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 700호 특집> ⑦ 특별 인터뷰 전지현 할리우드 진출

“ 다사다난 했으니까 이젠 잘 풀리겠죠”

2009년 전지현은 다사다난한 해를 보냈다. 휴대폰 불법복제사건에 휘말리기도 했고 화교설이 다시 제기되기도 했다. 이제 전지현은 모든 악재를 딛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려 한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 할리우드 진출작 <블러드>를 통해서다. 전지현은 이번 영화를 통해 그동안 ‘스타 전지현’에 대한 이미지를 새롭게 각인시키길 원하며 그동안 알려졌던 CF스타, 청순한 이미지를 벗고자 한다. 20대의 마지막을 할리우드 진출로 시작한 그녀를 만나 속 깊은 얘기를 나눠보았다.

2008년 영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흥행 실패 이후 할리우드 진출 계획으로 한동안 국내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던 전지현은 영화 <블러드>로 오랜만에 국내 관객에게 연기를 선보인다. 전지현은 <공각기동대>로 유명한 오시이 마모루의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블러드>에서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헌터 사야 역을 맡았다.

미국, 유럽까지 활동영역 넓힐 예정

<블러드>는 홍콩의 거물 프로듀서 빌콩, 프랑스 출신의 크리스 나흔 감독 등이 어우러진 다국적 프로젝트로 3500만 달러(약 5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판타지 액션 블록버스터. 전지현은 전세계 동시 개봉되는 <블러드>를 통해 아시아를 넘어 미국, 유럽까지 활동영역을 넓혀갈 예정이다.
“빌콩 프로듀서로부터 출연제의를 받았어요.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국내외 다수 팬을 확보한 애니메이션 원작을 먼저 봤는데 한마디로 너무 매력적인 시야 캐릭터에 꽂혔죠. 액션이라는 새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고 그래서 참여하게 됐어요.”

10년 가까이 ‘CF 여왕’ 자리 지켜
‘연기력 논란’ 잠재우는 것이 과제
 뱀파이어 처단하는 헌터 사야 역… 정통 액션 도전
화교설·휴대전화 복제소속사 재계약 등 이슈화


전지현은 교복을 입은 채 와이어 액션, 검술 액션 등 그간 시도하지 않았던 정통 액션을 선보인다.
원래 움직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이번 작품이 결정되고 난 후 액션 연기를 위해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특히 중국과 미국에서 오래 달리기부터 복근 단련, 발차기까지 3개월간 집중적으로 트레이닝을 받았는데 정말 죽을 만큼 힘들었단다.
“와이어 액션도 쉽지 않은 촬영이었는데 한 번은 사인이 맞지 않아 크레인에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어요.

당시엔 내가 왜 이런 고생을 사서 했나 서러워 눈물이 나더라고요. 특히 아르헨티나에서 한 달, 중국에서 세 달 반을 머물며 오랫동안 집을 떠나 있으니 육체적으로 힘든 것도 힘든 거지만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컸어요.” 전지현에게 액션 연기보다 더 고역이었던 것은 영어 대사였다. 대사와 발음 강사를 별도로 두고 과외를 받았다.
“아무리 비싼 과외를 받았더라도 한계는 분명히 있더라고요. 한국에서 태어나 대부분의 시간을 한국에서 보냈잖아요. 특히 영어 대사는 딕션(의미 전달)뿐 아니라 감정까지 표현해야 해 이중고였어요. 대사 한 줄을 위해 100번도 넘게 중얼거려야 했죠.”

<블러드> 개봉을 앞둔 전지현은 최근 화교설, 휴대전화 복제, 소속사 재계약 등 숱한 이슈를 몰고 다녔다.
“1년치 언론 보도될 것이 이번에 다 나온 것 같아요. 황당한 소문도 있고 확대 해석되는 부분도 많아 아쉬워요.”
화교설은 데뷔 때부터 꼬리표처럼 따라 붙었다.
“정말 그렇게 믿는 사람이 있나요. 배우를 시작하면서 믿음을 주기 시작했다고 생각해요. 배우는 그래야 되는 사람이잖아요. 배우란 명예를 가지고 사실을 아니라고 하는 일은 절대 없어요.”

사회적 파장까지 일으킨 휴대전화 복제 사건과 소속사 재계약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분명 불미스런 일이지만 과장된 부분도 있어요. 하지만 여태까지 걸어왔던 길인데다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이유도 곰곰이 생각하게 됐어요. 재계약을 안 할 수도 있었지만 이별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했어요. 사람을 대할 때 말보다 행동을 보고 스스로 판단하는 편이죠. 이번 선택에 대해서 절대 후회하지 않아요.”
전지현은 지난해 가을 미국 교포들 사이에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은행가와 열애 중이며 결혼을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온 적이 있었다. 당시 전지현은 소속사를 통해 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친한 친구가 결혼을 해서 같이 드레스를 봐 주러 다녔는데 그걸 보고 오해하셨나 봐요. 저랑 제 친구, 친구 남편, 그리고 남편의 남동생 이렇게 여자 둘, 남자 둘이 웨딩숍을 다녔어요. 그래서 그런 말이 나왔을까요.”

화교설·휴대폰 복제 소문 확대 해석

이번 영화를 통해 전지현이 풀어야할 과제는 ‘연기력 논란’이다. 1997년 잡지 표지모델로 데뷔한 전지현은 1998년 SBS 드라마 <내 마음을 뺏어봐>를 통해 연기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전지현은 모 CF에서 섹시한 테크노댄스를 선보이며 일약 CF퀸으로 등극했고 2002년에는 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통해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배우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후 공포, 멜로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도전했으나 잇단 흥행참패로 연기력 부재, 전지현 거품설 등 수많은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엽기적인 그녀> 이후 7년 동안 특별한 흥행작이 없이 CF 스타로만 명성을 이어온 상황이다.
“2002년 대종상을 수상할 때만해도 여배우로서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고 살아가는 삶이 너무 아름답고 기대가 됐어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나를 보면 하는 얘기가 ‘CF 스타다’ ‘연기력이 부족하다’는 것이었고 그럴 때면 정말 무너지는 듯한 기분이었죠.”

그래서 전지현은 그동안의 수많은 논란들을 털어 버리고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어 영화 <블러드>의 출연을 결심한 것이다.
“‘전지현’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나 일들을 모두 다 버리고 하얀 종이가 돼서 떠났어요.”
전지현은 연예계 ‘엄친딸’로 통하기도 한다.

“제가 잘나서는 절대 아니고요, 저는 현재에 만족하는 사람이에요. 2010년보다 지금 전지현은 한 살 젊은 거잖아요. 과거, 미래에 얽매이고 싶지 않아요. 지금 이 순간이 저한테는 가장 소중하죠. 그런 점에서 익숙해지는 걸 경계해요. 익숙해지면 방심하고 나태해질 수 있잖아요.”
잡지모델로 데뷔해 벌써 11년. 그녀는 “그동안 내 인생은 앞만 보고 달려야 했던 경주마였다”고 말한다.
“서른 전에 <블러드> 같은 경험을 하게 돼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저는 늘 노력하는 사람이고 싶어요. 여자니까 더 예뻐지고 싶은 욕심도 있고요.”

믿음 주는 배우로 다양한 작품 선보일 것

전지현은 경력에 비해 작품 수가 부족하다. 좀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점은 반성하고 노력해야겠지만 스스로를 돌이켜 봤을 때 지금까지 다른 생각 많이 안 하고 계속 일만 해왔다. 전지현에게는 그것이 아쉽다.

“그때 그 감정을 느껴야 하는 순간에 못 느끼고 일만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그 소중함을 깨닫고 있죠. 그래서 지금이 가장 행복해요. 지금은 느낀 감정을 연기로 표현 해보고 싶은 욕심이 많아요. 연기를 표현해낸다는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나이가 들어가면서 아름답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거잖아요.”
“앞으로 무슨 연기를 하든 어떤 배역을 맡든 관객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전지현은 “관객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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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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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