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700호 특집>④재벌가 로열패밀리 ‘비밀 아지트’ <추적>

회장님 단골‘아방궁’ 은 꼭꼭 숨어있다

재벌가 로열패밀리의 행보는 언제 어디서나 관심의 대상이다. 은밀한 사생활은 특히 더하다. 본인이 원하든 원치 않든 일반인과 동떨어진 삶을 산다고 여겨지는 탓에 세간의 원초적인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러나 이들의 모습은 좀처럼 외부로 드러나지 않는다. 최측근이 아닌 이상 동선을 파악하는 내부 임직원도 드물다. 숨기면 숨길수록 궁금증은 더 커지기 마련. 지령 700호를 맞아 대중의 의구심을 달래기(?) 위해 재벌가 사람들이 자주 출입하는 음식점, 요정, 룸살롱 등 베일에 가려진 ‘아지트’들을 꼽아봤다.

음식점, 요정, 룸살롱 등 자주 출입 업소 ‘베일’
주로 상류층만의 ‘철옹성’서 은밀히 하루 보내

재벌그룹 총수의 스케줄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하루 24시간이 그렇다. 오너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정확히 아는 이들은 없다. 그룹 내부에선 오너의 일거수일투족이 ‘1급 기밀’이다. 최측근 수행비서도 공식적인 외출만 꿰고 있을 뿐이다.

‘삼청…선운…대원…청운…’
정통 요정문화 시대 마감 

‘오전 5시30분 기상→6시 신문 탐독 및 운동→7시 조찬 미팅→8시30분 전략회의→9시30분 전체회의→오후 12시 점심 미팅→1시∼3시 현장 점검→3시 업무 보고→6시 저녁 미팅→10시 전후 귀가.’
오너들의 교과서적인 일과다. 이들은 이따금 서민들 속에서 과감하게 모습을 드러내지만 주로 상류층만의 ‘철옹성’에서 은밀하게 하루를 보낸다.
우선 재벌그룹 총수들이 자주 찾는 음식점이 대중의 관심사다. 얼마나 특별한 ‘진수성찬’을 먹느냐가 일반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하지만 늘 일에 쫓기는 총수들이 식사를 꼬박꼬박 챙겨먹기란 쉽지 않다. 이는 그룹 비서실의 최대 고민거리이기도 하다. 특히 입맛을 잃기 쉬운 여름철엔 ‘수라상’에 각별히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올해 87세로 재계 총수 중 가장 최고령인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은 국내에 머무르는 홀수 달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스위트룸에서 지내는데 평소 호텔 내 식당에서 한식과 일식, 양식을 가리지 않는다.

특히 롯데호텔 38층에 있는 멤버십클럽 ‘메트로폴리탄’은 그가 외로움을 달래는 장소로 알려졌다. 회원 전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만 출입이 가능하는 등 100% 회원제로 운영되는(연회비 48만원·보증금 800만원) 메트로폴리탄은 홀 없이 7개의 별실(2인∼30인실)만 있다.

한눈에 들어오는 남산과 북한산 등 서울의 전경이 일품이며 프랑스 요리와 와인 등 다양한 음료 및 주류를 제공한다.
최근엔 검찰에 구속된 이광재 민주당 의원이 2006년 4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돈을 건네받은 곳으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타고난 ‘강골’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서민적인 식성을 갖고 있다. 이들이 자주 찾는 단골 음식점도 마찬가지다.
정 회장은 지난해 서울 종로에서 신사동으로 옮긴 한식집 ‘한일관’에 입맛을 빼앗겼다. 정 회장은 해외 출장 때 한일관의 음식을 공수하기도 한다. 70년 전통의 한일관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타계하기 전까지 매주 한 차례 이상 찾을 정도로 현대가와 인연이 깊다.

김 회장은 중구 ‘하동관’의 마니아다. 놋그릇에 담긴 곰탕이 주 메뉴로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도 단골이었다.
고급 한정식 원조 종로구 ‘장원’과 ‘수정’, ‘미당’ 등은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 고 이원만 코오롱그룹 창업주 등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등은 여의도 CCMM빌딩 ‘서울시티클럽’과 63빌딩 ‘고거버너스 챔버’ 등 회원제로 운영되는 ‘밀담’ 장소를 자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로구 삼계탕집 ‘토속촌’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3년 6월 재계 총수들을 초청한 이후 명성이 높아져 대기업 고위 임원들의 발길이 잦다.
‘요정’도 빼놓을 수 없는 로열패밀리들의 아지트다.

회원 연회비만 500~1000만원
하룻밤 술값 1000만원 ‘훌쩍’
후계자들은‘상위 1%’룸살롱 애용
과거 창업주들은 ‘요정’ 드나들어


총수들이 ‘문지방이 닳도록’요정에 들락날락한 것은 1공화국에서 3공화국 시절에 뿌리를 둔 창업 1세대에 집중된다.
당시 권력자들과 함께 요정을 드나들며 ‘애첩’을 거느린 총수들도 한둘이 아니다. S그룹, H그룹, K그룹 등의 일가는 선대의 일시적인 유희나 탐욕으로 지금까지 체면이 말이 아니다. 1960∼1980년대 강북의 대표적인 요정으로 ‘삼청각’ ‘선운각’ ‘대원각’ ‘청운각’등이 꼽힌다. 일반인들은 출입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요정문화는 한풀 꺾였다. 참여정부가 들어선 뒤엔 일부 요정만 남고 종적을 감추는 추세다.

대신 그 자리엔 요정과 룸살롱이 절묘하게 버무려진 ‘요정식 룸살롱’이 출현한 상태다. 이른바 ‘요정룸’이다. 재계 유력 인사들의 ‘비밀 사교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화류계 한 관계자는 “강북의 K업소, D업소 등은 정통 요정과는 달리 현대식 룸살롱에 ‘기생’ 스타일의 접대부를 고용해 기업인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며 “더구나 비밀 유지가 철저해 신변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최상류층의 비즈니스 장소로 애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음식점과 요정이 강북에 많다면 ‘요즘 경영인’들이 즐겨 찾는 유흥업소는 대거 강남에 몰려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강남 청담동 F룸살롱과 압구정동 G룸살롱, 논현동 D룸살롱 등이다.

‘요정 + 룸살롱’ 출현
고급주택가 저택 개조

이들 룸살롱은 ‘상위 1%’가 주 고객. 모두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어 일반인들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한다. 어지간한 재력으론 명함도 못 내민다. 불황으로 대부분의 업소들이 ‘울상’을 짓고 있는 와중에도 전혀 경기를 타지 않는다고 한다.
고급 룸살롱의 대명사인 ‘텐프로’도 기업인들의 단골 업소다. 서울 강남 부근에만 30∼40곳이 성업 중이지만 손에 꼽히는 진정한(?) 텐프로는 10여 곳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쩜오(상위 15%)’나 ‘세미텐(상위 20%)’수준.

텐프로는 여종업원들이 봉사료의 10%만 술집에 지불하고 90%를 챙긴다는 데서 유래된 말로 흔히 여종업원의 미모와 고객 수준이 강남 상위 10% 안에 드는 최고급 룸살롱을 뜻한다.
재계 인사들이 각종 구설수에 올라 호사가들의 입에서 입으로 퍼지면서 유명해진 유흥업소도 많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이 놀러갔다가 ‘보복 폭행’ 도화선이 된 청담동 ‘G가라오케’는 사건 이후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으며 입소문을 탔다. 그전까지 B급 수준에 머물다 A급으로 올라섰다는 후문. 단지 재벌가 자제가 출입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도 그럴 것이 유흥가에선 재벌 출입이 업소 위상의 ‘바로미터’로 인식된다.

G가라오케 인근엔 ‘H가라오케’ 등 10여 개의 ‘잘나가는’ 가라오케가 성업 중이다. 이들 업소의 주대는 그리 비싸지 않아 20∼30대 중소기업 자제들이 주된 고객층이다.
고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이 2003년 8월 서울 계동 현대그룹 본사 12층 자신의 사무실에서 투신하기 전 들른 청담동 ‘W바’도 경제인들이 줄을 잇고 있다. 정 전 회장은 검찰 조사를 받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하루 전날 새벽까지 ‘베스트 프렌드’ 박모씨와 단골술집 W바에서 술을 마셨다.

W바 바로 옆에 붙어 있는 ‘S바’는 최근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는 모 그룹 후계자 L씨가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업소다. S바는 대학생 접대부를 고용, 술시중을 들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룸살롱, 클럽, 바…
‘아는 사람’만 안다”

청담동 ‘S클럽’은 별도의 VIP룸에서 재벌가 자녀들이 마약을 투약한 사건으로, 압구정동 ‘L룸살롱’은 중견 제약회사 회장이 ‘꽃뱀’ 일당에 돈을 뜯기는 사건으로 세간의 시선을 끌고 있다. 강남의 회원제 룸살롱인 ‘O클럽’과 ‘Y클럽’은 재벌 2∼3세들이 ‘난잡 파티’를 자주 벌인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들 클럽은 신인 여자연예인들이 호스티스로 활동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아예 대놓고 재벌들만 상대로 영업에 나선 업소도 있다. 강남과 여의도에 업장을 운영하는 ‘P룸살롱’은 신개념 멤버십 카드를 국내 최초로 도입해 손님을 골라 받고 있다.
멤버십 카드는 주식회사 개념을 도입해 손님이 업소 지분을 갖는 일종의 ‘고객주주’ 제도다. 당연히 주주가 아니면 입장불가다. 고객층 역시 일반 업소와 ‘물’이 다르다. 삼성동 ‘M클럽’은 ‘예약제’로 운영된다. 그나마 업소가 관리하는 고객 리스트에 이름이 없으면 ‘꽝’이다. M클럽 입구엔 검은색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입고 귀에 이어폰을 꼽은 채 무전기를 든 건장한 ‘형님’들이 손님을 통제한다.

이 업소 직원은 “철저히 멤버십 운영을 하기 때문에 일단 모르는 사람은 돌려 보낸다”며 “그렇다 보니 이곳을 드나드는 사람은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정·재계 유명인사와 고소득 자영업자부터 부동산 재벌까지 특수계층으로 제한돼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정작 매일같이 ‘밤이슬’을 맞는 회장님들의 ‘아방궁’은 따로 있다. 이들이 제집 드나들듯 들락거리는 업소의 정체는 불분명하다. 제대로 된 간판이 없는 탓이다. 결국 업소의 존재를 ‘아는 사람’만 안다는 것이다. 가정집을 개조한 논현동 ‘K업소’와 서초동 ‘N업소’는 ‘황의 황제’로 불리는 재벌그룹 회장들이 자리다툼을 할 정도로 출입이 잦다. 고급 주택가에 위치한 두 업소는 한 팀이 건물 전체를 전세 내면 다른 손님들을 받지 않는다는 게 유흥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엄선한(?) 접대부들은 기본. 이곳에서 일하는 여성들도 대학 이상의 학력으로 고수익을 올려 외제차를 끄는 등 밖에선 졸부 이상의 재력을 과시한다. 하룻밤 술자리 비용은 보통 500만∼800만원, 많게는 1000만원이 넘는다. 부가적으로 회원이 되기 위해선 500만∼1000만원의 연회비를 지불해야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부 인테리어 비용이 최소 30억원 이상 들어간 K업소와 N업소는 단순히 돈이 있다고 해서 아무나 들어가거나 회원이 될 수 없다”며 “재력을 포함해 얼굴이 곧 명함일 정도의 인지도가 있는 인물이어야 철옹성을 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엔 재벌 2∼3세들을 중심으로 은밀하게 ‘상류 1%’만 모이는 사교모임도 성행하고 있다. 사교모임 정회원들은 유명 특급호텔들을 돌며 미팅을 갖는다.
사교 명소로 떠오른 강남 L호텔은 귀빈층 전용 클럽 라운지를 만들고 자체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VIP들을 대상으로 연회비가 500만∼1000만원에 이르는 멤버십 프로그램을 판매하고 있다. N호텔과 A호텔도 각각 연회비가 500만원, 1000만원짜리 VIP 멤버십 회원을 모집, 초호화 객실을 내주고 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