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700호 특집>④재벌가 로열패밀리 ‘비밀 아지트’ <추적>

회장님 단골‘아방궁’ 은 꼭꼭 숨어있다

재벌가 로열패밀리의 행보는 언제 어디서나 관심의 대상이다. 은밀한 사생활은 특히 더하다. 본인이 원하든 원치 않든 일반인과 동떨어진 삶을 산다고 여겨지는 탓에 세간의 원초적인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러나 이들의 모습은 좀처럼 외부로 드러나지 않는다. 최측근이 아닌 이상 동선을 파악하는 내부 임직원도 드물다. 숨기면 숨길수록 궁금증은 더 커지기 마련. 지령 700호를 맞아 대중의 의구심을 달래기(?) 위해 재벌가 사람들이 자주 출입하는 음식점, 요정, 룸살롱 등 베일에 가려진 ‘아지트’들을 꼽아봤다.

음식점, 요정, 룸살롱 등 자주 출입 업소 ‘베일’
주로 상류층만의 ‘철옹성’서 은밀히 하루 보내

재벌그룹 총수의 스케줄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하루 24시간이 그렇다. 오너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정확히 아는 이들은 없다. 그룹 내부에선 오너의 일거수일투족이 ‘1급 기밀’이다. 최측근 수행비서도 공식적인 외출만 꿰고 있을 뿐이다.

‘삼청…선운…대원…청운…’
정통 요정문화 시대 마감 

‘오전 5시30분 기상→6시 신문 탐독 및 운동→7시 조찬 미팅→8시30분 전략회의→9시30분 전체회의→오후 12시 점심 미팅→1시∼3시 현장 점검→3시 업무 보고→6시 저녁 미팅→10시 전후 귀가.’
오너들의 교과서적인 일과다. 이들은 이따금 서민들 속에서 과감하게 모습을 드러내지만 주로 상류층만의 ‘철옹성’에서 은밀하게 하루를 보낸다.
우선 재벌그룹 총수들이 자주 찾는 음식점이 대중의 관심사다. 얼마나 특별한 ‘진수성찬’을 먹느냐가 일반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하지만 늘 일에 쫓기는 총수들이 식사를 꼬박꼬박 챙겨먹기란 쉽지 않다. 이는 그룹 비서실의 최대 고민거리이기도 하다. 특히 입맛을 잃기 쉬운 여름철엔 ‘수라상’에 각별히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올해 87세로 재계 총수 중 가장 최고령인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은 국내에 머무르는 홀수 달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스위트룸에서 지내는데 평소 호텔 내 식당에서 한식과 일식, 양식을 가리지 않는다.

특히 롯데호텔 38층에 있는 멤버십클럽 ‘메트로폴리탄’은 그가 외로움을 달래는 장소로 알려졌다. 회원 전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만 출입이 가능하는 등 100% 회원제로 운영되는(연회비 48만원·보증금 800만원) 메트로폴리탄은 홀 없이 7개의 별실(2인∼30인실)만 있다.

한눈에 들어오는 남산과 북한산 등 서울의 전경이 일품이며 프랑스 요리와 와인 등 다양한 음료 및 주류를 제공한다.
최근엔 검찰에 구속된 이광재 민주당 의원이 2006년 4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돈을 건네받은 곳으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타고난 ‘강골’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서민적인 식성을 갖고 있다. 이들이 자주 찾는 단골 음식점도 마찬가지다.
정 회장은 지난해 서울 종로에서 신사동으로 옮긴 한식집 ‘한일관’에 입맛을 빼앗겼다. 정 회장은 해외 출장 때 한일관의 음식을 공수하기도 한다. 70년 전통의 한일관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타계하기 전까지 매주 한 차례 이상 찾을 정도로 현대가와 인연이 깊다.

김 회장은 중구 ‘하동관’의 마니아다. 놋그릇에 담긴 곰탕이 주 메뉴로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도 단골이었다.
고급 한정식 원조 종로구 ‘장원’과 ‘수정’, ‘미당’ 등은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 고 이원만 코오롱그룹 창업주 등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등은 여의도 CCMM빌딩 ‘서울시티클럽’과 63빌딩 ‘고거버너스 챔버’ 등 회원제로 운영되는 ‘밀담’ 장소를 자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로구 삼계탕집 ‘토속촌’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3년 6월 재계 총수들을 초청한 이후 명성이 높아져 대기업 고위 임원들의 발길이 잦다.
‘요정’도 빼놓을 수 없는 로열패밀리들의 아지트다.

회원 연회비만 500~1000만원
하룻밤 술값 1000만원 ‘훌쩍’
후계자들은‘상위 1%’룸살롱 애용
과거 창업주들은 ‘요정’ 드나들어


총수들이 ‘문지방이 닳도록’요정에 들락날락한 것은 1공화국에서 3공화국 시절에 뿌리를 둔 창업 1세대에 집중된다.
당시 권력자들과 함께 요정을 드나들며 ‘애첩’을 거느린 총수들도 한둘이 아니다. S그룹, H그룹, K그룹 등의 일가는 선대의 일시적인 유희나 탐욕으로 지금까지 체면이 말이 아니다. 1960∼1980년대 강북의 대표적인 요정으로 ‘삼청각’ ‘선운각’ ‘대원각’ ‘청운각’등이 꼽힌다. 일반인들은 출입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요정문화는 한풀 꺾였다. 참여정부가 들어선 뒤엔 일부 요정만 남고 종적을 감추는 추세다.

대신 그 자리엔 요정과 룸살롱이 절묘하게 버무려진 ‘요정식 룸살롱’이 출현한 상태다. 이른바 ‘요정룸’이다. 재계 유력 인사들의 ‘비밀 사교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화류계 한 관계자는 “강북의 K업소, D업소 등은 정통 요정과는 달리 현대식 룸살롱에 ‘기생’ 스타일의 접대부를 고용해 기업인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며 “더구나 비밀 유지가 철저해 신변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최상류층의 비즈니스 장소로 애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음식점과 요정이 강북에 많다면 ‘요즘 경영인’들이 즐겨 찾는 유흥업소는 대거 강남에 몰려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강남 청담동 F룸살롱과 압구정동 G룸살롱, 논현동 D룸살롱 등이다.

‘요정 + 룸살롱’ 출현
고급주택가 저택 개조

이들 룸살롱은 ‘상위 1%’가 주 고객. 모두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어 일반인들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한다. 어지간한 재력으론 명함도 못 내민다. 불황으로 대부분의 업소들이 ‘울상’을 짓고 있는 와중에도 전혀 경기를 타지 않는다고 한다.
고급 룸살롱의 대명사인 ‘텐프로’도 기업인들의 단골 업소다. 서울 강남 부근에만 30∼40곳이 성업 중이지만 손에 꼽히는 진정한(?) 텐프로는 10여 곳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쩜오(상위 15%)’나 ‘세미텐(상위 20%)’수준.

텐프로는 여종업원들이 봉사료의 10%만 술집에 지불하고 90%를 챙긴다는 데서 유래된 말로 흔히 여종업원의 미모와 고객 수준이 강남 상위 10% 안에 드는 최고급 룸살롱을 뜻한다.
재계 인사들이 각종 구설수에 올라 호사가들의 입에서 입으로 퍼지면서 유명해진 유흥업소도 많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이 놀러갔다가 ‘보복 폭행’ 도화선이 된 청담동 ‘G가라오케’는 사건 이후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으며 입소문을 탔다. 그전까지 B급 수준에 머물다 A급으로 올라섰다는 후문. 단지 재벌가 자제가 출입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도 그럴 것이 유흥가에선 재벌 출입이 업소 위상의 ‘바로미터’로 인식된다.

G가라오케 인근엔 ‘H가라오케’ 등 10여 개의 ‘잘나가는’ 가라오케가 성업 중이다. 이들 업소의 주대는 그리 비싸지 않아 20∼30대 중소기업 자제들이 주된 고객층이다.
고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이 2003년 8월 서울 계동 현대그룹 본사 12층 자신의 사무실에서 투신하기 전 들른 청담동 ‘W바’도 경제인들이 줄을 잇고 있다. 정 전 회장은 검찰 조사를 받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하루 전날 새벽까지 ‘베스트 프렌드’ 박모씨와 단골술집 W바에서 술을 마셨다.

W바 바로 옆에 붙어 있는 ‘S바’는 최근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는 모 그룹 후계자 L씨가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업소다. S바는 대학생 접대부를 고용, 술시중을 들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룸살롱, 클럽, 바…
‘아는 사람’만 안다”

청담동 ‘S클럽’은 별도의 VIP룸에서 재벌가 자녀들이 마약을 투약한 사건으로, 압구정동 ‘L룸살롱’은 중견 제약회사 회장이 ‘꽃뱀’ 일당에 돈을 뜯기는 사건으로 세간의 시선을 끌고 있다. 강남의 회원제 룸살롱인 ‘O클럽’과 ‘Y클럽’은 재벌 2∼3세들이 ‘난잡 파티’를 자주 벌인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들 클럽은 신인 여자연예인들이 호스티스로 활동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아예 대놓고 재벌들만 상대로 영업에 나선 업소도 있다. 강남과 여의도에 업장을 운영하는 ‘P룸살롱’은 신개념 멤버십 카드를 국내 최초로 도입해 손님을 골라 받고 있다.
멤버십 카드는 주식회사 개념을 도입해 손님이 업소 지분을 갖는 일종의 ‘고객주주’ 제도다. 당연히 주주가 아니면 입장불가다. 고객층 역시 일반 업소와 ‘물’이 다르다. 삼성동 ‘M클럽’은 ‘예약제’로 운영된다. 그나마 업소가 관리하는 고객 리스트에 이름이 없으면 ‘꽝’이다. M클럽 입구엔 검은색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입고 귀에 이어폰을 꼽은 채 무전기를 든 건장한 ‘형님’들이 손님을 통제한다.

이 업소 직원은 “철저히 멤버십 운영을 하기 때문에 일단 모르는 사람은 돌려 보낸다”며 “그렇다 보니 이곳을 드나드는 사람은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정·재계 유명인사와 고소득 자영업자부터 부동산 재벌까지 특수계층으로 제한돼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정작 매일같이 ‘밤이슬’을 맞는 회장님들의 ‘아방궁’은 따로 있다. 이들이 제집 드나들듯 들락거리는 업소의 정체는 불분명하다. 제대로 된 간판이 없는 탓이다. 결국 업소의 존재를 ‘아는 사람’만 안다는 것이다. 가정집을 개조한 논현동 ‘K업소’와 서초동 ‘N업소’는 ‘황의 황제’로 불리는 재벌그룹 회장들이 자리다툼을 할 정도로 출입이 잦다. 고급 주택가에 위치한 두 업소는 한 팀이 건물 전체를 전세 내면 다른 손님들을 받지 않는다는 게 유흥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엄선한(?) 접대부들은 기본. 이곳에서 일하는 여성들도 대학 이상의 학력으로 고수익을 올려 외제차를 끄는 등 밖에선 졸부 이상의 재력을 과시한다. 하룻밤 술자리 비용은 보통 500만∼800만원, 많게는 1000만원이 넘는다. 부가적으로 회원이 되기 위해선 500만∼1000만원의 연회비를 지불해야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부 인테리어 비용이 최소 30억원 이상 들어간 K업소와 N업소는 단순히 돈이 있다고 해서 아무나 들어가거나 회원이 될 수 없다”며 “재력을 포함해 얼굴이 곧 명함일 정도의 인지도가 있는 인물이어야 철옹성을 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엔 재벌 2∼3세들을 중심으로 은밀하게 ‘상류 1%’만 모이는 사교모임도 성행하고 있다. 사교모임 정회원들은 유명 특급호텔들을 돌며 미팅을 갖는다.
사교 명소로 떠오른 강남 L호텔은 귀빈층 전용 클럽 라운지를 만들고 자체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VIP들을 대상으로 연회비가 500만∼1000만원에 이르는 멤버십 프로그램을 판매하고 있다. N호텔과 A호텔도 각각 연회비가 500만원, 1000만원짜리 VIP 멤버십 회원을 모집, 초호화 객실을 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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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