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마지막 수배자가 쓴 ‘촛불항쟁과 저항의 미래’ <엿보기>
촛불집회 마지막 수배자가 쓴 ‘촛불항쟁과 저항의 미래’ <엿보기>
  • 최민이
  • 승인 2009.06.1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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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거대한 공 굴리는 거인이었다”

2008년 광우병대책회의 행진팀장을 맡아 촛불집회를 진두지휘했던 ‘마지막 수배자’ 김광일씨. 그가 촛불집회 당시의 현장을 담은 책을 발간해 화제다. 촛불물결의 한가운데에 있었던 저자는 생생한 집회현장을 보고했다. ‘촛불항쟁과 저항의 미래’라는 제목의 이 책은 총체적인 시각으로 촛불집회와 관련된 현상을 분석하려 한 것이 돋보인다. 이 책은 촛불집회가 끝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가진다. 최근 일어난 6·10 범국민대회와 같은 집회는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서다.

촛불집회 행진팀장 맡은 마지막 수배자, 당시 현장 담아
시위 기간 단계별로 나눠 숨겨진 뒷 이야기 공개해 주목


“싱싱하고 펄떡거리는 젊은 저항이 광화문과 서울시청 광장 ‘그 새벽에 살아’ 서로를 ‘축복’했다. 그것은 지상에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이었다. 그곳에는 이명박 정부가 강요하는 이윤 지상주의와 경쟁이 아니라 피 끓는 인간의 얼굴과 우애, 연대가 있었다. 그때 우리는 ‘작은 공’을 쏘아 올리는 ‘난장이’가 아니라 거대한 저항의 공을 굴리는 거인들이었다.”
김광일 전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행진팀장은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에 참여한 것을 ‘축복’이라고 표현하며 책을 시작했다.

마지막 수배자의 후일담

현재 김 전 팀장은 촛불집회의 주요 조직자로 활동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6월27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배상태에 있다. 지난해 10월 말 조계사를 빠져나온 8명의 촛불 수배자 중 유일하게 체포되지 않은 마지막 수배자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경찰의 눈을 따돌리고 쓴 이 책은 2008 촛불집회를 다룬 어느 책보다 생동감과 현장감이 두드러진다.

저자는 당시를 회상하기에 앞서 새로운 저항 세대가 출현해 만든 촛불시위의 특징에 대해 언급했다. 저자는 책에서 “대규모 촛불시위의 특징은 ‘미조직 청년층’의 참가가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이들이 시위에 참여한 요인에는 한국 자본주의 체제가 만든 고용 불안정 등 몇 가지 요인이 맞물려 있다”고 말했다. 경제상황 등으로 인해 억눌리고 불안한 젊은이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면서 새로운 저항 세대가 등장했다는 것.

이어 저자는 촛불집회가 열린 기간을 몇 단계로 나누어 설명했다. 그 첫 번째는 5월24일에서 28일간 일어난 촛불집회로 ‘촛불, 거리로 나서다’가 부제로 붙여졌다.
지난해 5월22일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분노해 격정적인 시위가 시작된 날들이다. 김 전 팀장은 당시 거리행진 문제를 두고 참여연대 등 단체들과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운영위원회와의 갈등상황을 설명했다. 거리 행진에 머뭇거렸던 단체들을 설득하는 과정에 대한 후일담이다. 가까스로 타협안을 마련해 명동, 청계천 등을 행진하고 그것이 부산의 거리행진으로도 이어진 과정이 생생히 담겨있다.

그 다음은 이명박 정부가 장관고시를 발표한 5월29일부터 6월10일까지의 집회풍경이다. 당시는 시위규모가 커져 청계광장에서 서울시청 광장으로 시위장소를 옮겼을 때다. 특히 5월31일 토요일 시위는 최대 규모인 15만명이 참가하고 사회운동 단체들이 조직적 태세를 갖추는 등 의미 있는 날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져 절정을 이룬 날이 바로 6월10일이었다. 저자는 이날을 한국 저항운동의 역사에서 1987년 6월10일 다음으로 위대한 날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후 촛불집회가 끝나는 날까지는 이명박 정부의 반격과 탄압으로 표현했다. 대규모 시위에 놀란 정부가 이를 막기 위해 색소 물대포까지 사용하는 등의 탄압이 진행된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이 같은 과정으로 촛불은 꺼졌고 김 전 팀장은 수배자의 몸으로 조계사 농성장에 있었다. 그때부터 그는 촛불에 대한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불안정한 수배 생활로 기록과 자료 수집에 어려움을 겪었고 경찰의 추적으로 인터넷 사용마저 힘들었지만 기록을 멈출 수는 없었다. 그 이유는 촛불은 다시 타오를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는 지난 촛불시위를 발판 삼아 다음 저항을 위한 교훈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한다. 또 2008 촛불시위는 우리에게 여전한 과제를 남겼기에 절망하거나 좌절할 권리가 없다는 말로 책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촛불집회의 열기가 그대로 묻어난 이 책은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혼란스런 시국이 이어지고 있고 의미가 유사한 집회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지난 10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6월 항쟁 계승과 민주회복을 위한 범국민대회’가 그것이다. 1년 전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서울광장을 메웠던 촛불이 같은 장소에서 타오른 것은 진보된 항쟁의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꺼지지 않는 촛불

이날 열린 항쟁이 1년 전과 다른 점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애도하는 분위기가 있다는 것뿐이었다. 참가자들은 ‘MB 독재 타도’ ‘민주주의 사수’ 등이 적힌 팻말과 촛불을 들고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지난해 6월10일과 별반 다를 것 없는 풍경이다. 밤이 깊어질수록 더해가는 경찰과 시민들의 충돌도 1년 전의 그날로 돌아간 듯했다.
이처럼 한번 타오른 촛불은 좀처럼 꺼질 줄을 모르고 있다. 국민들의 평화적인 항쟁은 언제 어디에서든 벌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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