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현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 내용을 거론하며 “이명박 대통령이 문제를 잘못보고 있다. 국정 기조를 바꾸는 게 아니라 국민의식을 바꿔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이 국민 코드에 맞춰야지 국민이 대통령 코드에 맞추면서 따라갈 수 없다”면서 “대통령이 국민의 코드를 맞출 수 없다면 스스로의 진퇴에 대해서도 고민할 때가 온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명박 대통령 정권 퇴진 요구 발언에 정치권 와글와글
뿔난 한나라당에 ‘화들짝’…민주당 지도부 긴급 진화
곧 이강래 원내대표가 역풍을 우려, “이 의원의 발언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선언을 인용한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이 의원도 “그렇다. 그런 취지로 말한 것이다”라고 한 발 물러섰다. 회의 후 기자들의 질문에도 “사제단이 ‘대통령이 국민 요구를 받들지 못할 바에야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말한 것에 부연해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존중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언급한 것”이라며 “내가 너무 심했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지난 4일 의원 워크숍에서도 “이 대통령이 사과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고 엄밀히 말하면 대통령이 물러나야 하는 일”이라며 “이 대통령이 국정 일선에서 물러나고 덕망있는 국무총리를 물색해 책임총리제로 국정을 운영하는 것이 유일한 해답”이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사죄해도 국민이 따를 것 같지 않은 분위기니 국민 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무총리에 권한을 줘야 한다는 것.
이 의원은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사람을 총리로 임명해 조각권을 주고, 총리가 각부 장관을 제청하고 대통령은 임명하면 된다”며 “대통령은 국내에서 덕망이 없으니까 해외로 나가서 돌면서 외교하고 투자유치 하는 것이 유일한 해답”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의 발언에 한나라당은 발끈했다.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시대착오적 궤변에 이은 또 한 번의 망언”이라며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의 진퇴를 거론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모독이며 민주주의와 헌법정신의 파괴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조 대변인은 “국회 문을 닫아놓고 할 일도 안 하면서 반정부 투쟁 선동도 모자라 대통령 퇴진을 들고 나오는 것은 국회의원 자격을 의심하게 한다”며 “이 의원은 즉각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해야 하며 민주당 지도부도 이 의원에 대해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이 의원이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인용방식이었지만 민주당의 위험한 정국 인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원내대표는 “국가원수가 외국 방문 중에 대통령 하야 발언을 서슴지 않는 민주당은 어느 나라 정당이냐”고 따져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