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사건> 용인 토막살인 전말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07.15 11:39:08
  • 댓글 0개

살점 하나하나 도려낸 잔인한 칼질

[일요시사=사회팀] '제2의 오원춘'사건이 터졌다. 범인은 이제 갓 만으로 18살을 넘긴 심모군(19)이었다. 심군은 자신이 살해한 시신을 수십 조각으로 훼손해 욕조에 버리는 등 범행 수법에서 오원춘과 맞먹는 잔혹함을 드러냈다.



지난 10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10대 여성을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심군을 긴급체포했다.

조각 난 시체
변기에 버렸다

경찰에 따르면 심군은 지난 8일 오후 9시께 경기 용인 기흥구에 위치한 한 모텔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A(17)양을 성폭행한 뒤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심군은 같은 날 오전 5시30분께 친구 B(19)군과 같이 모텔에 투숙했다. 전날 이들은 DVD방에서 영화를 본 뒤 당구를 치며 함께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일 잠에서 깬 심군은 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해 A양을 모텔로 불러냈다. 시간은 오후 3시30분께였다. "놀러오라"는 심군의 말에 A양은 의심 없이 모텔로 찾아왔다.

과거 A양은 부모님을 따라 싱가포르로 이민을 떠났었다. 하지만 현지 적응에 실패해 3년 전 한국으로 귀국했다. 경기 분당의 한 고등학교를 다니던 A양은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느끼고 자퇴했다. 이후 A양은 경기 용인의 한 오피스텔을 얻어 혼자 생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알고 지내던 여동생 성폭행 후 살해
모텔서 커터칼로 시신 수십 조각으로 훼손

이런 A양을 심군에게 소개시켜 준 인물은 바로 B군이었다. A양은 한 달여 전 B군의 소개로 심군을 만났다. '고등학교 자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던 이들은 최근 두 차례 정도 만남을 가졌으며, 종종 메시지를 주고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이 모텔에 도착한 뒤 심군은 A양을 남겨두고 오후 4시께 외출했다. B군의 안과 치료에 동행한 것이다. B군이 치료를 받는 사이 심군은 인근 편의점에서 문구용 커터칼 1개와 공업용 커터칼 1개를 구입했다. 그리고 이들은 다시 모텔로 돌아와 나란히 침대에 누워 애니메이션을 보며 대화를 나눴다.

B군은 이날 오후 7시40분께 "선약이 있다"며 먼저 모텔 밖으로 나갔다. 자연스레 심군과 A양, 단 둘만 남은 상황에서 심군은 악마로 돌변했다. A양에게 돌연 성관계를 요구한 것이다. 하지만 A양이 거세게 반항하자 심군은 완력을 이용해 성폭행을 시도했다. 앞서 구입한 커터칼은 A양을 협박하는데 이용됐다.

성폭행 시도 후 A양의 신고가 두려워진 심군은 함께 있던 A양을 목 졸라 살해했다. 시간은 오후 9시께. 이때부터 심군의 엽기적인 행각이 시작됐다.

"작업 중이야
피 뽑고 있어"

심군은 죽은 A양의 시신을 욕조로 옮겼다. 그리고 공업용 커터칼로 시신의 살점을 하나하나 도려냈다. 커터칼이 부러지자 인근 편의점에서 새로운 커터칼을 구입, 훼손을 계속하는 집요함을 보였다.

9일 오전 0시께 심군은 자신의 친구 B군에게 "작업 중이야"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B군이 "무슨 소리냐"고 묻자 심군은 "지금 피 뽑고 있어"라며 훼손된 A양의 시체 사진을 보냈다. 사진 속 시체는 말로 담을 수 없을 만큼 끔찍한 모습이었다.

처음 B군은 인터넷에 떠도는 엽기 사진 정도로 알고 "장난치지 마라"는 답장을 보냈다. 하지만 심군은 시신의 위치를 바꿔가며 거듭 B군에게 사진을 보냈다. 그러나 A양이 살해됐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한 B군은 그대로 잠이 들었다.

그 시각 심군은 여전히 A양의 시체를 앞에 두고 끔찍한 일을 벌이고 있었다. 그의 잔인한 칼질에 A양의 시신은 점차 본래의 모습을 잃고, 처참히 찢겨졌다. 사건으로부터 16시간이 지난 9일 오후 1시15분이 돼서야 심군은 시신 훼손 작업을 마무리했다.

시신을 모두 조각낸 심군은 인근 마트에 들러 김장용 검은 비닐봉투를 구입해 모텔로 돌아왔다. 이때 시각이 오후 1시35분이었다. 심군은 남아있는 뼈를 모두 부러뜨려 비닐봉투에 담았다. 마지막 살점도 변기에 넣고 물을 내려 유기했다. 심군이 검은 봉투를 들고 모텔 밖으로 나온 시간은 오후 2시였다.

그는 도로변의 택시를 타고 경기 용인 이동면 자신의 집으로 이동했다. 뼈가 담긴 비닐봉투는 자택 옆에 마련된 이동식 컨테이너 장롱 속에 감췄다. 그리고 약 1시간이 지난 오후 3시29분, 그는 자신의 카카오스토리에 "내겐 인간에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이젠 메말라 없어졌다. 오늘 난 죄책감이란 감정 또한 느끼지 못했고 슬픔이란 감정 또한 느끼지 못했고. 분노를 느끼지도 못했고 아주 짧은 미소만이 날 반겼다. 오늘 이 피비린내에 묻혀 잠들어야겠다"는 글을 적었다.

이어 심군은 피해자를 향해 "활활 재가 되어 날아가세요. 당신에겐 어떤 감정도 없었다는 건 알아줄지 모르겠네요. 악감정 따위도 없었고, 좋은 감정 따위도 없었고, 날 미워하세요. 마지막 순간까지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본 당신 용기 높게 삽니다. 고맙네요. 그 눈빛이 두렵지가 않다는 걸 확실하게 (알게) 해 줘서"라는 글도 남겼다. 이제 갓 천인공노할 범행을 저지른 살인범의 글치고는 너무나 평온했다.

죄책감 없어
오원춘 판박이

심군의 이 같은 행동은 지난해 4월 경기 수원에서 전무후무한 토막 살인을 한 범죄자 오원춘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성폭행을 시도한 점, 젊은 여성을 살해한 점, 엽기적인 방법으로 시신을 훼손한 점 등이 오원춘과 비교됐다.

체포 후 감정의 동요를 보이고 있지 않다는 점도 오원춘과 판박이다. 심군이 시신을 유기한 9일, A양의 부모는 A양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한국 경찰에 미귀가 신고를 접수했다.

비슷한 시각, 잠에서 깬 B군은 어제 일이 꺼림칙해 심군에게 "만나자"는 메시지를 보냈다. 오후 6시6분, 심군은 친구 B군을 만나러 가는 버스 안에서 "체리블라썸 언제 맡아도 그리운 냄새. 버스에서 은은하게 나니 좋다 편하다"고 글을 남겼다.

그리고 B군과 만난 자리에서 심군은 자신의 범행 사실을 B군에게 털어놨다. B군은 심군에게 자수를 권유했고, 심군은 오후 6시28분 "오늘따라 마음이 편하다. 미움도 받겠지만 편하게 가자"는 마지막 글을 자신의 카카오스토리에 올렸다.

경찰이 A양의 주변인들을 상대로 탐문 수사를 벌이던 시각, 심군은 좁혀오는 수사망에 자수를 결심했다. 10일 오전 0시30분께의 일이었다.

심군과 만난 담당 수사팀은 그의 잔혹한 수법에 혀를 내둘렀다. 특히 범죄전력과 정신 병력이 없는 10대의 이 엽기적인 유기 행각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뜯어낸 살점들 변기에 유기
뼈는 부러뜨려 비닐봉투에
살인마 오원춘보다 더한 10대 소년

심군은 검거된 날 오후 3시께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평소 잔인한 호러영화를 좋아했고 해부학 연구 등도 인터넷에서 검색해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영화처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냐"는 질문에는 "한번쯤"이라고 담담하게 대답했다.

범행 당시 심경을 묻는 질문에는 "내가 살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시신 훼손은 현장을 빠져나가기 위해 그랬다. 나중에 집에 와서 죄책감이 들어 자수했다"고 경과를 밝혔다.

심군은 키 175cm가량의 평범한 체형이다. 기타 치는 걸 즐겼으며, 영어도 곧잘 할 정도로 머리가 좋았다. 다만 주변 사람들과 융화되는 성격은 아니었다고 전해진다.

경찰은 심군이 지난해 10월 인천 월미도 바다에 뛰어들어 자살을 기도했다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2주간 치료를 받았던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단순 스트레스에 의한 자살 기도였을 뿐 뚜렷한 정신이상 징후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심군의 범행 사실이 전해지자 인터넷에서는 심군의 실명과 얼굴사진, 출신 학교가 공개됐다. 심군의 지인을 자처한 한 네티즌은 "이번 일로 심군의 학교 동창생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또 이 네티즌은 "학교에서의 심군은 사이코패스가 아니었다"며 평범했던 그의 학교생활을 귀띔하기도 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심군이 사이코패스인 오원춘과 같은 사람이었다면 SNS에 글을 남기는 행위 자체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사이코패스가 아니다"라는 소견을 피력했다. 사이코패스보다는 사회적 정신장애인 소시오패스라는 게 이 교수의 설명.

그는 "심군이 혼자 외톨이처럼 떨어져 살고, 학교도 다니지 않고, 직장생활도 하지 않고. 그러면서 더더욱 인터넷이나 특정 동영상에 몰입하게 되고, 해부학이라는 것도 보게 되고, 폭력적인 것도 보게 되고, 그러면서 자신을 거기에 대비 시켜 살인범과 자신을 동일시하게 되고 하면서 결국 (생각했던 걸) 행동으로 옮긴 것"이라며 "심군이 남긴 글에서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 합리화 하려는 태도가 보였다"고 진단했다.

또 그는 심군의 글에서 "한편으로는 세상이 나를 이렇게 내몰았다는 후회와 사회에 대한 문제 제기도 담겨있다"며 "대부분의 사이코패스가 성인 범좌자인데 반해 미성년이라는 점에서 오원춘과 같은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와 차이를 두고 이해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한편 경찰은 심군 진술에 따라 심군의 자택 장롱에서 훼손된 A양의 시신 일부를 수습했다. 그리고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A양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냈다. 부검 결과가 나오는 대로 심군은 법정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