰도 추락, 생명력 단축 등의 악영향을 미치는 결과가 된다.
매니저 B씨는 “사실 A양이 몰래 다른 기획사 관계자를 만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몇 년 전부터 연예인들이 일에 대한 지원이나 신뢰보다는 돈을 좇아 기획사를 찾는 풍조가 당연시되고 있다”며 “기획사들 역시 정상적인 이익 창출보다 수익을 외부 자금 유치에서 찾다 보니 서로 상대를 이용하려는 관계가 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A양은 기획사를 옮겨야 더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안 것이다. 신인 때부터 모습을 보아온 원제작자에게는 하기 싫은 스케줄을 빼 달라거나 사소한 것에 대해 나은 대우를 요구하는 것 등이 쉽지 않으나 스타급에 올라 거처를 옮기면 부담 없이 요청할 수 있다.
매니저 B씨는 “A양은 처음엔 안 그랬는데 얼굴이 알려지기 시작한 후 신인시절 본인이 출연했던 프로그램에서 출연요청이 오면 ‘내가 저길 나가야 돼’ 하는 식으로 말하며 자주 말다툼을 했다”고 전했다.
A양 꼬리 내리고 ‘자숙’
잘못 빌며 재계약 외쳐
한편 A양의 이런 행동이 연예계에 퍼지면서 A양을 데리고 가려던 기획사는 슬그머니 종적을 감추었다. 이에 A양도 꼬리를 내리고 소속사 대표를 찾아가 “지금까지 키워주신 은혜를 잊고 내가 어딜 가겠냐”며 “독립한다는 얘기는 그냥 ‘욱’해서 해본 얘기다”라고 잘못을 빌며 재계약을 외치고 있다. 지금은 깊은 반성을 하며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A양의 행보가 앞으로 어찌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